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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매뉴얼(연재중)/솔로부대탈출매뉴얼(시즌6)

사람 좋아하고 술 좋아하는 여자를 위한 연애조언

by 무한 2017. 6. 29.

사연을 몇 편 읽었는데, 공교롭게도 전부 이십대 초중반 여성대원들의 사연이었다. 이걸 하나하나 디테일하게 살펴보면 너무 신상이 드러나기도 하거니와 이런 사연들은 비슷비슷한 이야기를 가지고 있으니, 유형별로 묶어 짚어보기로 하자. 출발!

 

 

1.내 일생 모임과 이성을 위하여?

 

이건 놀기 좋아하고, 활동적이며, 술 좋아하고, 모임이 있다고 하면 자다가도 일어나 폰 들고 나갈 정도로 사교와 친목을 즐기는 경우라고 할 수 있다.

 

그녀들은 특히 심남이(관심 가는 남자)가 포함된 모임에는 목숨을 걸고 나가며, 나가서는 심남이 옆자리에 앉거나 심남이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목표로 한다. 뭐 딱 여기까지라면 문제라곤 할 수 없는데, 안타깝게도 대개 모임에는 술이 포함되는 까닭에 그녀들은 종종 필름이 끊기거나, 만취해선

 

‘심남이 옆자리는 내 자린데, 장소 옮겼다고 저 빨간 옷 입은 것이 심남이 옆자리에 앉아? 오늘 어디 한 번 죽어봐라 빨간 옷.’

 

이라며 술자리에서 누군가에게 집요하게 비아냥대거나 결국은 머리채를 잡기도 한다.

 

이런 대원들 중엔, 위나 장에 문제가 있어 술자리에서 만회하기 힘든 실수를 저지르는 사례도 있다. 화장실에서 일을 보다 잠들어 버린다거나, 뭘 먹었는지 확인하고자 다시 다 뱉어내거나, 심한 경우…, 음, 나머지 하나는 <위대한 유산>이라는 영화에 나오는 명대사로 설명을 대신하자.

 

“당신 어젯밤에! 똥 쌌 어.”

 

이래버리면 이걸 내가 대신 만회해 줄 수도 없는 거고, 심남이에게 “너 그러다 큰일 난다. 술 좀 그만 마셔.”라는 이야기를 듣는 상황까지 도달했다면 썸 같은 건 이미 물 건너 가버리게 된 거라 할 수 있다.

 

이쪽에선 그저 본능에 따라 분위기를 즐기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이겠지만, 그런 모습을 몇 번이나 보게 되는 상대들은 이쪽을 ‘그런 사람’으로 보게 된다는 걸 잊지 말자. 짬뽕으로 해장한 후 머리가 좀 맑아졌을 때 곰곰이 생각해 보면, ‘내가 보인 모습’을 모임의 누군가가 보인다고 생각할 경우 경악할 만한 모습이라는 걸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지금 학교 못 간다. 자체휴강 ㅋㅋㅋ 아 진짜 술 끊어야지.”

 

라는 말을 심남이가 읽씹하는 건 이쪽을 한심하게 보기 시작했다는 증거일 수 있으니, ‘읽씹’에만 꽂혀서 마냥 서운해 하지만 말고, 심남이에게 이쪽이 어떤 사람으로 보였을지 차분히 생각해보길 바란다.

 

 

2.밤문화, 그것은 넘나 좋은 것?

 

위에서 이야기한 사례가 ‘양지’에서의 일이라면, 이 경우는 ‘음지’에서의 일이라고 할 수 있겠다. 성인이 되어 이제 술집이나 클럽 등의 출입이 자유로워진 까닭에, 그곳들에 푹 빠져 해가 지면 유혹의 아이템 착용하고 나가는 사례다.

 

클럽이나 헌팅술집에 가서 이성들로부터 별 호응도 못 받는데 계속 가는 사람은 없다. 때문에 이런 사연을 보내는 대원들은

 

“예쁘다는 소리 많이 들어요.”

“저보고 다른 여자들이랑 분명 다른 것 같다고 했어요.”

“인기는 많은 편입니다. 번호도 굉장히 많이 따이고요.”

“연애가 어렵다고는 생각해 본 적 없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라는 이야기를 하며, 어젯밤에 만난 잘생긴 남자가 분명 사귀자는 얘기까지 했는데 왜 오늘은 아무 연락도 없는지를 내게 묻곤 한다.

 

난 그 ‘욕구의 밀도가 높은 곳’에서의 이성의 들이댐을, 진짜 ‘인기’라고 보기는 좀 힘들다는 얘기를 해주고 싶다. 그러니까 그건, 내가 오늘 유행지난 폰인 갤럭시 노트5 공기계를 5만원에 판다고 하면 우리 동네까지 찾아와 사겠다는 사람들이 줄을 서는 거랑 좀 비슷한 거다. 나라는 사람이 그 물건을 팔아서가 아니라, 내가 파는 물건이 저렴해서 사람들이 찾는, 뭐 그런 거란 얘기다.

