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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기가빠른남자4

‘이 여자 아니면 안 돼’라는 마음이 사라지고, 쉽게 포기합니다. 광수씨는 이걸 무슨 ‘뭐뭐뭐패스’같은 정신과적 문제가 있어서 그런 건 아닌지 고민하던데, 그건 몇 번의 연애를 경험하며 이성, 또는 연애에 대한 환상이 많이 깨졌을 때 자연스레 찾아오는 증상이니 너무 걱정할 것 없다. 난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폰 배경화면을 내가 찍은 사진으로 설정하고 벨소리를 내가 좋아하는 노래로 바꾸는 등의 일을 했지만, 기기변경과 번호이동을 몇 번 경험하고 난 지금은 그냥 순정상태 그대로 쓰고 있다. 뭐 대략, 이것과 비슷한 거라 할 수 있겠다. 하지만 그렇다손 치더라도 광수씨의 그 무덤덤함과 빠른 포기는 남들보다 살짝 더 심한 편인데, 그렇게 된 이유를 나는 아래의 세 가지 지점에서 찾을 수 있었다. A. 여자가 먼저 호감을 보이거나 다가오는 식으로 관계가 시작됨. B. 일단 다 .. 2017. 2. 22.
남자친구를 그만 의심하고 싶다는 그녀 외 1편 남자친구를 그만 의심하고 싶다는 그녀 외 1편 지금 살고 있는 동네로 이사 온 이후, 근처의 몇몇 상점들이 폐업하는 것을 보았다. 수제화 판매점, 옷가게, 꽃가게 등의 상점들이 문을 닫고 나갔다. 우리 동네에서 며칠 살아 본 사람이라면 그 가게들이 망해서 나갈 거라는 걸 미리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긴 최근에 조성된 단지로, 가구 구성원이 대개 '큰 애가 유치원에 다니는 가정'이다. 때문에 자신이나 집을 꾸미는 것보다는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상품이나 먹거리, 유아용품, 건강식품 등이 잘 팔린다. 며칠 전엔, 옷가게가 망해서 나간 자리에 또 옷가게가 들어왔다. 그 자리엔 첫 옷가게가 진작 망해서 나가고 그 이후에 휴대폰 판매점이 잠시 들어왔다가 나갔는데, 그걸 모르는지 새로운 사람이 옷가게를 또 .. 2014. 5. 23.
[금사모] 그녀와의 뜨거운 안녕 외 2편 [금사모] 그녀와의 뜨거운 안녕 외 2편 '쓸데없는 걱정과 빠른 포기'라는 어떤 질병이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요즘 하고 있다. 지난주부터 '같은 회사에 다니는 여직원'에게 관심을 가진 후배의 사연을 들어주고 있는데, 얘가 하루에 열두 번도 더 의기소침한 얘기들을 해서 나까지 힘이 빠지고 있다. "형, 아침에 그녀에게 목례 했는데 전화 받는 척 하면서 그냥 가더라…. 이건 더는 다가오지 말라는 신호 아닐까? 갑갑해서 못 견디겠어. 그냥 얼른 돌직구 날리고, 만약 아니라면 접고 싶어." 가만 보면 얘는 '상대가 좋아서' 다가가려는 애가 아니라, '얼른 퇴짜 맞고 슬픈 노래나 들으며 청승떨고 싶어서' 다가가는 애 같다. 따지고 보면 이 관계는 아직 시작도 안 한 건데, 혼자 무슨 희망고문을 당하고 .. 2014. 2. 7.
[금사모] 여린마음으로 연애하기 외 2편 [금사모] 여린마음으로 연애하기 외 2편 이거 책에서 읽었던 내용인지 아니면 내가 떠올려 본 생각인지 확실치가 않은데, "미사일을 만든 건 강한 사람이 아니라 약한 사람이다." 라는 뉘앙스의 문장이 머릿속에 남아있다. 강한 사람이었다면 그런 무기를 만들 것도 없이 일단 적진으로 달려들었겠지만, 약한 사람인 까닭에 상대를 두려워하며 -멀리서 상대를 마주하지 않은 채- 타격을 줄 수 있는 방법을 궁리했다는 의미다. 마음이 여리다는 것이 '착한 사람'이라는 것의 증거가 될 수 있을까? 상대에게 내미는 내 구애가 순수하기만 하다면 거기엔 아무 문제도 없는 것일까? 자꾸 일이 틀어지는 걸 보면 분명 뭔가 잘못된 것 같긴 한데, 거기엔 그대의 잘못이 하나도 없는 걸까? 여린마음동호회 회원 P씨의 사연부터 시작해 보.. 2013. 12.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