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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매뉴얼(연재중)/커플생활매뉴얼

결혼하고 유학 가는 것에 대한 남친 부모님의 반대 외 1편

by 무한 2016. 6. 24.

S양이‘우리 진짜 가서 열심히 할 건데 왜 반대하시는 거지?’라며 답답해하는 것처럼, 부모님들께서도

 

‘내 자식 하나 유학 보내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닌데, 얘들은 무슨 친구랑 같이 어디 다녀오겠다는 것처럼 결혼하고 유학 가겠다고 말하네.’

 

라는 생각으로 답답하실 수 있다는 얘기를 해주고 싶다.

 

이렇게 말하면 내가 꼰대처럼 이야기한다고 할지 모르겠지만, 나 역시 두 사람 다 부모님 도움으로 떠나는 유학길이고, 가서는 어학원부터 다닐 것이며, 부모님들께서 학비만 대주시면 나머지는 거기서 일을 하며 돈을 벌어 쓰면 된다고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고, 임신 문제 같은 건 그저 피임을 잘 하면 되니 아무 문제없다고 생각하는 게 좀 걱정된다.

 

지금 한국에서 두 사람이 결혼해 같이 산다고 해도 당장 대책이 없는데, 외국에 공부하러 가는 거면서 결혼하고 간다는 이야기를 하니 ‘뭘 어떻게 하겠다는 거지?’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 당연히 둘의 마음이야 가서 격려하고 서로 도우며 궂은 일 마다 않고 해서 성공적인 ‘부부유학’을 이뤄가겠다는 거겠지만, 밖에서 보기엔 둘이 준비해서 떠나는 것도 아니고 그냥 일단 부모님 도움으로 결혼하고 떠나면 다 잘 될 거라 생각하는 게 아무래도 위태로워 보인다.

 

이것 외에도 더 심각하게 염려되는 지점들이 있는데, 그건 아래에서 살펴보자.

 

 

1. 결혼하고 유학 가는 것에 대한 남친 부모님의 반대.

 

서두에서 말한 ‘부모님의 반대’보다 더 심각한 건, S양 남친이 두 사람의 계획에 대해 부모님께 제대로 말씀드린 적 없는 것처럼 보이는 점이다. 예전에 남친 부모님께서 남친이 유학 간다고 하자

 

“유학을 가려거든, 결혼 하고 가라.”

 

라고 말씀하셨던 건, 정말 두 사람이 결혼하고 떠나라는 의미가 아니라, 그저 유학에 대해 더욱 진지하게 생각해보라는 의미에서 말씀하셨던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리고 저건 ‘남친 부모님’이 아니라 ‘남친 어머니’께서 대략의 1차 방어를 하셨던 것이고 말이다. 그게 아니라면 지금 남친의 ‘결혼 후 유학’이란 주장에 대해 남친 어머니께서

 

“안 된다. 너희 아빠가 들으면 뒤집어 진다. 조용히 해라. 결혼 후 떠나는 건 절대 안 되고, 같이 가서 따로 사는 것까지는 허락해 주겠지만, 같이 사는 건 안 된다. 일단 이 얘기는 너희 아빠한테도 안 하겠다.”

 

라는 말씀을 하실 리가 없다.

 

더욱 큰 문제인 건, 남친도 ‘이렇게 된 이상 어쩔 수 없다. 나 혼자 가는 수밖에….’라는 결론을 낸 것처럼 보인다는 거다. 사실 S양이 유학을 가겠다는 마음을 먹게 된 건 남친이 간다고 하니 같이 가려고 했던 거고, 남친은 자신이 유학을 가려는데 S양이 따라가겠다고 하니 그럼 좋겠다고 생각해 이 모든 일을 벌였던 거다.

 

남친은 지금 S양에게

 

“결혼하고 유학 가는 거 엄마한테 얘기해봤는데, 안 된대. 나도 설득은 했지. 근데 안 된대. 같이 유학 가는 건 괜찮은데, 같이 사는 건 안 되고. 난 부모님의 도움으로 가는 거라 부모님 뜻을 거스를 수가 없어….”

 

라는 이야기를 하는 중인데, 이런 상황이라면 ‘부모님의 반대’가 문제인 게 아니다. S양이

 

“1~2년 정도 더 돈 모으고, 영어도 중비해서 부모님 도움 덜 받고 우리 힘으로 나가고 싶었는데, 그건 무리겠지….”

