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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매뉴얼(연재중)/연애오답노트

자기계발에 열중하는 남자와의 연애, 그리고 이별

by 무한 2014. 5. 5.

자기계발에 열중하는 남자와의 연애, 그리고 이별

이걸 먼저 알아두셨으면 합니다. K양이 원하는 그런 남자들은 대개 바쁩니다. 만약 K양이

 

"전 제 남자가 책 읽는 남자였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아는 것도 많고, 제게 여러 가지를 알려줬으면 좋겠어요."

 

라는 이야기를 한다면, 그런 남자에겐 일상 중 '책 읽는 시간'이 할애되어야 한다는 것도 함께 생각하셔야 합니다. K양이 원하는 게 무엇이든 간에, '그냥 자유시간'을 보내는 남자가 아닌 이상 하루에 업무시간을 제외하곤 두 세 시간을 그것에 할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몸 좋은 남자'를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가 그저 숨만 쉬어도 몸이 좋아지는 타입이 아니라면, 일주일에 세 번 이상은 운동을 할 것입니다. 오늘은 등 이두, 내일은 가슴 삼두, 이런 식으로 운동에 시간을 투자하고 있을 거라는 얘깁니다.

 

그냥 아주 단순히 생각하기엔, 전문적으로 사진을 찍는 사람과 여행을 가면 재미있을 것 같지 않으십니까? 가서 내 사진도 예쁘게 찍어주고, 또 같이 여행 갔던 곳의 풍경 들을 예쁘게 담을 수 있는 방법을 배울 수 있으니 말입니다. 그런데 그렇지 않습니다. 그런 분과 함께 여행을 가보시면 알겠지만, 그가 업무를 하러 온 곳에 따라온 느낌이 듭니다. 즐거움이 아닌, 사진을 위한 여행이 되어버린다고 할까요. 넋 놓고 즐기다가 그냥 셔터 눌러 공짜로 좋은 사진을 얻는 게 아니라, 해 뜨기 전부터 일어나 포인트를 찾고 동이 터 오기 시작하면 매직아워 동안 반짝 찍고, 그러는 경우가 많습니다. 상상만 할 때와는 전혀 다른 상황이 되어 버리는 겁니다.

 

"제게 속물이라고 하실지도 모르겠지만,

구남친만큼의 남자와 만나고 싶어요. 그 정도의 위치에 있고, 또 그만큼의 공부도 한.

그런 사람이 아니면 마음이 가지 않는데, 이런 저를 어쩌면 좋을까요?"

 

어떤 남자에게 끌리든지 그건 자유입니다. 다만, 이게 영화나 드라마와는 다르다는 걸 얼른 깨닫자는 겁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극을 만들기 위해 '그렇게 설정된 사람과 상황'이 나옵니다. 주인공들의 출장은 낭만적이고, 회사생활은 자유롭습니다. 갑을관계에서 느껴야 하는 피로감이나 다단계 용역직 같은 느낌이 드는 업무에 대해서는 생략된 채 말입니다. 몸짱이 등장하면 셔츠 벗는 장면만 보여줄 뿐, 매일 쇳덩이 들었다 놨다 하는 건 보여주지 않습니다. 이런 현실을 생각하면서 K양의 이야기를 함께 보겠습니다.

 

 

1. 필연적인 불만족.

 

K양의 구남친이 좀 답답한 타입이긴 했습니다. 그는 너무 고지식합니다. 여자친구네 강아지가 장모종이면 장모종 나름의 장점을 말하거나, 아니면 그냥 귀엽다고 하면 되는데, 그는

 

"난 털 긴 개는 싫더라. 털 빠지잖아. 털 짧은 개가 좋아."

 

라고 자신의 생각을 솔직히 말해버립니다. 주먹을 부르는 화법이라고 할까요. 그는 K양 부모님이 해주신 국이 좀 짜면, 짜다고 말하고 안 먹을 것 같습니다. 그 나름대로는 '난 솔직하게 말한 것뿐인데, 뭐가 문제지?'라고 할지 모르지만, 그의 그런 태도 때문에 그를 마주하는 사람은 속이 터집니다. 자세히 적지는 않겠습니다만, 그는 그의 성격 탓에 회사 내에서도 회사사람들과 어울리지 않고 '단독생활'에 가까운 회사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경우를, 전에 말한 '황무지'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럴 땐 남친을 가르쳐야 합니다.

