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연애매뉴얼(연재완료)/솔로부대탈출매뉴얼(시즌2)

헤어진 옛 연인이 연애에 미치는 영향

by 무한 2010. 4. 1.
은행 가야 하는 데, 가기 싫은 날씨다. 뭐 이런 개인적인 사항들은 접어두고 오늘은 '헤어진 옛 연인'이 연애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함께 살펴보고자 한다. 이미 매뉴얼을 통해 '헤어진 후 연락하는 옛 연인의 속마음'에 대해 이야기 한 적 있고, 그 유명한 옛남친 1집 <자니?>에 대한 이야기도 나눈 적이 있지만 그건 솔로부대원을 대상으로 하는 이야기였고, 이번에는 커플부대원의 입장에서 '헤어진 옛 연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자.

"다른 사람과 사귀게 되었으면 정리하는 게 당연하지 않나요?"

이렇게 물을 지도 모르지만, 그게 말 처럼 쉬운 문제가 아니다. 지금 옆에 있는 사람이 나에게 잘 해주긴 하지만, 옛 연인이 운명같은 느낌이 든다는 얘기를 하는 대원들도 있고, 옛 연인이 진심으로 뉘우치며 후회하는데 이런 상황을 어떻게 해야 하는 지 모르겠다며 아노미상태에 있는 대원들도 보인다. 자장면이냐 짬뽕이냐를 고민하는 것 보다 훨씬 어려운 상황, 자, 함께 정리해보자.


1. 나는 지난 여름 네가 한 일을 알고 있다


옛 남친 1집의 타이틀곡 <자니?>나 옛 여친 1집 타이틀곡 <뭐해?>같은 물음으로 옆구리를 찔러 보는 것이 옛 연인의 기본적인 특성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이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어 뒤통수를 치는 사연들이 많이 보인다. 아래의 사연을 보자.

4년간 사귀었던 남자친구에게 지쳤었죠..
언젠가 부터 술을 마시면 폭력을 쓰고.. 욕하는 거..
그리고 의처증처럼 제 생활을 감시하는 게 너무 싫었어요..
제가 친구들하고 술 마신다고 해도 알았다고 해 놓고..
확인하러 찾아올 정도로 심했거든요..
그만 만나자고 말 하고 나서 얼마나 홀가분 하던지..
정말 자유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어요..
그리고 몇 달이 지나서.. 지금의 유치원 원장 선생님이..
주변에 좋은 남자 있다고 만나보라고 하시더라구요..
몇 번을 사양하다가.. 계속 말씀하셔서 만나게 되었는데..
정말 괜찮은 사람이더라구요.. 예의바르고.. 센스있고..
예뻤던 20대의 4년을 이 사람을 만났더라면..
더 재미있고 행복하게 지냈을텐데.. 하는 후회가 들 정도로요.

그렇게 사귀게 되었어요.. 3개월.. 누구도 부럽지 않은 3개월 이었죠..
그런데 예전 남자친구가 그 소식을 알고 나서는..
어린이집에 찾아와서.. 원장선생님한테 난리를 쳤나봐요..
그리고 지금 만나는 연락처도 알아내서... 전화를 했대요..
자기랑 거의 동거하다시피 지냈었고... 할 거 다 한 여자라고...
새로운 남자친구가.. 처음엔 숨기더라구요.. 그 얘기 들은 거..
근데..... 나중에는 이야기를 꺼내놓는데...
제가 정말 많이 울었어요...... 그 사람이 다 이해한다고..
그런 거 신경쓸 거 없다고.. 그렇게 얘기했어요...
하지만.. 예전 같지 않게 좀 변해가는 것 같아요...
그런 이야기를 들었으니 당연하겠죠...
정말 이 사람이 내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너무 힘들어요... 너무...


