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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매뉴얼(연재완료)/솔로부대탈출매뉴얼(시즌4)

사귀자더니 스킨십에만 열중하는 남자 외 2편

by 무한 2014. 7. 4.

사귀자더니 스킨십에만 열중하는 남자 외 2편

앉아서 글을 쓰고 있기에는 아까울 정도로 날씨가 정말 좋다. 이런 날은 경치 좋은 곳에 가서 저 멀리까지 바라보며 풍경을 즐겨야 하는데, 지금 날씨가 문제가 아니라 당장 오늘 어떻게 연락을 해야 하는지, 또 사귀자는 말까진 이끌어 냈는데 그 후 스킨십 진도만 나가려는 그를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말실수 한 이후로 연락두절이 되었는데 이걸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등을 고민하고 있는 대원들의 사연이 한 가득이기에 나갈 수가 없다.

 

시정도 좋고 구름도 예쁘다는 생각을 하며 카톡을 확인했는데, 공쥬님(여자친구)으로부터도 똑같은 메시지가 와 있어서 기분이 더 좋아졌다. 하늘 한 번 올려다보지 못 하고 하루를 끝마치는 게 아니라, 같은 하늘을 보며 같은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게 기쁘다. 노멀로그 독자 분들도 이 기쁨을 누리실 수 있도록, 오늘도 음지에서 고민 중인 대원들을 양지로 이끌어 내 보자.

 

 

1. 사귀자더니 스킨십에만 열중하는 남자.

 

젠틀하고 매너 있으며 아우디를 몰고 다니지만, 지 멋대로 이며 그럴듯한 변명만 하는 남자에겐 세이 굿바이를 해주라고 권하고 싶다.

 

"제가 조금 더 개방적이었다면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을까요?"

 

사귀기로 한 날 거사를 치르는 게 아무 것도 아닐 정도로 K양이 개방적이었다면, 만날 때마다 쉬다 가자는 그의 요청에 따르다가 세 달 쯤 지나 헤어질 거라고 나는 예상한다. 미안하지만 이건 K양이 그에게 계속 엎드려 절 받다가, 선심 쓰듯 사귀어 주겠다는 그의 허락을 이끌어 낸 상황에 가깝다. 난 K양도 이걸 알고 있을 거라 생각하는데, 다만 그가 첫 만남에서 보여준 젠틀하고 매너 있는 모습이 있으니, '사귀기로 하면 저런 태도로 날 대해주지 않을까?'하는 생각으로 계속 붙잡아 둔 거라고 생각한다.

 

카톡대화만 봐도 그에겐 K양을 만나려는 생각이 없어 보인다. K양이 먼저 카톡을 보내면 대답은 어느 정도 잘 해주는데, 그래봐야 대답이 전부다. 하지만 K양이 상대의 대답을 붙잡아 무언가를 요청하기에, 그는 '상대가 만나자고 하는 걸 거절할 것 까진 없지'하는 생각으로 허락하는 듯한 모습이 보인다. 대화를 보자.

 

K양 - 오늘 선약 있으세요?

상대 - 아, 저녁에 친구들 잠깐 보기로 했어요.

K양 - 아, 그러시구나….

상대 - 왜요?

K양 - 약속 없으시면 저녁에 잠깐 뵐까 했어요.

상대 - 친구들 잠깐 보는 거라, 일찍 나올 수 있어요.

K양 - 그럼 저녁에 시간 맞춰서 만날까요?

상대 - 그럴까요?

K양 - 그럼 전 집에 가 있을 게요. 끝나고 연락 주세요.

K양 - 혹시 못 만날 것 같으면 지금 말씀해 주셔도 돼요.

상대 - 네네

(이후 상대에게서 연락 없었음.)

 

상대가 저런 식으로 약속을 파토 낸 것이 처음이 아니었기에 K양은 정색을 하고 화를 냈는데, 거기에 그는 "그렇게 늦어질 줄 몰랐어요. 미안해요. 화 많이 났어요?"정도의 얘기를 했을 뿐이다. 하지만 아쉬운 건 K양이었기에, 다음날 K양은 "그럼 오늘 보실래요?"라는 이야기를 하고 말았다. 상대는 시간을 내 보겠다고 했다가 안 되겠다는 대답을 했고 말이다.