 

"오빠, 우리 코코가 그 말 들으면 얼마나 서운해 하겠어.

그럴 땐 그냥 '코코 예쁘다~'해주면 되는 거야.

누가 오빠 차 보고 '난 이런 비둘기색 차는 별로더라.'라고 하면

오빠도 기분이 좋지 않을 거잖아.

난 내가 싫어도 오빠가 좋아하는 거라면 관심을 가지려고 애쓰는데,

오빠는 무작정 솔직하게 말한다며 싫다 좋다만 말하면 나 속상해."

 

라는 뉘앙스로 말입니다. 중요한 건, 어떻게 하라고 예시를 들어주는 겁니다. 그렇게 알려주면 잘 합니다. 알려주지 않고 "내가 왜 화났는지 몰라?"하면 그는 폭격을 피해 동굴로 숨지만 말입니다.

 

K양이 택한 방법은 '화 안 난 척' 하며 넘기는 것이었습니다. 때문에 아무 문제도 해결되지 않았고, K양의 불만은 쌓여갔습니다. 더 큰 문제는, K양이 '화 안 난 척'에 전혀 소질이 없었다는 겁니다. 남자는 여자가 왜 화났는지를 알아내는 부분에서는 그닥 발달하지 못했습니다만, 여자가 화가 났다는 걸 감지하는 것에는 저희 집 현관문 센서보다 훨씬 예민하게 진화하였습니다.

 

"음... 애매하네. 알써~"

"걍 내일 볼까?"

 

말줄임표 안에 "난 지금 나갈 준비 다 하고 기다리는 중인데 넌 늦겠다는 얘기나 하고 있냐?"라는 뜻이 들어 있다는 것과, '걍'이라는 말 전에 "안 해. 나 안 해. 오늘 나 이미 기분 다 망쳤어. 기다리다 목 다 빠졌으니까 그냥 집어 치워."라는 말이 들어있다는 걸 남자는 감지해 냅니다. 물론 센서가 고장 난 사람들도 있기에 "내일? 그럴까?"라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도 있긴 합니다. 그들은 그렇게 말해놓고는 잠시 후 "화났어? 왜 대답이 없어?"라며 불난 집에 기름을 붓습니다.

 

"전 정말 제 자신까지 속여가면서 그가 좋아할만한 행동만 한 건데…."

 

그러니까 그게, 상대도 K양이 K양 자신까지 속이면서 '화 안 난 척'을 하고 있었다는 걸 다 알았던 겁니다. 그러다보면 이 관계가 밖에선 멀쩡하게 보일지 몰라도, 속에서는 한 쪽은 불만족, 또 한 쪽은 의무감을 느끼는 관계로 변해갑니다. 게다가 K양은 '참고 참다가 폭발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그것 때문에 그는 헤어지며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는 더 멀어질 것 같고…."

 

하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습니다. 계속 괜찮다가 하나 둘 폭발하니, 그에겐 K양이 폭발할 일만 남은 시한폭탄처럼 느껴진 겁니다. 예전엔 운동 한다고 하면 "응. 운동 잘 하구~~^^"하던 여친이 이제는 나보다 운동이 더 중요하냐며 "나 좋아하는 거 맞아?"라는 이야기를 하니, 겁을 먹고 만 것입니다.

 

 

2. 이상한 겨루기.

 

이것도 사실 구남친이 먼저 빌미를 제공한 것이긴 합니다. 그는 구여친들, 그리고 과거 연애에 대한 이야기를 너무 '솔직하게' 다 했습니다. 전 K양이 보낸 사연신청서와 카톡대화를 읽었을 뿐인데, 그의 학창시절부터 지금까지의 연애에 대한 연대기를 만들라고 하면 만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가 어떤 여자와 얼마나 사귀었는지, 스킨십 진도는 대략 어느 정도 나갔었는지까지 말입니다.

 

여기서 K양이 실수한 건, 구남친에게서 '옛 연애'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계속 파 들어갔다는 점입니다. 더불어 K양은 장단을 맞추기 위해 자신의 옛 연애 이야기를 하기도 했습니다. 이건 삼십대 이상의 대원들에게서 자주 볼 수 있는 문제인데, 그들은 '옛 연애'나 '옛 연인'에 대해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하는 걸 '쿨 한 행동'이라고 착각하는 것 같습니다. 인간이 냉혈동물도 아닌데 연인이 이전 연애 이야기를 할 때 아무렇지 않을 순 없지 않겠습니까? 저건 제가 보기엔, 서로 테이블에 손을 올려둔 뒤 볼펜으로 찔러가며 "난 안 아파."라고 거짓말을 하는 것과 같습니다. 둘의 대화를 하나 보겠습니다.

