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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매뉴얼(연재완료)/솔로부대탈출매뉴얼(시즌3)

남자에게 만만한 취급을 받는 여자, 해결책은?

by 무한 2012. 1. 11.
남자에게 만만한 취급을 받는 여자, 해결책은?
동호회나 종교모임 등을 통해 이성에 대한 낯설음을 좀 지우라고 권했더니, 모임에 참석해 '동네북' 취급을 당하고 있는 여성대원들이 있다. 여기에 옮겨 적기 민망할 정도의 얘기까지 들어가며 '꿩 대신 닭'에서의 '닭', 또는 '들러리'의 역할만 하고 있는 대원들 말이다.

사연을 보내는 대원들은 자신이 '뚱뚱해서'라거나 '안 예뻐서' 그런 일이 벌어지는 것 같다고 말하는데, 물론 그것도 이유가 된다. 인기 없는 여자는, 재수 없는 짓을 하는 상대에게 "너 진짜 재수 없어."라고 말은 못하고, 그 행동을 온몸으로 다 받아준다. 다른 여자 같으면 컵에 있는 물을 뿌리고 나왔을 상황에서도, 그녀들은 끝까지 앉아 물을 마시며 상대의 얘기를 전부 듣는다.

"소희는 이름은 정말 예쁜데, 얼굴은 왜 안예뻐?"


모임에 나가서 저런 이야기를 듣고도 좋다며 앉아 있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이 깔깔 거리고 있으니, '아 이쯤에서 웃어야 하는 타이밍인가?'하며 자길 놀리는 줄도 모르고 같이 웃는다. 저 말에 기분이 나쁘더라도 그저 투정처럼 몇 마디 던지고 만다.  

"지연이랑 나랑 팔씨름 하면 내가 질 것 같아. 한 번 해볼까?"


라며 놀리는데, 얼씨구나 하며 또 팔씨름 한 판을 벌이고 있다. 계속 그런 취급을 당하니 익숙해진다. 처음 보는 사람이 막대해도 해맑게 웃는다. 그러다 어느 날은 기분이 나빠진다. 그래서 나에게 사연을 보낸다.

"무한님, 저한테 착한여자 콤플렉스 같은 게 있나 봐요."


아니다. 그건 착한여자 콤플렉스가 아니라, 외로운 여자들이 강제적으로 갖게 되는 낙천성이며 인내심이다. 그걸 놓아야지 존중받을 수 있다. 이상한 완구취급을 받는 상황에서 벗어나는 방법, 함께 살펴보자.


1. 받지 마라.


남성대원들의 사연을 보면, 많은 대원들이 '연락이 잘 되지 않는 그녀' 때문에 괴로워 한다. 그런데 외로운 여자들의 사연을 보면, 낮이건 밤이건 새벽이건 걸려오는 전화를 잠자다 일어나서라도 받곤 엉뚱한 소리를 들을 후 괴로워한다.

같이 밥을 먹자거나 술 마시자는 전화도 아니다. 상대는 이미 술에 취해 낼 기분은 다 내고, 찌꺼기처럼 남은 감정을 해소하기 위해 전화를 건 것이다. 외로운 여자는 그 전화를 또 좋다고 받는다. 남자에게 전화가 걸려 오다니. 상대는 술에 취해 뭔 소리를 하는 건지도 모르는데, 외로운 여자는 열심히 참아가며 그 얘기를 다 들어준다.

상대가 놀려도 열심히 리액션 해주고, 늦은 밤 문자가 와도 꼬박꼬박 답장하고. 대단한 체력과 정신력이다. 가끔 자신의 이런 모습을 두고,

"전, 여자후배라기 보다는 남자후배에 가까운 역할인 것 같아요."


라고 말하는 대원들이 있다. 그걸 하지 말라는 얘기다. 남자후배 같아서 남자후배 취급을 받는 게 아니라, 그렇게 대해도 헤헤 거리며 받아주니 거기까지 가 버린 거다.

