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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매뉴얼(연재완료)/솔로부대탈출매뉴얼(시즌3)

애프터에서 확 깨는 여자들의 행동 BEST 3

by 무한 2012. 5. 10.
애프터에서 확 깨는 여자들의 행동 BEST 3
애프터 신청은 무리 없이 받는데, 애프터 이후엔 늘 연락두절을 경험하게 된다
는 사연이 최근 늘고 있다. 영화 보고, 밥 먹고, 드라이브 하는 과정에선 분명 아무 문제도 없었던 것 같은데 그게 마지막 만남이 되었다는 대원들.

그녀들이 보낸 사연만 놓고 보자면 문제를 찾기 힘들다. 사연엔 대부분

"그 사람이 작은 선물도 준비해 왔더라고요."
"어디 갈 지 미리 예약까지 해 둔 괜찮은 남자였어요."
"카페에서도 세 시간 정도 이야기를 나눴거든요. 분위기 좋았어요."



위와 같은 긍정적인 이야기들만 가득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그 사람이 어떻더라.'라는 시각에서 바라보면 아무 것도 볼 수 없다. '그 사람에게 난 어땠을까.'라는 시각에서 봐야 한다. 내가 즐거웠으니 상대도 당연히 즐거웠을 거라는, 그 착각을 내려놓고 찾아야 한다. 그에겐 그 만남이, 그리고 그대가 어떻게 느껴졌을까? 오늘 함께 살펴보자.


1. 아낌없이 받는 여자
  

상대가 정말 열심히 준비한 건 맞다. 데이트의 동선을 계획하고, 레스토랑을 예약하고, 이전 만남에서 했던 이야기들을 기억해 선물까지 준비한 행동들. 그런 상대에 대해 그대는 이렇게 얘기 한다.

"이런 사람이라면 정말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계획할 줄 알고, 배려할 줄 알고, 자상하기까지 한 남자.
그 사람은 제가 전에 말했던 걸 기억하곤 카페에서 저에게..."



그가 괜찮은 사람이며 그대에게 뭘 해줬는지에 대해선 길게 말하지 않아도 잘 알겠다. 그에겐 아무 문제가 없다. 난 그대에게 이런 질문을 하고 싶다.

"그대는 그 만남을 위해 뭘 했는가?"


상대가 돈과 시간이 남아 돌아 그런 계획을 짜고 선물을 준비하는 것이 아니잖은가. 그런데 많은 대원들이 상대에 노력에 대해 감동조차 보이지 않는다. 이런 준비와 선물은 당연하다는 듯 행동하며, 심지어 몇몇 대원은 상대에게

"우리 이제 뭐 해요? 어디 가요?"


따위의 질문을 하는 경우도 있다. "너 그냥 집에 가라."라고 답해주고 싶어진다. 이제 왜 그가

"제가 그쪽 남자친구도 아닌데,
늦은 시간까지 붙잡고 있을 필요는 없지 않나요?"



라고 말하며 집에 데려다 줬는지 감이 좀 오는가? '다들 남자가 준비하고 여자가 품평하는 데이트를 하니까.'라는 생각은 잠시 내려두고, 그대처럼 행동하는 동성 친구가 있다고 생각해 보길 권한다. 주는 대로 받기만 하며 "나한테 또 줄 거 뭐야?"라고 묻는 친구. 그게 상대가 본 그대의 모습이다.


2. 자기가 인터뷰이 인 줄 아는 여자


위에서 이야기 한 '바라기만 하는 친구'에 대해 좀 더 말해보자. 그 친구는 그대와의 대화에서 이런 말만 늘어 놓는다.

"난 맥주보다 와인이 좋아."
"다음 주 토요일에 시험이 하나 있거든."
"금요일에 나 월차인데 그 때 우리 또 만나는 거야?"



난 이런데 넌 어떠냐며 하나씩 주고 받는 대화가 아니라, 지 얘기만 하는 거다. '내 얘기를 잘 들어 주는 것'과 '말이 잘 통하는 것'을 혼동하는 대원들 때문에 난 깜짝깜짝 놀란다. 그 대원들은 "넌 뭐 좋아해?"라는 질문은 생략한 채, 자기 기호에 대한 장황한 설명을 한다. 

소개팅이 아닌 선을 본 후, 상대 집안에서 이쪽을 마음에 들어 했다고 말하는 대원들이 특히 심하다. 이미 합격판정 같은 걸 받았다고 생각하는지, 그 대원들은 애프터에 나가 '내 요구사항'을 말하기 바쁘다. 상대 부모님이 이쪽을 잘 본 건 잘 본 거고, 두 사람의 일은 별개가 아닌가. 그런데 그 대원들은 상대를 하청업체 취급하며 자기가 정한 약관을 읽어 준다. 상대가 준비한 것들은 '접대' 정도로 생각하며 말이다.

