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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매뉴얼(연재완료)/솔로부대탈출매뉴얼(시즌5)

헤어졌는데도 여전히 갑질하는 전남친 외 2편

by 무한 2015. 1. 26.

좋은 월요일이다. 오늘도 밀린 사연들이 많은 까닭에 곧바로 출발해야 할 것 같다. 주말에 식이요법을 잠시 접어두고 등갈비도 먹었으니, 힘내서 달려보자.

 

 

1. 헤어졌는데도 여전히 갑질하는 전남친.

 

'갑질'이 늘 위압적인 형태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헤어진 이후, 자신은 순수한 마음에서 안부를 물었을 뿐인데 이쪽에서 과민반응을 보이며 자신의 순수한 뜻을 왜곡해서 이해한다는 식의 이야기를 하면서도 '갑질'을 할 수 있다.

 

"박효신 새 앨범 2월에 나온다고 하네.

너 박효신 좋아하잖아.

잘 지내지? 아프지 말고, 건강해."

 

구남친이 저런 이야기를 했다고 해서 전부 나쁜 행동이라는 건 아니다. 서로의 오해, 또는 다툼으로 인해 충동적 이별을 이야기 한 상황에서라면 저런식의 접근은 '재회의 계기'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별 후 이쪽에서 정신과를 찾아야 할 정도로 이별의 과정에서 그가 괴물같이 굴었으며, 그가 매달리던 이쪽을 철저히 짓밟으며 자존감을 뭉갰던 사람이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그는 그냥 자기 필요할 때에만 낭만적인 감정에 빠져 찔러보듯 말을 건네는 것이며, 저 말을 하는 그에겐 재회의 의지나 스스로에 대한 반성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까지 말하긴 좀 그렇지만, '울고불고 하며 매달리던 여자가 그리워 그냥 한 번 던져보는 떡밥'이라고 생각해도 틀리진 않을 것 같다.

 

때문에 난 저런 상황에 처한 여성대원들에게,

 

"저런 태도는 스스로의 선택에 책임을 지지 않는 행동이며,

이쪽을 존중하는 마음이 전혀 없는 거라는 걸 말해주세요.

그리고 늘 그가 저렇게 찔러대면 자석처럼 다시 가서 매달렸던 전과 달리,

이번에는 그에게 아무 것도 바라는 게 없는 여자처럼 행동하세요."

 

라는 이야기를 한다. 그렇게 대처하면, 대개 답이 나온다. 그런 지적을 받는 순간 상대는 송곳니를 드러내고 궤변을 늘어놓으며 다시 '갑의 위치'에 서기 때문이다. 연애할 때 상대가 보였던 '스스로를 정당화하기 위해 남을 바보로 만드는 행위'가 다시 시작된다.

 

"알겠다. 다시는 너에게 연락할 일 없을 거다.

내 순수한 의도를 그렇게 꼬아서 받아들이는 걸 보니,

넌 진짜 답이 없는 뒤틀린 인간인 것 같다.

너랑 헤어진 게 정말 잘 한 선택이었다는 걸 다시 한 번 깨닫는다.

난 정말 싹 다 지울 거니까, 너도 다시는 나에게 말 한 마디 걸지 마라."

 

지금까지 참 잘 버텨왔으면서, 안타깝게도 상대의 저런 궤변과 공갈협박에 넘어가 겁을 먹곤 곧바로 무릎을 꿇고 비는 대원들이 있다. 그가 자신이 심심할 때나 그저 낭만에 젖고 싶을 때만 저런 연락을 해온다는 걸 알면서도, 혹시나 그런 행동 중 약 0.03% 정도는 재회하고 싶은 마음이나 이쪽을 생각하는 마음이 있어서 그런 게 아닐까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쪽에서 '날 존중한다면, 나에게 답이 없다며 이별을 통보해 놓고 이렇게 아무렇지 않은 듯 연락하진 말아달라는 말'을 한 까닭에, 그 0.03%의 가능성까지 사라지진 않을까 염려한다. 그래서 그의 말대로 그는 정말 순수한 의도로 한 말인데 이쪽에서 또 꼬아서 받아들인 게 잘못이라 생각하며, 다신 안 그럴 테니 관계를 완전히 끊진 말아 달라고 부탁하는 것이다.

