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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매뉴얼(연재완료)/솔로부대탈출매뉴얼(시즌2)

남자는 헤어지고도 모르는 헤어진 이유들

by 무한 2010. 6. 10.
이사 온 뒤에 일어나는 이상한 일들에 대한 글을 발행하려 쓰고 있었는데, 답답한 메일 몇 개가 도착해 "님하 자제효."라고 말하고 싶은 마음이 꿈틀대기에 이 매뉴얼을 먼저 발행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먼저, 이 매뉴얼을 남자대원들을 대상으로 한다는 것을 밝힌다. "연애 매뉴얼에 여자편만 가득하고 남자편은 없냐!" 라거나 "여자독자 늘릴려고 여자 대상 매뉴얼만 발행하냐."라는 이야기들을 몇몇 대원들이 댓글에 적어 주셨는데, 책상 위에 삼팔선 긋는 것도 아니고 아직도 장난감 가지고 착한편 나쁜편 갈라 놀던 시절을 못 벗어난 것인가? 매뉴얼의 '남자'를 '여자'로 바꿔써도 대부분 해당되는 얘기니 꼬꼬마의 모습은 접어두자.

그리고 계속되는 '남자편 매뉴얼의 발행 요청'에 매뉴얼을 발행하고 나면 "사랑에 정답이 어딨냐, 난 내맘대로 살 거다."라거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계산없이 사랑해야 그게 사랑이다."라는 이야기를 하는데, 매뉴얼은 '사고다발지역'표시에 불과하다. 여기서 이러이러한 사고들이 많이 일어나니 주의하라는 거지, 주의 안한다고 벌금 내는 것도 아니고 구속 되는 것도 아니다. 진짜 이런 얘기까지 적어야겠는가. 동네 창피하게.

글쓰기는 자기 반영이다. 연애하며 벌이는 헛발질 이야기들을 다루며 내가,


(출처-심슨)

이런 마음을 갖겠는가? 연애 매뉴얼은 나 역시 그닥 유쾌하지 않은 '헛발질'의 추억을 떠올리며 '사고다발지역'표지판을 세우는 거다. 어제 발행한 '첫사랑' 얘기만 하더라도, 나 역시 꼬꼬마 일 때는 여자사람들이 잘 들어주니 뭔가 낭만적인 것 같고, 순수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고, 에누리 붙여서 이야기 하다보면 듣던 상대가 "그래서 어떻게 됐어?" 따위의 질문을 하니, 듣는 걸 좋아한다고 생각했단 얘기다. 그게 '헛발질'이라는 것을 안 지는 그리 오래 되지 않았기에 사연을 보내온 남자대원들에게 '그르지 마요~'라고 적어둔 것인데, 내 인생 내 맘대로 살 거라는 대답이 돌아오니 더 할 말은 없다. 어차피 책임은 본인이 질 테니 말이다.

개인적인 투정은 여기까지만 적고, 본격적으로 매뉴얼을 시작해 보자. "그녀를 놓치기 싫어서 이렇게 메일을 보냅니다." 라고 적어주신 남자대원들은 '어떻게 하면 그녀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까'보다 '왜 그녀와의 관계가 이렇게 되었나'에 더 초점을 맞춰 주시길 바란다.


1. 바라는 게 많아지면 바라만 본다.


커플부대 신병이 경험하는 여러가지 증상들이 있은 데, 그 중 가장 무서운 것이 집착이고 집착의 바로 전 단계가 구속이다. 사연을 보자.

여자친구가 회사원이라 회식이 잦았어요.
다른 남자들과 어울려 술 마시는 것이 내키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회식자리 가지 말라고 할 정도로 속좁진 않았습니다.
제가 여자친구에게 바란것은 회식자리 도착해서 전화,
자리 이동하게 되면 전화, 끝나면 전화, 집에 도착해서 전화,

딱 이정도로 간단한 거였죠.


