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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매뉴얼(연재중)/솔로부대탈출매뉴얼(시즌6)

호감 가는 여자사람과 썸 타고 싶다면 알아둬야 할 다섯 가지

by 무한 2017. 6. 22.

어려운 질문을 하나 받았다. 호감 가는 여자사람과 썸을 타고 싶어 하는 한 남성대원의 사연인데, 그는 내게

 

“첫 만남부터 연애성공까지 가는 stage에 대해 알고 싶어요…. 메시지는 어떻게 주고받아야 하고 전화통화는 어떻게 시작하고 어떻게 이어나가야 하며, 어떻게 밥 먹자고 불러서, 어떻게 호감이 생기게 해서 연애 성공까지 갈수 있을까요?”

 

라는 질문을 하고 있다.

 

나도 그에게 질문을 하나 하고 싶다. 생선회 좋아하는지? 날로 먹으려고 하는 걸 보니 회도 분명 좋아할 것 같다. 웃자고 한 소리고, 호감 가는 여자사람과 썸 타고 싶다면 알아둬야 할 것들 오늘 함께 살펴보자.

 

 

1.자꾸 ‘뭐해?’라고 묻지 말고 스케줄 파악을 하자.

 

이번 주 일요일 오후 다섯 시쯤 그녀는 뭘 하고 있을까? 알고 지낸 지 네 달 정도 되었는데도 아직 그걸 몰라선 ‘뭐해?’라고 물으면 곤란하다.

 

지지난 주 대화했을 때 그녀가 일요일 오후 다섯 시쯤 런닝맨을 본다고 했으면, 이번 주 일요일 오후 다섯 시쯤에도 별 일이 없는 한 런닝맨을 보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걸 이렇게 ‘그녀의 동선을 외워버리겠다’는 정도의 마음으로 스케줄 파악을 해놔야지, 안 그러면 자꾸 뭐하냐는 질문만 하게 된다.

 

상대의 스케줄을 파악하고 나면 ‘다음 이야기’를 이어나가기가 편해진다. 그걸 모를 경우 매번 뭐하냐고 물은 뒤 안부를 묻고, 이후 너무 목적지향적인 것처럼 보이지 않도록 허튼소리를 좀 늘어놓다가 이번 주말에 시간이 있는지를 물어야 하지만, 스케줄과 동선을 알 경우엔 거기에 겹치는 일을 계기로 삼아 약속을 잡을 수 있다.

 

하나 더. ‘당장 상대와 한 마디라도 더 하는 것’에 온통 마음이 팔려선, 그 순간엔 뭐하냐고 묻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대화도 좀 나눴지만, 나중엔 그때 대화 나눴던 것도 잊은 채 상대가 약속 있다고 한 날에 ‘뭐해?’라고 또 묻는 건 좋지 않다고도 적어두도록 하겠다. 메멘토의 주인공처럼 자고 일어나면 또 전부 기억이 삭제되어 다시 또 상대에게 ‘뭐해?’라고 묻지 말고, 스케줄과 동선을 파악하자.

 

 

2.추상적인 질문 말고, 공감이나 기호에 대한 질문을 하자.

 

위에서 런닝맨 얘기가 나왔으니 런닝맨으로 계속 가보자.

 

남자 - 뭐해?

여자 - 런닝맨 봐

남자 - 재밌어?

 

아주 좋지 않은 질문의 연속이다. 만약 그녀가 “응”이라고 대답하면, 설마 “어떤 부분이 재미있어?”라고 물을 생각인가? 그래버리면, 이쪽은 상대에게 ‘재미있게 TV보는데 민폐 끼치는 사람’이 될 가능성이 높다.

 

상대가 어제 일본에서 귀국했다고 가정하면, 그 상황에서

 

“도쿄 어땠어? 괜찮았어?”

