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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매뉴얼(연재완료)/솔로부대탈출매뉴얼(시즌2)

여자의 변덕에 대처하는 3가지 방법

by 무한 2010. 9. 5.
여자의 기분을 바꾸는 것은 여러 가지가 있다. 날씨, 온도, 습도, 옷, 바람, 도로상황, 소지품, 보도블럭, 구두, 치질(응?) 등등, 아침에 한 화장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기분이 상할 수 있는 것이 여자다. 바쁘면 다음에 보자고 얘기를 하길래, 그럼 다음에 보자고 했더니, "창식씨는 저한테 관심이 없나 보군요."라는 얘기로 뒤통수를 치는 상황. 비폭력 주의자 간디도 참지 못하고 주먹으로 벽을 칠 만한 일들이 벌어질 수 있단 얘기다.

상대가 선덕여왕인 줄 알고 다가갔더니 변덕여왕이었다는 솔로부대원의 사연부터, "도대체 제 여자친구가 바라는 건 뭘까요?"라고 비명처럼 사연을 보내는 커플부대원들까지 여자의 변덕 앞에서 고민 중인 남자대원들을 위해 이번 매뉴얼에서는 변덕에 대처할 수 있는 현명한 방법을 살펴볼까 한다.

매뉴얼을 시작하기 전에, 한 달에 한 번 달의 영향을 받아 부릴 수 있는 여자의 변덕에 대해서는 "너 오늘 이상해.""도대체 왜 그래?"라고 말하기보다, 집에 들어가서 쉴 수 있도록 배려하는 편이 좋다는 걸 알리며, 자, 오늘도 달려보자.


1. 모르는 건 가르쳐달라고 부탁하자.


직각삼각형에서 직각을 낀 두 변의 길이를 각각 a, b라 하고, 빗변의 길이를 c라 했을 때, a²+b²=c² 라는 정리를 한 피타고라스도 "오빤 내가 왜 화났는지 몰라?"라는 물음에는 땅바닥에 동그라미만 그렸을 것이다. 화성에 탐사선을 보내고 태양계 밖 외부행성들을 연구하는 NASA의 직원들도 "정말 내가 왜 화났는지 모르냐구!"라는 말에는 정신이 안드로메다에 가 있는 기분을 느낄 것이고 말이다.

이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 애쓰는 것은 마치 '원주율'의 끝을 보려는 행동과 같기에, 미리 '예측'하거나 '짐작'해서 행동하는 것은 상대의 화만 돋울 뿐이다. 운이 좋아 당신이 그 '화난 이유'를 맞추더라도, "알면서 그래?"라는 두 번째 질문을 부를 뿐이니, 답을 구하는 건 일단 포기하자.

그렇다고 '몰라'라고 이야기 하는 것도 결코 좋은 방법이 아니다. 당신의 그 대답에 상대는 "정말 너무 한다."라거나 "됐어. 나 집에 갈래."라는 이야기를 할 테니 말이다.

"그럼 도대체 어떻게 하라는 겁니까?"

당신이 지금 애써 그녀의 기분을 풀려는 이유는 무엇인가? 당연히 이 관계를 유지하고 싶고 이런 일로 싸우는 것이 아니라 '행복한 연애'라고 할 수 있는 즐거움을 누리기 위해서 아닌가. 우선, 당신이 추구하고 있는 그 '답'부터 상대에게 전하자.

"난 우리가 이런 문제로 싸우지 않았으면 좋겠고, 그건 너도 마찬가지일 거라고 생각해. 내 실수나 잘못 때문에 지금 이런 이야기를 하게 되었지만, 내가 잘못한 부분들을 지금 너에게 말하고 사과한다고 해서 지금 느끼고 있는 너의 기분이 확 바뀌지는 않을 거야. 내가 그 잘못을 계속 한다면 그러지 않도록 '약속'을 정하는 것은 어떨까? 그리고 나도 우리가 웃으면서 즐거운 연애를 할 수 있기를 바라니까, 내가 잘 모르는 부분들은 네가 알려줬으면 좋겠어. 내가 잘 할 수 있게 가르쳐줘."


이렇게 이야기 하는데도 상대가 "그래서 내가 왜 화났는지 안다는 거야, 모른다는 거야?" 라고 묻는다면 그 연애에 대해서는 다시 한 번 진지하게 생각해 보길 권한다. 호전적인 성격으로 변덕만 부리며 갈등의 상황에서 이기고 지는 것에만 관심이 있는 사람들도 있으니 말이다.

