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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매뉴얼(연재완료)/솔로부대탈출매뉴얼(시즌2)

친해지고 싶은 여자에게 하지 말아야 할 것들

by 무한 2010. 7. 28.
친해지고 싶은 여자에게 하지 말아야 할 것들
매뉴얼을 통해 일 년 넘게 이야기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관심있는 사람과의 관계는 엉망으로 만든 채 사귀는 날 만을 손꼽아 기다리는 대원들이 있다. 미안하지만 그런 대원들이 보내준 사연을 읽어보면 '아는 남자''좋은 오빠'에서 벗어나기 참 어렵겠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은 그들이 보낸 사연 중 도대체 어느 부분이 문제인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연애에 어려움을 겪는 99%의 사람이 그 어려움에 대한 해결책을 알고 싶어 하지만, 정작 그 조언이나 제시한 대안들을 실행하는 것은 13%라는 부킹대학의 연구결과가 있다. 갑갑하고 무거운 투구 내려놓고 블링블링한 연애를 시작할 13%를 위해 출발해 보자.


1. 판결 받으려 하지 말고 판단하자


노멀로그 애독자라면 '오렌지 작전'에 대해 알고 있을 것이다. 마음에 드는 사람을 발견했을 때, 직접적으로 연락처를 묻고 고백을 하기 보다 '구실'을 만들어 친해지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모르는 사람 뿐만 아니라 호감을 가진 사람에게 다가갈 때에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사연을 하나 보자.

얼마 전 친구와 계곡에 다녀 왔습니다.
계곡 물에 발 담그고 고기나 구울 겸 놀러간 거였는데..
친구가 남자 둘이 가긴 그렇다며 아는 여자후배 둘을 불렀습니다.
그 여자후배 둘 중 한 명을 보는 순간.. 가슴이 뛰기 시작했습니다.
제 연애사를 먼저 말씀드리면.. 대학시절 CC로 지내다가..
군대와 함께 연애는 끝나 버렸고... 졸업 후 2년 동안..
그러니까 총 5년간.. 솔로부대원으로 지냈습니다...
그래서인지 그녀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할 지 모르겠더군요...
그녀는 활발한 성격으로.. 제가 고기를 굽고 있을 때엔..
고기 굽는 사람은 고기를 잘 못 먹는다며 쌈을 싸주기도 하고..
물에 들어가 놀고 나올 때엔 수건을 챙겨 주기도 했습니다..
정말 하나하나 다 예뻐 보였습니다.. 그리고 그날 저녁 집에 돌아올 때..
친구와 다른 여자후배를 먼저 내려주고.. 제 차에 둘만 탄 채 운전을 했는데..
제가 따분한 이야기를 해도 잘 웃어주고.. 정말 얘기가 잘 통했습니다..
저보고 말도 놓으라고 해서 놓았구요.. 근데 그 이후로.. 진행이 안 됩니다.
문자나 메신저로 이야기를 나눠도.. 답이 늦게 오고.. 단답형일 경우가 많습니다.
며칠 전에는 메신저로 대화하다가 용기를 내서 만나자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나 숙희랑 둘이 만나서 얘기 좀 해보고 싶은데 시간 좀 내줄 수 있어?"
라고.. 그랬더니.. 나중에 친구와 만날 때 같이 보자고 하더군요..
거절 당한거죠.. 친구와 함께 다음 주 쯤 보자는 얘기로 마무리를 지었습니다.
이건 뭔가.. 총체적인 문제가 있는 것 같은데..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습니다.
오랜만에 설레고 떨린 기분이 들었기에.. 꼭 이루어졌으면 합니다.
시일이 걸리더라도 노력하고 싶어요.. 도와주세요.. 무한님..


메신저 대화내용까지 첨부해서 사연을 보내주셨는데, 위의 사연과 대화내용을 살펴보면 둘 사이의 거리감이 42.195Km는 되는 것 같다. 그 중 '최악'이라고 생각되는 멘트를 잠시 보자.

