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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매뉴얼(연재중)/연애오답노트

그녀의 이해심으로 버틴 3년, 하지만 결국 이별

by 무한 2014. 12. 22.

그녀의 이해심으로 버틴 3년, 하지만 결국 이별

지인이 작은 쇼핑몰을 개업했을 때의 일이다. 지인의 사무실은 일산에 있는 번화가인 라페스타 근처에 있었다. 그의 회사엔 많은 인원이 필요 없었던 까닭에 웹디자인을 할 줄 아는 여직원 둘을 두고 있었다.

 

처음으로 직원을 두고 사업을 하는 그는 '좋은 사장'이 되고 싶어 했다. 그래서 자본금을 까먹고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단합을 핑계로 회식을 자주 했고, '먹는 것에는 돈을 아끼지 말자'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까닭에 회사에서의 점심도 만 원에 가까운 음식들을 직원들과 시켜 먹었다.

 

그렇게 쇼핑몰을 꾸려간 지 반년쯤 지났을 때, 그가 내게 소주 한 잔 하자며 전화를 했다.

 

그와 난 9,900원 짜리 무한리필 고기뷔페에서 술을 마셨다. 직원들과 회식을 하면 소고기나 회를 먹으러 간다면서 나와는 고기뷔페에 가려 한다는 게 좀 실망스럽긴 했지만, 지인의 눈 밑에 선명한 다크서클이 있었던 까닭에 내색은 하지 않았다. 서로 안부를 묻고 공통으로 아는 사람들의 근황을 잠시 교환한 후, 그가 '만나자고 한 이유'를 풀어내기 시작했다.

 

그는 사업을 접을 생각이라고 했다. 당시 일던 쇼핑몰 붐을 따라 시작했던 사업인데, 자본금이 빛의 속도로 사라지는 것과 달리 매출은 제자리걸음이라고 했다. 게다가 이제는 두 직원도 나가겠다는 이야기를 한 상태라 더는 이끌어갈 자신이 없다고 했다. 난 진작부터 그의 쇼핑몰이 결국 문을 닫으리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던 까닭에 그 소식은 놀랍지 않았지만, 그렇게 좋은 대우를 해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직원들이 나가겠다고 한 것엔 놀랐다. 그래서 혹시 월급이 밀렸는지를 물었는데, 그건 아니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가 꺼내놓은 이야기들이 좀 충격적이었다.

 

이것 역시 여기다 다 적으면 서두가 길어지니, 오늘도 매뉴얼 한 꼭지를 빌리기로 하자.

 

 

1. 지인의 이해심과 폐업.

 

지인은 두 직원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했다고 했다. 그간 전부 다 이해하고 참았던 직원들의 태도가 너무 심해지자 그는 제재를 가하기 시작했는데, 그러자 직원들은 입을 닫고 그를 제외한 둘이서만 메신저로 대화를 했다고 한다.

 

"또 시작이네요. 언니 아까 잘 참았어요. 아 진짜 재수."

 

그가 몰래 본, 한 직원의 메신저 대화 속에 나온 말이었다. '대화를 일부러 몰래 보려고 한 건 아니었다'고 지인은 내게 말했지만, 어쨌든 그는 두 직원이 자리를 비운 사이 몰래 대화창을 훔쳐봤다. 그녀들이 들어오면 그 대화에 대한 해명을 해보라고 한 후 당장 회사에서 나가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지만, 훔쳐보다가 발견한 이야기들이었기에 말 할 수도 없었다. 그는 아흔다섯 번쯤 고민을 한 후 '업무'와 관련해 그녀들을 더 몰아세우기로 했다. 그래서 그녀들이 스스로 회사를 나가겠다는 말을 하도록. 그건 어렵지 않았다. 그가 업무와 관련해 날 선 이야기들을 하자 한 직원이 다음 날 그 달 까지만 하고 그만두겠다고 말했고, 잠시 후 다른 직원도 와서 같은 말을 하였다.

 

단합을 위해 그렇게 애를 쓰던 지인이 어쩌다가 직원들과 적이 되었는지가 궁금했다. 그래서 물었고, 난 그간의 일들을 간단히 전해들을 수 있었다.

 

그것은 아주 사소한 것을 이해해 주던 것에서 출발했다고 한다. "저 몸이 안 좋아서, 병원 좀 들렀다가 출발하면 안 될까요?""은행갈 일이 있은데 은행 좀 들렀다 출근하면 안 될까요?"같은, 다분히 인간적인 부탁에 대한 이해. 그것들을 그가 흔쾌히 허락하자, 그녀들은

 

"친구가 이 근처에 왔다는데 잠깐 얼굴 좀 보고 오면 안 될까요?"