일단 정지. 그냥 회식 가지 말라고 하는 편이 나을 것 같다. 군대 외박 나와서도 그렇게 까지 부대에 보고 안한다. 여자친구를 회식에 보낸 남자의 마음을 나도 잘 안다. 여자친구 몸만 회식자리에 있고, 마음은 내 곁에 있었으면 하는 심정. 하지만 여자친구가 어느 자리에 참석하고 있는 중이라면, 그 모임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자. 혹시 무슨 일이 생길까봐 걱정인가? 사실, 그건 나도 그렇다. 요즘 워낙 흉흉한 일들이 많이 일어나기 때문에 택시에서 내려 집까지 걸어간다는 순간에도 안심할 수 없다.

그 부분이 걱정이라면 도착, 자리이동, 해산, 집도착, 이런 순의 상황보고를 요청하지 말고 자리 끝나고 집에 가기 직전이랑 집에 잘 도착했다는 전화만 요청하도록 하자. "요즘 워낙 무서운 일이 많이 일어나서, 숙희가 걱정되서 그래." 정도의 멘트와 전달하면 되지 않는가. 일부 대원 중에는 "끝났어? 어디야? 언제 끝나?"를 연발하며 핸드폰 정시 알림음처럼 전화하는 사람이 있는데, 여자친구는 물가에 내 놓은 어린아이처럼 생각하면 이쪽만 애가 타는 법이다. 상대에겐 그게 '구속'으로 비춰질 수 있고 말이다. 사연을 더 보자.

그리고 여자친구가 매사에 부정적인 생각이 강했어요.
항상 남과 비교하면서 부러워 하는 경향이 있었죠.
같이 일하는 누구누구는 이번에 홍콩으로 여행간다는 얘기나..
고등학교 친구 만났는데 LV백을 들고 있었다는 얘기..
그것 까지면 괜찮겠지만, 항상 자기보다 형편이 나은 사람과 비교하며
불평하거나 불만하는 일들이 많았죠. 저보다 많이 어렸기에..
아직 철 없을 때라서 그렇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조언도 해주고 충고도 해주고.. 더 어렵게 사는 사람들도 보라고..


위 사연에서 나온 여자친구의 '허영심'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그게 나이 탓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아직 꼬꼬마인 여자사람인 경우 '허영심'이 클 순 있겠지만, 내년이면 환갑이 되시는 김혜숙(59세, 주부)씨도 '옆집 냉장고는 문이 두갠데, 우리집은 하나' 라며 새 냉장고 노래를 부르고 계신다. 그렇다고 김혜숙씨가 냉장고를 바꿀 형편이 안되는 건 아니다. 남자인 내가 DSLR 노래를 부를 때에는 정말 DSLR을 가지고 싶어서 안달이 나 있는 상태였지만, 김혜숙씨의 경우는 '좀 출출한데' 정도의 뉘앙스로 한 말이지 '배고파 죽겠어'상태가 아니란 얘기다.

간혹 여자친구의 정신개조를 하겠다는 남자대원들도 있고 연하 남자친구 철 좀 들게 하겠다는 여자대원들이 있는데, 그건 인력으로 되는 게 아니다. 꽃을 키울 때, 물을 주고 잘 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줄 수 있지만, 억지로 당장 꽃 피게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듯 사람의 생각도 그렇다. 김혜숙씨의 남편은 "내가 문 열 개 달린 냉장고로 바꿔줄게 좀 기다려."라는 말로 넘겼다. 그 말도 안되는 얘기에도 김혜숙씨는 웃으며 "정말 열개지?" 라며 넘어갔단 얘기다. 김혜숙씨를 붙잡고 "남의 집과 우리집을 비교하지 마. 우리보다 더 여럽게 사는 집 사람들을 봐." 이런 얘기를 했다면 다음 날 아침밥이 나왔을까? 싸우지 않아도 어울려 살 수 있단 얘기다.  

