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기타글모음/노멀로그다이어리

블로그 어워드 2015에 노멀로그가 후보로.

by 무한 2016. 1. 13.

작년까진 매해 티스토리 자체적으로 우수블로그를 선정했는데, 올해부터는 그 방식이 바뀐다고 합니다. 대략 살펴보니 티스토리 블로그와 다음 블로그가 통합되는 것 같던데, 때문에 이번 시상은 그 두 곳에서 후보 지원 또는 추천을 받고, 그 후 투표를 거쳐 선발한다고 합니다.

 

노멀로그는 오픈 이후 매년 티스토리 우수 블로그에 선정되어왔습니다. 우수 블로그에 선정되면 달력이나 명함, 노트 등을 보내줍니다. 명함은 쓸 일이 없고 달력은 은행에서 받아 놓은 게 있으니 그 둘 대신 차라리 텀블러나 머그컵 같은 걸 좀 줬으면 좋겠는데, 뭐 여하튼 그렇습니다.

 

오랜 기간 노멀로그를 방문하신 애독자 분들은 아시겠지만, 저는 체험단 활동을 하거나 블로거들의 모임에 참석하지 않습니다. 뭔가 특별해서 그런 건 아니고, 그냥 나름의 원칙이랍시고 세워둔 것들이 있어서 지켜가는 중입니다.

 

블로그 소개에도 그간 수상내역이나 연재 경력, 출간 이력 등을 적어두지 않았습니다. 이건 그냥 게을러서 그렇습니다. 전 차곡차곡 이력을 정리해가는 타입이 아니라, 당장 써야 하는 것들에 몰입하곤 기진맥진하는 타입입니다. 일화를 하나 적자면, 고등학교 졸업시즌이 되면 한 학년 후배들이 학교에 나오지 않는 고3 교실을 청소하는데, 그때 한 후배가 제게 전화를 걸어 책상 서랍과 사물함에 제 상장들이 그대로 있다고 이야기 한 적 있습니다. 백일장이나 문예공모에서 받은 상장들이었는데, 전 그냥 다 버리라고 대답했습니다.

 

물론 지금은 차곡차곡 모아두지 않은 걸 후회하고 있습니다. 나중에 아이가 생기면 하나하나 꺼내가며 자랑스레 보여줄 수 있는 건데, 그게 다 없어진 까닭에 아마 나중에 아이는 다 허풍이라고 생각하고 말 것 같습니다.

 

후회하는 건 이것뿐만이 아닙니다. 꼬꼬마시절 친구들과 낚시를 다니며 70cm가 넘는 메기를 잡거나 쉽게 보기 힘든 민물고기들을 잡은 적이 있는데, 그때 찍었던 사진들을 대부분 분실했습니다. 그래서 누군가와 낚시 얘기를 하다가 상대가 '사진으로 인증'을 요청해오면, 보여줄 수 있는 게 없습니다. 그러면 결국 낚시꾼들이 늘 하는

 

"내가 놓친 고기, 비늘 하나가 내 주먹만 했음."

 

따위의 허풍으로 여겨지고 맙니다.

 

말이 나와서 하는 얘긴데, 집에 있는 어항에다 가물치를 키웠다는 것도 사진을 분실해 증명할 수가 없습니다. 이거 당시 가물치가 잡힌다는 공릉천 수촛가에 가서 뒤져봐도 잡을 수가 없었고, 또 가물치가 우점종이라고 도감에 소개되어 있는 경기도 파주 진동면까지 가려다 거긴 너무 멀어서 못 갔습니다. 그래서 가물치 양식장에도 전화를 해보고, 영양원에도 전화를 해보고 하다, 청주인지 충주인지에 사시는 어부 한 분과 연락이 되어서 가물치 치어를 구했습니다. 사료순치까지는 못 했지만 분명 키우긴 키웠는데,

 

"사진은요?"

 

라는 질문을 받으면 보여줄 게 없습니다. 갑자기 무슨 낚시랑 물고기 얘기를 하나 하시겠지만, 이게 우리 낚시인들(응?) 사이에선 자존심이 걸린 문제입니다. 다른 모든 비판은 겸허히 수용할 수 있지만, 내가 잡거나 키웠던 고기들이 '허풍'으로 여겨지는 건 참을 수 없는 일입니다. 눈동자개도 냉동 장구벌레로 순치시켜 키운 적 있는데 이것도 사진이 없고 정말….

