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커플을 갈라놓는 가장 무서운 병, 집착

by 무한 2009. 10. 20.
한창 생일파티를 하는데 한 친구가 화장실에 다녀오며 나를 붙잡고 하소연을 한다. 자기는 분명 그녀를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고, 라면으로 끼니를 때워도 그녀는 패밀리 레스토랑에 데려가 밥을 먹이고 싶어 하는데, 그녀가 몰라준다는 것이다.

자신만 그녀에게 연락하는 것 같고, 자신이 그녀라면 어떤 상황이든 말을 해줄 것 같은데 그녀는 이해만 바라는 상황이 많아진다는 것이다. 집에는 돈을 안 보태도 그녀와의 기념일을 챙기고, 일산에서 서울까지 언제나 차로 데리러 가고 데려다 주지만, 그녀는 자신만큼 절실하지 않아 보인다고 그랬다. 일년을 사귀면서 남자와 여자가 바뀐 듯, 자신이 더 안달하는 것 같다고 했다.

병이다.
냄새가 난다.
집착이라는 이름의 병이다.

집착에 빠지시 시작하면 치료법이 없다. 수두를 앓듯이 죽을 것 같이 열꽃이 피어나고, 불안과 불신의 가려움을 견뎌야 한다. 돈이 많은 유지의 자식이건, 복근이 단단한 헬스 트레이너건 집착의 병 앞에선 모두가 환자일 뿐이다.

외부 연재에서는 이렇게 적어 두었다.

가장 안타까운 것은, 이 불확실의 터널은 지나며 많은 커플들이 헤어진다는 것이다. 이 터널만 지나면 집착이라는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앞이 보이지 않은 캄캄함과 상대가 내 옆에 있는지 없는지 모르는 혼란 속에 대부분이 기차에서 내려 다른 곳을 찾아간다.

한 번쯤 그 기차에서 내려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그 터널을 조금만 참고 견뎠다면 다시 환한 세상이 다가왔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하지만 당시엔 그게 전부인 것 같고, 아무것도 약속되지 않은 미래는 불안하다. 게다가 상대에 대한 믿음이 깨어진 상태는 체인이 빠진 자전거를 타는 것 처럼 힘만 들 뿐 앞으로 나아가지 않는다.

- 무한 <커플을 갈라놓는 가장 무서운 병, 집착> 중


"오늘 글은 완전 글루미 선데이 저리가라 인데요?"


컴퓨터가 멈춰버린 관계로 소풍가는 날 비가 쏟아지는 기분이 든 이유가 있긴 하지만, 끝까지 다 읽어보면 그닥 우울한 글도 아니다. 나는 집착의 열병을 앓을 수 있는 그 풋풋함에 화이팅을 해 주고 있으니 말이다.

밤낮으로 바람이 차다,
독자 분들도 옷을 더 여미시길 바란다.


<커플을 갈라놓는 가장 무서운 병, 집착> 보러가기 (클릭)


추천과 댓글을 안 달았더니 감기에 걸렸다는 독자가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응?)


카카오뷰에서 받아보는 노멀로그 새 글과 연관 글! "여기"를 눌러주세요.

 새 글과 연관 글을 편하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