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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회77

헤어진 지 1년, 비난과 차단과 폭주와 무시로 이어지는 관계 그대는 여전히 상대가 좋으며, 잊히지 않고, 이렇게 날카롭게 산산조각 난 관계를 매일 맨손으로 쓰다듬는 까닭에 손이 상처투성이가 되어도 좋을 정도로 사랑하는 거라 하겠지만, 여기서 보기에 그건 그저 ‘사서 하는 개고생’으로 보일 뿐이다. “차라리 죽는 게 더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시시각각 들어도 겨우 버터내고 있는 사람에게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가 있죠? 찾아가도 만나지 못할 걸 알면서도 여섯 시간을 기다린, 그렇게 기다리는 동안 내려앉은 가슴을 집에 돌아와 홀로 울며 돌보곤, 겨우 살만해졌을 때 다시 한 번 힘을 내 눈물로 애원한, 이 모든 간절함을 그저 ‘개고생’이라는 천박하고 가벼운 표현으로밖에 말하지 못하다니요.” 그걸 그렇게 혼자 미화하며 현실과는 동떨어진 가시밭길로 걸어가니, 계속 발바닥이.. 2017. 10. 4.
좋은 남자 만날 때까지 옆에 있어주겠다는 구남친, 뭐죠? 그런 이야기를 하며 가끔 밥 먹고 커피 마시는 사이로 지내자고 하는 경우, 그 의미는 -나 갖긴 싫고 남 주긴 아까우니, 일단 살림망에 넣어둔다. 라고 볼 수 있겠다. 공식적으로는 헤어진 사이니 연인으로서의 의무나 책임은 부담하지 않아도 되며, 그러면서도 ‘여전히 내게 마음이 있는 상대’를 외롭거나 심심할 때 호출할 수 있는 까닭에 꽤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방법이다. 당하는 사람 입장에선 ‘이렇게 지낼 수 있는 것 같으면, 내가 좋은 사람을 만날 때까지만 이럴 게 아니라 그냥 계속 사귀면 되는 거잖아? 지금은 상대가 꺼내놓은 이유들로 미래에 대한 자신이 없어서 망설이는 건가? 지금도 여전히 상대는 내 손을 잡아주고, 날 보며 웃어주고, 춥겠다며 이불까지 다정히 덮어주는데….’ 라는 생각을 하기 마련인데.. 2017. 10. 2.
제 부족함 다 고칠 수 있을 것 같은데, 여친 잡을 방법 없나요 스타크래프트를 처음 배울 때가 생각난다. 난 스타를 J군에게서 배웠는데, 처음에 J군은 공격유닛을 뽑는 방법을 내게 알려줬다. 공격유닛만 엄청나게 뽑아선, 자신이 공격을 갈 때 같이 보내라고 했다. 그래서 난 배운 대로 열심히 공격유닛을 뽑아 J군이 공격갈 때 같이 보냈지만, 내 기지에 몰래 들어온 상대편 유닛에게 기지가 초토화 되고 말았다. 그러자 J군은 “본진 방어도 해야지. 공격 유닛만 뽑아서 보낼 게 아니라!” 라고 했다. 그래서 난 방어하는 법을 배운 후 방어에 집중을 했는데, 그러자 J군은 또 “방어만 할 게 아니라 유닛도 뽑아서 보내야지. 상대방은 두 명 다 공격유닛 보내는데 너 혼자 본진 지키고 있으면 난 밀려버리잖아!” 라고 말했다. 그때는 참, 대체 뭐 어쩌라는 거냐, 라는 생각이 들었.. 2017. 8. 16.
헤어진 지 일주일, 남친과 아직 연락이 되는데 잡고 싶어요 사연의 주인공인 O양은 내게 “헤어졌지만 아직 연락을 이어가고 있는 중입니다. 상대 마음을 돌릴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싶어요. 지금 상황에서 어떻게 연락을 해야 현명하게 연락할 수 있는지도 알고 싶고요.” 라는 이야기를 했는데, 솔직히 난 상대가 아직 O양의 연락을 받아주고 있는 것엔 -서로의 부모님들이 얽혀 있는 관계라서. -단호히 거절하거나 밀어내는 걸 못 하는 타입이라서. 라는 이유가 더 크게 작용한다고 생각한다. 애틋함과 아련함보다는, 아무래도 미안함과 의무감이 더 커서 그런 것 같다. 내가 왜 이렇게 생각을 하는지, 처음엔 좋았던 둘의 관계가 어쩌다가 그렇게 되었는지, 그리고 현 상황에서 그나마 해볼 수 있는 것들엔 뭐가 있는지 오늘 함께 알아보자. 1.말을 안 하는, 거절 못 하는 남자. 개인.. 2017. 8.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