위의 멘트를 사용하면, 당신은 그녀에게 친절한 '사랑설명서'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답답함이 목을 조르던 상황에서 해방될 수도 있을 거고 말이다. 단, 그녀에게 들은 '사랑설명서'의 내용은 반드시 기억하고 최선을 다해 지킬 수 있도록 하자. 위기때만 순간의 기지로 상황을 넘기고 늘 같은 잘못을 반복한다면, 당신에게 '구제불능'의 낙인이 찍힐 수 있으니 말이다. "좀 있다가 전화할게."라고 얘기했으면, 좀 있다가 전화를 하란 얘기다.


2. 외부에서 유입된 문제는 외부로 보내자.


갈피를 잡을 수 없는 변덕을 부리는 여성의 경우, 대부분 '팔랑귀'증상을 함께 보유하고 있다. 누군가 연애나 일상에 대해 부정적인 이야기를 하면, 그 이야기가 신경 쓰여 혼자만의 상상을 증폭시키는 모습을 보인다. 전에 매뉴얼에 다뤘던 '궁합' 부분을 예로 들어보자. 재미삼아 본 궁합에서 '남자보다 여자가 더 많이 사랑하는 사이'라는 결과를 받아보고 허숙희양은 아노미상태에 빠졌다. 지금까지는 누가 더 좋아하고 누가 더 사랑하고 하는 것에 대해 아무 관심이 없었지만, 궁합의 결과를 받아 들고는 다시 둘의 사이를 점검하기 시작했다.

노란색 안경을 쓰면 세상이 노랗게 보이는 법 아닌가. 숙희양이 '남자보다 여자가 더 많이 사랑하는 사이'라는 안경을 쓰고 둘의 사이를 돌아보자, 여기저기서 그 말을 뒷받침 해줄 많은 물증이 드러났다. 남자친구가 친한 동성친구들과는 밤늦게까지 얘기하고 놀면서 자신을 만나면 '피곤해'를 달고 있었던 점이나, 항상 문자를 먼저 보내는 것은 숙희양 쪽이라는 것, 이런 부분들을 발견하고 나니 '그래, 창식이는 나를 사랑하지 않을 지도 몰라.'라는 생각이 들었다. 만나서 밥을 먹어도 즐겁지 않았고, 갑자기 왜 그러냐며 창식씨가 애교를 부려 봐도 웃을 수 없었다. 숙희양은 전에 둘이 함께 놀러가기로 한 것에 대해서도 '다음에 하자.'라며 미뤘다. 창식씨가 "도대체 왜 그래? 내가 뭐 잘못한 거 있어?"라며 항의했지만, 숙희양은 "아니야. 됐어."라는 대답만 할 뿐이었다.

꼭 궁합이 아니더라도 친구들의 조언, 책에서 본 어느 글귀, 다른 사람의 이별 얘기 등등 여러 가지 요소들이 둘을 위협하는 '외부요인'이 된다. 이렇게 외부에서 유입된 문제들이 둘의 갈등을 만들 땐, 그 문제를 붙잡고 둘이 해결하려 하지 말고 다시 외부로 보내야 한다. "궁합을 믿어? 그것 때문에 너 계속 이러는 거야?"라거나 "진짜 어이없다. 넌 친구가 죽으라면 죽을 거야?" 라며 서로의 '다른 점'을 지적하지 말고, 당신이 그런 '외부요인'에서 어떻게 벗어나는 지, 그리고 그것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 지를 화내지 말고 상대에게 설명해 주란 얘기다.


3. 상대에 대해 예상하거나 단정 짓지 말자.


상대가 내 맘 같지 않다고 무조건 상대를 '변덕여왕'으로 묘사하거나 '어장관리'한다고 얘기하진 말자. 솔로부대 남성대원들이 이런 사연들을 많이 보내는데, 결과만 놓고 보자면 그 이야기에 나온 여자가 정말 이상한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갈피를 잡을 수 없이 행동하는 듯 보이지만, 그 이야기 속에는 그녀가 그런 모습을 보이게 된 '이유'가 들어있다.

