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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에 있는 남자와 썸 타는 중인데요. 외 1편 한 달 전 구조한 새끼고양이 중 한 마리인 노랑이(대니)가, 며칠 내로 별이 될 것 같다. 난 녀석이 암컷이라 좀 더 조심스럽고 얌전한 줄로만 알았는데, 금요일부터 밥을 잘 안 먹고 한 자세로만 계속 있더니, 급기야 토요일엔 잘 걷질 못 하기 시작했다. 이 사진을 찍을 때까지만 해도, 난 노랑이가 심각하게 아픈 줄 몰랐다. 놀다 지쳐서 자겠거니, 까망이는 수컷이라 기운이 남아도는 까닭에 계속 더 장난치자는 거겠거니 하고 있었다. 그래서 까망이 사진만 계속 찍어주고 있었는데, 다음 날부터 노랑이는 뒷다리를 전혀 쓰지 못했다. 검색을 해보니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고양이들의 병명이 ‘복막염’으로 나와 있었고, 주말에 24시간 하는 동물병원에 연락을 했더니 “변을 못 봐서 그런 건 아닐까요?” 라는 말 같지도 .. 2016. 6. 13.
이게 썸일까, 새로운 마음고생의 시작일까? 아무래도 매일 접하는 게 우울한 사연들이다 보니, 나까지 뭔가 잘못되어가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내가 이별한 것도 아닌데, 사연을 읽고 나면 나까지 한참 울고 난 뒤 머리에 뇌 대신 심장이 자리잡곤 펌프질 해대는 것 같을 때의 기분이 된다. 그냥 세상이 다 싫고, 삶이 엎질러진 것 같고, 난 버려진 것 같고, 앞으로 살아갈 나날들이 그저 목숨을 부지해 나가는 지루한 의무처럼 느껴진다. 아직 뭘 즐기지도 않았는데 청춘은 이제 곧 문을 닫는다는 안내방송을 해대는 것 같고, 남들은 이런 기분같은 건 느껴본 적 없다는 듯 잘 살아가는 걸 보면서, 난 잘못 태어난 게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든다. 어디서부터 뭐가 잘못된 건지 실마리도 전혀 찾을 수 없다. 인생이, 살기 위해 평생 그저 바닥이나 쪼아대야 하는.. 2016. 2. 5.
썸 끝내고 어색한 사이가 되었는데, 회복될까요? 외 1편 썸 끝내고 어색한 사이가 되었는데 회복이 가능한지를 묻는 건, 자진 퇴사한 회사-더 구체적으로 비유하자면 소기업-에 다시 입사할 수 있냐고 물어보는 것과 같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그렇게 나왔을 경우, '다시 입사할 수 있느냐 없느냐'는 아래의 질문에 어떤 답을 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는 것 아닌가. - 회사에서 사람을 구하는가? - 나올 때 좋게 나왔는가, 서로 감정 상하는 얘기하며 나왔는가? - 나온 이후 사장이나 회사사람들에게 함부로 대하지 않았는가? 저 셋 중 두 가지에 긍정적인 답을 할 수 있다고 해도, 하나가 걸린다면 재입사는 어렵다고 봐야한다. "이렇게 어색한 사이가 될 줄 알았더라면 그냥 이끌어주는 대로 따라갈 걸 그랬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분과 끝낸 지 딱 한 달째 되는데, 아쉬움이 남.. 2016. 1. 30.
소심한 남자의 썸, 시작이 좋아도 끝이 엉망인 이유는? 사연의 주인공인 C군에게는 충격과 공포의 이야기겠지만, 우선 이건 썸이 아닙니다. 썸이라고 하려면, 뭔가 불붙은 느낌이 있어야 하는 겁니다. 그저 '좀 따뜻한 느낌이 들었다'라는 것 말고, 활활 타는 느낌말입니다. 상대가 이쪽에 맞춰 여행일정을 바꿔가며 함께하길 원했다든가, 여행지에서도 관광은 뒷전이고 서로 대화를 나누느라 정신이 없었다든가 하는, 뭐 그런 게 있어야 합니다. C군의 사연에는 그런 게 없지 않습니까? "하지만 여행지에서 찍은 사진 보내준 거랑, 이후 만나서 밥 먹은 건…." C군이 처음 여행을 하는 거라 그걸 크게 생각할 수도 있는데, 여행지에서 보통 그런 건 그냥 베이스로 깔리는 겁니다. 게스트하우스에서 1박만 해도 거기서 같이 머문 사람들 단톡방 만들어지고 나중에 서로 여행 사진 주고.. 2015. 11.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