 

이후에도 둘의 대화는 대략 저렇게, K양이 들이대고 남자가 미지근한 수동형의 태도를 취하는 식으로 진행되었다.

 

K양 - 저 이번 주말에 안 바쁠 예정인데, 볼까요?

상대 - 음, 시간 봐서 함 봐요.

K양 - 만날 생각 없으면서 대충 대답하는 것 같은;;;

상대 - 아니에요~ 주말에 바쁠 수도 있어서요.

K양 - 전 딱 정하는 게 마음이 편해요. 토요일 저녁 어떠세요?

상대 - 네 그래요.

 

가슴이 아프다. 가슴이. 더 가슴 아픈 건, 저 '토요일'까지 상대에게 연락은 없었고, K양이 다시 또

 

"잘 지내세요? 우리 오늘 만나는 거죠?"

 

라며 먼저 연락했다는 것이다. 그러자 상대는 "난 오히려 K양에게 연락이 없어서, 그냥 안 만나기로 하고 자연스레 다 취소되는 줄 알았다."라는 식의 변명을 했다. 보통의 사람이었으면 '저게 말이야 막걸리야?'라는 생각을 했겠지만, 상대에게 마음이 있는 K양은

 

'어머 이 귀염둥이. 나한테 마음이 없는 줄 알고 삐쳤던 거야? ㅎㅎㅎㅎ'

 

하는 생각으로 기쁘게 만났다. 만나서도 상대는

 

"나 싫어하는 것 같은 사람에게 말 걸어서 귀찮고 불편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

 

라는 이야기를 하며, 자신은 연애를 잘 못 해서 상대가 더 배려하고 희생해줘야 이어질 수 있다는 말도 했다. 이 말엔 K양도 발끈해서 한쪽에서만 노력하는 관계는 싫다고 말했다. 그러자 그는 자신이 점점 잘 하게 될 테니 한쪽에서만 노력하는 관계는 아닐 거라 말했다.

 

그러고 나서 스킨십이 시작되었다. 놀란 K양이 자신은 남자친구가 아니면 손도 안 잡는다고 말하자, 그는 지금까지 얘기한 게 그거 아니냐면서 사귀자고 말했다. K양이 승낙을 하자, 그는 '급한 남자'로 돌변해 어디서 쉬다 가자는 말도 꺼낼 틈 없이 공원, 차 안에서 K양에게 들이댔다.

 

이렇게 멀리서 보면, 그가 '오는 여자 안 막고, 가는 여자 안 잡는 남자'라는 게 명확히 보이지 않는가? 그러면서도 여자가 "나 안 잡아요?"라는 뉘앙스의 이야기를 하면, "나 싫어하는 것 같아서 내가 잡을 수가 없었어요."라는 그럴듯한 변명을 하는 남자. 난 만약 지금 K양이 "우리 사귀는 거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요."라는 이야기를 하면, 그는 대수롭지 않는 문제라는 듯 "K양이 그러고 싶다면 그래야죠."라는 대답만 할 것이라 생각한다. 

 

K양이 개방적이냐, 아니냐의 문제와는 관련 없이 애초에 그의 마음이 딱 그 정도라는 얘기다. 그래서 난 K양의 "빠른 그의 스킨십 진도에 제가 맞추면 해결 될 문제인가요?"라는 물음에, "맞추든 안 맞추든 이건 결국 나가리."라는 대답을 해 주고 싶다. K양이라는 사람에 대해 궁금한 것 없이 K양의 몸만 궁금한 남자. 눈앞에 도착한 버스는 맞지만 K양이 가려는 목적지까진 가지 않는 버스니, 그냥 보내길 권한다. 버스 안 온다고 아무 버스나 탔다간, 어딘지도 모르는 정류장에서 혼자 덩그러니 내리게 될 위험이 있다는 걸 잊지 말자.

 

 

2. 첫 연애 잘 하고 싶은데 헤어질 것 같은….