이 사연만 읽으면 '아오 빡쳐, 무슨 저런 색히가 다 있어.'라는 생각을 하겠지만, 내 메일함에는 '오늘 복수했어요.'라는 제목으로 옛 남친이 새로 만나는 여자에게 그 남자가 어떤 사람인지 다 알려줬다는 메일도 있다. 그래서 "살다보면 똥 밟을 때도 있습니다."라고 간단히 말하기 힘든 것이다.

사연을 주신 분께는 남자친구의 변화에 대해 너무 예민하게 받아들이지 말라는 얘기를 해 드리고 싶다. 그가 '과거'를 빌미로 헤어질 구실을 찾는 것이 아니더라도, 이쪽에서 예민하게 반응하며 하나하나를 다 '헤어지려고 하는 것 아닌가?'로 끼워 맞춘다면 모든 행동이 다 의심되고 스스로만 괴로워 질 뿐이다.

과거의 연애가 있었을 거라고 막연하게 추측하는 것과, 구체적인 이야기들을 직접듣는 것은 분명 데미지가 다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 편에서 당신을 위로하는 사람이라면, 당신은 그에 대한 큰 믿음을 보여주기 바란다. '혹시...'라며 색안경을 고르지 말고, 당신의 사랑을 어떻게 하면 더 줄 수 있는지를 고민하자.


2. 비 오는 날 통유리 카페?


내 '옛 연인'말고, 현재 사귀는 사람의 '옛 연인' 때문에 속이 타고 있는 커플부대원들이 있다. 하나같이 "우연한 계기로 남친의 메일함을 보게 되었는데요."라거나 "어쩌다가 남친의 폰을 보게 되었는데요."라는 이야기를 하는데, 정말 우연일까? 정말 어쩌다가 일까? 뭐, 그게 중요한 것은 아니니 우선 넘어가자. 한 가지 적어둘 것은, '우연히'나' 어쩌다가' 때문에 고통이 시작되는 것이 많으니, 궁금증이 모락모락 피어나더라도 초기에 진화할 수 있길 권한다. 

안타깝게도 이렇게 상대의 메일이나 폰 계정을 들어가 본 결과, 꽤 심각한 문제를 발견한 대원들이 많다. 그 중 몰래 본 까닭에 말도 못 꺼내고, 피가 바짝바짝 말라가는 중인 한 커플부대원의 사연을 소개한다. 

미니홈피 노래를 바꿔 주다가 비밀번호를 알게 되었어요.. 
노래만 바꿔주고 로그아웃 했으면 좋았을 걸............
보고 말았습니다... 그 메일들.... 휴지통에 있더군요... 
제 남친의 이름을 다정하게 부르며 시작하는 메일을 읽으며.. 
손이 파르르 떨리고 심장이 미친듯이 뛰었습니다.. 
컴퓨터를 정리하다가 같이 찍은 사진을 봤다느니... 
미니홈피에서 새 여자친구 사진을 보고 자기가 아니라서.. 
당황했다느니... 그렇게 다른 사람을 사귈 거라고는..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다느니... 
회상하는 내용들을 읽는데 머릿속에 막 그려지는 겁니다.. 
(제가 상상력이 좀 풍부해요 ㅠ.ㅠ)
축하한다고는 말하지 못하겠다고.. 뭐 그런 식으로...끝나는 메일.. 
그리고.... 그 메일에 답장한 남친의 메일도 보게 됩니다....... 
저랑 사귀고 있을 때 보낸 메일이더군요........ 
연락했었는데.. 어느 아주머니가 받았더라고.. 핸드폰 번호 바꿨냐고.. 
메일을 받으니 놀랍고 반갑고 그렇다고... 
자기도 아직 사귈 때의 사진 갖고 있다고... 쉽게 버릴 수가 없었다고... 
그 여자에게..... 비오는 날이면 통유리 카페에 앉아서 
커피 마시는 걸 좋아하던 너인데... 이따위.. 얘기를....... 
평화로운 호수같던 제 머리에 누가 마구 돌맹이를 던지는 것 같았어요..
둘이 바람피는 행각은 아니지만... 저 역시 생각도 안해본 일이.. 
이렇게 벌어졌다는 걸 알게 되자... 남친이 뭔갈 숨기는 것 같다는.. 
그런 생각을 하기도 하고... 정말 미쳐가는 것 같아요... 
이걸 봤다고 얘기하면.. 괜히 사생활까지 침해하며 억지로 물어서..
우리 둘 사이에 화를 자초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고.. 
못 본 척 하자니... 제가 피 말라 죽을 것 같고...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요... 지금도 손이 떨려요...
 

