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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매뉴얼(연재완료)/솔로부대탈출매뉴얼(시즌2)

남자의 오해를 부르는 여자의 행동들

by 무한 2010. 6. 11.
후라이데이니까,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자.

"금요일이랑 본론이랑 무슨 관련이 있나요?"

아무 관련 없다. 그냥 늘 캬라멜 마끼아또를 마셨다면, 어느 날은 쌍화차를 마셔보는 기분으로 출발하는 거다. 솔로부대원들이 보내오는 사연 중에는 "이 남자 정말 이상하죠?"라고 물어오는 경우가 있는데, 가만히 읽다보면 "어디가 이상한가요?"라고 물어보고 싶은 이야기들이 있다. 사연을 보자.


1. 그 오빠는 왜 오해하는가


전 정말 그 오빠 회사 동료로 밖에 생각을 안 하거든요.
근데 영화 몇 번 보고 밥 좀 먹었더니.. 전화해서 보고 싶다는 둥..
너무 들이대길래 문자 답장을 줄이고 먼저 연락도 하지 않았더니
오빠가 더 많이 연락하고... 자기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고...
그리고 오빠가 스킨십을 좀 많이해요..
괜히 어깨에 손 올리고 검지손가락으로 세우는 거 있죠?
왜.. 돌아보면 얼굴 찔리는 거.. 그런 장난 많이치고.. 
아, 그리고 제가 손이 차가운 편이고 오빠는 따뜻한 편이라.. 
둘만 있을 때에는 오빠가 제 손을 잡아주거든요..
근데.. 회사나 저희 동네에서는 손은 좀 안 잡았으면 좋겠는데..

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각할 수 있잖아요.. 사귀는 줄 알고..
오빠가 제 얘기 들어주고 무슨무슨 데이 챙겨주고..
이런 건 좋지만.. 사귀자는 말은 안했으면 좋겠는데..
방법이 없을까요?


잔인한 사연이다. 사연에 '오빠'로 등장한 남자사람에게 위의 메일을 보여주고 같이 빈 속에 소주 한 병 원샷하고 싶은 기분이다. 원샷하고 속에 있는 거 확 다 올리고 나면 좀 나을 지도 모르니 말이다.  

일부 여자대원들은 위의 사연을 읽고 "친하게 지낸 건데, 남자분이 오해하셨네.. 동성끼리도 저 정도는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인데..." 라고 이야기 할 지 모르지만, 남자의 입장에서 사연을 읽었을 때 저게 바로 '희망고문'이고, '어장관리'다.

무슨무슨 데이에 선물 챙겨주면 받고, 같이 밥 먹고 영화 보며 손 잡고 다니고, 전화로 자기 얘기 늘어 놓고, 이건 사귀자고 말만 안했지 사귀는 것과 뭐가 다른가. 동성끼리도 할 수 있는 일이라며 '남자와 팔짱끼고 다니며 쇼핑만 했을 뿐인데 그 남자는 우리가 사귀는 사이인 줄 안다.'는 사연도 있었다. 그렇게 '동성친구' 얘기만 할 생각이면, 그 남자분을 집에 초대해서 부모님과 같이 밥 먹고, 둘이 목욕도 하고, 침대에 누워 수다 떨다가 자고 가라고 해라. 동성친구와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 아닌가. 그리고 아버지께는 "얜 그냥 친구야. 사귀는 거 아니야." 라고 말하길 권한다. 아버지께서 웃으시며 "하하. 그래, 동성친구와도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이지. 내 딸 장하다. 하하하." 이런 너그러운 웃음을 보여주실 테니 말이다.(응?)  

이렇게 얘길하면 "그럼 도대체 그냥 이성친구는 만들지 말란 얘긴가요? 사귈 사람 아니면 밥도 같이 먹지 말란 건가요?" 이런 이야기를 하는 대원들이 있을지도 모르니, 잠시 '이성친구의 마지노선'이 어디까지 인지 함께 살펴보자.

난 개인적으로, "내게 사귀는 사람이 있을 때 '다른이성'과 할 수 있는 일들"을 '이성친구의 마지노선'이라고 생각한다. 솔로부대원의 마지노선은 이보다 몇 발자국 더 나아갈 수 있는 특징이 있지만, 너무 많이 벗어나 버리면 '어장관리'로 낙인찍힐 수 밖에 없는 거다. 어장관리의 특징이 뭔가? 할 거 다 하고, 받을 거 다 받으며, 둘의 진지한 관계에는 관심 없다는 거 아닌가. 위의 사연에서 여자사람은 끊임없이 남자가 오해할만한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 "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을 하려던 건 아니었거든요, 음주운전으로 안 걸릴 방법은 없나요?" 라는 물음에는 "술을 마시지 마세요. 운전대를 잡지 말든가." 라는 대답밖에 할 수 없는 것 아닌가.


2. 씩씩한 여자친구가 무딘 남자친구를 만든다


많은 솔로부대원들이 '사귀면 장땡'이라는 이야기를 하지만, 사실 연애의 시작은 마라톤 출발 하는 것 정도의 의미밖에 없다. 그저 "나도 연애를 시작했어!"라며 400m 정도 전력질주 하고 나면 더 달릴 힘이 없어진다. 또한, 점점 굳어져가는 서로의 '이미지' 때문에 설렘은 화석같이 변하고, 이해를 가장한 포기의 강을 건너고 나면 느는 건 한숨밖에 없다. 이게 권태기의 조상이다. 

커플부대 여성대원들이 말하는 '내 맘 같지 않은 남친'은 왜 발생하는가? 그동안 감춰놓고 있던 본색을 드러내서 발생하는 경우도 있지만, '여자친구의 행동' 때문에 벌어지는 경우도 있다. 아래의 사연을 보자. 