 

안녕 N군. 정말 잘 하고 싶어? 귀찮은 거 아니지? 사연 읽어 보니까 N군에겐 여자친구가 조금 귀찮아 진 것 같은데, 그래도 헤어지려는 게 아니라 잘 하고 싶은 거 맞지? 노력할 생각은 있는 거지? 내가 왜 이런 얘기를 하냐면, 난 N군에게 몇 가지 이야기를 해 줄 생각인데, N군이 그 말대로 할 의지가 없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야. N군도 지친 것 같거든. 그래서 이게 좀 잘 풀렸으면 좋겠는데, 그걸 N군이 더 노력해서 해결해야 한다고 하면 N군도 그냥 드러누워 버릴 수 있어. 힘들거든. 그래도 이렇게 사연까지 보낼 정도면 잘 해결하고 싶다는 마음이 더 큰 것일 거라고 생각하며 이야기를 해볼게.

 

우선, '일(꿈)이냐, 사랑이냐' 이렇게 딱 두 가지로 나눠서 생각하는 N군의 태도가, 갈등의 발화점이란 얘기를 해주고 싶어. 둘을 분리해서 생각하며 딱 하나만 택할 필요가 없어. 어차피 둘은 공존해야 하거든. N군은 그림을 그린다고 했지? N군이 열심히 그림을 그려서 그 분야에 권위 있는 상을 탔는데, 막상 그걸 축하해 줄 가까운 사람은 없다고 생각해 봐. 낯모르는 사람들이 박수는 쳐주는데, 그 수상을 자기가 수상한 듯 기뻐해 줄 사람은 없어. 그래도 마냥 기쁘기만 할까?

 

반대로 N군이 사랑을 택한 후 그림은 안 그리고 여자친구랑 소고기만 먹으러 다녀, 그럼 그린 게 없으니 보여줄 것도 없는 거잖아. 당장은 놀러 다니느라 좋겠지만, 그 시간동안 흘려보낸 시간의 채무는 언젠가 N군의 문을 두드리겠지. 그러면 그땐 이 모든 게 연애 탓이라고 생각하며 여자친구마저도 삶의 걸림돌이라 생각하게 될 수 있을 테고 말이야.

 

내 경우, 내가 일을 하는 건 '우리'를 위해서야. 내가 일을 해서 돈을 버는 건, 그 돈으로 '우리'가 즐겁게 살기 위해서야. 공쥬님(여자친구)이 공부를 하고 일을 하는 것도 마찬가지야. '우리'를 위해서야. 그래서 난 공쥬님을 돕고, 공쥬님은 나를 돕지. 우리는 이 부분에 대한 대화를 많이 한 까닭에 이 생각이 자연스레 기반에 깔려 있어. 그래서 난 주말마다 공쥬님이 세미나에 나가도 '나랑 노는 것보다 세미나 듣는 게 중요한가 보네.'라며 시무룩해하지 않고, 공쥬님 역시 내가 평일에 멀리까지 별사진을 찍으러 나가도 '우리'를 위한 결과물들을 만들어 내는 거라고 생각하지 "나보다 별 보러 가는 게 더 좋아?"라고 말하지 않아.

 

그런데 N군 커플의 경우엔, 서로 당장 만나지 못 하는 일이 발생하면 '나에 대한 마음이 적은가?', '나보다 저게 더 중요한가?', '난 이렇게 그리워하는데, 쟤는 내가 보고 싶지 않은가?'하는 생각을 할 뿐이거든. 그러니 한 쪽에서는 더 많은 관심과 사랑을 요구하게 되고, 다른 쪽에서는 그게 의무로 느껴져 지칠 수 있지. 하는 일이 잘 되고 있으면 그런 투정도 여유롭게 받아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나도 죽겠는데 상대가 징징 거리는 것 같아서 다 놓아버리고 싶을 수 있잖아.

 

혹시 내가 전에 말했던 비둘기 얘기 기억해? 꼬꼬마시절 내 친구가, 기념일에 여자친구에게 줄 선물 하겠다며 잠수타서 노가다 하다가 깨진 이야기를 하며 꺼낸 일화거든. 당시 내 친구가 가졌던 생각이, 바로 지금 N군이 가지고 있는 생각과 비슷해.

 

'나도 함께 놀고 싶지만, 그러면 기념일엔 아무 것도 해줄 수 없다.

그러니 당장은 연락을 잘 하지 못 하고 만나지 못 하더라도,

이렇게 노가다를 해서 돈을 번 뒤 여자친구를 기쁘게 해 주겠다.'