 

구남친 - 나랑 사귀던 애들은 헤어지고 금방 결혼을 하더라.

            아무래도 나랑 사귈 때가 힘들었기에,

            새로운 남자가 잘 해 주는 것 같은 대비효과가 나는 것 같다.

K양 - 나도 전남친이 날 너무 힘들게 해서 오빠가 견뎌지는 거다.

 

이상한 겨루기 입니다. K양 커플은 첫사랑, 가장 짧은 연애, 가장 긴 연애, 최악의 연애, 바람핀 경험, 결혼할 뻔한 경험 등의 이야기들을 서로에게 다 풀어 놓습니다. 물론 K양이 캐물어서 남자친구가 실토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긴 합니다만, 너무 쉽게 모든 걸 털어 놓는 남자와 그걸 듣고 더 캐려하는 K양의 태도가 서로를 '옛 사랑이야기 수다 친구'로 만든 것 같습니다.

 

그렇게 센 척, 괜찮은 척, 쿨 한 척, 안 아픈 척을 하며 저런 위험한 이야기를 주고받다 보니 -용접할 때 다치지 않기 위해 용접 마스크를 쓰듯이- 둘은 서로에게 발끈하지 않기 위한 보호장구를 다 착용하고 만나게 되었습니다. K양이  

 

"그와 만나는 중에도

'내가 남자친구가 있나? 이 사람이 내 남자친구 맞나?'

하는 이질감을 느꼈습니다."

 

라는 이야기를 하게 된 것도, 바로 그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만난 까닭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서로의 지나간 연애에 대해서는 말할 필요도, 물을 필요도, 들을 필요도 없습니다. 그런데 K양 커플은 오히려 중요한 순간마다 서로 자신들의 지나간 연애를 예로 들기까지 했습니다. 그가 한 수 많은 비교와 예시의 말들은 접어두고, K양이 한 말만 보겠습니다.

 

"오빠, 정말 나 좋아하는 거 맞아?

왜 오빠가 날 안 좋아하는 것처럼 생각 하냐고?

다른 사람들이 날 좋아했을 때 보였던 행동 양식이랑 좀 달라서."

 

K양은 저 말에 대해 상대가 "좋아하는 거 맞아. 다른 사람들과는 좀 다를지 모르겠지만, 난 내 방식대로 너를 좋아하고 있는 거야. 그러니까 안심하고 날 좀 믿어줘."라는 대답을 해주길 바랐겠습니다만, 안타깝게도 그는 저 말을 들은 이후 잠수를 타고, 결국 이별을 고합니다.

 

서로의 과거 연애사에 대해선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게 가장 현명한 일입니다. 철없는 상대가 에누리 잔뜩 붙은 과거 연애사를 털어 놓으려고 하면 "오빠와 그저 알고 지낼 뿐인 다른 사람들에겐 그게 낭만적이고 흥미로운 얘기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연인에게 과거 연애에 대한 회고담을 들려주는 건 그저 상대에게 상처만 내는 일이라고 생각해. 오빠와 나는 지금 만나고 있는 거고, 우리에겐 앞으로가 더 중요하잖아. 난 우리가 만나고 있는 지금, 여기에 집중했으면 좋겠어."라는 이야기를 해서라도 봉쇄해야 하는 것이고 말입니다.

 

K양도 남자친구에게 "내 구여친은 만나고 헤어질 때면 나 피곤할까봐 대중교통 이용해서 간다고 한 적도 있는데, 넌 한 번도 그런 적이 없다. 내가 데려다 주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구여친이 날 좋아했을 때 보였던 행동과는 좀 다르다."라는 얘기를 들으면, '아, 앞으로는 내가 오빠 피곤한 것까지 생각해서 대중교통 이용해서 간다고 해야겠다.'라는 생각을 하기 보다는, 그냥 피가 거꾸로 솟을 것 같지 않으십니까? 다음 번 연애를 할 때에는 이 '이상한 겨루기'를, 애초에 시작도 하지 마시길 권합니다.