 

 

죄송합니다. 저도 모르게 갑자기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급격히 증가해 좀 흥분했던 것 같습니다. 여하튼 그래서 지금부터는, 좀 차곡차곡 이력을 정리해가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재는 외부 연재하고 있는 곳의 작가 프로필난도 비어있고, 또 노멀로그 소개 페이지에도 별다른 소개가 적혀 있지 않은데, 하나 둘 채워가야 할 것 같습니다.

 

그냥 글을 열심히 쓰며 살다 보면 글로 증명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는데, 이게 또 그냥 그런 것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무슨무슨 상을 받았다고 하면 그 이력이 힘이 되기도 하고, 어디에 연재한 적 있다는 걸 밝혀 적어야 또 글을 대하는 태도가 좀 더 진지해지고 하는 영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원고를 요청하는 곳에서, 글 보다는 숫자나 수상내역 등을 더 보는 경우도 있고 말입니다.

 

그래서 이런 저런 생각을 많이 하다가, 가만히 있다가는 '투표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 투표'에서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질 수 있는 일부터 처리해 보기로 했습니다. 앞서 이야기 한 것처럼 저는 친목에서 거리를 두고 있고, 또 '맞팔' 형태의 방문이나 답방에서 멀리 있는 까닭에 아무 득표도 하지 못한 채 밀려날 수 있습니다. 뭐, 그렇다고 해서 제가 달라지는 건 없으며 언제나처럼 노멀로그엔 새 글이 올라오겠지만, 외부에서 보는 시각과 노멀로그 이력의 상황은 좀 달라지게 될 것입니다.

 

 

 

 

현재 열리고 있는 BLOG AWARD 2015를 소개합니다. 위의 이미지를 클릭하셔도 투표 페이지로 가실 수 있고, 아래의 주소를 클릭하셔도 해당 페이지로 가실 수 있습니다.

 

http://award.blog.daum.net/award/vote/life

 

노멀로그가 속해있는 [라이프] 카테고리로의 링크입니다.

 

<작가가 작가에게>라는 책에서 제임스 스콧 벨이 했던 이야기가 떠오릅니다.

 

"나는 스스로를 알리는 데 전혀 관심이 없었던 베스트셀러 작가들을 알고 있다 나는 당신에게 단순한 지침들을 알려주고자 한다. 글을 쓸 시간을 잡아먹지 않고, 인간관계를 여전히 좋게 유지할 수 있고, 빚을 지지 않고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면 된다.

스스로를 홍보하는 데 가장 좋은 방법들로는 무엇이 있을까?

 

1. 당신의 책.

2. 당신의 책.

3. 당신의 책.

(중략)

8. 당신의 책.

9. 당신의 책.

10. 당신의 책."

 

그간 마음에 가서 닿을 수 있는 글만 제대로 써왔어도, 이렇게 페이지 하나를 할애하며 구구절절 이야기해야 하는 일은 막을 수 있었을 텐데, 그러지 못하곤 결국 이렇게 투표독려처럼 보이는 글을 쓰게 되어 눈물이 만 갈래로 흐릅니다. 덕분에 전 안구건조증에서 잠시 자유로워질 것 같긴 한데, 여하튼 단순히 투표뿐만 아니라, 위의 링크를 따라가면 볼 수 있는 많은 블로그들을 새롭게 알게 되는 계기로도 생각해 주셨으면 합니다. (저는 평소 [여행]과 [취미] 카테고리에 있는 블로그들을 방문하곤 합니다.)

 

마지막으로, 다음 뷰 종료 이후 받게 된 '알아서 살아남기'라는 과제를, 묵묵히 수행하고 계시는 다른 블로거 분들에게도 힘내시라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그럼 전 이만, 눈이 푹푹 내리고 있으니, 응앙 응앙 울러 가보겠습니다. 다들 편안한 수요일 저녁 보내시길!

 

▼ 직업병처럼 달게 되는 공감과 좋아요 버튼입니다.

카카오뷰에서 받아보는 노멀로그 새 글과 연관 글! "여기"를 눌러주세요.

 새 글과 연관 글을 편하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