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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생활과여행/물고기가좋다25

오렌지 클라키(애완가재) 오남매 집에서 키우기 키우던 베타(물고기)가 무지개다리를 건넌 후, 어항엔 아무 생물도 없었지만 계속 여과기를 돌려 물을 순환시키고 있었다. 우리 집에 와 장식용 수석과 물밖에 없는 그 어항을 바라본 사람들은 하나같이 이런 질문을 했다. "여기엔 뭐가 살고 있나요?" 뭐가 살긴, 아무 것도 없지. 하지만 그들은 항상 기대감 가득한 눈빛으로 물었기에 뭔가가 살고 있다는 대답을 해 줘야 했다. "플라나리아라고 아시나요? 편형동물에 속하는 녀석인데, 그 녀석이 살고 있습니다." "아주 작은 관찰용 물벼룩이 살고 있습니다." "마음이 착한 사람들에게만 보이는 물고기인데, 안 보이시나 보군요..." 내 얘기를 들은 그들은 "오, 진짜 여기 뭔가 작은 게 움직이는 거 같아요." 라거나 "방금 저 돌 틈에서 뭔가 나왔다 들어간 것 같아요.. 2010. 12. 22.
물고기를 잡으러 다니며 만난 사람들 2부 지난 주말, 할머니댁에 갔을 때 할머니께서 그러셨다. "집에 벌걱지 아직도 키와?" 평안남도가 고향이신 할머니께선 '벌레'를 '벌걱지'라고 하신 거였고, 여기서 그 '벌레'는 '사슴벌레'를 말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전에 우리 집에 오셨다가 사슴벌레를 키우는 모습을 보시곤 일종의 '컬쳐쇼크'를 받으셨던 것이다. 무언가를 키운다는 것이 다른 사람에겐 이상하게 보일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처음으로 들었다. 내 주변엔 "나이트 갈래, 밤낚시 갈래?"라는 물음에 당연히 "밤낚시"라고 답하는 친구들이 많았고, 나 역시 밤낚시가 우선인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으므로, 그간 한 번도 사슴벌레를 키우거나 물고기를 키우는 일이 이상하다고 생각해 본 적 없었다. 그러니까, 일기는 일기장에 써야 하는데 2부를 시작.. 2010. 12. 20.
물고기를 잡으러 다니며 만난 사람들 1부 반가운 녀석들! 과거 어항 사진을 선별하고 편집하며 내내 즐거웠다. 급류에 떠내려간 줄 알았던 청춘의 실마리를 발견한 느낌이다. "내 청춘은 왜 피기도 전에 지는 거냐! 다 어디갔냐!" 라고 불평하는 분들이 있다면, 오랜 기간 정리를 하지 않은 서랍이나 축적을 방치해 두었던 컴퓨터의 '받은 파일'폴더, 과거 핸드폰의 사진앨범, 뭐가 들었는지 잘 생각나지 않는 책장 위의 박스, 이제는 사용하지 않는 과거의 메일계정 등을 들여다보길 권한다. 별 의미 없이 두꺼운 전화번호부 같은 그곳들에서 '열정의 순간'이나 '즐거움의 기록'등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각설하고, 지난 이야기 [우리 동네에는 어떤 물고기가 살까?]의 후속편, 바로 출발해 보자. ▲ '내 책상 위의 물탱크'라는 슬로건으로 시작된 어항. 버들붕어.. 2010. 12. 16.
우리 동네에는 어떤 물고기가 살까? 물놀이 가기 좋은 날씨다. 노멀로그 독자들은 "연애매뉴얼이 아니라 물고기 얘긴가요?"라고 할 지 모르지만, 물고기 얘기나 연애 얘기나 그게 그거다. 물고기를 찾아다니는 것 역시 한 번 꽂히면, 벗어날 수 없다. 다다음 물고기 이야기 쯤에서 등장하겠지만, 난 요즘 새로운 물고기를 키우고 있다. 그런데 수컷이 짝짓기 할 생각을 하지 않아 답답하다. 말이 통하는 것도 아니고, 강제로 시킬 수도 없으니 인터넷을 돌아다니며 정보를 구하길 벌써 사흘 째다. 연애를 막 시작했을 때도 이런 기분 아닌가. 수학문제 같으면 공부를 해서라도 풀어보겠는데, 이건 노력한다고 되는 일도 아니고, 누구에게 부탁한다고 해결되는 일도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평소 신경도 쓰지 않았을 '우리 동네 민물고기'에 대.. 2010. 6.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