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연애매뉴얼(연재완료)/솔로부대탈출매뉴얼(시즌4)

오빠 동생 사이로만 지내게 되는 남자, 왜 그럴까?

by 무한 2013. 3. 12.
오빠 동생 사이로만 지내게 되는 남자, 왜 그럴까?
호감 가는 상대를 '아는 동생'이나 '친한 동생'으로 둔 남자들은 온순하며 이타적인 행동에서 큰 기쁨을 느낀다. 쉽게 말해 착하다는 거다. 착하지 않으면 '아는 오빠'라는 간판에 만족하며 지내기 어렵다.

다만 이 '착하다'는 것은 절대적인 게 아니라 상대적이라는 것이라는 문제가 있으며, '상대가 원하는 호의'와 '내가 베풀려는 호의'가 맞지 않으면 그 의미가 퇴색해 버린다는 문제도 있다. 아홉 번 잘 하다가 한 번 못하면 이전에 베푼 호의마저도 빛을 잃게 되는 문제도 있는데, 오늘은 이런 문제들을 포함해 '오빠 동생'에서 한 발짝도 더 나아가지 못하는 원인과 대처법에 대해 살펴보자.


1. 다음에 뭘 할지 뻔히 보여요.


전에 다른 주제의 글을 발행할 때 슬쩍 섞어서 이야기 한 적 있는데, 그때

"여자가 원하는 것을 다 들어줄 필요는 없어.
여자들이 그런 남자를 바라는 듯 얘기하지만, 정작 좋아하진 않거든.
여자들은 자기가 상상도 못한 것들을 보여주는 남자를 좋아하지."



라고 말했다. 그런데 저 얘기를 L형에게 들었다고 써 두니, '아, L형이라는 친한 형이 있었나 보네.'라며 그냥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 대원들이 많은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저 말과 자신의 행동을 대조해 보기 바란다.


아는오빠 - 넌 이상형이 뭐야?
아는동생 - 자상하면서, 착한 남자? 유재석 같은 스타일. 
               유재석 보면 게스트 엄청 챙겨주고, 남모르게 선행도 많이 하잖아.



아는오빠 - 그럼 아이패드 주문한 거야? 케이스도 같이?
아는동생 - 아니, 일단 아이패드만 주문했어.
아는오빠 - 그렇군. 근데 저번에 너 초록색 좋아한다고 했었지?
아는동생 - 응. 왜?
아는오빠 - 아니야. 그나저나 날씨가 다시 추워졌네...



여자의 촉은 남자들의 그것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예민하다. 내 조카는 이제 중학교 2학년이 된 여중생인데, 같은 반 남자 애 중 누가 자신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이미 다 파악하고 있다. 화이트 데이에 누가 자신에게 고백을 할지도 이미 예상하고 있다.(촉이 너무 예민해 김칫국을 사발 째로 마시는 대원들도 있긴 한데, 여기서 그 얘긴 생략하자.)



▲ LTE의 속도로 차인 남자. (출처 - 이미지검색)


'아는 오빠'들은 자신이 '아는 동생'보다 나이가 많은 까닭에 상대를 어린애쯤으로 보는 경향이 많다. 때문에 상대는 아무 것도 모를 거라 생각하곤 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 스물 네 살의 '아는 동생'을 두고 있다면, 그대가 스무 살에 바라봤던 '스물 넷 누나들'을 떠올려 보길 바란다. 어느 정도의 사고를 할 수 있는 나이인지 금방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상대를 어린애로 보며 서비스센터 직원의 태도로 다가가면, A/S 할 일밖에 남지 않는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다. 고민 들어주고, 갖고 싶다는 것 사주며, 상대가 심심할 때 같이 수다 떨어주는 것 정도의 일만 계속 하게 된다는 얘기다. 그것도 늘 상대의 뒤에서.


2. 힘들면 말해. 고민 있으면 내게 털어놔.


상대의 상담자나 조언자를 자처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는 대략 세 가지다. 유형별로 정리해 보자.

ⓐ 그러라고 해놓고 그랬다고 뭐라고 하는 경우.
힘들 땐 언제든 말하라고 해 놓고, 나중엔 "근데 넌 힘들 때만 나를 찾는 것 같네." 등의 말을 하는 경우다. 고민 좀 들어주고 조언해주다 보면 상대가 이쪽에 의지할 줄 알았는데, 힘들 때만 잠깐 와서 수다 떨고 떠나가니 화가 난 거다. 저 말을 들은 상대가 연락을 끊으면, 다시 사과하며 상담자를 자처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나중엔 지쳐서 본인이 관계를 정리하기도 한다.

ⓑ 조언대로 안 했다고 화를 내는 경우.
상대가 아는 언니에게 피해를 입었다고 해보자. 그러면 이쪽에서는 당연히 상대의 편을 들며 그 언니와 다시는 만나지 말라는 조언을 한다. 그런데 며칠 지나서 보면 상대는 그 언니와 술자리를 가지며 잘 지낸다. 그 이해하기 힘든 상황에 화가 나 "앞으로 나한테 다시는 묻지 마라."라든가 "너한테 더는 해줄 말이 없다."등의 이야기를 하고 만다. 이 일로 인해 둘의 관계는 멀어지게 된다.(솔직히 이 부분은 '문제해결'에 초점을 두는 남자의 특성상 의식적으로 제어하지 않으면 빈번하게 발행하는 부분이다. 나 역시 얼마 전 이런 실수를 한 경험이 있다.)

