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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멀로그 누적방문자 800만명에 즈음하여

by 무한 2009. 11. 19.
또 다시 결산(응?)의 시간이 돌아왔군요. 어제 저녁에 아나운서가 눈이 많이 내리니 빙판길을 조심하라고 상콤하게 얘기하던데, 여기(경기도 일산)는 그냥 대책없이 춥기만 합니다. 다들 계신 곳에는 눈 소식좀 있는지요?

11월에는 오프라인 노멀팅과 뮤지컬팅등 다양한 오프라인 행사를 진행하느라 정신 차릴 틈도 없이 바쁘게 지내는 것 같습니다는 훼이크고, 아이리스도 첫 화부터 다 챙겨서 보고 뉴스에 낚여 인터넷 세상을 마음껏 돌아다니는 등 잉여의 삶을 살고 있습니다. 어차피 우리 2083년이면 여기서 볼 수 없을텐데 잉여가 어딨겠습니까마는, 게을러집니다. 마음속에서는 쿵쾅쿵쾅 거리는데 밑도 끝도 없이 여유롭습니다. 개인적으로 준비하는 소설에 손을 대야 하는데 손이 안갑니다. 참 이상한 일이죠? 몇 주간 공휴일 같은 기분이 마음에 가득 차 있습니다. 그래서 그냥 이 여유로움을 즐기고 있습니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들만 화이트보드에 큼직하게 썰어 적어둡니다.

이번 글에서 한 가지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은, 위에서 말한 개인적인 심리변화가 아니라 오프라인에서 진행되는 '노멀팅'이나 '뮤지컬팅'등에 대한 것 입니다. 추후 행사에 대한 협찬 문의도 들어오고 있는 이 시점에 앞으로도 원활한 진행을 위해서는 미리 밝혀두는 것이 낫다는 생각입니다.

1. 오프라인 모임 지원 협찬사에서 절대 돈을 받지 않습니다.

왜 이런 오해들을 하시는지 모르겠으나, 이번 펜션이나 바베큐 협찬, 그리고 뮤지컬 협찬을 받으며 저에게 돌아오는 수익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이나 쇼핑몰 등에서 돈을 받는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오프라인 모임의 목적은 '작가 수익 독자 환원' 이라는 슬로건과 '솔로들, 혹은 독자들의 인연맺기' 라는 주제를 가지고 있는 까닭에 저에게 돌아오는 수익은 없습니다. 펜션을 협찬받았다고 제가 가서 자는 것도 아니고, 바베큐 펜션세트 20인분을 협찬받지만 전 돼지껍데기도 구경 못합니다. 뮤지컬 역시 저는 표를 받지도 않습니다. 블로그를 알고 있는 지인들도 "야, 그런거 뭐하러 하냐? 너한테 떨어지는 것도 없는데?" 라고 물어보지만, 그냥 합니다. 돈 벌려고 하는 일이 아닙니다. 돈 벌려면 자기소개서 대필해 주는 일이 돈 벌기는 훨씬 쉽습니다. 한 사람 소개서만 대필해도 한 달 애드센스 수익 나옵니다.

회비를 걷어서 돈을 챙기려는 것 아니냐고 하시는 분도 있던데, 저는 오프라인 노멀팅과 뮤지컬팅 둘 다 참여하지 않습니다. 앞으로의 오프라인 모임에도 나갈 생각은 없습니다. 몇몇 행사에서 밥도 주고 잠도 재워주고 술도 줄테니 오라고 해도 안갑니다. 방송국에서 들어온 출연 요청들도 거절했습니다. 누가 다금바리 사준다고 해도 안갑니다. 제가 추구하는 것은 '글' 입니다. 지금은 부족하고 모자라고 형편없을지 모르겠지만 콩나물에 물 붓듯 조금씩 붓고 있습니다. 요행을 바라거나 유명세를 타고 싶은 것이 아닙니다.