 

내가 장담하는데, 연락 끊고 지내며 열심히 돈 벌어 기념일에 큰 선물 하나 해주는 것보다, 상대를 그저 방치해 둬 외롭게 만들지 않는 게 더 중요해. 목걸이를 사주는 것보다, 생각지도 못 한 시간에 보고 싶다는 말 한 마디를 해주는 게 상대의 마음을 더 가득 차게 만드는 법이야. 

 

전부 다 갖춰지고 부족함이 없는 상황이 된 뒤에야 마음껏 사랑하겠다는 생각 같은 건 하지 마. 그냥 지금 해. 보고 싶을 때 보고 싶다고 말하고, 잠깐이라도 좋으니까 꽃 한 송이 들고 여자친구를 만나. 그거면 되는 거야. N군이 현재 가지고 있는 생각들 잠시 내려놓고 여자친구가 뭘 원하는지를 가만히 살펴봐봐. 큰 거 아니거든. 요즘 자두랑 살구 많이 나오는 계절이잖아. 여자친구는, N군이 자신을 생각하며 과일이라도 하나 사다줬더라면 지금처럼 집착하지 않았을 거야. 그런데 그런 여자친구에게 N군은 뭐라고 했어?

 

"나도 당분간 혼자 시간을 좀 가져야 할 것 같아.

그렇다고 어디 떠나거나 그러진 않을 거니까 걱정 마.

연락은 계속 유지할 거니까."

 

이별 예행연습 하는 것 같잖아. 저 말에 여자친구는 "그래. 내가 정말 미안해. 알았어. 그러는 게 좋겠다."라고 대답은 하지만, 실제 마음도 그럴 것 같아? 실제로는 오히려 더 불안하고 이 관계에 대한 믿음도 흔들릴 수밖에 없겠지.

 

여자친구의 인생을 대신 살아주려 하지 마. 여자친구가 힘들어 한다고 N군이 대신 해결해 주려 나서지 말고, 해결 할 수 있게 도와만 줘. 안 그러면 10년, 20년을 함께해도 한 쪽은 기대고, 다른 한 쪽은 상대를 업고 가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어. 상대의 어려움을 내가 해결해 주는 게 착한 게 아니야. 오히려 그럴수록 상대는 더 의존적으로 변하고, 혼자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사람이 되어 버리는 거지.

 

난 N군에게 '둘이 함께 이뤄야 하는 목표'같은 걸 가지라고 권해주고 싶어. 지금 당장 둘이 결혼하자, 사랑한다, 행복하게 살자, 하는 얘기를 백 번 넘게 해봐야 그 시간 지나면 다시 원래의 마음으로 돌아올 수 있는 거거든. 그러니까 둘이 얼마씩 모아서 여행을 가자든지, 이번 여름엔 둘이 뭘 해보자든지, 역할을 분담해서 상대는 A를 알아보고 N군은 B를 알아봐 계획을 짠다든지, 올해 내로 둘 다 무슨 과정을 수료하거나 자격증을 딴다든지 하는 걸 정해봐봐. 그래야 손발이 맞을 수 있어. N군은 지금 자신이 성공을 한 이후에 여유로워지면 그때 즐길 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그때가 되면 경제적으로는 풍족해질 수 있겠지만 손발이 안 맞는 문제는 여전할 거야. 그래서 비싼 돈 내고 같이 유럽여행을 가서도 싸우기만 하다가 돌아올 수 있지. 막연한 먼 미래의 행복을 약속만 하지 말고, 지금부터 손발을 맞춰봐.

 

또, 미래의 행복을 위해 현재의 행복을 유예하지 마. 그걸 여자친구에게 이야기 하며 이해해 달라고도 말하지 말고. 그건 "내가 성공해서 돌아와 행복하게 해 줄 테니, 너는 그냥 기다리고 있어라."라고 말하는 것과 같잖아. 같이 해. 연애도 같이 못 하는데 결혼한 이후에 뭘 같이 할 수 있겠어. N군의 그 태도 때문에 여자친구가

 

"넌 어떤 선택 앞에서 날 떠나려 할 사람이라는 거야."

"넌 늘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처럼 행동하지만,

정말 힘들 때가 되면 이런 이야기를 하지. 이게 네 진심인 것 같아."