 

라고 너무 막연하게 질문할 게 아니라,

 

“일본에서 맛집 찾아가면, 진짜 맛 때문에 사람들이 줄 서는 게 아니라, 식당이 좁아서 못 들어가는 까닭에 줄 선다는 걸 깨닫게 되지 ㅋㅋ”

 

정도로 들어가 주는 게 좋단 얘기다. 막연하고 추상적인 기계적 인터뷰는 그만두고, ‘공감과 기호’를 사용해 다가가길 권한다.

 

 

3.내게 재미있고 감동적인 게, 상대에겐 아닐 수 있다.

 

우리끼리니까 하는 얘기지만,

 

남자 - 바다 좋아해?

남자 - <사진>

남자 - 화진포에 바람 쐬러 왔어.

여자 - 우와 좋겠다~ 바다 예쁘네 ㅎㅎ

 

라는 대화에서 상대는 아무 재미도 감동도 못 느끼는 경우가 많다. 남자 입장에선 뭐라도 애기를 하고 싶어서 그런 거겠지만, 자꾸 저렇게 본인이 간 곳, 본인이 먹은 것, 본인이 즐긴 것을 보내며 리액션을 기대하는 건 상대에게 피로감을 들게 만들 수 있다. 저것보다는 “여기 진짜괜찮아. 나중에 같이 와서 한 번 먹자.” 정도의 이야기를 하는 게 더 낫다.

 

그리고 재미나 감동이라는 건 주관적이며 상대적인 것인 까닭에, 내가 뭐 하나 봤다고 해서 그걸 자꾸 상대에게 넘기려 드는 건 좋지 않은 행동이다. 내 지인 중 한 분도 자꾸 ‘감동영상’, ‘좋은 글귀’, ‘긴급정보’, ‘이벤트정보’같은 걸 카톡으로 보내주시는데, 솔직히 난 거기에 리액션 해줄 레퍼토리도 떨어진 까닭에 이젠 이모티콘으로 대응하는 중이다.

 

날 생각하며 신경을 써주시고 연락해주시는 거라는 건 분명 참 감사하고 잘 알겠는데, 백 번 ‘좋은 글귀’, ‘오늘의 명언’을 보내주시는 것보다 그냥 인간적인 대화 한 번을 하는 게 낫지 않겠나 싶기도 하다. 남성대원 중에는 자신이 알게 된 난센스 퀴즈나 아이큐테스트, 좋아하는 음악, 최근 관심을 두고 있는 최면요법이나 루시드 드림 등에 대해 상대에게 억지로 맛보라는 듯 권하는 대원들이 있는데, 상대가 그것 중 하나에 혹한다고 해서 이쪽이란 사람에게 혹하는 것은 아니니, 자꾸 무슨 소재만 찾아 카톡 보낼 생각하지 말고 차라리 통화 한 번을 하길 바란다.

 

 

4.상대에게도 생활이 있으니, 너무 빨리 침범하지는 말자.

 

이게 참 상황에 따라 가장 다를 수 있는 부분이라 정리하기가 좀 어려운데, 대부분의 경우 얼른 상대와 썸을 타고 싶다는 생각에 꽂혀 무리한 요구를 하거나 너무 큰 기대를 거는 일이 많으니, ‘너무 빨리 상대의 생활을 침범하지는 말자’는 이야기를 적어두도록 하겠다.

 

특히 아직 열심히 공부 중인 이십대 초중반 대원들의 경우 ‘만나서 같이 공부하자, 도서관 같이 가자, 책 읽을 거면 카페 가서 같이 읽자, 공부는 따로 하더라도 같이 점심 먹자’ 등의 제안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얼른 막 이것도 같이 하고 싶고 저것도 같이 하고 싶은 마음은 백분 이해하지만, 상대가 부담스러워하는데도 무작정 막 그렇게 들이대선 안 된다는 걸 기억해 두길 바란다.