'글'이 괜찮으면, 그게 독자에게 재미든 감동이든 공감이든 줄 수 있다면 또 찾고, 읽힌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이런 오해를 받는지 모르겠으나, 현재 협찬사에 걸려있는 배너중 저에게 돌아오는 '창작지원금' 형태로 배너광고를 하고 있는 것은 '세이라디오' 한 곳입니다. 도박/폭력/음란, 그리고 개인적으로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기업이나 기관의 광고가 아니라면 '노멀로그'에 배너를 달면 창작을 지원을 해준다는 제안을 거절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애드센스나 뷰애드 등 광고들을 모아서 블로그에 뿌려주는 곳 대신, 기업-블로거 간의 직접적인 연관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그것도 담배나 커피, 그리고 책값 등을 위한 것이지 부자가 되려고 하는 일은 아닙니다. 부자가 되고 싶었다면 돈이나 물건을 준다는 리뷰는 가리지 않고 쓰거나 한 사람당 꽤 많은 돈을 줄테니 하자는 '회원가입 광고'를 했겠죠.

사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으면서 왜 이런 글을 써야 하나 의문이 듭니다. 어느 분이 오해가 있으면 이야기를 해서 풀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이야기를 해 주셨는데, 그 오해를 제가 만든 것도 아니고, 늘 협찬받는 광고마다 밝혔습니다만 800만 힛 기념으로 이 글을 또 써야 하는게 조금 안타깝기도 합니다. 블로그에 올릴 글을 쓰기 위해 '화낼거리'를 찾아다니는 사람들을 보고 있는 기분이 듭니다. 뭐 눈엔 뭐만 보인다는 속담도 생각이 나고 말입니다. 

 
2. 다름은 그냥 다름으로 냅둡니다

700만 힛을 한지 보름에서 하루가 더 흘렀는데 800만 힛이 되었습니다. 숫자가 중요한 건 아니지만,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오가다 보면 호감을 가지는 사람이 느는 것 만큼이나 반감을 가지는 사람도 늘어납니다. 메일, 메신저 뭐든 연애상담을 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했지만 아직도 "내 얘기는 정말 중요한거다" 라고 도착하는 메일이 많습니다. 물론, 모두 양해를 구하고 응급실 링크를 걸어 반송합니다만, 세상엔 참 다양한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어제 발행한 '자기소개서 매뉴얼'에 대한 방명록 글도 그렇습니다. 저야 제가 알고 있거나 '노하우'라고 생각하는 부분을 전달하기 위해 매뉴얼을 연재하기로 했습니다만, 그 이야기를 보고는 "좋은 정보가 될 만한 부분이 없다."라거나 "수박 겉핥기 식으로.. 슬슬 심심할때 한번 그냥 훑어 볼 정도다" 라고 이야기 하신 분도 계십니다. 남겨주신 글 말미에 "시간과 효율을 주제로 글을 써달라"고 하셨는데, 그냥 그 글은 말씀하신 것 처럼 "심심할 때 한 번 그냥 훑어" 보시면 됩니다.

예전에 연애매뉴얼에 이런 댓글도 있었습니다. "이런거 다 알고 있는 내용이고, 시시하다. 공감이 되지도 않고 전파낭비 아닌가? 근데 상담하려면 메일을 어디로 보내야 되나?" 깜찍했습니다만, 노멀로그는 특정인을 위한 글을 작성하고 있는 곳이 아닙니다. 제 생각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의 생각과 일치한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그러기 위해 노력하지도 않습니다. 그러니 노멀로그에 있는 글들도 누군가의 생각이나 주관에 일치해야 한다는 생각은 잠시 내려두시는 것이 어떨까요? 마음대로 상상한 모양을 만들어 놓고는 "니가 이런 애인줄 몰랐어" 라고 하는 것 말고 말입니다.

IP는 바꿀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특유의 문체는 바꾸기가 참 힘듭니다. 더군다나 그게 평범한 문체가 아니라 오랫동안 자신의 말버릇이나 글을 진행하는 흐름을 유지해 왔다면, 아닌 척 애를 쓰려 해도 대부분 글에 드러나기 마련입니다.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는 심증을 솔직히 꺼내놓자면, 노멀로그에 달리는 악플은 대부분 일반인 이라기보다는 '블로거'의 댓글입니다. 이미 IP로 확인한 결과도 있습니다만, IP를 바꿨다고 해도 티가 납니다. 그러니 유치한 짓은 그만 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다음뷰에서 많은 이웃 블로거를 보유하고 계신걸로 알고 있는데 다른 곳에서도 그런 짓을 하십니까? 겉으로는 안부를 물으면서 비로그인시에는 어떻게든 상처를 내려고 발악하십니까?