꼬꼬마 시절의 일이지만, 당시 어울리던 후배들 중엔 딱 '남자후배'로 최적화 된 여자후배가 있었다. 친구들과 모여서 심심하면 그 후배에게 전화를 했는데, 언제든 나오라고 하면 나오고 전화를 걸어 "소개팅 시켜줘."라고 노래를 불러도 다 받아줬다. 그렇게 대해도 별 문제 없이 계속 관계가 유지되었다. 그러다 보니 나중엔 새로 알게되는 친구들도 그 후배를 막대하고, 놀리고, 후배에게 소개팅 따위를 부탁했다. 그게 전부였다. 그 후배를 존중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2. 명확히 말하라.


위에서 말한 이유들로 인해, 외로운 여자는 남자에게 만만해진다. 만만한 여자에게 남자가 가리지 않고 보여주는 대표적인 행동이 있으니, 그게 바로

비겁한 행동

이다. 기분에 따라 말과 행동이 달라지고, 그런 말과 행동에 책임을 지지 않는 것이다. 잘못을 저질러 놓고 되려 화를 내거나, 그런 뜻이 아니었다며 상대를 바보로 만들기도 한다. 그렇게 졸렬한 짓을 해도 외로운 여자는 별 대응 없이 여전히 제자리에 있으니 더욱 만만해진다.

경찰까지 출동했던 우리 동네 '쓰레기 사건'을 예로 들면 이해가 쉽다. 언젠가 부터 내가 사는 아파트 단지의 주차장 한 구석에, 사람들이 차에서 꺼낸 쓰레기를 버리기 시작했다. 그곳에 버리지 말고 분리수거를 해서 쓰레기 버리는 곳에 버려달라고 몇 번 방송까지 했지만, 사람들은 계속 그곳에 쓰레기를 버렸다. 누군가는 차에서 꺼낸 재떨이를 그곳에 털기도 했고, 또 누군가는 차에 있던 쓰레기를 봉지에 담아서 버렸다. 그렇게 쓰레기가 쌓이자, 사람들은 집으로 올라가기 전 손에 들고 있던 쓰레기를 그곳에 버리기까지 했다.

앞으로 그곳에 쓰레기를 버리면 벌금을 물린다는 공고까지 붙었지만,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들은 잡히지 않았고 계속 그곳에 쓰레기는 늘어갔다. 그러다 부녀회 총무 아주머니가 현장에서 쓰레기 버리는 사람을 잡았고, 그 남자와 싸우게 되었다. 남자는 아줌마가 뭔데 난리냐, 쓰레기가 여기 있어서 난 처음 버린 거다, 왜 나한테만 그러냐 난 담배꽁초 하나 버린 거다, 라며 맞섰다. 그러다 사람들이 모여들자 자리를 피하려 했고, 총무 아주머니는 남자가 도망가지 못하게 잡았다. 사람들이 더 모여들자 남자는 욕을 하며 총무 아주머니를 밀어 넘어뜨리곤 도망갔다.

아주머니는 자기부담금의 90%까지 보장되며, 감기나 암과 같은 크고 작은 질병과 상해사고, CT와 MRI 등 치료에 필요한 검사비까지 폭넓게 보장되는 실비보험에 가입되어 있었다는 건 농담이고, 나중에 이야기를 들어보니, 아주머니가 경찰에 신고했고, 도망갔던 남자를 잡았다고 했다. 여하튼 그 일 이후로 그곳엔 CCTV가 설치되었고, 아무도 쓰레기를 버리지 않게 되었다.

누군가 그대에게 비겁한 행동을 해온다면, 그 행동의 비겁함을 명확히 상대에게 말하길 권한다. 술에 취해 심심할 때만 연락을 하는 행동, 늘 뭔가를 부탁하기만 하는 행동, 그리고 연애를 하고 있으면서 찝쩍거리는 행동들에 대해 분명하게 말하라는 거다. 남들이 안 보는 곳에서 구질구질한 행동을 하는 상대가 있다면, 그에게 그 구질구질한 행동들이 사람들에게 알려져도 괜찮겠냐고 묻자. 그렇게 밝히지 않고 다 받아주고 있다간, 우리 동네 주차장 한 구석처럼 쓰레기로 가득 차게 될 수 있으니 말이다.


