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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남자17

밤새 통화하던 사이에서 남남으로 외 1편 금요일엔 안락사를 선택하는 꿈을 꿔서 기분이 묘했다. 그래서 글을 안 올리고 쉬었다. 꿈에서 난 8, 90대의 노인이었는데, 홀로 살아남아 병을 앓고 있었다. 병도 병이지만, 몸은 충분히 늙었는데 마음은 그만큼 늙지 못해 그게 더 힘든 것 같았다. 병실 침대 위였다. 자식들이 곁을 지키고 있었고, 의사는 항암치료를 더 진행하거나 안락사를 선택해야 한다고 했다. 꿈속에서 '항암치료'는, 척추에 굵은 주사바늘로 약물을 주입하는 고통스러운 것이었으며, 이후에도 누워서 대소변을 봐야 할 것 같은 느낌의 치료였다. 바스라질 것 같은 몸에 그 짓을 더 한다는 것이 부질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렇게 해서 목숨을 연장한다고 해도 날 반겨줄 이가 더는 세상에 없었다. 아무도 반기지 않는 생. 자식들의 .. 2015. 4. 6.
항상 힘들어하는 여친 때문에 힘들다는 남자 항상 힘들어하는 여친 때문에 힘들다는 남자 성태씨의 사연을 읽으며 난 내가 이십대 중반에 목격했던 지인의 연애가 떠올랐어. 내 지인도 성태씨와 마찬가지로 여자친구를 웹에서 만났지. 댓글로 대화를 나누다가 문자와 전화로 발전하고, 그러다가 경기도와 강원도라는 지역차이를 극복하며 둘은 실제로 만났어. 만나서는 어색할 시간도 없이 둘이 딱 붙어선, 서로 사랑스러워 죽겠다는 눈빛으로 밥까지 먹여주는 연인이 되었고 말이야. 둘의 연애는 사귀기로 한 날로부터 정확히 73일 지속되었어. 사실 이건 다 나중에 내가 그 지인에게서 전해들은 얘기고, 당시에 난 둘이 사귀고 있는 줄도 몰랐지. 지인은 둘이 썸을 타던 시기부터 주변 사람들에게선 잠수를 탄 채 오직 그녀에게만 빠져 있었으니까. 내가 지인의 연애에 대해 알게 된.. 2014. 11. 4.
구남친이 매달리자 구남친에게 간 여친 외 1편 구남친이 매달리자 구남친에게 간 여친 외 1편 초등학생 시절 서울에 있던 친척집에 놀러 가면, 형들이 내게 신기한 장난감들을 몇 개씩 줬던 기억이 있다. 당시 난 파주에 살고 있었는데, 그 장난감들을 받아와 동네 아이들에게 보여주면 아이들이 콧물을 흘리며 다가와선 "우와. 우와."를 연발했던 생각이 난다. 그땐 춥지도 않은데 왜 그렇게들 콧물을 흘렸는지…. 그 중 내가 지금까지도 잊지 않고 기억하고 있는 건, 한 장난감을 친구에게 준다고 약속했던 일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땐 내가 참 나빴던 것 같다. 장난감을 주겠다고 얘기하면 친구가 옆에 붙어서는 당시말로 '쫄짜(조수)'역할을 했는데, 당장 줘 버리면 그 기간이 너무 짧아지니 양도 기한을 넓게 잡아 놓고는 친구를 부려먹었다. 그래봐야 놀이터에 팽개쳐 .. 2014. 7. 22.
썸도 아니고 남도 아닌 지루한 관계 외 2편 썸도 아니고 남도 아닌 지루한 관계 외 2편 집에서 사용 중인 인터넷 전화기가 작년 중순 쯤 고장 났다. 모 회사 제품의 고질적인 문제로 충전이 되질 않았다. A/S 기사님께 여쭤봤더니, 그냥 전화기만 하나 중고로 구입해 사용하라고 하셨다. 이만 원이면 충전문제 없는 전화기를 하나 구입할 수 있다면서. 그래서 작년 8월쯤 온라인 중고장터를 찾았다. 같은 동네에 사는 사람이 올린 매물이 있기에 사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답이 없었다. 문자와 전화 연락 모두 되질 않았다. 그래서 쪽지를 하나 보냈다. 하지만 그마저도 답이 없었다. 가족 모두 휴대폰을 보유한 까닭에 사실 집 전화기를 새로 구입하는 문제는 별로 심각하질 않았다. 당시에 연락이 닿았다면 구입했겠지만, 가까운 곳에 사는 판매자와 연락이 닿질 않아 그.. 2014. 3.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