 

라고 말하자 그는

 

“내가 먼저 가서 있다면 괜찮겠지….”

 

라는 식의 이야기도 하던데, 난 S양이 그의 이런 태도에서 ‘꼭 같이 가야겠다는 생각 별로 없음’이라는 의미를 읽었으면 한다. S양이 그에게 ‘나랑 갈 생각이 확실하긴 한 거냐’고 대놓고 물어보면 당연히 그렇다고 대답하긴 하지만, 그의 일관적인 태도를 보면 ‘엄마가 안 된다고 하니 어쩔 수 없다’는 대답을 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꼭 같이 가야 된다는 생각이 있는 것도 아니고 일단 자신은 꼭 가고 싶었던 유학이라 자신이라도 먼저 갈 생각을 하는 것 같으니, 이런 남친에게 계속해서 부모님을 설득해 보라고 강요하기 보단 S양이 그의 태도에서 대답을 읽었으면 한다.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 자식 불행하길 바라는 부모 없다고 하잖아요. 남친이 정말 나랑 가고 싶고, 같이 가서 오히려 더 열심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어필하고, 또 부모님들께서도 그걸 받아주셨으면 하는 게 제 바람입니다.”

 

부모님 입장에선, 이십대 중반인 아들이 이십대 초반인 여자친구와 결혼 후 혼인신고 하고 유학길에 오르겠다고 말하는 게 ‘불행해지는 길’로 접어드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결혼과 혼인신고가 애들 장난인 것도 아니고 그게 무슨 “엄마가 아빠한테 잘 좀 얘기해봐.” 따위의 이야기를 해서 허락받을 수 있는 게 아니잖은가.

 

둘 모두 당장 나가서 혼자 먹고 살 수도 없을뿐더러 이제 막 해외에 나가 어학원 다니다 거기서 대학엘 다닐 거라고 말하는 상황인데, 이 와중에 결혼식 올리고 가라고 말씀하시는 게 더 이상한 거다. S양 부모님이 허락해주신 건, S양 말만 들어보면 남친 부모님이 식을 올리고 둘 다 유학에 오르라는 이야기를 하셨다는 것처럼 들리니 반대를 안 하신 거지, 지금의 정확한 상황이 이렇다는 걸 아신다면 결사반대 하실 것이 뻔하다. 그러니 ‘남친 부모님의 반대’에 대한 고민만 하지 말고, 지금 S양이 하려고 하는 일이 정말 현명한 선택인지를 서른여섯 번 더 고민해 보길 권한다. S양 어머니께도 꼭 지금 상황을 정확히 말씀드린 뒤 조언을 구했으면 한다.

 

여기까지 읽고는 S양이 ‘무한님도 내 마음을 이해 못 하는구나.’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5년 뒤 이 글을 다시 읽으면 ‘무한님이 이때 사람 하나 살린 거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될 수 있다. S양이 바라는 결론이 아니라 당장은 불쾌할 수 있겠지만, 난 경제적, 정신적 독립도 안 된 상황에서 남친 유학 간다고 하니 결혼해서 같이 갈 생각하는 게 불행의 뿌리가 될 수 있다고 본다.

 

또, S양이 남친에게 계속 부모님 설득 해봤냐고 물으니 이젠 남친이 S양을 피하기까지 하던데, 이런 와중에 목숨 걸고 ‘결혼 승낙’을 받는다고 과연 행복할 것 같은지도 진지하게 고민해 보길 바란다. 더불어 지금 S양이 대체 무엇을 위해 왜 이러는 건지도 다시 한 번 돌아봤으면 한다.

 

 

2. 직장 여자후배가 마음에 듭니다. 사귀고 싶어요.

 

지금도 그리 나쁘지 않다. 나쁘지 않으니까, ‘고백 한 방’으로 뭔가를 하려 들지 말고, 지금의 태도에서 몇 가지만 수정한다고 생각하자. 이걸 수정하는 게 먼저지, 결정적인 뭔가를 하나 터트리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먼저,

 

“~했냐?”

“~해라.”

“~하렴.”

 

라는 식으로 말하는 걸 고치자. 그냥 “~했어?”, “~해.”정도로 말해도 된다. 두 사람은 겨우 한 살 차이인데, 무슨 삼촌과 조카처럼 대화할 필요 없다. 부드럽게 말한다고 부끄러운 거 아니고, 오히려 저렇게 군대 후임 대하듯이 대하는 게 더 이상한 모습이니, ‘친구’라고 생각하며 말투를 고쳐보길 권한다.