비오는 날, 통구이 먹는 걸 좋아하는 내 입장에서 얘기하자면 남자친구에게 털어 놓는 것을 추천드린다. 그거 계속 마음에 가지고 있다보면 의심이 쑥쑥 자라나 금방 열대우림을 만들 것이다. 단, 그 메일이 '휴지통'에 있었다는 것을 기억하자. 그리고, 남자친구 역시 당신에게 숨기는 것이 없다고 생각했기에 비밀번호를 알려줄 수 있었을 거라 생각한다. 

감정이 짙게 뭍어나는 메일을 보게 된 것은 분명 큰 충격이었겠지만, 지금까지 계속되는 메일교환이 아닌 단발적인 일이었고, 과거의 회상을 하는 상대에게 '그래 그랬었지.'라고 맞장구 정도는 쳐 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여자친구는 사실 머리가 너무 커, 밥도 너무 많이 먹고 그래서 헤어지려고 생각중이야."따위의 이야기나 언제 한 번 보자는 약속 등도 없는 메일이니 계속 떠올리며 각인하지 말고 편하게 지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 

남자친구에게 털어놓는 방법으로는 메일을 추천한다. 나에게 보낸 메일 정도로 유쾌하게 설명하는 것이 좋겠다. 아주 심각하게 "난 생각도 못한 일인데, 오빤 그렇게 메일을 보내고 있었네..."따위의 뉘앙스나, "앜ㅋㅋㅋㅋ 오빠 통유리 뭐얔ㅋㅋㅋ 통구이로 만들어 버릴라니깤ㅋㅋㅋ"이렇게 너무 가벼운 뉘앙스 말고 적절하게 사랑이 듬뿍 담긴 메일을 보내길 바란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메일함을 허전하지 않게 사랑으로 채워 줄 수 있는 것은, 남이 아니라 나라는 것을 기억하며 말이다. 아, 추궁이 아니라 대화라는 것도 잊지 말자. 


3. 미칠듯한 자신감
 

소제목 1번에서 말한 '뒤통수를 치는 경우'가 있는 반면, 끝까지 찌질한 모습을 보이는 옛 연인의 사연도 있다. 대부분 먼저 이별을 통보한 쪽에서 '미칠듯한 자신감'으로 찌찔한 모습을 보이게 되는데, 우리끼리니까 하는 얘기지만 '미칠듯한 자신감'은 그냥 미친거라고 생각해도 틀리지 않는 경우가 많다. 

특징을 살펴보자면, 가벼운 뉘앙스로 장난치듯 접근한다는 것이다. "어이~"라거나 "야 너..." 이런 식으로 혼란스러운 물음을 띄워 놓고는 말을 이어간다. 뭐 대부분 겉핥기 수준의 멘트로 "너랑 헤어지고 후회하는 중이다."라거나 "계속 사귀었으면 지금이랑 다르겠지." 같은 이야기들을 꺼내놓는다. 멘트야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진지하지 않은 가벼운 템포로 말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리고 속마음은 '찔러나 보자.'인 경우가 많다. 

이렇게 떡밥을 던지다가 이쪽에서 심각하게 대꾸할 경우, 장난이었는데 왜 그러냐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거나 되려 피해의식이 있는 거 아니냐라는 등의 헛소리를 해 댄다. 결국은 '알았다. 잘 살아라.' 따위의 말로 끝까지 이쪽 잘못이라는 뉘앙스를 풍기거나, '내가 너 다시 꼬실까?'같은 유아적인 말들을 쏟아낸다. 