 

상대가 정상적인 인간이라면, 저런 저주 대신 '사과'를 했을 거라고 난 말해주고 싶다. 자존감을 뭉개며 이별통보까지 다 해놓고, 옛집 그리울 때나 아무렇지 않게 카톡 하나 떡밥처럼 던져 그저 이쪽의 관심을 낚시하던 자신의 태도에 부끄러움을 느끼는 게 정상이다. 뒤따르는 핑계나 변명으로 '순수한 의도'라는 이야기는 할 수 있겠지만, 그것만을 앞에 내세우며 이쪽을 '뒤틀린 인간'으로 만드는 짓은 하지 않을 것이다.

 

이런 남자에게 계속 낚여 힘차게 팔딱거리고만 있기엔 인생이 너무 짧다. 위의 경우 대개는, 이쪽에서 그의 저런 저주에 답하지 않을 경우 반드시 다시 연락이 온다. 말은 저렇게 해도 완전히 달라진 상황에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기에, 좀 더 저자세로 떡밥을 던지는 일이 벌어지는 것이다. 그렇다고 또 거기에 낚여 카톡으로 대충 관계를 봉합한 채 그가 원하는 데이트 한 번 한 뒤 다시 유기되지 말고, 이쪽을 철저하게 짓밟는 상대에게서는 되도록 멀리 벗어나길 권해주고 싶다.

 

 

2. 이 사람, 저에게 호감이 있는 거 맞나요?

 

이건 S양이 그간 '남자의 대시로 시작되는 연애'를 해온 까닭에 상대의 호의와 친절을 좀 당연하게 받아들이며, 수동적인 태도로 '떠보기'를 하는 게 문제가 된 것 같습니다. S양은 그것에 대해 '철벽녀 기질'이라고 하셨는데, 죄송하게도 그건 '철벽녀 기질'이 아닙니다. 상대가 내게 열광하는 것에만 관심이 있을 뿐, 난 상대에게 별 관심 없는 '이기심'에 가깝습니다.

 

S양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는 남자와 친해지고, 또 사귀게 되는 건 어렵지 않은 일입니다. 그런 남자라면, S양이 고양이 사진 하나만 보내도 호들갑을 떨며 알아서 만나자는 약속까지를 잡을 테니 말입니다. S양은 그간 그렇게 행동했을 경우 남자들이 알아서 다가왔으니, 이번에도 비슷한 방법을 사용하지 않았습니까?

 

"<사진>우리 루비(고양이)가 애교 부리는 중."

 

정도의 카톡을 보내면서 말입니다. 그런데 그게 그래서 뭐 어쩌라는 걸까요? 만약 저런 말이 서로에게 관심을 가지고 알아가던 중, 곁가지로 튀어 나온 이야기라면 그건 괜찮습니다. 우리가 무슨 호구조사하며 서로에 대한 탐구만 하려고 만나는 건 아니니, 저 정도는 일상의 소소한 것들을 공유하는 차원에서 충분히 나눌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S양에겐 저게 '메인'입니다. 저것 외에는 없습니다. S양이 저렇게 '선톡'을 하면, 그 이후 상대가 알아서 질문하고, 요청하고, 또 립서비스를 해야 대화가 진행됩니다. 앞서 말했지만 S양에게 호감을 보이며 들이대는 남자들은 S양이 딱 저 정도의 말만 꺼내도, '선톡을 해주신 은혜'에 감복하며 이번 주말 맛집으로 모시겠다는 이야기를 할 것입니다. S양도 딱 이 지점에서 고민을 하고 계시지 않습니까?

 

"제가 현재 솔로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제게 딱히 만나고 싶단 얘기를 하지 않아요."

"다른 남자들은 밥을 먹자거나 하는 제안을 해왔거든요.

그런데 그는 저에게 그런 제안을 하지 않아요."

 

어느 부대에 투스타가 방문하면 벽을 새로 칠하고, 낙엽을 쓸고, 부대원들 전부 A급 복장을 착용하고, 그 아래 부대장들은 행여 밉보이기라도 할까봐 전전긍긍하며 투스타를 모실 겁니다. 하지만 부대와 별 관련이 없는 제 입장에선, 도로 위 투스타 차량이 좌회전을 안 하고 있으면 빨리 가라고 경적을 울려댈 겁니다. 이것과 비슷한 거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S양의 관심을 원하며 그 관계에서 아쉬운 쪽에 있는 사람들은 S양이 기침만 해도 감기약을 사오겠다고 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기침은 입을 좀 가리고 합시다."라는 얘기를 할 테니 말입니다.

