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고백편지3

편지나 장문의 카톡으로 고백하기 전 체크해야 할 세 가지 고백할 목적으로 쓴 편지나 장문을, 상대에게 보내기 전 한 번 봐달라는 부탁이 한 주에 한 번은 꼭 온다. 며칠 전에도 심각한 얼굴을 한 청년이 “무한님 생각은 어떠신가요? 맹세코 저 편지에 제 진심이 아닌 것은 단 한 마디도 없습니다.” 라는 이야기를 했는데, 그 비장함에는 박수를 보내지만 솔직히 난 그걸 읽다 손발이 오그라들어 침을 맞으러 가야 할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난 내가 쓴 편지도 아닌데 그 부끄러움이 다 내 몫이 되어버린 것에 대해 고통을 받고 있는데, 편지를 쓴 대원은 “이 정도면 감동해서 마음을 열지 않을까요?”라며 거리낌 없이 질문을 한다. 왜 그러면 안 되는 건지, 왜 그게 이쪽이 기대한 것만큼 효과가 안 나는 건지, 고백을 목적으로 한 편지들에서 발견되는 공통적인 문제들은 무엇인지.. 2017. 9. 29.
10년 만에 만난 동창생, 호감이 생겼는데 10년 만에 만난 동창생, 호감이 생겼는데 런던에서 올림픽을 할 때의 일이다. 내 친구 중 하나가 해외에 다녀오는 길에 비행기에서 중학교 여자 동창생을 만났다. 친구의 말에 의하면 그녀는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별 존재감이 없었으며, 고등학교에 들어가 중학교 반창회를 한다고 꼬꼬마들이 모일 때에도 모임에 나오지 않았던 아웃사이더라고 했다. 하지만 비행기에 만난 그녀는, 예전의 모습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완벽하게 환골탈태하여 스튜어디스가 되어 있었다. 난 그 친구와 고등학교 동창이라 그녀에 대해 알지 못했다. 친구가 열을 내며 설명을 해도 내가 심드렁한 태도를 보이자, 그는 상대의 SNS에 들어가 프로필사진까지 보여주며 장황한 설명을 늘어놓았다. 그러면서 그녀와 같은 반인 적이 있었다는 이야기.. 2014. 7. 17.
편지로 고백할 때 쓰지 말아야 할 말들 사실, 편지로 고백하는 것 자체를 말리고 싶다. 끝까지 눈을 못 떼게 만들 정도의 필력이 있다면 상관없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서울, 대전, 대구, 부산 찍은 뒤 '답장 기다릴게'같은 멘트를 적어 놓거나, 작문 시간에나 적어봤을 '나의 일대기'같은 자서전을 적어 놓을 수 이으니 말이다. 게다가 가장 큰 문제는 편지를 건네는 순간부터 '답장의 노예'가 될 확률이 높다. 초조해 하기 시작하며 "답장은 언제쯤 받을 수 있을까?" 따위의 이야기만 반복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매뉴얼을 작성하는 이유는, "다음 주에 건넬 연애편지입니다. 좀 봐 주세요." 라며 혜진이, 미숙이, 영미, 지혜, 선영이 등등 수많은 여자에게 보내는 '러브레터'가 날아들기 때문이다. 그 고백의 편지가 어느 정도 마음을 움직일 .. 2010. 8.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