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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과 채소 공중부양 사진 찍으며 놀기

by 무한 2013. 7. 14.
과일과 채소 공중부양 사진 찍으며 놀기
지난주엔 일주일 내내 병원에 있었던 까닭에 80일 프로젝트를 펑크 내고 말았다. 아무 것도 하지 않은 건 아니고, 어떤 사진을 찍을까 구상하며 시간을 보냈다.

전부터 찍어보고 싶었던 사진 중에 '공중부양' 사진이 있다. 그래서 이번엔 사진작가 하야시 나츠미가 찍는 사진들처럼, 공쥬님(여자친구)과 함께 사진을 찍을 생각이었다.



▲ 사진작가 '하야시 나츠미'의 사진 (출처 - http://yowayowacamera.com/)

하지만 귀찮기도 했거니와, 비도 왔고, 공쥬님과 시간도 맞지 않았다. 그래서 사람의 공중부양을 찍는 대신 마트에서 데려온 과일과 채소의 공중부양 사진을 찍기로 했다.




▲ 작품명 - <오이가 무를 때리면? 오이무침>

어머니께서 요즘 '넌센스 퀴즈'를 자꾸 내신다. 다른 지역도 그런지 모르겠는데, 경기도 버스에는 버스 내부에 TV가 달려있다. 그리고 그 TV에선 연예계 뉴스 및 지역소식, 넌센스 퀴즈와 개그프로그램 편집본 등이 방송된다. 거기서 나오는 넌센스 퀴즈란,

"송해가 목욕을 하면? 뽀송뽀송해."


따위의 부장님 개그다.

문제는 어머니께서 퀴즈를 정확히 못 외워 오시거나, 답을 생각 못 해내시는 경우가 많다는 거다. 위의 문제를 예로 들면, "송해가 찜질방을 가면?" 식의 문제를 내신다. 맞출 수 있는 사람이 세상에 존재할 수 없는 퀴즈다. 답을 모르시는 건, 문제만 내신 뒤 "근데 답이 뭐였지?"라고 하시는 경우다. 나도 궁금한 까닭에 인터넷 검색을 통해 답을 찾고, 어머니는 그제야 "맞아. 그거였어."라고 말씀하신다.




▲ 작품명 <해독주스>

또 다시 어머니 얘기를 해야 할 것 같다. 어머니께서는 TV에서 소개되는 거의 모든 '건강음식'을 다 만드신다. 가까운 것들만 떠올려 보자면, 해독주스, 마녀스프, 견과류주스, 양파물, 팥물, 야채주스 등이 있다.

이것도 문제는, 정확한 레시피가 없다는 거다. 프로그램을 직접 시청하시고 만드시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는 '동네 아줌마 커뮤니티 그룹'에서 들은 레시피를 토대로 만드신다.

"양배추랑 당근이랑, 브로콜리랑… 또 뭐였지?"


라는 식이다. 생각이 잘 나지 않는 재료는 '건강에 좋을 거라고 생각되는 재료'로 대체되고, 입에서 입을 통해 전달된 레시피에는 '그건 정말 아닌 것 같은' 재료들이 포함되기도 한다. 다이어트를 위해 먹는 음식에 매실진액이 잔뜩 들어가는 식으로 말이다.(그래도 최근엔 죽염물을 수저로 콧속에 흘려 넣으라는 방송 같은 걸 안 해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 작품명 <완소 감자전>

감자를 강판에 갈아서(믹서로 돌리면 안 된다. 꼭 강판에 갈아야 한다.) 부침가루와 소금을 조금 넣은 뒤 바삭하게 부쳐 먹으면 정말 맛있다. 최근 비가 계속 오는 관계로 집에서 감자전을 자주 부쳐 먹고 있다. 포인트는 '바삭바삭'하게 부치는 것이다. 감자전 얘기를 꺼내니 또 먹고 싶어져 버렸다.