 

더불어 '부탁'과 관련해서도, 상대가 부탁을 들어주었을 때 이쪽에서 어떤 보답을 해서라도 감사함을 표시할 생각이 없다면, 부탁을 하지 말길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남자의 대시로 시작되는 연애'를 해 온 대원들 중에는, '부탁'이 아니라 '심부름'처럼 보이는 일을 상대에게 시키는 대원들이 있습니다. 또 별로 궁금하지도 않은 걸 상대에게 물어 놓고는 그냥 그가 그 질문에 성실히 대답해 주는 것만 즐기겠다는 식으로 반응하거나, 그간 만나온 이성들이 죄다 그런 호의와 친절을 보였기에 상대가 그러는 것 역시 당연하게 여기는 대원들도 있고 말입니다.

 

사실 저도 그런 대원들 때문에 카톡을 비공개로 돌려놔야 하는 건 아닌지를 요즘 고민하고 있습니다. 밤이든 새벽이든 뜬금없이 "지금 상담 돼요?"라고 연락해서는, 짧게나마 제가 대답을 하면 "네, 알았어요. 그럴 수 있도록 노력해 볼게요."라는 이야기를 하는 대원들. 고맙다는 말이라도 하는 대원은 그나마 양반에 속합니다. 그 연애로 고민하는 건 자신이지 제가 아닌데, 대답을 해도 자신을 위한 화이팅만 할 뿐 볼 일 다 보면 인사도 없이 떠나는 대원들이 많습니다. 그러다가 또 고민이 생기면 자기 편할 때 찾아와선 "노력하고 있는 중인데 힘드네요." 따위의 이야기만 하는 경우도 있고 말입니다.

 

S양에게서도 저런 모습이 살짝 보입니다. 그건 마치, 면접에 갈 시간이 늦었다며 차를 좀 태워달라고 해서 태워줬더니, "결과는 좋질 않네. 다음번을 기약해야지 뭐. 속상하다."라는 이야기만 하는 것과 같은 겁니다. 차를 태워다 준 호의에 대한 감사는 대체 누가 먹어버린 걸까요? 또, 그냥 말로만 고맙다고 하면서 "다음번에도 이런 일이 생기면 좀 부탁할게."라는 이야기를 한다면, 어느 누가 "그래. 언제든 차 필요할 땐 연락해. 어디든 데려다 줄게."라는 이야기를 할까요?

 

S양의 질문에 발품까지 팔아가며 상대가 대답을 해줬을 때, S양은

 

"이것 말고도 물어볼 거 많아."

"나도 망설이고만 있을 순 없으니까 도전해 볼게."

 

라는 대답을 했습니다. 물론 고맙다는 말이 앞에 붙기는 했지만, 그건 그가 보여준 호의와 친절에 비해 너무 미약한 리액션이었습니다. 정말 고마우니 밥이라도 한 끼 사겠다며 자리를 만들거나, 아니면 나중에 그와 만날 일 있을 때 작은 선물이라도 준비한다면 좋았을 텐데 말입니다. 이런 와중에 S양은

 

"저는 오늘부터 일주일간 그에게 연락을 하지 않고,

그의 연락을 기다려보려고 해요."

 

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이건 뭐, 은인이 그보다 더 한 은혜를 베풀지 않는다며 심술을 부리겠다는 소리와 같은 겁니다. 이런 얄팍하고 아무 의미 없는 '혼자만의 밀당'은 그만두고, 그에게 밥부터 한 끼 사길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밥 먹고 같이 영화 보며 친해질 수 있는 기회를, 간보고 떠보다 망치진 마시길 바랍니다.

 

"그가 있는 곳까지 가려면 한 시간 반이 걸립니다."

 

S양에게 한 시간 반 걸리는 거리는, 상대에게도 한 시간 반 걸리는 거리입니다. 또 S양만 마음 여리고 상처 받기 쉬운 사람이 아닙니다. 그도 S양과 같은 하나의 '사람'입니다. 이걸 잊지 않는다면 바라거나 기대하기만 하느라 관계를 망치는 일은 벌어지지 않을 테니, 그를 시험에 들게 하는 일은 그만두시고 일단 좀 같이 어울리시길 권합니다.

 

 

3. 헤어져야 하나요? 아니면 계속 사귀어야 하나요?

