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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매뉴얼(연재완료)/솔로부대탈출매뉴얼(시즌2)

남자에 대해 잘못 알려진 연애상식 BEST3

by 무한 2010. 5. 3.
몇 번 째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지구에서 맞이하는 공짜 월요일이 또 시작되었다. 지난 금요일에는 마음에 바람이 불어 정신이 소풍 다녀온 까닭에 매뉴얼을 발행하지 못했다. 이쯤에서 몇몇 솔로부대원들은 또,

"아.. 나도 콧구멍에 봄바람 좀 집어넣고 싶다."

이런 생각을 하며 손가락을 집어 넣으면 자꾸 더 속으로 코딱지가 숨어 들어가는 답답함을 느낄 것이다. 그럴 땐 파지 말고 풀어야 한다. 무작정 탐색하다간 코만 헐어서 아프다. 남자에 대해 잘못 알려진 연애상식, 파도 나오지 않는다면 풀란 얘기다. 오늘은 시원하게 풀어보자.


1. 남자는 관심있는 여자에겐 무슨 상황에서도 연락한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위의 소제목과 같은 생각을 하는 대원들은 현재 짝사랑 진행중 이거나 시간의 여유가 꽤 있는 경우가 많다. 두 사람이 같은 상황에 있더라도 한 쪽은 아무 일 없이 관계를 만들어 가는 반면, 다른 쪽은 불안해 하고 초조해 하며 '연락없음'이라고 써 놓은 채 걱정을 초대한단 얘기다. 메일을 통해 많이 받는 질문 중,

"남자는 관심있는 여자에겐 절벽에서 떨어지면서도 문자 하지 않나요?"

이런 질문이 있다. '한다/안 한다'라는 답을 잠시 접어두고, 이 물음을 던지는 솔로부대원들을 살펴보면 '연락'이나 '답문'을 증거로 마음 기댈 곳을 찾고 있다. 자신이 마음 접는 것이 타당하다는 것을 나에게 확인받으며 나를 '공범'으로 만들려는 경우도 있고 말이다.

좋아하는 감정의 최초 발원지가 '내 마음'이라면 상대에게 연락하고 싶은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그건 '내 입장'이고 상대는 다르지 않은가. 내가 상대를 좋아하고, 상대도 나에게 관심이 있으면 좋은 상황이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을 것이다. 아래의 사연을 보자.

있는 용기, 없는 용기 모두 긁어서 쪽지를 전달 했습니다.
거래처 사람인데.. 제가 전부터 마음이 있었거든요..
그 후.. 문자도 주고 받고 이런 저런 이야기 하며 며칠 보내다..
그 사람이 지방에 다녀온다고 얘길 하더군요..
LED전광판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인데.. 지방공사 있다고..
그 말 한 이후로는 단답형 문자 외에는 연락이 없네요...
저한테 관심이 없는 거겠죠? 회사 언니랑도 얘길 해 봤는데..
남자는 관심이 있으면.. 절벽에서 떨어지면서도 문자 한다고..
그 얘기 들으니까.. 저한테 별로 관심이 없다는 생각도 들고..
그냥 접어야 하겠죠?


사실, 이 만큼의 지구력밖에 가지고 있지 않고, 게다가 팔랑귀증세가 있다면 마음을 접는 것을 추천한다. 뭘 탓하는 게 아니라, 성격에 대한 얘길 하는 거다. 남녀를 불문하고 사람의 성격에 대해서는 정의하거나 일반화 하기 힘든데, 좀 더 다정다감하고 '연락'에 충실한 사람들이 분명 있다. 마음의 깊이와 관계없이 그런 '성격'을 가진 사람을 만나는 것이 더 좋을 거란 얘기다.