이 외에도 적어주신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있었지만, 위의 두 가지 이야기가 가장 핵심적인 부분을 나타낸다고 생각한다. 핸드폰에 다른 남자 전화번호는 없었으면 좋겠다는 것, 모임에 나가봐야 시시껄렁한 이야기만 하다가 들어오니 나갈 필요 없다고 얘기한 것 등등 세세한 부분까지 적자면 날 샐 수 있으니 대표적인 두 에피소드만 적었다. 보내주신 이야기를 읽으며 난 '여자친구에게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계신 분이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여자친구분은 "네가 고쳐야 할 점, 바라는 점을 얘기할 때 마다 내가 다 들어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이제 정말 지쳤다. 그만하자." 라고 이야기 했다.

넥타이를 너무 꽉 매면 어떻게 되는가? 숨을 못 쉰다.


2. '결전'이 아니라 '충전'이 필요하다.


사랑이 마음처럼 쉽게 시작되지 않듯, 이별도 쉽지 않다. 지금 막 헤어졌다며 산소호흡기라도 달아야 살 것 같다는 대원들도 며칠 후면, 이런 저런 일들 끝에 다시 사귀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노래에도 나오듯 '헤어지자'는 말은 사랑하다 한 번쯤 할 수 있는 일이니 말이다. 또한, 정말 사랑하던 두 사람이라면 떨어져 있는 시간에 상대가 나를 온몸으로 막아주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는 시간이 될 수도 있다.

그렇기에 난 이 시기를 '정지'가 아니라 '일시정지'라고 생각한다. TV리모컨의 배터리가 방전되어 작동을 하지 않듯, 둘의 '사랑에너지'가 잠시 방전된 상태라는 거다. TV리모컨의 배터리가 방전되면 어떻게 해야 할까? 새 배터리를 끼거나 충전해야 한다는 것을 초등학생인 내 조카도 안다. 그러나, 리모컨 만으로 틀 수 있는 TV에서 현재 목숨걸고 보는 드라마가 하는데 방전되어 TV를 켤 수 없는 경우, 그 감정을 이기지 못해 리모컨을 부숴버리는 사람들이 있다.

"그럼 그동안 나 갖고 장난친거냐? 원래 이럴 생각이었냐?"
"다신 보지 말자. 너 라는 사람 진짜 지워버리고 싶다."
"나도 네가 보채고 징징거리는 거 짜증난다. 헤어지자."
"말 도 안되는 핑계 대지 말고, 그냥 사랑이 식었다고 말해. 솔직하게."



격한 순간에는 그럴 수 있다. 블로그에 있는 '물고기 얘기'에도 썼지만, 나도 어렸을 적 '집에서 물고기를 키울 수 없다'는 엄마의 판결에 "안 키우면 되잖아."라는 말과 함께 물고기를 화장실에 집어 던진 뒤 하얀 옷걸이로 47분간 맞아본 적 있으니 말이다. 하얀 옷걸이가 내 몸을 빨갛게 수 놓은 이유는 '물고기를 집에서 키우겠다'는 말을 해서가 아니라, "안 키우면 되잖아."라며 물고기를 집어 던졌기 때문이다. 무슨 말인지 감이 오는가?

상대가 헤어지자는 말을 꺼내게 만든 '이유'보다, 그 말을 들은 '이후' 당신이 벌인 행동이 둘을 완벽하게 갈라 놓았을 수 있단 얘기다. 사연을 보자.