 

다빈양의 질문에 대해 저는, 헤어지라는 대답을 드릴 수밖에 없습니다. 다빈양은 현재 둘에게 찾아온 갈등 외에도 '남친의 불투명한 비전''이 관계에서 내가 아깝다는 생각' 때문에 고민하고 계시지 않습니까? 사실, 어쩌면 다빈양에게 그런 생각이 있었기 때문에 다빈양이 이 관계에 임하는 태도 역시 좀 가벼워 진 것이고, 그 결과 남친의 반응도 딱 그 정도 였을 수 있습니다.

 

며칠 전 제가 매뉴얼에서 이야기 한 '연애 비정규직'을 떠올리시면 쉽게 이해하실 수 있으실 것 같습니다. 다빈양도 자신이 어느 회사에 정규직으로 다닐 때와 비정규직으로 다닐 때의 마음가짐이 좀 다를 것 같지 않으십니까? 혹자는 어떻게든 정규직 채용이 되기 위해 열정적으로 헌신하기도 합니다만, 대개는 처음에 그런 마음을 품었다가도 '비정규직이라는 환기'를 경험하며 긴장의 끈을 느슨하게 하거나 그 관계에 대충 임하게 됩니다.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라면 차라리 철저하게 계산적인 태도를 보여서라도 '줄 것만 주고, 받을 것만 받는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경우도 있고 말입니다.

 

다빈양의 남친도 딱 저 지점을 짚어냅니다.

 

"너에게 난 그냥 잠깐 만나는 사람인 건가 하는 생각도 들고…."

 

라면서 말입니다. 그래서 그는 더 소극적으로 행동하게 되고, 다빈양은 그의 소극적인 태도를 보며 그에 대한 믿음을 더 잃게 되고, 그럼 그는 또 확신 없는 다빈양의 태도를 보면서 더 소극적으로 변하고…. 이렇게 몸은 같이 있지만 마음은 계속 멀어지는 연애를 해 온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입장을 바꿔 다빈양이 한 행동을 남친이 했을 경우, 이 관계는 진작 끝나지 않았을까 하는 것도 한번 생각해 보시길 권합니다. 남친이 다빈양의 생일에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 콘서트가 있다며 보러 갔다면, 다빈양은 과연 그걸 '이해'할 수 있었을지 진진하게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 다빈양은 남친이 마중을 나오지 않는다는 것으로도 삐쳐서는 카톡으로 그를 괴롭혔는데, 만약 그가 콘서트에 가느라 생일 날 다빈양을 혼자 놔뒀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지 궁금합니다.

 

더불어 다빈양은, 자신이 잘못을 해 놓고도 상대를 괴롭히는 살짝 이상한 습관이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위의 '콘서트'의 경우를 예로 들면, 다빈양은 자신이 남친을 서운하게 만들어 놓고도 오히려 남친을 더 괴롭히는 대화를 합니다. 살짝 각색한 대화를 보겠습니다.

 

다빈 - 자기 생일에 혼자 두고 콘서트 가서 미안하넹.

남친 - 괜찮아~ 잘 보고 와.

다빈 - 나는 미안한데?

남친 - 다음 날 보면 되잖아. 괜찮아~

다빈 - 자기는 이런 게 안 서운한가 보네? 나라면 서운할 텐데.

남친 - 나 내일 푹 쉬고 자기 담날 보면 되지 뭐.

다빈 - 난 서운해. 자기가 서운해 하지 않는 게 서운해.

남친 - ….

다빈 - 이런 게 미안하고 서운한 건 내 성향인가 봐. 미안해.

 

다른 시각에서 보자면, 이건 '상대가 절을 하기도 전에 미리 엎드려 놓곤 서운하다고 하는 문제'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어련히 상대가 알아서 할 일, 또는 그렇게 해주면 고마운 거지만 안 한다고 탓할 수 없는 일을 가지고도 다빈양은 먼저 말을 꺼내며 서운해 합니다. 이렇게 생각해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제가 다빈양에게 50만 원을 빌려줬습니다. 그런데 그걸 받기로 한 날이 되기 전에, 이런 카톡을 제가 보낸 겁니다.

 

"이번 주말이면 네가 돈 갚기로 한 날이네.

내가 너였다면 이번 주말 언제쯤 입금하겠다고 연락이라도 했을 것 같은데,

넌 아직까지도 나한테 연락을 안 하네.

그리고 나라면 돈 빌려준 게 고마워서 이자까지는 아니더라도 밥 한 끼 살 것 같은데,

넌 그럴 생각 없이 그냥 계좌이체만 해 줄 생각인 것 같네."