"라페에서 촬영하는데 연예인 누구누구 왔대요. 사진 한 장만 찍고 오면 안 될까요?"

"친구 생일선물 사야 하는데 퇴근하고 가면 거기 문 닫아요.

오늘 한 시간만 일찍 퇴근하면 안 될까요?"

 

라는 이야기까지 했다고 한다. 게다가 언젠가 부터 그녀들이 치는 키보드의 타자음, 그것은 그가 듣기에 업무에 필요한 타자음이 분명 아니었다고 했다. 그녀들의 작업은 마우스를 움직이는 일이 8할인데, 타자음은 실시간으로 대화를 하듯 잠시 멈췄다가 다다다다, 또 잠시 멈췄다가 다다다다 하는 식으로 들려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그녀들이 업무가 아닌 딴 짓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업무가 밀리는 걸 봐도 그걸 알 수 있다고 그는 말했다. 아침에 쇼핑몰에 띄울 배너를 부탁하면 퇴근하기 전에야 겨우 배너가 나왔기에, 그는 그녀들이 일을 하고 있지 않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것에 대해 한 직원에게 이야기를 하자, 직원은 "배너만 만드는 게 아니라 주문 확인도 해야 하고, 무엇도 해야 하고, 또 무엇도 해야 하고…."라는 핑계를 대었다고 한다. 그는 '좋은 사장'이 되고 싶었기에 거기다 대고 더 날 선 말을 하진 않았다. 앞으로는 급하다고 한 것들부터 먼저 처리해 달라는 이야기를 하며, 직원이 이야기 한 '무엇도 해야 하고, 또 무엇도 해야 하고….'라는 부분은 자신이 할 테니 당장 필요한 것들부터 해달라고 말했다.

 

그러다 보니 하나 둘 직원들의 일을 그가 맡게 되었고, 언젠가부터 그건 당연한 일이 되어 직원들은 그에게 '협조'를 가장한 '지시'를 하고 있었다고 한다. 또, 무리를 해가면서까지 그가 베풀려 했던 회식역시 이젠 으레 '사장이 쏘는 날'이 되어, 직원들에게 잘 먹었다는 인사조차 듣지 못 했던 적도 있다고 했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상황을 바로잡기 위해 그는 직원들에게 베풀던 호의를 점점 거두었다. 사정이 어렵다는 이야기를 한 후 회식을 미뤘고, 점심 역시 보통의 회사에서 먹는 오천 원 남짓의 음식을 시켜먹는 것으로 못 박았다. 직원들이 핑계와 변명을 늘어놓지 못 하도록 일부러 업무를 지시한 후 지켜보고 있기도 했고, 나아가 "이렇게 밖에 못 하면 같이 일 하기 어렵다."라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 와중에 자기들끼리 똘똘 뭉친 두 직원은, 서로를 위해 핑계와 변명을 늘어놓으며 그를 '이상한 사람'으로 만들기도 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자연히 그와 직원들의 대화는 단절되었고, 직원들 둘이서만 메신저로 대화를 하는 상황이 벌어졌으며, 그러다 결국 두 사람 모두 다음 달에 회사를 그만두기로 한 것이다.

 

난 이 이야기가, 맹목적인 이해가 상대를 어떻게 괴물로 만들어 가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라 생각한다.

 

 

2. 내 지인의 것과 비슷한 Y양의 이해심.

 

아이가 초등학생인 한 모자(母子)가 있다고 해보자. 요즘은 전부 급식을 해서 도시락을 싸는 일이 없겠지만, 어차피 가정이니 엄마는 아이의 도시락을 싸야 한다고 하자. 그리고 엄마는 아이를 등교 시간에 맞춰 학교에 데려다 줘야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아이가 잠을 더 자고 싶다며 학교에 가지 않겠다고 했다. 엄마는

 

'그래, 아이가 학교를 안 가면 아이는 잠을 더 잘 수 있어서 좋고,

나도 도시락 싸고 학교에 데려다 주는 일을 안 해도 되니까 좋은 거지.'