 

그런 생활을 이십대 후반까지 지속하다 그만둔 선배대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런 곳 갈 때 필요한 옷과 구두와 액세서리를 사느라 통장 잔고만 비었다는 간증이 대부분이다. 그런 아이템 착용 후 머리 좀 만지고 서클렌즈 끼고 가면, 그곳의 이성들은 이쪽이 어떤 사람이든 일단 들이대고 본다는 걸 경험했다고도 하고 말이다.

 

“저도 알거든요. 그런 곳에서 누가 진지한 관계를 생각하나요. 그냥 가볍게 만나보려고 그러는 거지. 근데 이번 같은 경우는 진짜 뭔가 달랐는데….”

 

어젯밤 만나서 ‘솔직히 말하겠다’며 쉬러 가고 싶다고 하고, 쉬러 가서는 사귀자는 이야기를 한 뒤 스킨십 진도를 나가고, 그 다음 날까지는 그래도 연락이 잘 되었지만 며칠 뒤 뜬금없이 ‘내가 이별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구여친에게 죄책감이 든다’는 이야기를 하며 세이 굿바이 하는 경우라면, 그냥 뻔한 것 아닌가. 이런 사연을 가지고 내게 ‘이 사람이 헤어지자고 한 진짜 이유’같은 걸 내게 물으면, 난 ‘그건, 님이 낚인 거.’라는 얘기 말고는 해주기가 어렵다.

 

 

3.소개팅 하러 갔다가 인맥 넓히고 오지요….

 

이건 좀 슬픈 경우로, 사람 좋아하고 술 좋아하다보니 소개팅 나가서도 소개팅남과 친구가 되어 돌아오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 유형에 해당되는 여성대원들의 공통점을 뽑아보자면,

 

-처음 보는 사람과 야자 틀 정도의 친화력이 있음.

-모임에서든 단독 만남에서든 토크쇼 하다가 들어옴.

-말을 많이 하다 보니, 집에 돌아와 자기 전 꼭 후회하게 됨.

 

정도가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친화력이 좋은 게 나쁜 건 아니지만, 그게 ‘가볍고 얕은 관계’를 쉽게 많이 형성하는 것은 아닌지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겠다. 식당에 몇 번만 들러도 그 식당 주인에게 단골로 인정받고 서비스 하나 더 받을 정도로 사교성이 좋은 건 분명 장점이지만, 지인의 대부분이 그런 관계로만 채워져 있다면 매번 나가서 최대 동력으로 ‘화기애애 쇼’를 하고 들어와야 하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자기도 모르게 말을 많이 하다가 ‘아차’하는 순간이 꽤 된다거나, 아니면 처음엔 동등했던 입장이 나중엔 상대가 이쪽을 가볍게 보는 듯한 일이 종종 벌어진다면, 자신이 이 유형에 해당되는 게 아닌지 점검해 봐야한다. 이쪽이야 상대에 대한 좋은 마음과 분위기를 띄우고 싶은 욕심에 그러는 것이겠지만, ‘웃음 주는 사람’이 되고 싶었던 이쪽의 기대와 달리 상대에겐 ‘우스운 사람’으로 여겨질 수 있으니 말이다.

 

이런 유형에 속하는 대원들 중 몇은 분위기가 어색해진다거나 상대의 표정이나 감정이 좋아 보이지 않으면 ‘아무말대잔치’를 벌이기도 하는데, 꼭 그렇게 만남이나 대화에 대한 평가가 전부 상대의 기분에 따라 좌우되는 것처럼 생각할 필요는 없다. 사람 대 사람으로 만나러 나간 거지, 상대를 열심히 접대해 좋은 평가를 받으러 나간 건 아니잖은가.

 

자꾸 그렇게 상대의 비위를 맞춰주려 맹목적으로 동의해주고 무작정 칭찬만 해준다면 상대는 착각하게 될 수 있으니, 텐션이 좀 올라간 것 같을 땐 의식적으로 셋을 세어가면서라도 달려 나가려는 말과 마음을 좀 진정시키길 권한다. 특히 과도한 음주는 제어장치를 고장 낼 수 있으니, 술 마실 땐 폰을 좀 멀리 두거나 ‘만났으면 당연히 술이지!’라며 너무 술만 찾진 말자.

 

 

이런 건 어느 시점이 되었다고 누가 가르쳐주는 것 아니고, 또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사람들도 ‘누군가에게 괜히 감정상하게 단점을 말하지 않는 처세술’을 발휘하는 까닭에 이십대 후반이 되어도, 삼십대 초반이 되어도 그냥 계속 그러고 있을 수 있다. 그러니 혹 자신에게 저런 모습이 있는 건 아닌지, 한번쯤 꼭 점검해 보길 권한다.

 

자, 오늘 준비한 얘기는 여기까지다. 불금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오늘, 다들 무사히 평안히 잘 보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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