 

라는 말을 한 거거든. 절대 안 떠날 거고 함께 행복하게 사는 게 꿈이라고 말하던 남자가, 어려운 상황이 되니 "일이냐 사랑이냐가 고민된다."라는 이야기를 하니 여자친구는 당연히 저런 생각을 할 수밖에 없는 거지. 여자친구가 겁이 많고 잘 못 믿는다고 말하기 전에, N군이 여자친구를 겁먹게 만들고 믿음을 주지 못 한 건진 아닌지 생각해 봐. 연애는 내가 돌봐야 하는 애완견을 키우는 일이 아니야. 사람과 사람이 만나 함께 하는 거지. 그러니 내가 간디(애완견, 애프리푸들)에게 하듯 "안 돼. 기다려."라는 이야기만 하지 말고, 그녀도 N군만큼이나 생각이라는 걸 할 줄 알고 자신을 돌볼 줄 아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대해봐. 그럼 서로 도우며 연애할 수 있을 거야. 알았지?

 

 

3. 어장관리인 건 알지만 헤어 나올 수 없는….

 

J씨는 말한다.

 

"상대가 어장관리를 하는 것 같아서 저도 똑같이 어장관리로 복수하려고,

며칠 동안 연락을 안 했습니다.

그런데 며칠 뒤 연락하니 남자친구가 생겼다고…."

 

어장관리 하는 상대에게 이쪽에서 연락을 안 하면 그게 '복수'가 된다고 생각하는 J씨가, 난 요새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순수하거나 순진한 남자라고 생각한다.

 

난 J씨에게, 어려운 여자가 좋은 여자라는 얘기를 해주고 싶다. 당장의 일만 생각하자면 먼저 다가오고 아무렇지 않게 팔짱을 끼는 여자에게 본능적으로 끌릴 수 있겠지만, 그런 여자의 경우는 J씨가 아닌 다른 남자들에게도 그럴 수 있다. J씨는 따라 다니는 남자가 많은 그녀가 J씨에게 먼저 관심을 표출하니 더 생각할 것도 없이 바로 넘어가 버렸지만, 결국 그녀는 J씨가 들이댐을 멈추자 다른 남자와 연애를 시작하지 않았는가.

 

"제가 주변에 아는 여자들이 많아 강제 학습된 센스가 좀 있습니다.

그래서 그녀에게 비싼 선물들을 건네며 여러 번 선물공세를 했습니다.

그런데 상대는 선물에 대해 당연시 여기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여자들에게 선물공세를 하는 게 '강제 학습된 센스'라고 표현하는 것에서도, J씨가 순수하고 순진하다는 걸 다시 한 번 알 수 있다.

 

"제가 일부러 다들 볼 수 있는 달력에다가

주말마다 딴 여자인 친구들하고의 약속도 적어 놨었는데,

상대도 그걸 알게 된 겁니다.

그러고는 바로 그녀에게 남자친구가 생긴 거고요."

 

그거랑 그거랑은 아무 상관이 없다는 얘기를 해주고 싶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 것일 뿐, 달력을 깨끗하게 비워 놨어도 상대에게는 남자친구가 생겼을 것이다. '더 잘 해주는 오빠'가 생긴 까닭에 그에게 간 것일 뿐, J씨의 '나름 어장관리'와는 아무 관련이 없단 얘기다.

 

"이 여자를 다시 잡을 수 있는 방법은 없나요?

없다면 다음번엔 제가 이런 상처를 안 받는 방법을 알고 싶습니다."

 

어장은 언제나 열려 있으니, 상대가 헤어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대시하면 잡을 수는 있을 것 같다. 보통의 어장관리녀와 다르게 J씨의 썸녀의 경우는 사귀는 것에 대한 별 부담감이 없는 것 같으니(그녀가 먼저 J씨에게 스킨십을 시도한 적 있다는 것, 그녀에겐 '남친 없음'의 시기가 거의 없다는 점 등이 근거다.), J씨가 몸과 마음을 다해 충성을 하면 기회는 올 것 같다. 단, 그렇게 사귀게 되더라도 '더 잘 해주는 오빠'가 나타나면 J씨는 그녀의 구남친들과 같은 신세가 될 거라 생각한다.