예를 하나 살펴보자. 난 어딜 가든 집에 전화를 잘 안 하는 스타일이다. 그런 반면 내 친구 J는 자신의 위치를 상세하게 집에 알린다. 난 어버이날에 카네이션을 달아드리며 "엄마, 사랑해."같은 얘기를 하면 몸에 벌레가 기어가는 느낌이 들지만, 내 친구 J는 부모님께 공짜로 허그까지 해 드린다. 잠깐, 이거 내 흉을 보는 거 같은데? 아무튼 같은 '남자'지만, "어디야?"라고 했을 때, "집"이라고 보내는 사람이 있고 "지금 집에서 TV보고 있어. 넌 어딘데?"라고 보내는 남자가 있단 얘기다. 물론, 난 내 여자에겐 따뜻하지만.(응?)

그의 마음이 발원지가 아니라면 '남자는 관심있는 여자에게 어떤 상황에서도 연락한다.'라는 말은 대입시키지 말자. 그건 그 남자가 자발적으로 '들이댐'을 시작했을 때의 얘기지, 그 외의 상황에 적용할 수 있는 얘기가 아니니 말이다. 이 사실을 모르기에 수 많은 솔로부대 여자대원들이 '나한테 관심 없나봐.' 판정을 내리곤 시작도 하지 않는다. 안타까운 일이다.


2. 남자는 옛 사랑을 잊지 못한다?


'옛 사랑에 대한 추억''주나라의 봉건제도와 서양 중세시대의 봉건제도의 차이점' 보다 오래 기억하는 건 맞다. 학교다닐 때 '봉건제도' 들어본 것 같다고 또 좋아하지 말고 매뉴얼에 집중하자. 이와 관련된 사연들이 정말 넘쳐난다. 남자대원들에게 '옛 사랑'따위의 얘기를 하지 말라고 마르고 달도록 얘기했지만, 여전히 상대가 '솔깃'하는 얘기라는 점과, 자신의 로맨스를 보여주고 싶어 저지르는 자빠링에 의한 '옛 사랑 얘기'를 막을 길이 없다. 아래의 사연을 보자.

겨우 친해졌는데.. 술 마시다가 털어 놓더군요...
전에 사귀던 여자와 제가 닮았다고.. 그 여자분과 헤어지고 나서는
소개팅은 커녕 여자랑 사귈 생각도 안했대요..
사진을 다 지워서 없지만.. 보면 정말 놀랄 거라면서.. 닮았다고..
도대체 이 얘기를 왜 한 걸까요?
얘기를 들으면서.. 그럼 저를 보면 그 여자분 생각이 나냐고 물었더니..
그런 건 아니라고.. 이젠 다 잊었고.. 마음 속에 남은 감정 없다고..
이미 끝난 일인데 후회해 봤자 불행을 안고 있는 거라고...
저에 대한 이 남자의 감정은 뭘까요? 그냥 옛 여친 닮은 사람?
아... 문자 주고 받으면서 좋다가도..
혼자 있을 때 이런 생각 들면 정말.. 꾸리꾸리하고... 찝찝해요..


제발 물어보지 말길 바란다. "저를 보면 그 여자분 생각이 나나요?" 이거 물어서 무슨 대답을 듣든 마음에 곰팡이 피는 거 아닌가. 예스라면 만나는 시시각각 '이 색히 또 그 생각 하나?'라는 마음이 들 거고, 노라고 해도 '이거 또 이거 모르는 거지.. 이거..' 이런 생각할 것 아닌가. 위에 옮기지 않은 부분까지 종합해 보았을 때, 그 남자분은 지금 '이러면 욜라 멋있어 보이겠지?'라는 상태일 가능성이 크니 폼 잡지 않게 못 박아 두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 얘길 듣고 유쾌해 할 여자는 지구에 한 명도 없을 거예요."라고 제발 좀 가르쳐 줘라. 계속 묻다간 '내 얘기에 푹 빠졌군.'이라고 생각하며 "그녀와 헤어지고 나서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죠." 이런 즤랄꾸러기의 모습을 드러낼 지 모르니, 더이상의 헛발질을 하지 않도록 도와주길 바란다.