▲ 작품명 <해독주스 얘기 아까 했는데, 무슨 얘기하지?>

맛있는 빙수를 파는 곳이 동네에 없어서 안타깝다. P제과점 빙수는 빙수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형편없고, B커피숍 빙수는 환불을 요구하고 싶을 정도로 맛이 없다.(괴상한 것 넣어서 '뭐뭐빙수'라며 파는 것들도 하나같이 맛이 없다.) 그나마 T제과점 빙수가 먹을 만한데, 거긴 대체 왜 맨 위에 싸구려 아이스크림을 올리는지 모르겠다. 아이스크림이 무슨 뼈해장국 먹으러 가면 출입문 앞에 놓여있는 '무료 아이스크림'과 같은 맛이다.

모 백화점에서만 파는 M빙수가 맛있긴 한데, 집에서 멀기도 하거니와 가서 기다리는 것도 일이라 안 가게 된다. 그래서 오늘부터는 직접 빙수를 만들어 먹기로 했다. 혹시 집에서 빙수를 만들어 먹었는데 '파는 것 보다 더 맛있잖아!'라며 감탄을 하신 분들이 계시면, 노하우를 좀 전수해 주시길 부탁드린다.




▲ 작품명 <제가 신고했습니다.>

난 작년에 우리 동네 마트에 민원을 넣었다. 여기가 이제 막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하는 곳이라서 일산만큼 마트에 고객이 없는데, 그러다보니 처음부터 직원들이 '사재기'를 하는 이상한 습관이 형성되었다. 저녁 먹고 마트에 가면 직원들끼리 쑥덕거리며 물건을 다 챙겨 버렸다.

처음엔 '이게 뭐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짓이니까….'라며 이해했지만, 갈수록 직원들의 횡포가 심해졌다. 물건이 매대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예약된 물건이라며 팔질 않는 일도 있었다. 더불어 고객이 옆에서 두 눈 뜨고 있는데 자기들끼리 "이거 천 원에 가져가."라며 챙겨주는 일도 있었다. 같은 물건을 오천 원 주고 구입하는 고객은 '호갱님'이 된 것이다.

그래서 고객 엽서에 글을 적어 남겼다.

"바나나가 먹고 싶어요…."


라는 제목의 글이었다. 즉석식품이나 고기, 다른 과일 등은 직원들이 담합해 가져가는 걸 그러려니 하겠지만, 제발 바나나만큼은 사 먹을 수 있게 해 달라는 내용의 글이었다. 그러고 나서 며칠 후부터는, 저녁을 먹고 마트에 가도 모든 매대에 상품들이 풍성하게 있었다.

며칠 전에는 다른 마트에 갔다가, 비슷한 행위가 이루어지고 있는 걸 발견했다. 만 이천 원짜리 수박을 직원들끼리는 "오천 원에 가져가."라며 후려치고 있었던 것이다. 나도 같은 수박을 한 통 들고 계산대로 가서 "이거 오천 원에 주신다고 하던데요."라고 말했다. 그러자 계산대에 계신 분은 "그럴 리가 없는데…."라고 했고, 수박을 판매하는 분에게 가서 확인했다. 수박을 파시는 분은

"들으셨으니, 그렇게 가져가셔야죠…."


라며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다. 난 감사하다고 말하고 한 통을 더 샀다.


플래시 하나로 찍은 사진이라 마음에 들지 않는다. 조명을 두 개 정도 더 사용할 수 있었으면 괜찮은 사진이 나왔을 텐데, 아쉽다. 바나나도 사 두고 며칠 지난 뒤 찍었더니 (무른 까닭에)힘을 받지 못해 자꾸 무너져 내렸다. 다음에 장비를 더 구입해 구상했던 사진을 다시 찍을 예정이다.

한 주는 펑크를 내고 말았지만, 이것으로 6주차 프로젝트는 완료했다. 80일간 무언가를 꾸준히 한다는 게 쉽지 않다. 함께 80일간 '스스로 나를 돕는 삶'을 살고 있을 독자 분들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내며, 조금 더 힘을 내 함께 완주해 보자. 즐거운 주말 보내시길!



▲ 큰 크기의 사진들은 노멀로그 갤러리(http://normalog.blog.me)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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