어제 글은 잘 읽었습니다.. 남친의 구속... 
근데 전 그 구속 좀 당해보고 싶네요.. 
제 남친은 저를 방목하고 있어요. 뭘 하든 이해해주고.. 
사실 제가 연애 초반에 '이해심이 많은 남자' 노래를 불렀었죠..
전에 사귀던 남친은 속 좁고 의심하고.. 혼자 삐져서 동굴에서 안나오고.. 
너무 지긋지긋 했었거든요... 그래서 한 말이었는데.. 
그 말 때문인지.. 제가 친구들과 나이트를 간다고 해도.. 이해해줘요;;;   
가끔 '이 사람은 내가 뭘 하든 상관없나?'라고 생각이 들 정도로..
그렇다고 잘 안만나거나 사이가 안 좋은 것도 아니에요..
보고 있으면 정말 이 사람이 절 사랑하는 게 느껴지거든요..
하지만.. 남자친구가 있지만... 외로운 느낌이에요..
친구들과 만나고 돌아가는 길에.. 다들 남친의 전화 받거나..
남친이 데리러 오는데.. 전 예전에 한 번 걱정하지 말고 마음 놓고 있으라고..
그 얘기를 했더니.. 그 이후로 남자친구는 마음을 완전히 놔 버렸네요..
어떻게 하면 다른 남자들처럼 관심을 많이 가지게 할 수 있을까요?


사실 이건 간단한 문제다. 메일로 적어서 보낸 자신의 마음을 남자친구와 얼굴을 맞대고 같이 풀어보면 해결되는 문제니 말이다. 연애가, 만나서 밥먹고 영화보고 놀러가고 뭐 이런 것만 하는 게 아니지 않는가. 친구 숙희가 코수술을 했는데 마이클잭슨이 됐다는 얘기 말고, 진심을 털어놓고 서로의 마음을 매만질 시간도 필요하단 얘기다.

위의 사연을 보내신 여자대원도 스스로 알고 있지만, 남자친구가 '방목'하게 된 원인은, '혼자서도 잘하는' 여자친구 때문이었다. 보통 사람들보다 좀 고지식한 남자친구 말하지 않아도 알아주길 바라는 여자친구가 만들어낸 불협화음이다. "크리스마스라고 너무 무리해가며 선물같은 거 하지 말고, 둘이 같이 재미있게 보내자."라고 본인이 말 해 놓고도 남자친구가 선물 안 줬다고 "어쩜 이럴 수 있나요? 정말.. 진짜.. 빈손으로 넘어갈 줄은 몰랐어요.'라고 말하는 여성대원들이 있다.

여자친구가 꽃은 괜히 비싸기만 하니 싫다고 말해도 꽃을 사주는 거고, 인형 같은 거 짐만 된다고 말해도 인형을 사줘야 하지만, 이걸 그냥 곧이 곧대로 받아들이는 게 남자다. "비싸게 뭐하러 이런 걸 샀어. 앞으로는 사지마."라고 말하면 정말 안 산다. 그냥 "엄훠, 너 때문에 행복해서 미쳐버리겠어." 라고 얘기하면 더 행복하게 해주겠다는 비장한 각오를 하는 것이 남자다.

남자친구가 해야 할 부분은 남자친구가 하도록 놔두고, 남자친구에게 마음이든 선물이든 받았다면 하트가 가득 담긴 고마움을 보여주면 된단 얘기다. 연애하기 전 남자는 여자의 'NO'를 'YES'로 받아들이지만, 연애를 시작하면 'NO'를 한치의 오차 없이 'NO'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으니 말이다. 


솔로부대원의 시절에는 누구나 '착각 레이더'를 활발하게 작동시킨다. 그건 여자나 남자나 마찬가지로 헬스클럽에서 낯 모르는 남자사람이 떨어진 수건만 주워줘도 '이 사람 나 좋아하나?' 라며 잠 못 들기도 하고, 친구의 아는 남자사람이라고 해서 만난 자리, 드럽게 재미 없는 개그를 콤보로 꺼내놓길래 몇 번 웃어줬더니 '내 개그에 완전 빠진듯' 이라고 생각하며 "나 어때요?" 따위의 문자를 보내오는 것.

이러한 착각이 스파크가 되어 둘의 사랑이 시작되기도 하지만, 아무리 스파크가 일어나도 불이 붙지 않으면 지난 매뉴얼에서 말한 '원숭이 이성 파괴 실험' 처럼 손 껍질이 벗겨져 나가도 스파크만 계속 튀기며 붙잡고 있는 사람이 생길 수 있으며, 분명 두 사람이 사랑하지만 서로 그리고 있는 그림은 완전히 다를 수도 있다.

입장을 바꾸어 생각해 보는 것이 큰 도움이 되겠지만, 그것만 가지고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힘들다. 사람 마음은 지문이 다 다르듯 저마다 다르게 생긴 까닭에, 내가 후라이데이 후라이드 치킨을 좋아하더라도 세상에서 제일 싫은 음식이 '후라이드치킨'인 사람이 있을 수 있으니 말이다. 그 상황에서 상대를 '나'에 대입해 '치킨까지 사줬는데 먹지도 않다니, 이해할 수 없어.'라는 생각을 하기 시작하면 이해는 멀리 도망가고 갈등만 가까이 와 있을 것이다.

속마음을 가려놓고 상대가 속마음도 모른다며 끙끙 앓지 말고 가끔은 속 마음을 햇볕이 잘 드는 곳에 걸어 상대가 볼 수 있도록 하자. 단, 아무나 손을 대 함부로 다룰 수 없는 높은 곳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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