 

J씨는 그녀와 몇 번 데이트를 할 때, 그녀의 폰에 다른 남자들의 이름으로 "이따 밥 먹자 애기야~", "바쁘지 마 우리 애기~" 등의 메시지가 온 걸 슬쩍 봤다고 했다. 이런 사람에게 선물공세를 하며 매달리지 않는 게, 다음번에도 똑같은 상처를 안 받는 방법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난 J씨가 그녀의 스킨십을 거절한 게 정말 잘 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J씨는 현재 그녀의 회사 대표고 그녀는 직원인데, 만약 그 스킨십에 응했더라면 끔찍한 일이 벌어졌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예쁘고 인기 많은 여자가 먼저 "오빠, 오빠."하며 다가와 팔짱 낀다고 해서 밥 먹이고, 술 먹이고, 선물 사주고 하지 말고, 대화가 가능한 사람과 즐겁게 만나보길 권한다. 오로지 상대의 기쁨을 위해 바다를 데려가고, 비싼 음식 먹이며 흐뭇해 해봐야 남는 건 지불해야 할 카드대금 뿐이지 않은가. 먼저 다가와 내게 살갑게 군다고 그에 대한 보상하다가 무작정 사귀자고 하지 말고, 상대 역시 J씨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최소한 J씨에게 먼저 연락할 줄도 아는 사람일 때 진지하게 만나보자. 그리고 J씨가 말하는 그 '센스(밥을 사거나 선물을 하는 것)'를 발휘 하지 않으면 연이 끊기는 이성과는 만나지 말길 바란다. 두 번째 사연에서 말한 것에 빗대 말하자면, 그런 여자의 경우는 J씨라는 사람보다는 J씨의 호의나 쓰는 돈에만 관심이 있는 사람이니 말이다. 순수하고 순진한 건 좋지만, 우리, 호구가 되는 일만은 피하도록 하자.

 

 

조만간 사연을 받는 메일 주소를 바꾸게 될 것 같다. 한계 용량이 5기가 인 까닭에 매번 메일정리와 백업을 해야 했는데, 알아보니 100기가의 용량을 제공하는 메일서비스도 있는 것 같다. 사연을 보냈는데 반송되어 왔다는 얘기를 하시는 분들이 종종 있는데, 그건 내가 반송한 게 아니라 메일함이 꽉 차서 그런 거라는 대답을 드리고 싶다. 더불어 노멀로그에 댓글을 달아보니 자신이 차단되었다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난 절대 차단을 안 한다는 얘기를 드리고 싶다. 스팸광고이거나 욕설이 포함되어 있는 게 아니라면 어떤 의견이라도 지우지 않는다. 차단이 되었다고 뜨는 건 숫자나 영어, 특수기호 만으로 댓글을 적으셨을 경우 티스토리 자체 스팸필터에서 걸러내는 것이니, 내가 차단했다고 생각해 상처 받지 마시고 다시 한 번 한글로 댓글을 적어 보시길 권한다.

 

원인을 전혀 알 수 없는 경우도 있긴 하다. 어느 분의 경우 한글로 댓글을 작성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차단되었다는 메시지가 떴다고 하셨는데, 그런 경우 안타깝게도 나 역시 해답을 드릴 수가 없다. 그 분의 경우는 다음 날 들어와 보니 다시 댓글을 남길 수 있게 되었다고 하는데, 같은 증상이 있는 분의 경우 하루 기다렸다가 다시 한 번 댓글을 남겨 보시길 부탁드린다. 여하튼 욕설이나 광고가 아닌 경우 삭제도, 차단도 하지 않는다는 걸 다시 한 번 말씀드리고 싶다.

 

간만에 날씨가 정말 좋은 불금이다. 이런 날을 여느 날과 다름없이 똑같이 보내는 건 참 아까운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공원을 돌아보거나, 노래하는 분수대에 가서 구경하거나, 자전거를 타거나, 별을 보거나, 강변을 걷거나, 매번 가던 일이 아닌 새로운 길로 퇴근을 해 보거나 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오랜만에 지인과 만나 얼굴 보며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좋을 것 같고 말이다. 뭘 하든 다 잘 될 것 같은 이 느낌, 독자 분들도 가득 받아 가시길! 불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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