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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매뉴얼(연재중)701

남자랑 금방 친해지긴 하는데, 너무 편한 사이가 되고 말아요. 이건 두 번 볼 것도 없이, 말투와 드립욕심이 문제다. 종종 사연을 읽다 보면, 신청서에선 분명 멀쩡하고 자기 생각을 조리있게 말할 줄 아는 여자사람이, 이성과의 카톡대화에선 “아 ㅅㅂ 미친 ㅋㅋㅋ 개웃겨.” “미친 듯이 처먹었다. ㅋㅋㅋ 쉬벨” “취해서 한 말이니까 무시해 ㅋㅋ 나 아싸라 x니 마심.” 등의 충격과 공포의 말들을 하는 걸 볼 수 있는데, 저런 방식으로 상대와 대화를 하면 계속 저런식의 태도와 말투로 허튼소리만 하게 될 수 있다. 그러니까 개그콤비, 드립콤비라고 할까. 상대가 한술 뜨면, 이쪽은 한술 더 떠 결국 무리수까지 두고 마는, 그런 방식의 관계 맺음이 되는 것이다. 저건 보통 이십 대 초중반의 여성대원들에게서 보이는 모습인데, 간혹 이십 대 후반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저런 말투를.. 2018. 11. 12.
나름 열심히 여친에게 헌신했는데, 이젠 이별 얘기가 나오네요. 동완씨는 내게 “제가 이 연애를 온전히 이어가기 위해서는 어떤 점에서 노력해야 할까요?” 라고 말했는데, 사실 이 사연에서 노력해야 할 사람은 동완씨의 여자친구이지 동완씨가 아니다. 굳이 ‘동완씨가 해야 할 노력’에 대해 말하자면 -그간 ‘노력’이라 생각하며 동완씨 혼자 했던 것들을, 이젠 여자친구도 당연히 분담하도록 노력. 하는 거라 할 수 있겠다. 여기에서 보기에 현재 동완씨가 하고 있는 건 머슴살이에 가까워 보이며, 동완씨의 여자친구가 요구하는 건 “입장을 바꿔서, 너라면 할 수 있겠어? 너는 나에게 그래 줄 거야?”라고 묻는다면 그녀는 기가 차다는 듯한 표정으로 바라볼 것 같은 불공평한 일이니 말이다. 또 동완씨는 내게 “제게 이 관계를 유지할 역량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라는 이야기도 했는데,.. 2018. 11. 9.
썸녀와의 관계가 흐지부지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어쩌죠? 상훈씨처럼 썸을 타거나 연애하면, 매 순간순간이 너무 힘들며 결국엔 슬픈 마지막을 맞이할 가능성이 높다. 상훈씨는 상대가 100%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줘야만 겨우 마음을 놓으며, 그렇지 않을 경우 의심을 하고, 동시에 실망할 거리가 생기면 ‘이 관계는 내가 이렇게까지 연연할 필요 없는 관계’라며 마음부터 떼려 하지 않는가. “이런 제가 저 역시 너무 싫고, 스스로가 무섭기까지 합니다. 저 같은 사람이 나중에 결혼하면 의처증을 보이는 건가 하는 생각도 들고요. 제가 좋아하는 사람이 저를 똑같이 좋아해 주지 않는다고 해도 의연하게 대처하고 싶어요.” 그게 해결책은 아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똑같이 좋아해주지 않아도 의연하게 대처’ 하기로 마음먹은 선배대원들이 있긴 한데, 그들은 대부분 아무에게도 .. 2018. 11. 7.
선으로 만난 남자에게서 사귀잔 말이 없어 불안해요. 이 상황이면, 두 사람은 사귀는 건데? 그러니까 딱 언제부터라고 정해서 ‘우리 사귀자’는 말이 없어서 세영양은 당황스러울 수 있는데, 원래 삼십 대의 연애는 이십 대의 연애와 다르게 딱 언제라는 기준 없이 그냥 이미 시작되어있는 경우가 많다. 물론 그게 모두 바람직한 것은 아니어서 이렇다 할 기준 없이 시작된 관계가 이렇다 할 말 없이 끝나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요 정도 상황이라면 이미 둘의 관계가 시작된 거라 생각하며 좀 더 속내를 털어놔도 괜찮다. 세영양은 ‘우리는 사귀는 사이가 맞다’는 상대의 말을 듣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 그런 말을 이끌어 내는 방법은 수도 없이 많다. 상대가 주변인들에게 세영양의 이야기를 했다는 말을 할 때 가만히 있지 말고 뭐라고 소개했나 물으며 답을 들을 수도 있고, 아.. 2018. 10.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