 

라고 생각하며 아이를 더 자게 했다. 그런 날들이 많아지자 아이는 자연히 학교 수업을 따라가지 못 하게 되었고, 엄마는 그런 아이를 보며 "그래, 오늘은 시험이 있다고 하니까 그냥 학교에 가지 마. 스트레스 받지 말고 푹 쉬어."라고 말했다. Y양은 이 엄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 엄마는 아이에게, 자신이 원하는 걸 다 들어주고 이해해 주는 '좋은 엄마'일까?

 

"남친은 잠이 많아 약속시간이 한참 지난 후에야 일어난 적도 있습니다.

저는 만날 준비를 다 한 상태에서 남친을 기다렸지만 뭐라고 하진 않았고요."

"남친이 피곤하다고 할 때 저는 남친을 이해하며 남친에게 개인시간을 줬습니다."

"남친이 게임에 푹 빠져서 데이트를 하지 않을 때에도,

저는 단 한 번도 뭐라고 한 적 없습니다. 전부 이해하려 노력했습니다."

"남친이 워낙 피곤해 할 때가 많아서 저는 남친이 쉴 수 있게 배려했습니다.

저 역시 어디 가는 것을 좋아하지 않기에 잘 되었다 싶기도 했고요."

 

내 지인의 경우처럼 이해심으로 인해 직원들이 일을 안 하면 매출에 타격을 입고, 모자의 예에서처럼 아이를 학교에 보내지 않으면 당장 성적이 떨어지는 문제가 생긴다. 그러나 연애에서는 이렇게 전부 이해하고 긴장의 나사를 완전히 풀어버려도 당장 눈에 보이는 다급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기에, 그냥 '우리는 평화주의 커플인갑다.'하면서 한 해, 두 해를 넘길 수 있다.

 

Y양 커플이 그랬다. Y양의 바다와 같은 이해심으로 인해 두 사람 사이엔 다툼이 거의 없었지만 더불어 아무 긴장감도 존재하지 않았다. 남자친구가 자신의 삶을 사느라 바쁘다고 하면 Y양은 이해했고, 어차피 Y양도 여행 같은 걸 좋아하지 않으니 남자친구 혼자 여행을 다녀오겠다고 해도 Y양은 이해했다. 이러다 보니 Y양은, 남자친구에게 점점 '내 삶 바깥에 있는 인간'이 되고 말았다. '먼 친척'과 같은 느낌이랄까. 어린 시절 친척모임에 가면 같이 놀기는 했지만, 이젠 서로 각자의 삶을 사느라 어쩌다 한 번 보면 안부인사나 나누는 사이.

 

"남친은 여행을 좋아하고, 무언가를 함께 하는 것을 좋아해 제게 제안했지만

그렇게 제안을 할 때마다 제가 지속적으로 거절했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 제가 몇 번 거절한 기억은 나지만, 자주 제안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리고 제가 제안했을 때 남자친구가 거절했던 적도 있었고요.

그리고 남친이 저의 비활동적 성향을 비판하는 것에 대해 제 자신의 변호를 좀 하자면…."

 

Y양의 그 심정은 이해한다. 지금껏 Y양이 남자친구를 이해해 준 것은 셀 수도 없을 정도인데, 남자친구는 고작 저 따위 핑계를 대며 불만을 표시하는 것 아닌가. 게다가 우리끼리니까 하는 말이지만, 지는 주말에 만나도 저녁 먹자마자 피곤하다며 들어가서 자고 싶다는 뜻을 밝혔으면서, 이쪽이 여행제안을 거절하는 까닭에 서로의 성향이 다른 것 같다는 식으로 말하는 건 분명 비겁한 태도다.

 

하지만 당장 소송을 걸면 백퍼센트 Y양의 승소를 장담할 수 있다 하더라도, 누명을 벗어 명예를 다시 찾을 순 있겠지만 깨진 사이를 다시 붙일 순 없는 것 아닌가. 그러니 "내가 셀 수도 없을 만큼 남친과의 체스게임에서 계속 져줬는데, 남친은 이 판을 엎으려 한다."라며 너무 억울해 하지만 말고, 남친이 체스를 손으로 두든 발로 두든 어차피 Y양이 져주는 게임이라 결국 남친의 마음이 뜨게 된, 그 과정을 곰곰이 다시 돌아보길 권한다.

 

 

3. '단 한 번', '한 번도'에 대한 이야기.

 

Y양이 보낸 사연에서 유독 많이 눈에 띄는 단어는, '단 한 번'이나 '한 번도'이다.