이와 관련된 이야기를 하나 더 하자면, "남자친구랑 헤어진 지는 얼마나 되셨어요?"따위의 이야기로 말을 걸어오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심지어 소개팅에 나와서도 비슷한 질문을 한다.) 그건 대부분 남자들이 잘못 알고 있는 '여자에 대한 연애상식' 때문에 벌어지는 일인데, '심리치료사'처럼 접근해 그녀의 아픈 기억을 매만져 주면 어쩌구 저쩌구 하는 '형들의 충고'가 그 원인이 된다. 고해성사는 성당에 가서 하고, 이런 질문을 해 오는 사람이 있다면 "유치원 때 너무 아픈 사랑을 한 이후론 기억이 없네요." 정도의 대답만 해 주자. 구구절절 이야기 했다간 둘 사이에 비닐 한 장 덮여버릴 수도 있으니 말이다. 어설픈 '심리치료사'는 지가 얘기 하래놓고 얘기 들으며 지가 상처받는 일이 많다.


3. 제가 한 선물을 아직도 가지고 있다는 건...


오늘 확실히 해 두자. 원래 "눈도 잘 못 마주치고 쑥스러워 하는 남자"에 대해서 쓰려고 했는데 그건 다음에 이야기 하도록 하고, 이것 때문에 아직도 정류장에 앉아 집에 갈 생각 안하는 솔로부대원들을 위해 이 얘기를 해야 겠다. 사연을 보자. 

벌써 일년 이네요.... 그 사랑했던 시간도..
아직도 실감이 안 나고 꼭 다시 올 것 같아요..
노력하겠다고 눈물로 매달렸지만.. 매정하게 돌아섰죠..
콘크리트... 양치기... 열쇠고리... 삐리삐리..
우리만 아는 얘기들을 떠올려 봐요.. 그 사람도 기억할까요?
이건 분명 거짓말 같은데... 다들 정말이래요.. 힘내라고..
왜 힘을 내야 하는 지... 어떻게 힘을 내야 하는 지...
알 수도 없고.. 알고 싶지도 않아도...
그 사람은 새로운 사랑을 시작했더군요...
제게 했던 말들을 다른 사람에게 하고..
제게 지었던 표정.. 웃음... 다 다른 사람에게 하겠죠...

어떻게 그게 될까요... 정말 다 잊은 걸까요...
몇 번을 썼다 지운 메일들... 아무 것도 의미가 없어요...
그 사람의 미니홈피... 제 미니홈피보다 더 많이 가게 되고..
그 사진들... 제가 선물했던 시계... 옷... 다 그대로인데...
왜 그 사람 옆엔 다른 사람이.......
일년동안 제 옆엔 술만 있었네요... 잠을 잘 수가 없었거든요..

밤 새 울다 출근하고... 또 집에 와서 밤새 울고...
아직도 정말 그 사람은 그대로인데... 왜.....
무한님... 제 삶엔 정말... 아무 의미가 없어요.


일단, 술부터 끊자. 인생을 하루살이처럼 살고 있으니까 나아질 방법이 없지 않은가? 오늘 그리워 하며 살다 죽고, 또 오늘 그리워 하며 살다 죽고, 또 오늘, 그러다 보면 열심히 쌓아올린 그리움이 탑을 만든다. 더이상 그 위에 쌓을 수 없을 정도가 되면 탑에 기도를 하기 시작한다. 신석기 시대도 아닌데 이게 무슨 거석숭배 같은 짓인가.

내 주변에도 '옛 여친'이 선물했던 것들을 아직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다. 아직 못 잊거나 마음이 남아 있어서 그런 경우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경우 버리기는 아깝고 새로 사자니 좀 그런 까닭에 사용하거나, 말 그대로 아무 의미 없이 입거나 사용하는 거다. 집에서 물을 마실 때 컵을 보며 '아.. 이건 인사동에서 3개에 만원 주고 산 컵이지...' 이런 생각을 하며 마시는가? 아무 생각 없이 물을 따라 마시지 않는가. 대략 그런 느낌이란 얘기다.

