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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심93

예정대로라면 오늘 웨딩촬영을 했을 그녀 예정대로라면 오늘 웨딩촬영을 했을 그녀 아이고 고생 많으셨습니다. H양의 남친은 '남자친구'라기보다는 '남자아이'에 더 가까웠던 것 같습니다. 비뚤게 자란 가지가 잘라지고, 모난 부분은 깨지고, 자기 편할 대로만 생각하는 습관 때문에 눈물 젖은 빵을 먹을 일이 좀 있어봐야 '나는 H양에게 못마땅한 부분이 있는 거지만, H양은 나 때문에 속이 까맣게 타버렸겠구나.' 하는 생각을 할 텐데, 그런 과정 없이 나이만 마음껏 먹은 까닭에 서른이 가까워도 애처럼 굴었던 것 같습니다. H양은 제게 "제가 여동생이라고 생각하시고 얘기해 주세요."라고 하셨는데, H양이 제 여동생이라면 저는 이 결혼 취소를 두 팔 벌려 환영했을 것 같습니다. 왜 그런지, 아래에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책임감이 있는지를 보라는 얘기.. 2014. 5. 26.
스물아홉, 이십대의 마지막 짝사랑 외 1편 스물아홉, 이십대의 마지막 짝사랑 외 1편 김형, 김형의 말 자체에 모순이 있잖아. ⓐ전 여자들이 싫어하는 조건을 많이 갖춘 것 같습니다. ⓑ이상형인 사람과 만나서 서로 변하지 않고 끝까지 가고 싶습니다. 이러면 상상연애밖엔 할 수가 없는 거야. 왜? 상대가 누가 되든 이미 쟤는 날 싫어할 거라 설정해 두고, 그 다음엔 기적을 바라며 구애할 수밖에 없으니까. 지금까지 한 김형의 짝사랑이 바로 이런 모습이었잖아. 운이 좋아 썸을 타다가도 상대가 아주 살짝 실망한 기색을 보이면, 김형은 이 관계가 문 닫게 된 줄 알고 '이럴 줄 알았어.'라며 혼자 또 세상의 모든 슬픔 다 감당하고 있는 사람처럼 굴었잖아. 김형이 1년을 바라봤네, 2년을 바라봤네 하고 있는 동안, 나 같은 사람은 그녀와 친해져. 김형은 그녀.. 2014. 5. 9.
결혼 할 생각 없이 만나는 커플 외 2편 결혼 할 생각 없이 만나는 커플 외 2편 프랑스의 시인이자 비평가, 저널리스트이자 사상가였던 폴 발레리가 말했다. "용기를 내어 그대가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머지않아 그대가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꼬꼬마시절 대학에서 CC를 할 때에는 어차피 결혼도 먼 미래의 얘기고, 만나서 얼굴만 봐도 별 걱정 없이 즐거우니 그냥 그렇게 연애할 수 있다. 그때는 결혼을 옆에 있는 사람이 아닌 다른 사람과 하게 될 수 있다고도 막연히 생각할 수 있고, 사귀다 맞지 않는 부분이 많아지면 헤어질 수 있다고 쉽게 생각할 수 있다. 물론 그 시기에 그럴 수 있긴 한데, 시간이 지나도 계속 그 태도로 살게 되면 문제가 발생한다. 청춘은 영원한 것이 아니고, 또 '먼 미래의 일'이라고 생각했던 순간은 생각보다 빨리 다가.. 2014. 4. 22.
한 달 된 연애, 답답하다는 남친 외 1편 한 달 된 연애, 답답하다는 남친 외 2편 어제 자전거 체인을 갈고 왔다. 오르막에서 기어를 1단에 놓으면 자꾸 헛돌거나 체인이 빠지는 까닭에 정비를 받으러 갔다가, "체인이 많이 늘어났네요. 갈아야 해요." 하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늘어난 체인 때문에 스프라켓도 많이 마모가 되었고, 뒷드레일러도 손상을 입었으며, 체인과 프레임이 닿는 부분도 문제가 좀 생겼다고 했다. 나머지 부분은 추후 정비를 받기를 하고 우선 체인을 교체했다. 이전의 체인이 목 늘어난 티셔츠 같았다면, 새 체인은 새 티셔츠 같았다. 무엇보다 힘차게 긴장감을 유지하고 있었고, 다른 부품들에게 화이팅을 외치고 있는 듯 열의에 넘치는 모습을 하고 있었다. 체인 교체 후 변속을 해보니, 이전엔 '드드르륵'하면서 바뀌던 변속.. 2014. 3.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