 

"(남자친구가)한 번도 저런 말을 한 적은 없었습니다."

"그 문제로 다툰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제가 한 번도 뭐라고 한 적 없습니다."

"평소 헤어지자고 말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습니다."

 

라는 문장들에서처럼, Y양은 '지금까지 연애 이상 무'라는 것과 '헤어지자고 내가 말한 것은 딱 한 번'이라는 걸 강조하고 있다.

 

난 먼저, 문제 삼지 않았다고 해서 문제가 없었던 건 아니라는 걸 말해주고 싶다. 균열이 생기고 물이 새는 것에 대해 우리가 침묵한다고 해서 안전한 건 아니잖은가. 그것처럼 연애에서도 말이나 행동에 분명 성의 없음이나 무책임함이 드러나는데, 그것에 대해 아무 말 하지 않고 그저 인내와 포기, 침묵으로 버틴다고 해서 안전한 건 아니다. Y양은 "뭐, 저도 어차피 그런 걸 바라는 타입은 아니었으니까…."라는 뉘앙스로 이야기를 할 때가 있는데, 난 그걸 Y양이 그 문제에 대해 알면서도 그냥 좋은 쪽으로 합리화를 해 덮어둔 것이라 생각한다. 아니면 문제 삼았다가 이 연애가 위태로워질까봐 그저 혼자 서둘러 포기하고 문제 삼지 않기로 한 것이거나.

 

그리고 난, Y양 커플의 경우 그간 내게 도착한 사연 중 순위권에 들 정도로 '개인플레이를 하는 커플'이라는 얘기를 해주고 싶다. 그건 네가 좋아하는 거니까 네가 하고, 이건 내가 좋아하는 거니까 내가 할 거라면 '함께'라는 의미가 작아지는 것 아닌가. 역시 이건 우리끼리니까 하는 얘기만, 난 관객이 울 수밖에 없도록 틀을 짜놓은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다. 결말 자체가 죽음을 향해 있는 그런 영화들 말이다. 하지만 공쥬님(여자친구)이 그런 영화에 관심을 보이면 난 같이 보러 간다. 반대로 공쥬님은 SF영화가 만화 같다며 좋아하지 않지만 내가 관심을 보이면 같이 보러 간다. 거의 대부분의 커플이 이런 식으로 조금씩 양보하며 지내고 있으리라 난 생각한다. 그런데 Y양 커플은 어떤가? 영화와 관련된 둘의 이야기가 적혀 있진 않지만, '여행'과 관련해 둘이 보인 태도를 근거로 살펴보면, "그거? 난 별로 안 땡기네. 그냥 친구랑 보고 와. 난 그래도 괜찮아."라고 이야기 할 것 같다.

 

이렇듯 어차피 말해봐야 거절당할 것이 뻔하니, 둘 사이에선 개인플레이를 하는 부분이 늘어났던 것 같다. 서로 상대의 한계를 정해두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그저 딱 그만큼만 마음을 쓰며 지낸 것과 같다고 할까. 말을 꺼내 볼 생각도 하지 않고 앞서 마음속에서 포기하거나, 늘 그래왔으니 또 그럴 거라 생각하며 아예 배제하는 부분이 늘어났던 것 같다. 친구들이 몇 번 정동진에 있는 선생님 댁에 가자고 했을 때 내가 못 간다며 거절 했더니, 이젠 아예 내게 같이 가자고 말도 꺼내지 않게 된 것처럼 말이다. 물론 그렇게 미리 포기하고 배제하는 부분이 늘어나면 갈등이나 다툼이 생길 일이 없겠지만, 동시에 서로는 서로에게 아무 활력도 없는 정물이 되어 버릴 위험이 있다는 걸 기억해 두길 바란다.

 

남친의 권태로운 고백을 들으며 딱 한 번 헤어지자는 이야기를 했을 뿐인데 어떻게 그 한 마디로 완전히 끝나버릴 수가 있냐고 묻는 Y양에게는, '단 한 번의 이별얘기'로도 충분히 연애가 끝날 수 있다는 대답을 해야 할 것 같다. 점심식사를 막 마치고 나온 현역 복싱선수에겐 몽둥이를 들고 덤벼도 이기기 어렵지만, 그가 몸져 누워있을 때에는 맨손으로도 그에게 치명상을 입힐 수 있는 것 아닌가. Y양 남자친구가 Y양에게 털어 놓던 것은 그의 혼란스러움과 불분명한 앞날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개인플레이'가 되어버린 연애에 대한 이야기들이었는데, Y양은 그것을 듣고는 이별을 통보했다. 그 즉시 남자친구가 Y양을 잡았지만, 화가 난 Y양은 차갑게 거절했고 말이다.