ⓒ 고민 들어주면 친해지는 줄 아는 경우.
이쪽에선 상대와 자신이 친하다고 생각하는 것과 달리, 상대는 이쪽을 'one of them'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때문에 '친한 사람과 나눌 수 있는 얘기'까지는 털어놓지 못할 수 있다. 그런데 거기까진 생각하지 못하고, 상대의 비밀스런 고민을 듣게 되면 친해지는 거라 생각해 너무 나가버리는 대원들이 있다. "말해봐. 괜찮아." 등의 말을 해가면서 말이다. 상대가 말하지 않으면 "우리 그 정도 얘기는 나눌 수 있을 정도로 친하다고 생각했는데…."라며 실망한 내색을 보이기도 한다. 그 부분은 상대에게 부담으로 치환되어 전해진다.

내가 만약 호감 가는 이성을 '아는 동생'으로 두었다면, '수다 친구'의 선을 넘지 않을 것 같다. 날 필요로 하면 가능한 부분에서 도움을 줄 순 있지만, 먼저 도움을 주겠다며 "말해 봐. 괜찮아. 부담갖지 말고 말해 봐."라고 들이대진 않을 것 같다. 

'수호천사'와 '연인'을 분리해 생각하는 여성, '아는 오빠는 내 액세서리'라고 생각하는 여성 등도 존재하니, 상대가 저 범주에 속한다면 더더욱 주의해야 하길 권한다. 어떤 여성이 저런 타입인지 적고 싶지만, 그랬다간 그 범주에 해당하는 독자들의 항의가 빗발칠 수 있으니 생략하자.


3. 호의를 베푸는 대가로 상대의 마음을 요구하다 실패.


보통 '아는 오빠 전문 대원'의 경우, 아래와 같은 얘기를 듣다가 마지막을 경험한다.

(진행순서대로)
"오빠 고마워요."
"오빠 정말 감사합니다."
"오빠 진짜 제가 커피 살게요."
"죄송해요…."



웃는 얼굴로 상대에게 조언 해 주고, 상대를 도와주고, 상대 일을 대신 해 주고 그러다가, 생각대로 일이 진행되지 않자 어느 날 정색해 버린 거다. 상대가 사과할 정도로 이쪽에서 화를 냈다면, 그 관계는 전처럼도 회복되기 어렵다고 생각하길 바란다.

상대에게 기프티콘 몇 개 보내곤 "오빠 밖에 없어요."라는 말 들으려 기대하지 말자는 거다. 당장 감사인사는 받을 수 있겠지만, 그게 상대의 마음이 점점 이쪽을 향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 오빠 이 호구티콘, 아니 기프티콘 어떻게 쓰는 거야? (출처 - 이미지검색)


매뉴얼을 통해 '기프티콘'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 있다. 그 때 염려했던 게, 바로 '기술'만을 가져다가 남용하는 대원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다. 예상치 않고 있던 사람이 기대하지 않은 순간에 보내는 기프티콘은 '선물'의 느낌이 강하지만, 덮어놓고 열심히 기프티콘을 보내는 건 '조공'이 되고 만다는 걸 잊지 말길 바란다.


오빠동생 사이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고 싶다면 '멋있는 오빠'가 되길 바란다. 멋있는 오빠는 '아는 동생'이 누굴 만난다고 해서 질투하지 않고, '아는 동생'에게 관심을 달라며 보채지 않는다.

상대가 아직 '오빠오빠 놀이중'이라거나 '연애 따로 보호천사 따로'의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면, 시간은 좀 걸릴 수 있다. 당장은 이쪽의 호의를 당연히 누릴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하거나, '아는 오빠'가 베풀 수 있는 자연스런 친절이라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모든 호의와 관심이 '감동'으로 전환되는 순간은 반드시 찾아온다. 그때까지 선을 지키며 관심을 비춰주고, 호의를 베풀고 싶다면 상대가 부탁할 때 베풀길 권한다. 그러지 못한 많은 대원들이 초반부터 전력질주를 하다 지구력의 한계를 느끼게 되고, 더는 못 버티겠다며 선을 넘어 상대에게 '요구'하다 무너져 버린다.

'오빠동생'사이가 되었다면 장기전에 돌입한 거다. 중간에 몇 번 상대방 마음 떠보게 되면 '감동'으로 전환되어야 할 것들이 '부담'으로 바뀌어 버리고 마니, '작년의 우리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정도로 친해지는 걸 목표로 다가가 보자. 그럼 반드시 동남풍이 불 것이고, 돛은 바로 그때 펼치면 된다.



"소개팅 시켜달라고 떠봤는데, 잘못한 건가요?" 어서와. 노멀로그 처음이지?





<연관글>

미적미적 미루다가 돌아서면 잡는 남자, 정체는?
2년 전 썸남을 아직도 잊지 못하는 Y양에게
동료 여직원에 대한 친절일까? 아님 관심이 있어서?
철없는 남자와 연애하면 경험하게 되는 끔찍한 일들
연애경험 없는 여자들을 위한 다가감의 방법

<추천글>

유부남과 '진짜사랑'한다던 동네 누나
엄마가 신뢰하는 박사님과 냉장고 이야기
공원에서 돈 뺏긴 동생을 위한 형의 복수
새벽 5시, 여자에게 "나야..."라는 전화를 받다
컴팩트 디카를 산 사람들이 DSLR로 가는 이유
카카오뷰에서 받아보는 노멀로그 새 글과 연관 글! "여기"를 눌러주세요.

 새 글과 연관 글을 편하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