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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매뉴얼(연재중)701

여자친구를 만들고 싶지만, 준비가 안 되었단 생각이 듭니다. 연애를 하고 싶지만 자신은 아직 준비가 안 된 것 같다고 생각하는 건, 외국인과 영어로 유창하게 대화하고 싶은데 자신은 아직 준비가 안 된 것 같다고 생각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단어, 문법, 발음 등을 완벽히 마스터한 후 대화를 시도해보겠다고 하는 거랄까요. 그렇게 말하며 영어를 익히겠다면서 오롯이 집중할 수 있는 산속으로 공부하러 들어가는 모습이, 연애할 준비가 안 된 것 같다면서 연애 이외의 것들만 열심히 준비하는 G씨의 모습과 같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전 G씨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대원들을 종종 봅니다. 그들의 특징은 -매사에 진지하며 고지식함. -자신에게 매우 엄격한 기준을 들이댐. -내게 없는 걸 가진 다른 사람을 보면 곧장 비교함. -조금이라도 부정적인 일이 벌어지면, 자신의 탓이라고 생각함.. 2018. 10. 6.
장기 미취업자인 남친과의 연애, 너무 힘든데 어쩌죠? 제가 이 사연을 읽으며 놀랐던 건, 남친이 오랫동안 백수로 지냈음에도 불구하고 데이트비용을 많이 부담하고 있으며, 보통의 연인들이 하는 데이트도 두 사람이 문제없이 해왔다는 점입니다. 때문에 그의 입장에서 보자면, K양의 불평에 대해 “내가 취업 못 하고 있었던 건 맞아. 그런데 내가 너한테 못 해준 게 뭐가 있냐. 사귀는 동안 돈 쓰며 데이트한 것만 따지자면 남부럽지 않게 했잖아.” 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을 수도 있습니다. 따져 보면, 둘 사이엔 남친의 미취업으로 인해 보이지 않는 미래에 대한 불안이 있긴 했지만, 그 와중에도 큰 모자람 없이 즐길 수 있는 건 즐겼으니 말입니다. 악순환이 반복된 것 같습니다. K양의 남친은 자신이 미취업 상태이다 보니, 형편에 따라 좀 긴축해야 할 것들에서도 오히려 호.. 2018. 10. 4.
오랫동안 잘 사귀었는데, 결혼 앞두고 헤어진 이유는? 많은 커플이, 결혼을 앞두고 상대를 개조하려 하다 끝장나곤 한다. 특히 여성대원들이 -날 정말 좋아하는 거라면, 내 요구에 귀 기울이고 노력해야 한다. 라는 생각으로 상대를 갈구고 고문하곤 하는데, 이번 사연의 주인공인 C양 역시 그와 비슷한 행동을 하다 관계의 뿌리까지 뽑아버렸다고 할 수 있겠다. 헤어진 지금도 C양은 -날 이제 안 좋아하는 거냐. 정말 그런 거라면, 나도 마음 정리하고 다른 사람 만나겠다. 라는 이야기만 반복하고 있는데, 그런 태도는 상대로 하여금 남아 있던 작은 정까지도 떨어지게 만들며, C양과 끝내기로 한 게 잘한 선택이라는 확신을 더해줄 뿐이다. 지금 C양이 해야 하는 건 좋아함, 사랑, 싫어짐, 뭐 그런 형태 없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눈에 보이고 피부에 와닿았던 것들에.. 2018. 10. 2.
욱하며 다혈질인 남친, 제가 참았어야 하나요? E양은 내게 “남친의 욱하며 다혈질인 성격이 이상한 건가요, 아니면 제가 못 참은 건가요?” 라고 물었는데, 이건 꼭 둘 중 하나에게만 문제가 있어서 벌어진 일이라 보기 힘들다. 누가 더 이상한 거냐고 묻는다면 난 당연히 ‘다른 사람을 만나 연애해도 반드시 또 문제가 될 부분들’이 많은 남친이 더 이상하다고 답하겠지만, 그렇다고 이게 100% 그의 잘못이라고 하긴 어렵다. 빙빙 돌리지 않고 바로 말하자면, E양에게는 화를 부르는 -기대가 너무 큰 나머지 서운함도 큼. -그냥 넘어가 주는 일이 거의 없음. -상대가 사과해도, 양보 없이 끝장토론을 함. -반대로 상대에겐 ‘그것도 이해 못 해주냐’는 뉘앙스로 말함. 등의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 매뉴얼에서도 말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관계의 뿌리가 흔.. 2018. 9.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