위와 같은 일을 저지르고도 "제가 애교가 없어서 그런 가요?", "차가워 보인다는 소리 종종 듣는데, 그것 때문에 그 사람이 오해한 걸까요?" 따위의 피콜로 더듬이 빠는 소리만 하고 있으니 답답한 거다. 표현이 부족해서 그런 게 아니라, 내 얘기만 해서 그렇다. 같이 보드 타러 가자고 한 친구가, 스키장에 도착해서는 지 혼자 상급자 코스를 타며 "나 타는 거 봐봐. 저 위에서부터 내려올게."라고 말한다면, 그대도 짜증 날 것 아닌가. 그대의 질문은 그 친구가 "스키장 아래에서 기다리던 친구가 그냥 갔는데, 제가 보드 타는 게 마음에 안 들어서 그런 걸까요?"라고 묻는 것과 같다. 


3. 긴장감 없는 여자


영화 시작 10분 만에 주인공이 적을 모두 무찌르는 영화가 있다면,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까지 자리를 지킬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오랜만에 이성과 데이트를 한다는 사실이나, 이 만남이 곧 연애나 결혼으로 이어질 것 같다는 생각에 마음이 들뜨는 건 이해한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긴장감을 저 멀리 치워버리면, 상대는 그대에 대한 관심을 잃고 말 것이다.

먼저 "제발 그 차에서 좀 내리세요."라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은 대원의 사연을 보자. 이 대원은 위에서 "우리 이제 뭐 해요? 어디 가요?"라고 말한 대원이다. 상대가 괜찮은 사람이며, 곧 연애를 시작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이 대원은 긴장을 풀었다. 하루 종일 데이트를 즐기고도 "다음은? 그 다음은?"이라는 질문만 던지며 상대의 차에서 내리지 않았다. 술자리에 비유하면, 만취한 채 2차, 3차를 외친 것과 같다.

들뜬 마음에 개요 없이 모든 이야기를 다 꺼내놓은 대원도 있었다. 자신도 뭔 얘기를 하는지 모른 채 꼬리에 꼬리를 문 얘기들을 계속 하고 만 것이다. 학창시절 얘기 했다가, 친구 얘기 했다가, 회사 얘기 했다가, 네일아트 얘기 했다가, 연예인 얘기 했다가, 여행 얘기 했다가, 보험 얘기 했다가, 할머니 얘기 했다가. 게다가 그 이야기들은 위에서 이야기 한 것처럼 모두 '내 얘기'였다. 들떠서 자신의 얘기를 쏳아 놓은 모습을 그 대원은 내게 "진지한 대화들을 나눴어요."라고 말했다. 그런 걸 대부분의 사람들은 '수다'라고 부르는데 말이다.

또, 수년간 연애를 한 커플도 식장에서 누구 손을 잡을지 모르는 법인데, 애프터가 결혼의 보증이라고 착각한 대원도 있었다. 상대와 제일 친한 친구 이름이 뭔지도 모르면서 다짜고짜 결혼 얘기만 구구절절 늘어놓은 것이다. 부모님이 어쩌고, 아파트가 어쩌고, 아이는 어쩌고. 

'애프터 이후에 또 만남을 가질 것인가.'에만 목숨을 건 대원들도 있었다.

"혹시 제가 싫어서 빨리 들여보내시는 건가요?"
"우리 또 만나는 거 맞아요? 연락 안 하시는 거 아니에요?"
"같이 보기로 한 거예요. 제가 예매할까요? 전 시간 다 괜찮아요."



이 만남이 아니면 할 일도 없고, 만날 사람도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게 사실이라 하더라도, 늘 얘기하지 않았는가. 그대의 외로움을 절대 들키지 말라고. 


외국에 나가 오랜시간 외국 사람들만 보다가, 정말 오랜만에 한국사람을 만났다고 생각하자. 그럼 자연히 어떻게 살아 왔는지, 요즘의 생활은 어떤지, 앞으로 무엇을 할 계획인지 그런 것들에 대해 대화할 수 있다. 나 혼자 외로웠었다는 듯 상대에게 위로 받으려 하지 않고, 상대도 외로웠을 거라고 생각하며 서로 보듬을 수도 있을 거고 말이다.

상대와 함께 여행을 온 것이 아니기에, 상대의 계획에 무작정 자신을 맡기려 하지도 않을 거라 생각한다. 이야기를 나누다 목적지가 같으면 함께 가는 거고, 정 반대의 목적지를 향하는 중이라면 서로 응원을 해 주면 되는 거다. 그저 '만났다'는 이유로 무작정 상대와 함께 하려 드는 건 얼마나 바보 같은 짓인가.

마지막으로, 상대가 밥상을 차려 줬으면 감사인사를 하고 맛있게 먹길 바란다. 그것 마저도 떠먹여 주길 바라며 입 벌리고 있지 말고 말이다. 또, 이번에 상대가 한 번 밥상을 차려줬으면 다음 번엔 그대가 밥상을 좀 차리자. 다음 만남도 상대가 알아서 다 해주길 기다리며 "그쪽 부모님이 절 마음에 들어 하시고 어쩌고 저쩌고."하는 괴상한 소리만 늘어 놓지 말자. "애프터 이후로 현재 3일 째 연락이 없고 어쩌고 저쩌고." 상대 전화 번호를 모르는가, 아니면 전화 거는 방법을 모르는가? 그런 걸 모르는 여자와 사귀고 싶은 남자는 아무도 없다.



"자존심 때문에 먼저 연락은 못 하겠어요." 남자 분 대신 그 자리에 자존심이 앉아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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