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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신혼여행. 취리히 공항에서 취리히 시내, 숙소까지. 내겐, 대세를 따르면 되는 순간에도 굳이 어렵게 혼자 개척해나가려는 병이 있다. 결혼식만 놓고 보더라도, 그냥 청첩장은 종이와 모바일 둘 다 업체에 맡기고, 영상은 예식장에서 준비해준다고 하니 사진과 영상 넘기고, 축가는 남에게 부탁했다면 참 쉽고 간단했을 것이다. 하지만 난 한 땀 한 땀 내 손길로 만들겠다는 이상한 생각을 품었고, 그 결과 결혼을 앞두고 여러 감정들을 음미할 시간도 없이 영상제작 툴을 익히고, 포토샵과 일러 사이에서 헤매며, 결혼식 당일 새벽까지 주례를 대신할 스토리 영상을 제작해야 했다. 다행히 겨우 완료한 까닭에 결혼식을 망치진 않았지만, 웨딩촬영도 셀프로 하고, 축가도 부르고, 영상도 만들고, 청첩장도 제작하느라 정신없이 보내다 보니 결혼식이 끝나 있었다. 어찌 됐든 결혼식을 무.. 2018. 6. 15.
제가 좋아하는 오빠가, 절 여자로 안 보는 것 같아요. 요정도면 ‘아주 좋은’ 상황인 거다. 상대는 하늘씨에게 친절하고, 성실하게 대답해주며, 어떻게든 도움을 주려 하고, 별 의미 없는 말들에도 웃으며 대답해주지 않는가. 하늘씨는 그간 적극적으로 대시 하는 남자들만 만나온 까닭에 이게 연애와는 거리가 먼 미지근한 관계라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아는 사이’로 시작하는 관계는 원래 이렇게 진행되는 거다. 자주 대화하고, 얼굴 보고, 이것저것 같이하며 서로에게 특별한 의미가 되는 방식으로. 내가 보기에 현 상황에서 문제가 되는 건, ‘상대가 하늘씨를 여자로 안 보는 것 같다’가 아니라, ‘하늘씨가 곧 부담스럽고 귀찮은 여자로 여겨지게 될 것 같다’는 지점이다. 어떤 부분이 왜 문제가 되는지 오늘 함께 살펴보자. 1. 상대에게 하는 얘기가, 대부분 부정적이진 않은.. 2018. 6. 13.
잘 다녀왔습니다. 노멀로그 오늘부터 다시 오픈합니다. 1. 신혼여행 가기 전 남긴 글을 보니 제가 13일에 복귀한다고 써놨더군요. 당시 마음이 하도 급해서, 언제 돌아오는지도 잘 모른 채 대충 계산해서 말했나 봅니다. 주말에 복귀했고, 복귀해서는 코다리찜과 비빔냉면 신김치삼겹살 등 버터 냄새를 빼줄 음식을 주로 먹었습니다. 2. 다녀와 보니, ‘스위스->이탈리아’보다는 ‘이탈리아->스위스’의 동선으로 여행을 계획하는 게 더 좋았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서울 투어 끝내고 강원도 투어 가서 심신을 달래는 게 아무래도 나을 것 같은, 뭐 그런 의미에서 말입니다. 꼭 그런 의미에서 말고도, 스위스에 있다가 다른 곳 가면 다른 곳이 오징어처럼 보이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해서 그렇습니다. 3. 어쨌든 취리히 -> 루체른 -> 그린델발트 -> 밀라노 -> 베네치아 -> .. 2018. 6. 11.
신혼여행 다녀오겠습니다. 1. 내일 아침 비행기로 신혼여행을 떠나는데, 당일 새벽 2시가 다 된 지금에서야 현지 예약을 모두 마쳤습니다. ‘남들이 30일 걸려야 할 수 있는 일을 나는 3일이면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살다 보니, 늘 이렇게 간단한 일에도 시간에 쫓기게 됩니다. 에서 토끼를 맡고 있는 느낌입니다. 근데 뭐, 한 번 뿐인 인생 꼭 거북이처럼 살 필요 있겠습니까. 어쨌든 결혼식 당일에도 새벽 두 시에 영상을 마무리했고, 신혼여행도 이렇게 출발 당일에 예약을 마무리했습니다. 시간에 쫓기며 느끼는 희열을, 아는 사람을 알겠지요. 2. 비행기, 숙소, 열차 정도만 예약하고 신혼여행을 가봅니다. 이럴 경우 싸움을 필연적이지요. 괜찮습니다. 12년 연애하면 이런 건 기본으로 잘하는 것 아니냐고 하던데, 그것보다는 맷집이 늘지.. 2018. 5.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