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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심93

결혼 계획 세우다가 싸우고 헤어진 커플 저희 동네 슈퍼에 도둑이 든 적 있습니다. 도둑은 이십대 초반의 남자였는데, 몇 주 전부터 새벽에 슈퍼 천막을 찢고 들어가 술과 과자를 훔쳤다고 합니다. 계속 물건이 없어지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하게 생각한 슈퍼 주인은 퇴근하는 척 하며 퇴근하지 않고 불을 다 끈 채 슈퍼 안에서 잠복을 했고, 그러던 어느 날 천막을 찢고 들어온 도둑을 잡게 되었습니다. 사실 싸움에 자신이 없으면, 무기를 들고 있을지도 모르는 도둑을 잠복까지 해서 잡겠다는 생각을 하기 힘듭니다. 하지만 슈퍼 주인은 전형적인 마초였고, 과거에 유도선수로 활동한 적도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때문에 슈퍼 주인에게 잡힌 도둑은, 자신의 부모님 이름도 기억이 안 날 정도로 맞았습니다. 슈퍼 주인은 경찰이 올 때까지, 도둑의 멱살을 잡고 상가 옥상으로.. 2015. 1. 28.
부모님 반대를 거역할 수 없다며 떠난 남친 외 1편 부모님 반대를 거역할 수 없다며 떠난 남친 외 1편 잔디씨의 선한 마음이 사연 곳곳에서 묻어납니다. 특히 "그 사람이 자포자기해서, 그냥 그렇게 어머니가 정해주는 사람과 결혼을 해서, 그 사람의 우직한 책임감으로 꾸역꾸역 남은 삶을 살아가는 걸 저는 원치 않아요. 어머니의 반대에 맞설 자신이 없다고 나를 포기하고 떠난 그이지만 맞서 나갈 용기와 힘을 그 사람이 가질 수 있게 도와주고 싶어요." 라는 부분에서는, 조용하지만 뜨거운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제가 군대 훈련소에서 종교활동시간에 라는 노래를 듣고 폭풍눈물을 흘린 적이 있는데, 그때 느꼈던 감정들이 잔디씨의 사연을 보며 떠올랐습니다. 시인 한용운이 쓴 "아아 님은 갔지만은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라는 문장을 읽었을 때, 제 마음이 창에 맺.. 2014. 11. 20.
친구 결혼식에서 본 엄친아, 하지만 그는 철벽남? 외 1편 친구 결혼식에서 본 엄친아, 하지만 그는 철벽남? 외 1편 언젠가 중고 물품 거래를 하다가, 황당한 태도를 보이는 구매희망자를 만난 적이 있다. 당시에 난 내 카메라 렌즈를 32만원에 올려두었는데, 그는 "25만원에 주시면 제가 일산까지 가겠습니다." 라는 문자를 보내왔다. 난 32만원도 '쿨한 가격'이라고 생각하는 까닭에 가격을 깎아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자 그는 "렌즈는 아무래도 택배거래 위험하니 직거래를 해야죠. 제가 지방에 사는데, 여기서 왕복 차비만 4만원 듭니다. 거기다 제가 왕복하는 시간이 8시간 정도 되는데, 그 정도는 생각해 주셔야죠." 라고 대답했다. 난 그에게 "그럼 근처에서 렌즈 파시는 분에게 사세요." 라고 답했고, 그는 다시 "현재 근처에서 파는 사람이 없습니다. 몇 달 전 .. 2014. 11. 17.
내가 너에게 다 맞출 필요 없잖아? 외 1편 내가 너에게 다 맞출 필요 없잖아? 외 1편 연애를 하기 전 내겐, 콩나물 국밥을 돈 주고 사먹는다는 건 있을 수도 없는 일이었다. 콩나물 국밥을 좋아하는 독자 분들에겐 죄송하지만, 콩나물 국밥 같은 건 내게 집에서 그냥 있으면 먹고 없으면 마는 것 정도의 음식이었다. 대략 이런 메뉴들이 몇 개 더 있었는데 동태찌개라든가, 북엇국 같은 것들이 그랬다. 내게 돈을 주고 사 먹을 만한 음식은 해장국, 순댓국, 감자탕, 내장탕, 갈비탕 같은 것들이었다. 이게 혹 나만 그런 것인가 싶어서 적절한 예시가 될 진 모르겠는데, 여하튼 내 주변 남자 지인들만 보더라도 그들이 "야, 우리 동태찌개 먹으러 갈까?" 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여자 지인들은 동태찌개에 환호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말이다. 그래서 연애 초기 공쥬.. 2014. 11.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