"같이 밥도 먹고, 영화도 보고 잘 되가는 듯싶었죠.
이번 여름휴가도 서로 맞았기에 계곡도 당일치기로 다녀오고..
그때까지만 해도 거의 다 넘어 왔다고 생각했거든요.
근데 휴가 이후로 연락도 잘 받지 않고..
만나자고 얘기해도 계속 핑계 대면서 피하고..
이거 완전히 어장관리 아닌가요?
뭐라고 답이라도 줬으면 좋겠는데..
대답도 계속 미루더니.. 어제서야..
"우리 이제 연락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라고..
참나.. 사람 가지고 노는 것도 아니고..
사람 마음 가지고 장난치지 말라고 문자 보내고 저도 마음 접었어요. 
이런 이상한 여자들에 대해서도 글 좀 써주세요.
저처럼 당하는 남자들이 없도록요."



내 메일함으로 '사연연재'를 하고 계신 남자분의 이야기다. '변덕'으로만 따지면 이 남자분도 만만치 않다. 저 메일을 보낸 다음 날 "그래도 계속 생각나는데, 다시 다가갈 방법이 없을까요?"라고 메일을 보내고, 그 다음날은 "회사 앞에서 기다렸다가 마주쳤는데, 모르는 척 하고 가더군요. 어떻게 사람이 이렇게 변하죠?"라는 메일, 그리고 또 그 다음날은 "싫으면 싫다는 대답이라도 듣고 싶은데 여전히 아무 말도 없네요..."라는 메일을 보내셨다.

위의 이야기만 들으면 여자분이 '변덕'을 부린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후에 이어진 사연들에서 털어 놓은 '원인제공'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 오히려 여자분이 참 오래 참았다(응?)는 생각이 든다. 같이 법을 먹고 난 이후로 이 남자분의 '구애'는 시작되었다. 호감이 있는데, 남자친구로 자길 어떻게 생각 하냐고 물었고, 여자는 아직 잘 모르겠다고 대답했다. 같이 영화를 본 날엔 손을 잡으려 시도하자 여자분이 피했다. 계곡을 같이 다녀온 것은 둘만 간 게 아니고 동호회 사람들과 어울려 간 것이었다. 그리고 그 날 여자분을 집까지 데려다 준다며 자신의 차에 태웠고, 그 차 안에서는 또 스킨십을 시도했다.

어장관리를 할 나쁜 마음으로 만나는 사람도 있겠지만, 내게 도착하는 대부분의 사연은 이렇듯 그 '원인'이 분명하다. 스스로를 비련의 주인공으로 이야기 하지 전에, 상대가 그런 행동을 하도록 만든 일이 없나 살펴보자. 애원하거나 닦달하거나 상대에겐 불쾌하게 느껴질 수 있는 이야기나 행동을 하지 않았는지 말이다. 이런 '돌아봄'의 시간을 가지지 않고 혼자 '다음 이야기'만 생각하고 있다면, 잘못된 데이터를 넣어 만든 '예측'이 될 테니, '나에게 이러이러한 기분이 드니까, 상대도 이러이러한 기분이 들겠지'라는 추측부터 내려놓자. 현재 상황에만 모든 초점을 맞추어 "결과만 딱 말해."라고 상대를 다그치지도 말고 말이다.


그냥 마음 맞고 잘 통하면 사귀게 되고, 그렇게 지내는 것이 연애인줄 알았는데 뭐 이리 복잡하고 생각할 것이 많냐고 할 지 모르겠다. 둘 사이에 스파크가 튀어 연애를 시작하는 것은 헬스클럽에 등록하는 것만큼 간단한 일일 수 있다. 가서 이름, 전화번호, 주소를 대고 회비를 내면 회원이 되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헬스클럽에 출석도장을 찍는 것만으로 몸짱이 되는 것이 아니라 기구를 이용해 몸을 움직여야 하고, 이것 저것 들었다 놨다 해야 원하는 근육을 발달시킬 수 있는 것 처럼 연애에도 노력이 필요하다. 오죽하면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책 <성경>에서도 사랑에 대해 이야기 하며 "사랑은 언제나 오래참고"로 시작하겠는가.

변덕에 대처하는 가장 현명한 방법은, 당신이 지금보다 큰 마음을 가지는 것이다. 손바닥 만한 마음엔 누군가 돌멩이 하나만 던져도 요동치며 파문이 일지만, 바다만한 마음이 된다면 그 돌멩이도 품을 수 있는 여유가 생길 테니 말이다. 이게 가장 단순한 '원리'이며, 이 원리만 잘 이해한다면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은 수 만 가지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아무리 애를 써도 속을 보여주지 않고 뾰로퉁한 모습을 보이는 상대에겐 사랑의 '햇볕정책'을 쓰자.





▲ 무슨 억한 심정으로 글만 읽고 그냥 가십니까, 추천은 무료입니다. 아끼다 뭐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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