여자친구에게 이별통보를 받고 나서..
전 어떻게든 다시 잡아야 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유치하지만... 제가 빌려줬던 MP3를 빌미로.. 돌려달라고 얘기했죠.
그걸 받으려고 만난 자리에서.. 무릎이라도 꿇고 사과하려 했습니다.
여자친구는 택배로 보내주겠다고 하더군요..
전 마음이 다급해져서.. 어떻게 이런 식으로 끝내냐고 따지기 시작했고..
이런 저런 얘기가 오고 가다가.. 여자친구가 그만 얘기하고 끊자고 하더군요.
그래서 전 "왜 다 네 마음대로만 하려고 하냐."라는 식의 이야기를 했고..
황당하게도 여자친구는 욕 나오게 만들지 말고 끊으라고 하더군요..
더 얘기를 나누다가... 여자친구가 제게 욕을 하더군요............
욕을 듣고 제가 아무 말도 못 하고 있으니..
옆에 있던 제 친구가 전화기를 가져가선 여자친구에게 따지며 욕을 했죠..
다시 전화기를 받았을 때.. 여자친구가 좀 수그러 든 말투로..
남한테 욕 듣게 하는 거 아니라면서.. 속상해 하더군요..
아무튼 그렇게 끊고 나서.. 인터넷을 찾아보니까..
감동 CD인가.. 거기에 고백해서 들려주면 재회 성공률 75% 정도 된다길래..
그걸 만들어서 보내줬습니다... 근데 여자친구는 화내더군요..
그러는 거 자체가 너무 싫고.. 더 정떨어진다고..
지금은 냉정히 생각해 봤을 때.. 제 잘못이 컸던 것 같습니다.
제가 좋아하던 사람을 지치게만 한 것 같고...
근데 정말 놓치기 싫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잘 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세요.


거의 '완벽하다'고 할 수 있을 만한 '최악의 케이스'다. 여자친구의 따귀를 때렸다는 사연이 아닌 이상, 이보다 더 나쁠 순 없을 것 같다. 어디서 부터 손을 대야 할 지 모르겠고, 손 대봐야 별 차이가 없을 것 같지만 아무튼 함게 살펴보자.

MP3를 돌려달라고 했을 때, 이쪽은 사과할 생각이 있었다지만 상대의 입장에선 "헤어졌으니, MP3 내놔."라고 하는 사람으로 밖엔 생각되지 않는다. 왜 사랑하던 사람에게 '위장전술'을 쓰려고 했는 지 이해할 수 없지만, 무릎이라도 꿇고 사과할 생각이 있었다면 MP3 얘기는 집어 치웠어야 한다. '제 마음은 정말 사과하고 싶다는 거였다니까요.'라고 할 생각인가? 지나가는 사람 붙잡고, "헤어진 여자친구에게 MP3 달라고 하는 게 어떤 뜻인가요?" 라고 물어보길 바란다.

전화통화도 헛발질 투성이다. 본인의 속마음은 미안하다는 말로 사과하고 싶다는 거였으면서, 겉으로 드러난 통화내용만으로 살펴보면, MP3 내 놓으라고 했다가 어떻게 이런 식으로 끝내냐고 따지고, 왜 마음대로만 하려 하냐고 화를 낸다. 거기다 무엇보다 아름답게 허공을 가르는 거대한 헛발질, 친구가 전화를 들고 여자친구에게 욕을 해 댄다. 정말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다. 그런데 정작 사연을 주신 분은,

"남한테 욕 듣게 하는 거 아니라면서.. 속상해 하더군요.."

속상해 하더군요? 이게 말이 되는 소린가? 종함해 보면, MP3달라고 했다가, 따지다가, 화내다가, 친구가 전화로 욕을 해대는 상황, 이게 '속상한 일'인가? 아, 미안하다. 갑자기 좀 흥분했다. 나도 꼬꼬마 시절에 친구가 여자친구랑 이별하는 상황에서 도와준답시고 전화 넘겨 받아서,

"나 무한인데, 내가 이렇게 부탁한다. 제발 덕칠이랑 다시 만나라. 내가 부탁한다."

이런 얘기를 한 적 있다. 소름끼치지 않는가? 그냥 같은 반 친구인데, "내가 부탁한다."라니, 당시 '홍콩 느와르'를 너무 많이 봤던 부작용이라 할 수 있겠다. 상대방 여자는 '이건 또 뭥미?'라고 생각했을 것이 뻔하고 말이다.

지금 뭐가 문제인지도 모르는 상황인데 '답'을 알아내려 아무리 노력해 봐야 문제가 해결 되겠는가. 감동 CD든 감동 DVD든 마른 장작에 불꽃을 갖다 대야 불이 붙는 법이지, 비맞은 장작 모아 놓고 백날 라이터로 지져봐야 자기 손만 뜨거운 거 아닌가.

