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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루는남자3

삼십대 후반 여잡니다. 또 헤어졌어요. 전 이제 어쩌죠? 이건 금방 딱 답이 나오는 사연이니, 짧고 굵게 살펴보자. M양은 딱 이 세 가지만 기억하면, 지금까지와는 분명 다른 연애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출발해 보자. 1. 남들이 권한다고, 또는 대시한다고 무조건 사귀진 말자. M양은 상대에 대해 별 매력도 못 느꼈고 대화 역시 지루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개해주신 어른들이 더 만나보라고 하시니까 더 만났고, 만나다 그가 대시를 하니 사귀었다. 난 이걸, 이 연애가 파국을 맞이한 가장 근본적인 원인이라 생각한다. 그러니까 이게, 사실 크게 흥미도 안 생기고 데면데면했는데 상대가 대시했다고 해서 -사귀자고? 오케이. 자 그럼, 지금부터 자기랑 나랑 연애 모드. 시이~작! 하며 이쪽에서는 비타민 세트 선물해주고 향수 사주고 옷도 선물하며 헌신하기 시작하고, 그.. 2017. 6. 1.
미적미적 미루다가 돌아서면 잡는 남자, 정체는? 미적미적 미루다가 돌아서면 잡는 남자, 정체는? 최근 내가 자주 들르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한 회원이 탈퇴 당할 위기에 처했다. 그는 사람들의 관심을 얻으려 자극적인 글을 올리고, 시비를 거는 듯한 댓글을 남겨 주목 받으려 한다. 커뮤니티 이름을 밝힐 순 없고, '스마트폰'에 빗대어 설명하자면 아래와 같은 글을 남기는 것이다. "갤럭시 노트1 공기계가 10대 생겼네요. 이걸 어떻게 처리해야 할 지…." "난 폰을 떨어뜨려도 멀쩡하던데, 액정 나갔다는 사람들은 폰을 어떻게 관리했기에…." "아는 사람이 휴대폰 액세서리 판매하는데 가게 정리한다고 다 가져다 쓰라네요." 많은 사람들이 그가 던지는 떡밥을 문다. 갤노트 한 대를 자신에게 좀 싸게 팔라든지, 아니면 액세서리를 나눔 해달라든지 하면서 말이다. .. 2013. 1. 9.
등산용 로프를 들고 화장실 변기에 앉은 Y씨에게 등산용 로프를 들고 화장실 변기에 앉은 Y씨에게 전에 다니던 회사에 고양이가 있었다. 거리에서 돌아다니던 녀석이었는데, 소품실 누나가 밥을 챙겨줬더니 회사에 눌러 앉은 녀석이었다. 녀석의 이름은 나비였다. 난 나비를 제대로 만져본 적이 없다. 소품실 누나가 만질 때는 발랑, 누워서 눈까지 감던 녀석이 내가 만지려고 하면 오싹한 눈으로 경계하며 날 쳐다봤다. 긴장을 놓지 않은 채 몇 번 쓰다듬은 적은 있다. 나비는 기분이 좋을 때면 내 앞에서도 발랑, 누웠는데(그때도 눈은 감지 않았다) 그 때 얼른 몇 번 쓰다듬었다. 쓰다듬다가 기겁을 한 적도 있다. 나비가 몸을 반쯤 일으켜 내 손을 핥았을 때다. 고양이 혀의 감촉을 처음 느껴본 사람은 동의할 것이다. 강아지의 그것과는 전혀 다르다. 칫솔로 문지르는 듯한.. 2012. 6.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