아직 어색한 것 같아서 숙희랑 얘기 좀 해 보려고 했지 ㅎㅎㅎㅎ
숙희에게 궁금한 것도 많고 나눠보고 싶은 얘기도 많은데
그 때 돌아오던 차에선 너무 떨려서 말을 못 했네 바보같이 ㅎㅎㅎ
왜 이렇게 떨리나 몰라 ㅎㅎ 숙희가 무섭나봐 ㅎㅎ


이 멘트는 고백이나 마찬가지다. 용기를 내 이런 말을 메신저 대화창에 쓰며 희열을 느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상대에겐 냉장고만한 부담이란 얘기다. 게다가 많은 부분에서 상대를 떠보려는 느낌이 묻어난다. 그 '떠보기'에 상대가 긍정적인 답을 해 주면 일주일 치 자신감을 얻을 수는 있겠지만, 상대가 별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면 말을 돌려가며 계속 떠보는 '떠보기 블랙홀'을 만들게 된다.

한 번 만났고, 이제 서로 안 지는 일주일 정도 되었다. 징징대지 말자. 호감에 대한 판결을 해 달라고 문자나 메신저로 비비지 말고, 당신에게 호감을 가질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할 시기다. 어색하고 어려운 듯 이야기 하면서 속마음은 100% 오픈하는 바바리맨을 그만 두란 얘기다. "나 숙희랑 둘이 만나서 얘기 좀 해보고 싶은데 시간 좀 내줄 수 있어?"라는 얘기를 저울에 달면 80Kg정도 나올 것 같다.

그녀를 만나고 싶은 마음에 꺼낸 얘기라면, 징징대는 멘트는 다 집어치우고 '구실'부터 만들자. 자기 속마음은 자신만 알고 있도록 하고, 떠보기에 목숨 걸지도 말자. "빙수 좋아해?" 정도로 다가갈 수 있지 않은가? 안 좋아 한다고 하면, 별 얘기 없이 "안타깝군." 이 정도의 멘트만 해도 된다. 그럼 궁금해서 "왜요?"라고 물을 것 아닌가. 바로 그때, 빙수를 50년간 만들어 오신 김팥순(72세, 세숫대야빙수집운영) 할머니의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다. 맛집 소개한다며 찾아온 방송국 PD를 따귀 때려 돌려보낼 정도로 돈 버는 일에는 관심 없고, 빙수에 혼과 열정을 담아 만드는 그 '빙수'이야기 말이다. 그럼 궁금해서라도 가게 될 것이고, 가서 맛있게 둘이 빙수를 먹으면 되는 것이다.

김팥순 할머니의 빙수집을 모르는데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물을 대원이 있을 것 같다. 알고 모르고가 문젠가? 이렇게 얘길 해도 모르겠는가? 나도 그런 빙수집 같은 건 모른다. 그러나 맛있게 빙수를 먹을 수 있다. 이제 좀 알겠는가?


2. 일기는 일기장에 쓰자
  

친해지고 싶은 여자에게 하지 말아야 할 것들에 대한 이야기에 '소심남'이 빠질 수 없다. 그 이유는 소심남들의 특징이, 얼굴 보며 만나는 자리에서는 '엑스트라'연기 하듯 이렇다 할 대사 한 마디 못 하면서 메일이나 메신저, 문자로는 청룡영화제 남우주연상이라도 받으려는 듯 열연을 펼치기 때문이다. 한 솔로부대원의 메일을 몰래 들여다보자.

토요일에 동창회 했을 때, 내가 먼저 가버렸잖아.
그냥 그 분위기가 싫었어. 시끄럽고 복잡하고, 사람들도 바글바글
그 시장통 같은 분위기가 싫기도 하고, 네 얼굴 볼 생각에 나간 건데
너는 멀리 떨어져 앉아 있어서 얘기도 나눌 수 없고,
솔직히 너 말고는 보고 싶은 사람들이 하나도 없었거든.
애들이 다 자동차랑 펀드 얘기 같은 거 하는데, 난 관심 없는 부분이라
대화에 끼어들기도 그렇고, 아무튼 유쾌한 자리가 아니더라고
너한테 반갑게 인사도 하고, 갈 때엔 간다고 얘기하고 그러고 싶었는데
친해지고 싶은 마음과는 반대로 행동해 버려서. 휴우.. 미안해.
조금씩 노력해서 아무렇지 않게 대화할 수 있는 사이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어쩌란 얘긴가? 주일예배 간증하는 분위기를 만들지 말란 얘기다. 괜찮다고 격려하며 눈물이라도 닦아야 하는 것인가? 만나서는 무게만 잡다가, 집에만 돌아오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할 짓은 그만 좀 하자.