개인적으로 디씨에서 잔뼈가 굵은 까닭에 우리 할아버지 욕 하는 건 참을 수 있었도 제 욕하는 건 못 참습니다만(응?) 그 시간에 책이나 한 자 더 읽읍시다. 아님 영화를 한 편 보는 것도 '상처내기' 보단 나을 것 같습니다. 그거 참 쉬운거 아닙니까? 어느 블로그든 들어가서 "변해가는 것 같아서 안타깝네요" 라거나, "글에 소재가 떨어지셨나봐요?" 또는 "슬슬 한계가 들어나시는 것 같습니다" 이런 댓글 하나씩 달면 그 블로거는 또 무너지는 것 아니겠습니까?

악플을 주셨지만, 선물을 하나 드리겠습니다. 고흐의 말입니다.


만약 마음속에서 "나는 그림에 재능이 없는 걸" 이라는 음성이 들려오면
반드시 그림을 그려야 한다. 그 소리는 당신이 그림을 그릴 때 잠잠해진다.
If you hear a voice within you say "you cannot paint,"
then by all means paint, and that voice will be silenced

-Vincent van Gogh-


외부의 비난이나 비판보다 무서운 것은 마음속에 살고 있는 비평가 입니다. 남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그냥 순간 욱 하고 말거나, 혀를 차면 그만이지만, 마음 속의 비평가는 글 쓰는 일 자체를 흔들어 놓습니다. 이 글을 보실 분도 어쨋든 글을 쓰고 계시는 입장이니, 제가 책상 앞에 붙여놓고 있는 이 글이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제가 중학생 때 형들에게 통기타를 배웠는데, 당시에 기타는 하나였고 저보다 늦게 배우기 시작한 여자아이에게 형들은 더 관심을 보였습니다. 그 기타를 차지하는 시간도 여자아이가 훨씬 길어졌고 말입니다. 그게 참 질투가 났습니다. 그래서 손이 아파 기타를 못 치면서도 양보하지 않으려고 기타를 잡고 있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그래서 많이 늘었냐면, 아직도 간단한 코드밖에는 짚을 줄 모릅니다. 시기나 질투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마음 속의 오만 바로 옆자리에 내 형편없음을 앉혀 둡시다. 그래서 늘 굶주림에 허덕이는 어느 늑대처럼, 덩치만 큰 오만을 물어 뜯게 합시다. 스스로에게 먹히는 바보가 되지는 맙시다.


댓글을 남기진 않아도 수 많은 블로그를 돌아다닙니다. 그리고 수 많은 사람들의 글을 봅니다. 그 중에는 어느 계기로 유명해진 분도 있고, 오랜시간 블로그를 하며 탄탄한 필력을 갖춘 사람도 있습니다. 누구는 발품팔아 댓글 품앗이나 추천 품앗이로 '우리편'을 확보해 두신 분도 있고, 세상 다 엿같다며 화낼 거리만 찾는 사람도 보입니다. 이 중에 반장을 하겠다며 완장을 찾는 사람도 보이고, 칭찬의 댓글에 빠져 나르시즘으로 하루하루를 버티는 사람도 보입니다. 방문자 수나 독자수가 마치 자신의 훌륭함을 나타내는 척도로 생각하시는 분도 보입니다. "난 그렇지 않아"라고 애써 부정할 필요도 없습니다. 어느 부분이든 내 모습의 일부거나 전체일 수 있을테니 말입니다. 저를 포함해서 하는 이야기입니다. 

이 글을 마치고 할 일이란, 직장에서 끝나는 여자친구를 시간 맞춰 데리러가 놀라게 하는 것과, 집에 와서 같이 수제비를 먹으며 아이리스를 보는 것 입니다. 꿍꿍이나 계획이라곤 오늘 눈이 온다고 했으니까 눈이 내리는 즉시 여자친구에게 전화해서 "사랑해" 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얘기하면 "나이 더 들어봐라" 이런 이야기를 하실지 모르지만, 나이가 더 드신 당신은 당신 마음을 지키고 있습니까? 원 없이 사랑하는 사람이 있습니까? 꽤 오랜시간 사귀어 굳은살 처럼 되버린 부분도 있지만, 갑자기 어느 순간 눈물 날 정도로 행복한 마음이 드는 그런 사람이 있습니까?

무한,
그냥 참 평범한 사람입니다.
노멀로그라는 블로그를 운영하는 노멀한 사람입니다.
근데, 난 참 행복합니다. 
 
여러분의 사랑을 응원합니다. ^___________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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