3. 외로움을 인정하라.


목적 없는 항해는 방황이 될 수밖에 없다. 지금은 사람들과 어울려 새벽까지 술 마시는 까닭에 외롭지 않다고 느낄 지도 모르지만, 외롭지 않으려 나가는 모임이라면 그것도 하나의 거대한 방황일 뿐이다. 방황하는 여자는 절대 매력적일 수 없다. 운이 좋아 연애를 시작했다 하더라도 그녀는 얼마 지나지 않아 상대에게 짐짝 취급을 받을 것이며, 상대의 비겁함과 막대함을 온 몸으로 경험하게 될 것이다. 

'나는 외롭고,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에서 빨리 벗어나자. 그 생각에 젖어 있다간 계속해서 사람들에게 의지하려 하고,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어하며, 또 그들에게서 구원을 찾으려 한다. 

"언제 어디서든 불러만 주세요, 전화해 주세요."


그렇게 어디든 널린 잡초가 되어간다. 돌보지 않아도 알아서 뿌리를 내리고, 밟아도 강한 생명력으로 살아남는 잡초 말이다. 이성에게 많은 관심을 받는 여자사람들이 조심스레 다뤄야 하는 꽃과 같다는 걸 생각해보면, 잡초는, 아 잠깐 눈물 좀 닦고. 

그대의 외로움을 인정하고, 다른 사람들의 외로움도 인정하자. 누구나 외로움 앞에선 바들바들 떤다. 연애란 그 외로움을 함께 물리칠 '파트너'를 만나서 시작하는 것이지, 알아서 외로움을 해치워 줄 '주인님'과 만나 주종관계가 되는 것이 아니다.

파트너가 되려면 무엇보다 '존중'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존중은 기대지 않을 때 받을 수 있다. 자기 삶의 핸들을 쥐고 있는 사람은 기대는 법이 없다. 조수석에만 앉아 있는 사람은? 운전자가 허튼소리를 해도 쫓겨나기 싫어 묵묵히 앉아 참고 견디는 수밖에 없다. 그게 바로 몇몇 대원들이, 살을 빼고 성형을 한 후에도 여전히 짐짝취급을 당하는 이유다. 

  
<행복을 찾아서>라는 영화에 이런 대사가 나온다.

Don't have let a somebody tell you "You can't do something".

- <The Pursuit Of Happyness, 2006>


너에게 누군가가 "너는 무언가를 할 수 없어."라고 말하기를 시키지 마라, 라는 건 웃자고 한 소리고. "아무도 너에게 "넌 할 수 없어."라고 말하게끔 하지 마."라는 뜻이다. 내가 그대에게 전하고 싶은 것도 바로 저 얘기다.

"걔라면 할 수 있을 걸."
"걔한테 그러면 안 돼."



저런 이야기를 듣게 만드는 건, 날씬한 몸매나 예쁜 얼굴이 아니다. 그대의 자신감과 자존감이다. 위에서 소개한 영화에서 윌 형(윌 스미스)은 "꿈이 있다면, 지켜야 돼."라고 말한다. 꾸는 것이 아니라 지키는 것이라고 한 부분에 주목하자. 그대는 존중받아야 하는 자신을 지키고 있는가? 그대라는 존재의 소중함을 지키고 있는가? 사람들과 어울리기 위해 두 손에 쥔 외로운 여자의 낙천성이나 인내심을 내려두고, 두 주먹 쥔 채 소중한 그대를 스스로 지켜나가 보자.



▲ 80일 프로젝트에 참가 중인 대원 분들은 힘내시기 바랍니다. 멈추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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