 

제게서 저 말을 듣는 순간 고마운 마음이 사라지는 것과 동시에 정이 뚝 떨어질 것 같지 않으십니까? 가만히 있었으면 다빈양이 알아서 연락도 하고 사례도 했을 텐데, 제가 저렇게 앞서 '서운함의 설레발'을 친 까닭에, 보답으로 주려고 했던 상품권도 안 줄 것 같지 않으십니까? 아니면 사례로 밥 한 끼 사려고 했던 게 저 말로 인해 돈 뜯기는 기분으로 바뀔 것 같고 말입니다.

 

상대가 절을 하기도 전에 이쪽에서 미리 엎드려 놓곤, "엎드려 절 받기네."라는 이야기를 하는 건 옳지 않은 행동입니다. 만약 다빈양이 이번 설에 어머니께 용돈을 드리려고 했는데, 어머니께서 미리 "엄마 친구 딸 누구는 이번 설 날 고생하지 말라고 어디어디 온천 예약해 놨다더라. 넌 뭐 준비한 거 없냐."라고 하시면, 김이 빠지며 괜히 미운 마음만 들 것 같지 않으십니까? 그거랑 같은 원리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런 일이 벌어지면, 다음번에도 '당연하다는 듯 기대하고 있을 게 분명해.'라는 생각이 들며 괜히 더 하기 싫어지는 거고 말입니다.

 

다빈양은 "저는 저보다 스펙이 낮은 사람을 만나 그 차이를 극복하고 사랑하는 것에 대한 판타지가 있습니다."라고 하셨는데, 그것으로 인해 다빈양도 알지 못하는 사이 계속해서 '보상심리'가 작용한 건 아닌지도 한 번 생각해 보셨으면 합니다. 그 '판타지'라는 게, '스펙의 차이를 극복하고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스펙의 차이가 있으니 더 사랑받는 것'에 대한 건 아닌지도 한 번 돌아보시고 말입니다. 상대에 대해 마음에 안 차는 부분에 대해 말 하지 않는 것은 '존중' 보다는 '방관'에 가깝습니다. 그리고 다빈양의 그 '방관'은, 결국 갈등이 생겼을 때 지인들에게 남친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것으로, 또 이별 이후 재회를 꺼리는 이유로 나타나지 않았습니까? 서로를 끌거나 밀어주지 않은 채 그저 '못 본 척'만 하고 있다가는 결국 그렇게 문제가 드러나는 법입니다. 남친을 두고 품평회를 하기 보다는 남친과 대화를 할 수 있는 연애. 다음번엔 그런 연애를 하실 수 있길 기원합니다.

 

 

매뉴얼이 너무 길다는 이야기가 있어 좀 짧게 쓰려고 했는데, 사연을 하나하나 읽고 쓰다 보면 나도 모르게 어느 새 긴 글을 쓰고 있을 때가 있다. 그 사연을 남이 쓴 것이 아니라 내 가족이 보낸 편지라고 생각하며 읽다 보니, 노파심에 자꾸 긴 얘기를 하게 되고 잔소리 같은 이야기들을 덧붙이게 되는 것 같다. 남의 사연이니 그냥 읽기 편하게 단순화한 줄거리와 요점만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실 수 있겠지만, 그대가 사연을 보내도 난 내 가족의 이야기라 생각하며 단 한 문장도 건성으로 넘기는 법 없이 읽고, 가능한 한 가장 튼튼하고 굵은 밧줄을 내려드릴 거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앞으로 자신에게 웃는 날은 없을 것 같다던 대원, 당시의 기억으로 평생 괴로울 것 같다던 대원, 자신의 인생이 되돌릴 수 없을 정도로 망가진 것 같다고 했던 대원 등, 세상에서 자신이 제일 불행한 것 같다고 절망하던 대원들도 지금은 카스에 아이 사진 올리면서 잘 살고 있다. 그 중에는 자신의 흑역사를 지우기 위해 내게 사연과 매뉴얼을 다 지워달라고 말하거나 날 친구삭제 해버리는 대원들도 있기에 살짝 당혹스럽기도 한데, 여하튼 그들도 상상하지 못 했던 즐거움을 누리며 잘 살고 있으니, 현재 진흙탕에 빠진 것 같은 마음으로 도움을 기다리는 그대에게도 분명 그런 날이 올 거라 말해주고 싶다. 훗날 그런 날이 왔다고 해서 내게 카톡 게임초대만 보내거나 다단계 제품 팔려고 하진 마시길 미리 좀 부탁드린다.(응?) 행복한 월요일 보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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