 

난 차라리 Y양이 그 순간, 남자친구에게 

 

"그럼 나는 마냥 행복했을까?

나는 다 만족스럽고 행복하며 즐겁기만 했을까?"

 

라는 이야기를 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내가 이렇게까지 이해를 해도 만족스럽지 않다면 헤어져야지. 다른 사람 만나."라는 뉘앙스의 이야기를 하기 보다는, 맹목적으로 이해를 해야 유지되는 이 '개인플레이'의 연애가 Y양에게도 힘들었음을 고백하는 것이 나았으리라 생각한다. 지금 Y양이 유지해야 하는 태도 역시, 이별을 말 한 것이 실수였다고 무작정 사과하며 매달리는 것보다, '그때 나는 어땠는가'에 대한 차분한 고백을 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지금 Y양의 남자친구가 깨달아야 하는 것은 'Y양은 이 연애를 하며 나보다 더 힘들었을 수 있다'는 것이지, 'Y양이 한 이별의 말이 충동적인 것이었다'가 아니다. 그러니 기다리겠다는 말은 그만하고, 늘 기다리고 참고 포기해야 했던 Y양의 심정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하길 권한다.

 

 

주말에 매뉴얼을 올리겠다고 예고를 했는데, 죄송하게도 참석해야 할 결혼식이 두 개나 있어서 글을 올리지 못 했다. 게다가 메모해 둔 사연과 함께 한 편을 더 다루려고 하다가, 이 사연을 읽고는 이 사연 하나로 오답노트를 발행하게 되었다.

 

'이 근방에서 가장 비싸고 좋다'는 예식장에 가서 살짝 충격을 받았다. 시설과 음식은 분명 훌륭했지만, 예식을 지휘하다시피 하는 그곳 직원은 하객들을 무슨 장사꾼이 무료로 나눠주는 사은품을 받으러 온 사람처럼 대했다. 하객에게 "제가 방금 가운데 통로로 다니지 말라고 했잖습니까."라고 타박을 하는 게 놀라웠다. 어느 꼬마가 화병 근처로 가니 그가 "애 잡아요. 애."라며 소리치던 것도. 뷔페에서는 누군가가 직원에게 맥주를 시원한 것으로 바꿔달라고 하자, 냉장고에 있으니 직접 만져보고 시원한 걸로 갖다 드시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직원들의 나이가 다른 곳에 비해 꽤 많아 보이는 것으로 보아 경력이 오래 된 그 분야 전문가들을 모집해 구성한 것 같던데, 하객들에게 그렇게 짜증을 낼 것 같으면 '전문가'가 무슨 소용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집에 돌아와 검색해 보니 그 예식장 소개 페이지에 작년에 달린 댓글이 하나 있었다. 그 예식장에 갔다가 직원들의 태도 때문에 '기분 더러운 주말'을 보냈다는 댓글이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리뉴얼을 위해 노멀로그의 로고를 만들었다. 'N'자를 강조해서 만들었는데, 지인들이 '꼭 네X버 로고 같다'고 한 까닭에 다시 작업 중이다. 아래에 살짝 올려둘 테니, 정말 '네이X 로고' 같은 지 한 번 봐 주시길 부탁드린다.

 

 

▲ 문제의 그 로고.

 

친척동생과 함께 한 다섯 개 정도의 로고를 만들었는데, 리뉴얼 할 때 쯤 탈락한 로고들을 전부 소개하며 비하인드 스토리를 적는 것도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혹 노멀로그를 위해 로고를 하나 만들어 주고 싶은 독자 분이 계신다면, 언제든 환영이니 normalog@naver.com 으로 메일을 주시길 부탁드린다. 진작 부탁을 좀 드리고 싶었지만, 만약 로고를 만들어 보내주셨는데 그 로고를 사용하지 않게 되면 삐치실까봐…. 내가 또 여린마음 동호회 회장인 까닭에 그 마음 잘 알아 부탁을 못 드리고 있었다. 지금은 리뉴얼을 앞두고 로고제작이 제자리걸음이라 일단 이렇게 부탁을 드리니, 한 번 도와주시길 부탁드린다. 자 그럼, 다들 힘찬 월요일 보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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