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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매뉴얼(연재완료)/솔로부대탈출매뉴얼(시즌5)

베프의 아는 오빠인 썸남, 왜 갑자기 식었을까? 외 1편

by 무한 2016. 4. 14.

이건 뭐 애초에 무슨 관계인지도 알 수 없게 시작된 데다가, 베프가 중간 중간 끼어들어 남의 썸에 감놔라 배놔라 한 까닭에 더욱 엉망이 된 것 같다.

 

“제가 오빠랑 썸타는 분위기가 되자, 무슨 이유에선지 베프가 엄청 심하게 반대하더라고요. 어느 날은 저랑 베프랑 있을 때 오빠 전화가 왔는데, 베프가 바꿔달라고 하더니 ‘다 같이 친하게 지내자고 소개시켜준 건데 이게 뭐 하는 거냐.’라는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오빠는 다음 날 제게 연락해선, 뭔가 좀 불편해진 것 같다는 이야기를 했고요.”

 

베프가 알파고고 K양은 아자황인, 뭐 그런 관계인가? K양과 상대가 베프가 정해준 시나리오 내에서 움직이며 만에 하나 그 선을 벗어날 경우 베프가 형벌을 내리는 거라면, 그건 그냥 두 사람이 베프에게 캐스팅 된 배우에 불과하다고 할 수 있다.

 

상대 입장에선 그 썸이, ‘K양과 베프’라는 두 사람을 상대해야 하는 일이었을 것이다. 자신이 하는 말들을 K양이 베프와 어느 선까지 공유하는 건지도 알 수 없었을 거고, 썸의 진도가 더 나가면 또 베프에게 “내가 친구로 지내라고 했잖아. 누가 썸 타라고 했어? 정말 실망이다.” 따위의 연락이 올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을 것이다. 그 와중에 K양이 보인 태도 역시 그의 마음이 멀어지는 데 한 몫 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선 아래에서 자세히 살펴보자.

 

 

1. 베프의 아는 오빠인 썸남, 왜 갑자기 식은 걸까요?

 

친구가 집에 놀러왔다고 해보자. 그럼 그에게 밥은 먹었는지, 과일을 좀 먹을 것인지, 혹시 TV를 보고 싶은지, 춥거나 덥진 않은지 등을 물어봐야 한다.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이런 질문의 유무가 상대에겐 ‘관심’과 ‘애정’의 유무로 느껴질 수 있다.

 

썸을 탈 때에도 마찬가지다. 관심과 애정이 있다는 걸 말과 행동으로 표현해야 한다. 그저 만났을 때 머리 묶는 모습을 보여주거나 상대에게 핸드크림 발라주는 작전만 쓸 게 아니라, 그 이외의 시간에도 이쪽이 상대를 생각하고 있으며 대화하고 싶어 한다는 것을 표현해야 한단 얘기다.

 

이 지점에서 K양은 어떤 행동을 했는지 잠시 보자.

 

“오빠가 출장을 간 이후로 연락이 없더라고요. 저는 며칠 오빠 연락을 기다리고 있다가, 잘 도착한 거냐고 먼저 톡을 보냈어요. 오빠가 그곳 사진 몇 장 보내주고 잠깐 얘기하다가, 일 잘 보고 올라오라면서 대화를 끝냈죠. 그런데 출장 내내 더는 연락을 하지 않더라고요. 궁금해서 오빠 SNS에 들어가 보니, 폰을 잃어버린 것 같았어요.”

 

이걸로 끝이 아니다. 이어지는 K양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출장 끝내고 돌아왔으면 폰을 새로 샀을 것 같은데, 연락이 안 오는 거예요. 그래서 결국 제가 먼저 출장 잘 다녀왔냐고 카톡을 보냈어요. 그런데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전에 보이던 적극적인 태도는 다 사라지고 벽이 느껴지는 답장을 하더라고요. 친절하기는 했지만 저에 대한 관심도 별로 보이지 않았고, 아무튼 지금은 그렇게 연락이 끊긴 상태예요.”

 

자신이 죽었는지 살았는지에 대해 별 관심을 보이지 않는 여자에게 애정을 가질 남자는 없다. 당장 외로움 때문에 쩔쩔 매거나 얼른 사귀고 싶어서 안달이 난 남자라면 혹시 몰라도, 그게 아니라면 표현의 부재를 관심과 애정의 부재로 해석한 뒤 손을 떼게 될 것이다. 이건 K양에게 구애하는 누군가와 연애를 시작한 뒤에도 발생할 수 있는 일이다. 그래서 주의하길 권하고 싶다. 연애 중 K양이 ‘내가 예쁨 받는 것’에만 관심을 둔다면, 상대는 그 이기적인 태도에 질려 결국 이별까지를 결심하게 될 테니 말이다.

 

정리하자면, 아자황스러웠던(응?) K양의 모습과 더불어 철저히 수동적이었던 태도가, 이 썸이 파탄 나게 된 가장 큰 이유라고 할 수 있겠다. 난 K양이 다음번에 누군가와 썸을 타게 될 땐, 상대에게 밥은 먹었는지, 잘 잤는지 등의 가장 기본적인 것부터 물어보며 관심을 표현하길 권해주고 싶다.

