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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매뉴얼(연재중)/천오백자연애상담114

그녀의 연락처까지는 알아냈는데, 철벽을 치는 것 같아요. 사연 읽다가 계속 턱턱 걸려서 내가 이것부터 딱 말해줌. 주형씨, ‘내가’를 높여 쓰려면 ‘제가’라고 쓰는 게 맞아. ‘내’의 높임말을 ‘재’로 알고 있는 것 같은데, ‘저’라고 생각해야 해. ‘제가’가 맞는 거야. 꼭 맞는 그 자리라는 말도 ‘재자리’가 아니라 ‘제자리’가 맞아. ‘ㅐ’에 대한 특별한 애착이 있어서 자꾸 ‘ㅔ’를 ‘ㅐ’로 쓰는 게 아니라면, ‘ㅔ’를 쓰는 것에 막 자존심이 상하고 너무 싫은 게 아니라면, 이건 고치는 게 좋을 것 같아. 여하튼 그건 그렇고 연애에 대한 얘기를 해보자면, 가장 큰 문제는 주형씨가 ‘금사빠’라는 거야. 주형씨는 이성이 주형씨의 얘기에 웃어주면 ‘내 얘기에 웃었어. 나한테 호감이 있다는 건가? 이제 내가 고백해서 사귀기만 하면 되는 거?’ 하는 생각을 하는 것.. 2017. 2. 28.
겁 많고 소심한 모태솔로남입니다. 전 뭘 어떡해야 하죠? 그간 이성과의 교류라는 것 자체가 없다가 난생 처음으로 여자사람과 단둘이 만나게 되었을 때, 헛소리 따위를 하게 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내 경우를 생각해 보면, 무슨 얘기를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라 긴 침묵을 지키고 있다가, “이거 내 옷 중에 제일 좋은 옷이야. 다른 옷은 그냥 막 입는 옷들이야.” 라는 이야기를 하곤 다시 또 긴 침묵을 지켰던 것 같다. 그녀 입장에서 보면 뜬금없이 ‘옷 없음 고백’을 해온 것일 텐데, 여하튼 난 저걸 나만의 흑역사라고 생각하며 살다가, 많은 시간이 지나 연애사연을 받기 시작하며 이십대가 되어서도 ‘옷 없음 고백’의 흑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는 남성대원들이 많다는 것을 보곤 동지애를 느끼기도 했다. 상대가 하는 다른 남자 얘기에 민감하게 반응한다거나, 상대가 좋아한다.. 2017. 2. 27.
가난한 남친, 그의 리드를 안 따랐다가 헤어졌어요. 결혼까지 생각하며 만나는 이십대 후반이라면, - ‘나중에’ 뭘 어떻게 하고 싶다. 라는 이야기만 하기 보다는 - ‘현재’ 뭘 어떻게 할 수 있는가. 라는 것에 대해서도 이야기 할 수 있어야 한다. 결혼은 현실인 까닭에, 서로 모아놓은 돈이 얼마쯤 되고, 집에서는 어느 정도 도움을 받을 수 있으며, 앞으로 뭘 하며 어떻게 먹고 살지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야 한다. 이런 것 없이 “방 구해서 얼마쯤 같이 지내다가 결혼하자.” 라는 이야기를 하는 건 본인의 희망사항을 늘어놓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N양의 경우, 남친이 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하긴 했지만 객관적으로 봤을 때 그의 환경이나 상황이 결혼할 수 없는 조건이었기에 계속 고민을 하게 되었던 것 같다. 그의 가정형편이 어려운 건 그가 잘못한 게 .. 2017. 2. 25.
성관계에 대한 남친의 불만. 결국 헤어졌습니다. S양의 입장도 이해가 가고, 남친의 입장도 이해가 간다. 물론 난 S양이 작성한 사연을 읽은 까닭에 S양 쪽으로 좀 더 마음이 기울기는 하지만, 내가 S양 남친의 입장에 있었다면 무슨 수를 쓰든 ‘S양이 정한 테두리’ 안에서만 뭔가를 할 수 있다는 것에 분명 답답함을 느끼긴 했을 것 같다. 난 사실 S양이 보낸 사연의 제목만 보곤, 이게 ‘혼전순결’과 관련된 사연일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열어보니 그런 건 아니었고, 남친을 신뢰하기 어려운 문제와 더불어 그 밖의 몇몇 이유들로 S양이 ‘한 달에 한 번’ 정도로 혼자 정해놓은 원칙을 지키다가 벌어진 갈등이었다. S양은 그와 사귀기 이전 그가 다른 사람과 두 번 연애하는 것을 보았고, 그 중 한 번에 대해서는 그가 짧게 만나본 거라며 ‘연애’로 카운팅 하지 .. 2017. 2.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