그만 마음 접고 다른 사람 만나라는 얘기를 하고 싶은 게 아니다. 그 사람과 다시 만나겠다는 마음을 계속 가지고 있어도 좋다. 단, 지금 그 '하루살이 상태'로는 아무 매력이 없다. 덕지덕지 붙여 놓은 의미부여들과 녹슨 기억들을 가지고 뭔갈 하려고 하지 말자. 당신 마음 안다. 전에도 얘기했지만, 나도 변성기가 오기 전에 침대에 라면을 쏟아 놓곤 유서를 쓴 적이 있었다. 침대에 과자 부스러기만 흘려도 옷걸이나 파리채등으로 맞을 위험이 있는데, 라면을 쏟았으니 오죽했겠는가. 시간이 천천히 흐르고 인생의 아무것도 내게 소용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작정 서울역으로 가는 기차를 탈까 하는 생각이며, 산에 들어가 늑대들과 생활하며 지내볼까 하는 생각 등등(당시 '정글북'에 심취해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우습지만, 당시엔 정말 그 누구보다 심각한 상황이었다.

솔직히 이건 말 보다 스스로 겪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에게 할 수 있을 때 하고 싶은 것을 하든 공부를 하든 열정적으로 매달리라는 얘기를 해 봐야 대부분 '얼른 어른이 되고 싶다'는 생각만 하고, 비로소 취업을 앞두는 상황되어야 '아.. 내가 왜 그랬을까...'라고 후회하듯, 슬픔의 강을 한 번쯤 건너게 될 거라 생각한다.



위에서 이야기 한 것들 외에도 "남자의 연락은 곧 관심인가요?"라는 질문이 있는데, 거기에 대해서는 "관심있는 남자가 연락하는 것은 맞지만, 연락한다고 다 관심 있는 건 아닙니다."라고 적어두겠다. 전에도 한 번 이야기 했지만 그냥 사람 그립고 자리 그리워서 연락하는 경우도 있고, 말 걸면 리액션도 잘 해주니까 연락하는 경우도 있다.

좀 다른 이야기로 "저 때문에 그런 건가요?"라는 질문도 많이 받는다. 상대의 연락이 줄었다든지, 예전과 행동이 달라 졌다든지, 젠틀하던 남자가 갑자기 집요한 스킨십을 하려고 한다든지 하는 등의 사연과 함께 자신이 뭔가 실수를 해서 이렇게 된 건지, 아니면 쉬운여자로 보이게끔 잘못행 행동이 있는 지 등을 묻는데 아무 '이상'이 없어도 그런 일이 발생할 수 있다. 인터넷 쇼핑몰에 달리는 댓글만 봐도 알 수 있지 않은가? '단순변심'이 있을 수도 있고, '내가 상상했던 것과 다르다'라는 생각이 들었을 수도 있다. 구매 했다가 몇 번 사용하고 '7일 이내 반품'을 계획했을 수도 있고, 다른 상품이 마음에 들어 '구매취소'할 수도 있는 것 아닌가. '장바구니'에 넣었지만 형편상 구입이 불가능 하거나 이런 저런 요구사항을 웃으며 부탁해 놓고 나중에 뭔가 하나 마음에 들지 않으면 '안티'의 송곳니를 세우는 사람 등등. 다양한 사람이 존재한다는 것을 받아들이자.

주관적인 생각이나 개인의 경험에 따라 다르게 해석할 수도 있는 부분들이지만, 이번 매뉴얼에서는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 담그는대원들'이나 '소 잃고 외양간에서 정신줄 놓아버린 대원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적어 보았다. 누구라고 밝히긴 좀 그렇고, 내 주변에, 앞으로 지구에서 머물 수 있는 시간이 일년 밖에 없다는 선고를 받은 분이 계시다. 당신은 '지구에 머물 수 있는 시간이 일년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라는 얘길 듣게 된다면 지금 해야 할 일이 뭐라고 생각하는가?

매뉴얼의 서두에서 "지구에서 맞이하는 공짜 월요일"이라는 이야기를 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부러워 하는 재벌들도, "당신의 전 재산과 젊음을 바꾸시겠습니까?"라고 한다면 지체없이 고개를 끄덕인다고 하는데, 우리는 공짜라서 모르고 있는 것 아닐까. 갑자기 심각해 지니까 재미없다. 재미있게 살잔 얘기다. 방심에 맡겨놓은 표정부터 좀 펴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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