학교에서 배우는 '글쓰기'방법이 어떠한 '경험'을 통해 '반성'하는 것에 초점을 둔 까닭에 많은 대원들이 이메일을 '반성문'이나 '일기'처럼 작성하다. 소소한 일상을 들려주거나 상대가 미소 짓게 할 수 있는 이메일을 보내는 대원이 몇이나 되는가? 대부분 미안한 일이 있거나 화가 난 경우에만 메일을 보내는데, 감정을 쏟아 부은듯한 이메일 대신 좀 담백한 메일을 쓰기 바란다. 그리고 감수성이 예민한 대원들은 절대 택시 할증이 붙는 시간에는 메일을 보내지 말길 권한다. 아침에 읽어 보면 손발이 로그아웃 하는 메일이 될 테니 말이다.


3. 바라지 말자


이건 좀 진행된 관계에서 자주 벌어지는 '자빠링'이다. 아직 둘이 만나서 돈까스 한 번 썰어 본 적 없는데 이런 이야기를 한다면 상대의 마음에서 '로그아웃'될 것이 뻔한 멘트,

"그럼 이제 연락도 하지 말아야 겠다. 잘 지내."
"생각 바뀌면 연락 줘, 그 전까지는 연락하지 않을 거야."
"지금 말해줬으면 좋겠는데? 나도 정리를 해야 하니까."


상대가 외로움에 질식사하기 직전이 아니라면, 위의 멘트들은 당신의 연애에 아무 도움도 주지 않을 것이다. 잡아주길 바라고, 연락주길 바라고, 말해주길 바라는 이 '바람'들을 내려놓자. 좋아하는 여자가 있을 경우, 속마음과 달리 그 여자를 괴롭히던 꼬꼬마시절 행동들을 그만 두잔 얘기다. 왜 마음과 반대로 행동하거나 얘기하며 둘의 사이를 엉망으로 만드는가.

대등한 위치에서 상대에게 말하는듯한 멘트들이지만, 저건 재미도 감동도 없는 '뻥카'일 뿐이다. 나쁘게 얘기하자면 협박과 위협에 가깝다. 둘 사이에 있는 아주 작은 감정과 인연을 인질로 잡아 벌이는 인질극이다.
 
프랑스의 작가 라퐁테느, 라고 하면 "누구임? 뭥미?" 라는 대원들이 많겠지만, 이미 다들 알고 있을 <해와 바람>이라는 우화를 쓴 작가다. 바람과 해가 나그네의 외투 벗기기 내기를 하는 이야기 말이다. 그 이야기에서 결말은 어떤가? 바람은 힘차게 불어 나그네의 외투를 벗기려 했지만 나그네는 옷이 날아가지 않도록 더 움츠렸다. 그러나 해는 쨍쨍 내리쬐는 것으로 나그네가 외투를 벗게 만들었다. 이것저것 바라며 상대를 흔들지 말고, 당신과 상대 사이에 있는 그 벽을 무너뜨릴 '햇볕정책'을 사용하란 얘기다.


위에서 이야기 한 행동들을 계속 한다면, '가랑비 작전'도 소용없다. 이쪽의 부담 때문에 상대는 이미 우산을 썼는데, 무슨 수로 상대에게 스며들 생각인가. 이런 상황에서의 기다림은 그저 감정의 되새김질이 될 뿐이다.

친해져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자. 친해지라고 했더니 고백할 기회만 호시탐탐 노리는 대원들은 말할 것도 없고, 형식적인 것에만 매달려 만남을 구걸하거나, 문자 폭격을 가하거나, 갑작스런 들이댐을 하는 대원들은 '지금 허용된 시간'안에서 가까워지자.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그 시간마저도 "주말에 시간 돼?"라거나 "나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 따위의 질문을 하느라 날리지 말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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