 

 

3. 이번 연애를 통해 배울 것들.

 

연애에 임하는 K양의 모습을 보면, 관심과 사랑을 분리해서 생각하는 듯 보입니다. K양은 상대를 사랑했다고 말하지만, 여기서 보기엔 상대에 대한 호감만 있었을 뿐 관심은 없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관심이란 건, 이쪽에서 그다지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 상대가 이야기 할 때 귀를 기울이는 것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냥 기계적으로 듣기만 하는 게 아니라 실제로 무슨 얘기를 하는지 집중해서 들어보는 겁니다. 전 개인적으로 토종 소나무와 리기다 소나무의 구별법에 대해 관심이 없었습니다. 구절초와 쑥부쟁이의 구별에 대해서도 관심이 없었고 말입니다. 하지만 숲해설가인 친구 H군의 이야기를 열심히 들은 결과, 지금은 동네에 있는 식물들의 이름 정도는 모두 알고 있습니다. 다른 친구들은 H군의 이야기를 듣고도 "그런 거 알아서 뭐해?"라고 넘긴 까닭에 여전히 아무 것도 모릅니다. H군이 몇 번이나 열심히 이야기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그렇게 관심을 가지고 듣다 보니 더 친해집니다. 같이 산에 가도 재미있고, 아는 게 많아지니 수목원에 가도 즐겁습니다. H군도 자신의 이야기에 집중하는 저에게 더 많은 이야기를 하려하고, 그러다 보니 자연히 더 많이 만나게 되기도 합니다.

 

제가 누군가에게 별자리 이야기를 할 때도 마찬가지 입니다.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북두칠성에서 아크투르스, 스피카로 이어지는 봄의 대곡선을 이야기 할 때 귀를 기울여 주는 사람과는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집니다.

 

"그가 화두를 제시하고 공통점을 찾으려 하긴 했습니다.

하지만 그가 좋아하는 야구 등의 일들은 제 관심사가 아니라 저는 심드렁했습니다.

서로 잘 살아가려면 관심사가 맞는 게 중요하다고들 하던데,

이렇게 관심사가 잘 안 맞았다는 것이 이별에 한 몫 한 것 같기도 합니다.

그는 클래식도 참 좋아하는 사람이었는데,

어느 날은 드라이브 할 때 들을 음악 준비해 온다고 했습니다.

그 말에 저는 '또 클래식 가져오려고 그러냐'며 핀잔을 줬고요.

저는 가요가 더 좋거든요. 근데 이게 제가 잘못한 걸까요?"

 

반대로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K양이 코코(K양의 애완견)의 이야기를 할 때, 상대가 "또 강아지 얘기야? 난 강아지 별로 안 좋아해."라고 말한다면 어떤 기분이 들지 말입니다. K양이 코코가 어제는 리모컨을 물어왔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그가 "아 근데, 우리 연극 보기로 한 거 다음 주에 예약해도 되는 건가? 이번 주에 해야 되지 않나?"라고 말한다면, K양은 대화를 하고 싶은 마음이 뚝 떨어질 것 같지 않으십니까?

 

"저는 사실 이런 걸 다 감당하고도, 그 사람 그대로 괜찮다고 생각했어요.

바쁘고 개인적이고 해도 그냥 옆에 있었으면 좋게다 싶었거든요.

그래서 결혼하면 그가 들어갈 동굴도 만들어 주자고 생각했었죠.

서재 만들어서 책 보게 해주고, 클래식 CD도 가득 채워주고…."

 

그건 사육입니다. 신혼집을 그를 위한 축사로 만들겠다는 다짐일 뿐이지 않습니까? 제가 공쥬님(여자친구)에게 감사하게 생각하는 것 중 하나는,

 

"난 됐어. 그냥 너 가서 보고 와."

 

라는 이야기를 하는 법이 없다는 점입니다. 야구를 잘 몰라도 같이 야구장에 가서 치맥을 먹으며 응원가를 따라 부릅니다. 추운 겨울, 가로등 하나 없는 외지로 별을 보러 가자고 해도 같이 갑니다. 공쥬님은 사실 강아지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습니다만, 지금은 간디(애완견)를 사람처럼 생각하며 저보다 더 예뻐해 주고 있습니다. 또 순댓국도 못 먹을 정도로 가리는 음식이 좀 있었습니다만, 지금은 내장탕도 같이 잘 먹습니다. 그렇게 오랜 기간 사귀면서 우리는 참 많이 닮은 것 같습니다.

