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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얘기50

결혼 얘기도 없고, 멋대로만 결정하는 남친 '구피'라는 물고기는 한 달에 한 번 새끼를 낳는다. 난 EMB라는 구피를 네 마리를 키우고 있는데, 네 마리였던 구피가 지금은 80마리로 늘어났다. 3일 내로 출산할 것 같은 구피 암컷이 한 마리 더 있는데, 녀석은 지난 번 47마리를 낳았으니, 이번엔 50마리 이상 낳을 것 같다. 그럼 130마리가 된다. 그 녀석들을 먹이느라 허리가 휘고 있다. 치어들은 입이 작은 까닭에 작은 먹이를 줘야 하는데, 그 중에서도 '브라인 쉬림프'라는 바다새우를 부화시켜 먹이는 게 제일 좋다고 해서 그걸 또 부화시키고 있다. 천일염을 사다가 물에 타 염도를 31%정도로 맞추고, 24시간 에어레이션을 해주면 물벼룩 같은 치비들이 태어난다. 그런데 거기엔 녀석들이 벗어 놓은 알껍질이 함께 있으니, 그걸 밀도 차이를 이용해서.. 2015. 7. 24.
부모님의 반대를 극복하지 못한 남친, 속사정은? 채만식의 소설 에 아래와 같은 문장이 나옵니다. 인테리…인테리 중에도 아무런 손끝의 기술이 없이 대학이나 전문학교의 졸업증서 한장을 또는 조그마한 보통 상식을 가진 직업 없는 인테리…해마다 천여명씩 늘어가는 인테리…뱀을 본 것은 이들 인테리다. 부르죠아지의 모든 기관이 포화상태가 되어 더 수효가 아니 느니 그들은 결국 꾀임을 받아 나무에 올라갔다가 흔들리우는 셈이다. 개밥의 도토리다. 인테리가 아니었으면 차라리…노동자가 되었을 것인데 인테리인지라 그 속에는 들어갔다가도 도로 달아나오는 것이 99프로다. 그 나머지는 모두 어깨가 축 처진 무직 인테리요 무기력한 문화 예비군 속에서 푸른 한숨만 쉬는 초상집의 주인 없는 개들이다. 레디메이드(ready-made) 인생이다. 필터링 없이 쏟아내는 말들이 참 찰지.. 2015. 5. 4.
크리스마스에 약속 있다는 남친 외 2편 크리스마스에 약속 있다는 남친 외 2편 이번 주에는 이틀을 쉬었더니 사연이 많이 밀렸다. 사연 보내신 분들을 괴롭게 하려고 일부러 미룬 건 아니고, 새로 시작하는 것들에 시간을 들이다 보니 글을 올릴 시간이 없었다. 게다가 우리 동네에선 이제 내가 피우는 담배를 파는 곳이 멸종한 까닭에, 담배를 사려면 두 블록 떨어진-인적이 드문- 편의점으로 가야 한다. 거기서도 지난주까지는 두 갑씩 팔았지만, 이제 일인 한 갑만 파는 까닭에 매일 수행하는 마음으로 언 길을 걸어 그곳에 들러야 한다. 내가 피우는 담배를 궁금해 하는 사람은 없겠지만, 난 군대에서 보급으로 나왔던 '디스'를 피운다. 독한 까닭에 사회에선 할머니 할아버지들께서 주로 찾으시는 담배인데, 이 할머니 할아버지분들과의 선점경쟁에서 지고 말았다. 어.. 2014. 12. 19.
결혼얘기 나오자 헤어진 연상연하 커플 결혼얘기 나오자 헤어진 연상연하 커플 사연을 잘못 골랐다. 오늘은 금요일이라 금요사연모음을 써야 하는 날인데, 이 사연으로 매뉴얼을 쓰다 보니 도저히 한 꼭지로만으론 해결할 수 없었다. 그래서 여러 사연을 다루는 대신 이 사연에 나타난 세 가지 문제를 다룰 예정이니, 이 부분에 대한 양해를 먼저 구한다. 사연을 보낸 손하씨에게는, "이건 단순히 '결혼얘기'가 나와서 벌어진 이별이 아닙니다. 결혼얘기는 표면적으로 드러나 보이는 이별사유일 뿐, 실제로는 연애에 임하는 손하씨의 부적절한 태도가 문제였습니다." 라는 이야기를 먼저 해주고 싶다. 그 '부적절한 태도'가 무엇이었는지 아래에서 자세히 살펴보자. 1. 남친은 '고마운 사람', 손하씨는 '바라는 사람'. 이게 둘의 이별을 부른 가장 결정적인 문제다. 남.. 2014. 11.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