 

 

2. 남친이 권태기인 것 같습니다. 어쩌죠?

 

상대를 겪어 봤는데 아무래도 아닌 것 같으면, 차라리 헤어질 결심을 하자. 그가 L양이 예상했던 것과 전혀 다른 남자라면 거기서 인연을 끊는 게 현명한 일일 수 있다. L양이 보기에 있는 그대로의 상대는 아무래도 불만족스러운 부분이 많고, 어떤 부분들은 완전히 달라졌으면 좋겠고, 상대가 노력해도 성에 차지 않는다면, 헤어지는 게 맞다.

 

“헤어질까 하다가도, 헤어지면 오빠도 힘들고 또 저도 생활하기가 힘들 것 같아서 못 헤어지겠어요. 연애 초반의 좋은 기억들만 떠오르기도 하고요.”

 

계속 사귄다고 해도 힘들긴 마찬가지일 것이다. 둘의 문제는

 

- L양은 자신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남친상에 상대를 맞추려 하고 있음. 그것에 대해 그는, 자신이 밥도 더 많이 사고, 선물도 주고, 고치라는 습관도 고치는 중이고, 하라는 연락 잘 하고 신경도 열심히 쓰는데, 그래도 ‘더더더더’를 외치는 L양에게 지쳤음.

 

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렇듯 상대를 개조해야 할 대상으로만 보며 그의 존재에 아무 감사함도 느끼지 못한다면, 만나서 할 얘기라고는 아래와 같은 것들 밖에 남지 않을 것이다.

 

- 약속한 거 왜 안 지키냐.

- 이러다 그냥 끝내려고 마음을 놓은 거냐.

- 사랑한다면 노력해야지 왜 노력을 안 하냐.

- 처음과 너무 달라졌다. 초심으로 돌아가라.(응?)

 

또, 난 두 사람의 갈등 중 ‘미래에 대한 문제’를 두고 다퉜던 것이 남친 마음에서 지워지지 않았을 거라 생각한다. 그가 두 사람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 할 때, L양은 그에게 ‘난 아직 오빠에 대한 확신이 없다’는 의미의 말을 했다. L양 입장에선 아직 100일 밖에 되지 않은 관계니 이성적으로 따져 대답을 한 것일 수 있지만, 그게 남친에게는 정이 뚝 떨어지며 ‘더 노력해야 할 이유’를 잃게 만든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니까 이게 좀 말하기 애매한 부분이긴 한데, 상대가 “내가 지금까지 너에게 믿음을 준 적이 없는 거야?”라고 물었을 때, 아주 고지식하게

 

“어.”

 

라고 대답해 버리면 난감한 상황이 될 수 있다. 상대 입장에서 보자면, 자신에게 믿음도 없고 자신과의 미래를 생각하는 것도 아니라는 여자를 위해 뭘 더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같은 마음일 거라 생각해 아껴주려 하고 잘 해주려 했던 건데, 같은 마음이 아니라니.

 

자기 생일임에도, 그 날 함께 해줘서 고맙다며 오히려 L양에게 선물을 주던 남자. 그에게 “그땐 그랬으면서 지금은 왜 안 그래?”라고만 묻지 말고, 위에서 말한 부분을 곰곰이 생각해 보길 권한다. 단, 생각을 해봐도 그게 헌신에 대한 불만이 아닌 상대라는 사람 자체에 대한 근본적인 불만족이라면, 상대를 개조하는 것에 힘쓰기 보다는 헤어지는 게 둘 모두에게 도움이 되 수 있다고 적어두도록 하겠다.

 

 

4월엔 봄을 맞아 연애를 시작한 커플들 중 꽤 많은 수가 조기이별(응?)을 한다. 그래서 사연도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밀려드는데, 이걸 다 해결하기가 벅차 당분간 사연함을 좀 닫아두어야 할 것 같다. 밀린 사연을 300통까지 줄이려 노력했는데, 오늘 기준으로 [노멀]사연만 519통이 남아있다.

 

언젠가 계산해보니 한 사연을 읽는데 평균 90분 정도 걸리던데, 그렇게 따지면 잠 안 자고 읽어도 한 달이 넘게 걸릴 것 같다. 밀린 사연 때문에 책을 읽다가도 신경이 쓰이고, 밖에 나갔다가도 신경이 쓰이고, 자려고 누웠다가도 신경이 쓰이고, 친구들을 만나고 있는 중에도 신경이 쓰여서, 피폐해지는 듯한 정신을 좀 보호하기 위해 막아두는 것이니,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 주시길 부탁드리고 싶다.

 

아, 전에 소개해드린 적 있는 과천 렛츠런 파크에서, 올해에도 벚꽃길을 개방한다고 한다. 축제는 일요일까지이며, 밤 10시까지 야간개장을 한다고 하니 가까운 곳에 사는 분들은 구경을 가셔도 좋을 것 같다. 자 그럼, 다들 하룻밤만 자면 불금이니 조금만 더 힘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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