 

K양도 다음 번 연애를 하면서부터는 상대와 닮아 가시길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야구를 보러 가자는 상대의 말에 "난 야구 잘 몰라. 그냥 친구들이랑 보고 와."라고 말하는 건 닮아갈 수 있는 기회를 발로 차 버리는 것과 같습니다. 같이 가서 야구에 대해 물어보고 설명 듣고, 또 응원가도 부르고, 마음이 동하면 해당 야구팀 유니폼으로 커플티도 하는 것. 저는 그게 연애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게 정말 서로에게 맞춰가는 모습이라고도 생각합니다. K양처럼, 서운함과 섭섭함이 잔뜩 있으면서도 그냥 '이해하는 척' 하며 넘어가는 건, 맞춰가는 게 아니라 상대를 기만하는 것일 뿐입니다. 

 

 

마지막으로 하나 더 부탁하고 싶은 것은, 별 생각 없이 농담을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K양은 별 생각 없이 농담을 하곤 하는데, 그게 상대의 기분을 상하게 할 때가 많습니다. 그러면 K양은 또 "화났어?"같은 이야기를 하며 갑자기 작아지곤 합니다. K양 자신도 이걸 잘 알고 있는 듯하긴 합니다.

 

"저는 스스로보다 타인에게 맞추면서 속 앓는 스타일입니다."

 

라는 이야기를 하니 말입니다. 이건 상대와 친해지더라도 약간의 긴장을 늘 유지한다면 해결될 문제인 것 같습니다. K양의 농담에는 뼈가 들어 있습니다. 그래서 K양의 농담을 들은 상대는 자연히 '얘가 지금까지 이렇게 생각해 왔다는 건가? 이게 진심이고 지금까지 보인 모습은 가식이었나?'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때문에 혼란에 빠지게 되는데, 이럴 때 K양은 자신이 뭔가 잘못했음을 직감하고 상대의 기분이 상한 건 아닌지 계속 확인하려 합니다. 상대가 기분을 풀 때까지 바짝 엎드려서는 사과도 하고 말입니다.

 

더불어 '상대가 대답할 수 없는 질문'도 하지 마시길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오빤 나한테 불만 없어?", "오빠 나 좋아해?", "오빤 나 왜 좋아해?", "오빠에게 난 어떤 존재야?"같은 질문 같은 건 할 필요가 없습니다. 불만이 가득하며 K양을 좋아하지 않는 거라면, 그건 상대의 행동에서 드러날 것입니다. 정말 그런 거라면 K양에게 만나자는 얘기도 하지 않을 것이고, 연락도 하지 않을 테니 말입니다. 그러니 데이트 잘 하고 있는 와중에 저런 질문을 해서 부담감과 의무감만 늘게 하지 마시고, 만났을 때에는 재미있게 노시길 권합니다. 맛있는 거 잘 먹고 "오늘 정말 즐거웠어! 고마워."하며 들어가면 되는 걸 가지고, 차 타고 들어가며 "오빠 나 좋아하는 거 맞아?"라고 물어 엎지르진 마시길 바랍니다. 심문이 아니라 신뢰해야 하는 겁니다.

 

+ 그간 매뉴얼 배웅글로 별똥별 보라는 얘기를 왜 자꾸 하냐고 묻는 분들이 있는데, 눈치가 빠른 대원 분들은 벌써 별똥별 데이트 약속을 잡았습니다. 별똥별은 해가 진 이후에 불빛이 없는 곳에서 봐야 합니다. 한 대원 분은 심남이에게 "부탁할 게 있다. 별똥별 보고 싶은데 무서워서 혼자는 못 갈 것 같다. 같이 가주면 안 되냐. 원하는 대로 사례하겠다."라는 말로 약속을 잡았고, 오늘 저녁 별똥별을 보러 갈 것입니다.(원래 6일 밤이 피크기인 한데, 기상예보가 좋지 않습니다. 그리고 별똥별은 딱 그 때만 떨어지는 게 아니라 전후로 떨어지니 오늘도 볼 수 있습니다.) 잊지 마세요. 기회는 잡는 사람이 임자입니다.

 

 

▲ 어린이날 선물로 천체망원경을 받아 기뻐하는 중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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