미안하지만, 이 상태에선 무슨 말을 하든 더 나빠질 거라 생각한다. 둘이 함께 보낸 추억을 꺼내가며 회유 하려 해도 상대는 이미 질려있는 상태고, 헛발질이 많지 않았다면 "헤어지더라도 밥은 든든히 먹고 헤어지자. 최후의 만찬은 소거기국밥(응?)이 좋겠다." 등의 멘트를 추천하겠지만, 위의 상황에선 이 말이 더욱 부담을 가중시킬 뿐이다. 주변에서 아무리 좋은 방법을 권해도 하지 말길 바란다. 라디오에 사연을 보내라는 즤랄꾸러기 친구가 유혹을 해도 절대 넘어가지 말길 바란다. 자신 위주로 철저히 왜곡되거나, 비련의 주인공 된 듯 주절주절 적어낸 사연 녹음해서 들려줘봐야 소름만 끼칠 뿐이다.

이야기의 여자분이 먼저 전화를 끊지 않았고, 스팸으로 돌려 놓지 않은 상황에선 '가능성'이 있었지만 그걸 조각조각 부숴버린 건 헤어진 이후의 행동이었다. 사연을 주신 분 께서 뭐가 '문제'인지 아는 상황에서 전 여자친구 분이 돌아오길 바라는 거라면, 나에게 보냈던 메일에서처럼 자신이 한 행동들의 속마음이 뭐 였는지 알려주라는 얘기를 드리겠지만, 솔직히, 아직 문제파악도 안 된 상태에서 아무리 붙여봐야 다시 깨지는 건 시간문제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한 번 더..."를 이만 접자. 나도 밤낚시 가서 고기가 안잡히면, '이 번이 마지막'이라며 다음 날 해가 중천에 뜰 때까지 앉아서 버티는 근성가이지만, 그 근성은 아무 성과도 없이 "이런 데 다신 안와"라며 저주의 말을 퍼붓게 만들었다.

그녀에게 "내가 이렇게 까지 했는데..."라는 말을 하거나, "나도 깨끗이 잊을게." 따위의 말도 하지 말자. 이번 주말을 계기로 "마지막으로 한 번 더..."라며 뭔갈 계획하신 것 같은데, 상대를 더 겁먹게 만들 수 있는 노크는 그만 두시길 권한다. 왜 문을 두드리는 지 이야기도 안하면서 무작정 쾅, 쾅, 쾅 두드린다고 상대가 문을 열 거라 생각하는가. 인터폰으론 화난 모습을 보여놓고 "제발 문 좀 열어줘."라고 말해봐야 소용 없는 일 아닌가.

꼬꼬마 시절 내가 같은 일을 경험했다면, "나 상처 받았네."라며 그녀가 한 번쯤 볼 만한 공간에 주절주절 또 비련의 남자 주인공이 되어 구질구질한 글들을 남겼을 것 같다. 그게 또 하다보면 재미가 붙고, 뭐가 사실인지 허구인지 구별 못한 채 계속 이야기를 이어나가다가 만나는 사람마다 '이게 내 사랑이야깁네~' 하면서 들려주고 노래방에서 발라드 부르며 감정 230% 이입되서 "내가 너의 곁에 잠시 살았다는 걸..." 이런 노래 부르며 자빠링 하고 있을 것 같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경험하게 되는 이별증후군의 증상이라 저 루트대로 흘러간다고 해도 이상할 건 없다. 슬프면 울어야지 "난 슬플 때 울어봤는데, 바보같은 짓이었어." 라는 얘기를 듣고 눈물을 참으면 되겠는가. "너도 울고 있니?" 라는 오글라인 까지만 진행시키지 말도록 하자. 시간이 감정의 풍화작용을 돕고, 훗날 인연이 닿아 다시 보게 될 때 웃으며 손 들 수 있도록 말이다.




▲ 불에 데어 화상을 경험했다면, 마음이 움츠러 들 수 있을텐데, 아무튼 추천은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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