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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매뉴얼(연재중)/천오백자연애상담

SNS에 연애중임을 알리지 않는 연예인 남친

by 무한 2017. 6. 8.

H씨(28세, 여)가 말로는 이미 상대와 헤어질 마음을 먹었다고 하지만, 사연 내용의 8할이

 

-SNS에 연애중임만 알리면 우린 문제가 없습죠.

 

라는 것이기에 좀 어렵다. 심지어 남친이 SNS에 연애중임을 알리면 받게 될 수 있는 불이익까지도 H씨가 나서서 변호를 하고 있기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헤어져야 한다면, 헤어져야 하는 이유를 확실히 짚어 주세요.

 

라는 이야기를 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데이트할 때 소고기는 자기들끼리만 먹어 놓고는, 왜 변방에서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는 나한테 이런 어려운 걸 시키는 건지….

 

 

여하튼 H씨가 이별을 준비하고 있는 거라면 난 반대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팬들의 관심과 사랑을 먹고 사는 연예인인 남친의 특성상 SNS에 여자친구를 계속 언급하고 여자친구와 소고기 먹고 온 사진을 올리긴 분명 어렵겠지만, 은근히 싱글인 척 게시물을 올리며 거기에 달리는

 

“오빠 우리 캠핑 언제 가~”

“오빠 올 때 내 선물 사와 ㅎㅎㅎ”

“우리 오빠 심심해쪄? 연락해~ 술 먹자 ㅋㅋㅋ”

 

라는 이성들의 댓글에 열심히 답글을 달고 있는 것은 문제가 좀 있다.

 

 

또 그런 부분에 대해 H씨가 불만과 서운함을 표현했을 때, 그가

 

“난 SNS에 연애하고 있다는 걸 대놓고 드러내는 걸 싫어하고, 오히려 그러는 사람들이 가벼워 보이더라. 그리고 너와 내가 연애하고 있다는 건 지인들이 알고 있는데, 그걸 SNS에 대놓고 안 밝힌다고 해서 문제 삼을 건 없지 않느냐.”

 

라고 반박하기만 하는 것 역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H씨가 바랐던 건 단순히 ‘SNS에 연애중임을 알리고 연인에 대한 언급을 해줬으면 한다’는 게 아니라, ‘거기서 싱글인 척하며 다른 이성들과 선을 넘은 듯한 댓글놀이 하고, 오빠오빠 하는 걸 다 받아주고 있는 게 마음에 걸린다’는 것 아닌가. H씨가 살짝 잘못 짚어 이야기 한 부분도 없잖아 있지만 그도 문제가 되고 있는 부분이 뭔지 모르진 않을 텐데, 이걸 ‘SNS에 꼭 연애중임을 밝히고 연인에 대한 언급을 해야 하는가’로 몰아가는 건 자칫 H씨만 이상한 사람으로 몰 수 있는 부분이라 난 생각한다.

 

 

이 사연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은, H씨가 참다못해 ‘내가 상대의 연인임을 암시하는 짧은 댓글’을 하나 달았을 때다. 그대로 옮겨 적을 수는 없지만 여하튼 H씨는 10음절의 짧은 댓글을 달았는데, 남친은 그걸 확인하자마자 H씨에게 연락을 했다. 연락을 해선

 

-내 SNS를 가족들도 다 보는데, 그런 댓글을 남기면 내가 쑥스러워진다.

-SNS는 본인만의 공간인데, 거기다가 연인이 자기감정을 남길 필요는 없는 것 아닌가.

-나도 네 SNS에 댓글 남기고 싶을 때 많지만, 그러진 않잖은가.

 

라는 이야기를 했는데, 난 솔직히 저게 피콜로 더듬이 빠는 소리라고 생각한다. 가족들도 다 보는 까닭에 쑥스러울 것 같으면, 연인이 남기는 짧은 댓글 하나보다 친한 여자동생 A나 아는 여자후배 B, 일과 관련해 가깝게 지내는 여자 C가 남기는 오빠 술 먹자, 오빠 놀러 가자, 오빠 선물 사와 라는 말들에 더 쑥스러워해야 하는 것 아닐까?

 

그리고 댓글은, H씨가 H씨의 SNS에 달아달라고 부탁을 해도 상대는 본인이 드러날까봐 안 달 거면서, ‘나도 너의 SNS에 댓글 안 달지 않느냐’라는 이야기를 하는 것 역시, 요는 그냥 ‘그러니까 내 SNS에 댓글 달지 마라’라는 의미로밖에는 해석할 수 없는 이야기다. 그가 아무리 ‘오해하진 마라. 댓글 달지 말라는 건 아니다.’라는 이야기를 한다 해도 말이다. 댓글 보곤 놀라서 전화해 저런 말들을 하고, 이후 다른 게시물로 덮으려는 건지 폭풍 업로드를 하는 걸 보면, 아무래도 좀 많이 그렇다.

 

 

연예인이라는 게 이미지 관리를 하고 관심과 사랑으로 먹고 살아야 하는 직업이라곤 하지만, 그러기 위해 연애사실까지를 숨겨야 한다거나, ‘사생활’이라는 이름 아래 연인을 수면 아래에만 두려 하는 건 분명 올바르지 않은 태도다. 연애와 대인관계는 같은 동력으로 돌아가는데, 그는 만인의 관심과 사랑을 받는 것에 더욱 무게를 둔 까닭에 연애에 소홀하며 연인에게 수면 아래에 있길 주문하는 것 아닌가.

 

더군다나 ‘일 때문이니까 그럴 수 있지’라고 생각하며 연인이 이성과의 모임이나 술자리도 최대한 이해해줌에도 불구하고, SNS에서까지 싱글라이프를 즐기듯 다른 이성들과 수다를 떠느라 바쁘면, 연인은 자연히 불안해지고 신뢰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부정적으로 보자면, 연예인이라고 해서 꼭 SNS를 하며 ‘오빠 오빠 우리 오빠’하는 이성들과 수다를 떨어야만 밥벌이가 보장되는 것도 아닌데, 그는 그냥 그러는 게 즐겁기에 이런저런 핑계로 정당화 하고 있다고 볼 수 있고 말이다.

 

“헤어져야 하는 거라면, 남자친구가 본인 처신에 대한 창피함을 느낄 수 있도록 허를 찌르는 말을 해주고 싶어요. 뭐라고 말해야 할지 알려주세요.”

 

맨입으로? 농담이고, 지금까지 말을 꺼냈다가도 결국은 다 괜찮다, 알겠다, 이해하겠다, 내가 미안하다 하며 넘겨 온 H씨의 태도도 이 관계를 이렇게까지 이끌어오는데 한 몫 하지 않았나 돌아보길 권해주고 싶다.

 

H씨는 남친이 다른 이성들과의 모임이나 술자리를 갖는 것에 대해서도 ‘어제 그런 모임이 있었던 건 왜 내게 말 안 해줬냐’라며 ‘실질적인 문제’에서 빗나간 부분만을 지적하던데, 헤어질 결심을 완전히 굳히고 난 뒤에야 비로소 제대로 한 마디 해줄 생각만 하지 말고, 연애 중 그 부분들을 솔직히, 정확히 꺼내 대화를 나누고 협의를 했으면 한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저 위에서 이야기 한 부분들을 전부 꺼내 상대의 생각과 문제를 해결할 의지를 알아보고 결정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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