딱 봐도 캥거루 널뛰기 하는 소리라는 답이 나오지만, 이 가벼운 템포에 마음이 들떠버린 대원들이 많다는 사실에 가슴이 아프다. 더 나아가 정말 자신이 피해의식을 가지고 있는 건지, 다른 사람은 안 그런데 나만 이상한 건지 골몰하게 생각하는 대원들도 있다. 낚싯줄에 걸린 고기처럼 중심을 잡지 못하고 끌려가는 것이다. 

상대의 입장에서는 "그래도 진심이었어요. 내 마음을 알아주길 바라고 한 말들이었는데..."라며 억울한 심정을 토로할 수 있겠지만, 늘 강조하듯 나를 합리화 하기 위해 남을 바보로 만드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어려서부터 마음이 있는 상대에게 장난을 치는 것으로 관심을 표현해 왔기 때문에 가벼운 접근을 시도했다고 말할지 모르지만, 그 가벼움까지 상대가 다 알아서 해석해 주길 바라는 것은 욕심일 뿐이다. 삼백원짜리 커피 자판기에 이백원만 넣고 "뽑고 싶은 마음이 있으니까 돈을 넣은 건데, 그냥 좀 나와주면 안되나?"라고 말하는 사람이 없듯, 좀 더 진중하게 마음을 전하는 법을 생각하길 권한다. 


옛 연인은 다 이렇다거나, 현재 연인은 다 이렇다는 식의 정의를 할 수 없으므로 둘 사이에서 고민하는 사람에게는 자신이 들어갈 상대 마음의 방을 잘 살펴보라는 이야기 밖에 할 수 없겠다. 분명 그 당시에 문제가 있어 헤어진 사람들에게는, 시간이 지나 그 심각함이 잊혀지고 다시 만나도 '변화'가 없었다면 그 문제를 마주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말을 많이 하지만, 그 '변화'의 시간을 가졌을 수도 있다. 

또한 정 때문에 예전의 사랑이 더 커보이고, 돌릴 수 없기에 지금의 사랑보다 큰 질량을 가진 듯 생각되지만 현재 내 옆에 있는 사람이야 말로 세상에서 가장 멋진 사람일 수도 있다. 정이라는 것을 더해 둘을 비교한다면 옛 연인에게 더 마음이 기울겠지만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쪽으로 치우친 이야기를 좀 하자면, 지금 만나는 사람에게 집중하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마음이 중간쯤에 위치해 비교를 하거나 둘의 사이를 구경하는 느낌이라면 바람이 부는대로 계속 흔들릴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 흔들림만큼 더 괴로워 질 것이고 말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게중심을 '나'에게 맞춰야 한다. 사회생활에 시달릴 때에는 차라리 공부를 할 때가 편했다고 얘기하지만, 막상 공부를 할 여건이 조성되면 차라리 사회생활 하는 게 낫다고 이야기 하게 되는 것 처럼 흔들리지 말고, 지금 내 인생을 살고 있는 건 '나'라는 생각으로 주어진 것을 받아들이자. 




▲ 핸드폰 없는 2박 3일의 춘계휴가, 투정을 반납할 수 있었습니다. 지쳤다면, 떠나세요~





<연관글>

남자에게 먼저 반한 여자가 지켜야 할 것들
연애에 관한 여자의 심한 착각들 Best 7
여자들이 연애하면 힘들어지는 남자유형 세 가지
남자들이 반하는 여자의 매력적인 모습들
남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문자메시지' 공략방법



<추천글>

회사밥을 먹다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족같이 지내실분, 이라는 구인광고에 낚이다
내 차를 털어간 꼬꼬마에게 보내는 글
공원에서 돈 뺏긴 동생을 위한 형의 복수
컴팩트 디카를 산 사람들이 DSLR로 가는 이유

카카오뷰에서 받아보는 노멀로그 새 글과 연관 글! "여기"를 눌러주세요.

 새 글과 연관 글을 편하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