 

또, 이쪽의 제안을 상대가 거절했다고 해서 금방 패배감에 젖어버린다거나, ‘상대에게 나보다 친한 이성이 있다’는 사실로 인해 마음이 울퉁불퉁해지거나, ‘나랑 노는 것보다 친구랑 노는 게 더 재미있나보네’하는 생각으로 혼자 막 마음을 접었다 폈다 하며 잠수탔다 다시 연락하고 뭐 그래버리면 곤란하다는 이야기도 해주고 싶다.

 

저 세 가지는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상황들이며, 그런 상황이 벌어졌다고 해서 상대가 이상하다거나 나쁜 건 절대 아니다. 상대가 친구도 없고, 약속도 없고, 할 일도 없고, 할 줄 아는 것도 없으며, 늘 외롭고 심심해해야 하는 사람은 아니잖은가? 너무 조급하게만 생각하지 말고, ‘상대의 생활’을 존중하며 다가가길 바란다.

 

 

5. 당신의 매력은 지금도 충분히 보여줄 수 있다.

 

모든 게 다 완벽하게 준비되고 상대도 썸이나 연애의 대한 동의를 한다고 해서 ‘짜잔!’하며 관계가 시작되는 게 아니다. 지금도 이미 둘의 관계는 시작된 것이며, 꼭 상대가 내게 100%의 시간과 관심을 할애하며 집중할 순간만을 기다리며 멀리서 돌 던져 반응 보듯 바라보고만 있으면, 그 관계가 썸이나 연애로 이어질 가능성은 점점 낮아질 것이다.

 

전에도 몇 번 얘기했지만, 상대를 칭찬하는 것만으로도 이쪽의 안목과 매력을 동시에 보여줄 수 있다. 내 경우, 연애매뉴얼에 삽입하는 사진을 두고도 일부 독자 분들이

 

“오늘 올라온 사진은 이러이러한 의미를 갖는 것 같네요. 주제의 이 부분과 잘 맞아떨어지는 사진 고르셨네요.”

 

라고 하거나,

 

“오늘 **라고 하신 건 어제 매뉴얼에서 **라고 했던 부분과 이어지는 거죠? ㅎㅎ 숨겨두신 것 같은데 제가 찾아냈습니다. ㅎㅎ”

 

라고 할 때 깜짝깜짝 놀란다. 내가 어떤 마음으로 그렇게 했는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 같아서, 그 부분을 짚어낸 독자 분의 안목에 놀라며 그걸 또 표현하는 것에 놀란다. 따지고 보면 그냥 댓글 몇 줄에 불과한 건데도, 그 댓글을 읽기 전과 후의 그 독자 분을 바라보는 내 시각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이다. 그 독자분이 그런 얘기를 안 하셨다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겠지만 말이다.

 

상대는 이쪽에 대해 아는 것도 별로 없고 아직 서로의 발가락도 본 적 없는 사이기에, 이쪽은 그저 ‘남자1’ 정도의 의미밖에 될 수 없음을 기억하자. 겨우 이 정도의 의미만으로 상대의 마음을 얻어 보겠다고 열심히 노크만 하거나 문 앞에서 기다리는 것보다, 나 이런 사람이라는 걸 알릴 목적으로 노래라도 한 곡 뽑는 게 낫다. 사이즈 선택에 실패한 듯한 큰 남방을 입은 거북목의 남자가 그저 무대에 올라섰을 뿐이라면 그걸 보며 웃을 수 있겠지만, 그가 나얼의 ‘바람기억’을 완벽히 모창해 낸다면 큰 남방마저 패션으로 보이는 법 아니겠는가. 완벽하게 준비된 100% 호의적 순간만을 기다리며 줄 서서 멍하니 있지 말고, 지금 이 순간 그대의 매력을 보여주길 바란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메시지, 전화통화, 만남에 대한 디테일한 얘기는 다음에 이어서 더 살펴보기로 하자. 그 이야기 놓치지 않으시려면, 페이스북페이지이나 카카오스토리채널 친구추가 해두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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