 

그 다음으로는, 톡과 전화로 연락하는 횟수를 늘렸으면 한다. 내가 이렇게 얘기하면 Y씨는

 

“일 얘기로 톡을 하긴 하는데, 일 얘기 아니라면 톡이나 전화로 무슨 얘기 하죠?”

 

라고 말할 거 같은데, 그게 안 되는 거라면 운이 좋아 연애로 이어지더라도 그냥 서먹서먹하기만 할 것이다. 현 상황에선 무슨 치킨이 제일 맛있다고 생각하는지를 물어도 되고, 예전엔 휴가 어디로 갔었는지 물어도 되며, 무엇보다 상대가 “주말에 뭐 하세요?”라고 물으면 대답만 할 게 아니라 이어서 “너는?”이라고 되물으면 된다.

 

또, Y씨는 현재

 

“이 후배가, 정말 배우자로서도 괜찮은 사람이라 놓치고 싶지 않습니다.”

 

라는 이야기를 하는데, 그렇게 혼자 막 앞서 나가면 곤란하다. 당장은 ‘호감’정도를 가진 채 만나본다는 생각으로 임해야지, 아직 손도 한 번 안 잡은 상황에서 Y씨 혼자 ‘결혼까지 생각했어’모드에 돌입하면 많은 애로사항이 꽃필 수 있다. 같이 소고기도 먹고, 회도 먹고, 영화도 보러 가는 사이가 되는 걸 목표로 두자.

 

단, 지금처럼 선약도 없이 그냥 막 나오라고 하면 안 된다. Y씨 혼자 술에 취해 감수성의 바다에서 허우적대다가 상대에게 지금 잠깐 볼 수 있냐는 등의 요청을 하면 안 되니, 술은 같이 마시며 취하고, 혼자 속앓이만 하지 말고 빙수 같이 먹자고 연락해 보길 권한다. Y씨는 뜨문뜨문 상대에게 커피 기프티콘 보내던데, 그러지 말고 Y씨가 사가서 같이 마시거나 끝나고 커피 한 잔 하자고 말을 하길 바란다.

 

상대가 강아지를 키우던데, 나라면 그 강아지를 주제로 여러 이야기들을 나눴을 것 같다. 밍밍이는 지금 뭐 하냐고 묻는 걸 구실로 연락을 해본다든가, 밍밍이 간식 샀는데 이거 밍밍이 전해주라고 얘기를 한다든가, 전에도 둘이 밍밍이 데리고 산책한 적 있으니 그걸 핑계로 주말에 밍밍이한테 데이트 신청 할 거라고 한다든가, 방법은 많지 않은가. 혼자 감정을 계속 키워가다 나중에 고백해서 연인이 될 생각만 하지 말고, 자연스레 스며들자.

 

“아무래도 시작하게 되면 사내연애가 되는 거고, 그러다보니 조심스러워서 고백도 못하고…. 지금 개인적인 연락을 할 때도 너무 떨립니다.”

 

지금은 그럴지 모르겠지만, 더 친해지면 ‘회사’가 문제가 아니라 ‘서로’가 없으면 허전하고 아무 의욕도 안 생기는 사이가 될 수 있다. 그때가 되면 두 사람이 ‘사내연애’를 한다는 건 문제도 안 될 테니, 지금의 관계만을 기준으로 미래를 그리지 말고 일단 더 만나고 더 많이 대화를 나눠보길 바란다.

 

 

독자님들의 염려 덕분에, 일본 여행을 무사히 마치고 어제 복귀했다. 장마 때나 볼 수 있는 폭우가 쏟아져 좀 난감하긴 했지만, 그래도 계획했던 것들은 대부분 다 접해보고 돌아왔다. 초밥만 빼고. 초밥은 마트에서 사먹으려고 했는데 저녁시간 되니 전부 동이 나 버렸다.

 

시차적응이 안 되어 아직까지 좀 멍한 상태긴 하지만(응?), 사진정리를 하러 가야겠다. 비 때문에 못 찍고, 시간이 없어서 못 찍고, 버스 시간 알아보느라 못 찍어서 사진이 별로 없으니, 오늘 중으로 정리한 뒤 주말에 여행기를 발행할 수 있을 것 같다. 자 그럼, 다들 불금 보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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