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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매뉴얼(연재중)/천오백자연애상담

해외 출장 중 만난 외국남자, 제게 호감이 있는 건가요?

by 무한 2018. 2. 7.

상대가 한국남자든 외국남자든 먼저 연락 오는 일이 거의 없다면, 그가 가진 호감은 딱 그 정도라고 보는 게 좋다. 출장 중 상대가 눈이 마주치면 윙크를 하거나 한쪽 무릎을 꿇고 뭔가를 건네주거나 하는 걸로 심쿵하게 만들었다 해도, 그냥 그게 전부일 뿐이라면 그건 ‘끼 부린 것’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

 

“제가 업무를 핑계로 연락했더니, 자신이 현재 너무 바빠서 자기가 원하는 만큼 연락을 하지 못한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너무 그립고, 보고 싶다고요. 다시 저를 만나서 이야기를 더 나누고 더 알아가고 싶다고도 했어요.”

 

저게 진심이라면 저렇게 대화를 나누게 되었을 때라도 분명 좀 더 이야기를 이어가고자 했을 텐데, 그의 행동을 보면 지금 하는 건 아무것도 없으면서 ‘곧’이라든가 ‘나중에’, 또는 ‘다음 휴가 때는’이라며 여지만 남겨둘 뿐이다.

 

해외 출장 중 만난 외국남자, 제게 호감이 있는 건가요?

 

 

사연에 등장하는 외국남이 한 건, 그냥 밑도 끝도 없는 애정표현이다.

 

“난 네가 그립고, 너무 보고 싶다.”

“넌 내가 본 정말 아름다운 사람 중 하나다.”

“내가 거기 있었으면 널 위해 요리를 해줬을 텐데.”

“넌 너의 가족, 너의 친구, 그리고 나를 위해 건강해야 한다.”

 

한국남자가 저랬으면 G양도

 

‘뭐야? 얘 혼자 영화 찍나? 왜 이래?’

 

했을 텐데, 초등학교 2학년 레벨의 단어와 문장으로 대화를 하는 데다 문화적 차이도 클 거라 지레짐작하다 보니, 그냥 막 전부 로맨틱하며 ‘날 좋아하지만, 물리적 한계도 있는 까닭에 쉽게 다가오지 못하는 상황’으로만 해석하고 만 것 같다.

 

 

또, 그의 저런 표현들이, G양이 먼저 말을 걸었을 때에만 등장했다는 것도 다시 한번 생각해봤으면 한다. G양이 먼저 말을 걸지 않으면 상대로부터는 연락이 없었으며, G양이 말을 걸었을 때 상대의 저런 표현들은 그냥 자동적으로 튀어나왔을 뿐이다.

 

위에 등장한 그의 ‘널 위해 요리를 해줬을 텐데’같은 말도, G양이 배가 아파 병원에 들렀다 나오는 길이라고 하자, 그가 ‘내가 거기 있었으면 스프 같은 걸 만들어 줬을 텐데’라는 뉘앙스로 한 말이다. 휴가 때 어딘가에서 볼 수 있을 거라고 한 말 역시, G양이 상대의 ‘보고 싶다’는 말에 ‘나도 보고 싶다’고 화답하자, 그가 일단 떡밥을 그렇게 던진 거라고 난 생각한다.

 

어쨌든 그의 달달한 표현에 휘청휘청하던 G양은, 그에게

 

“네가 날 보고 싶다는 게, 친구로서야 아니면 친구 이상의 감정으로야?”

 

라고 묻기도 했는데, 그는 거기에

 

“나도 그걸 생각하고 있었어. 생각해야 해. 너와 충분히 친해지고 싶어.”

 

라고 대답했다.

 

아니 그럴 마음이 있는 거라면 자신이 외국인이든 외계인이든 뭔갈 더 묻고 연락도 해야 하는 건데, 그에게선 그런 모습이 1g도 보이지 않으며 그저 G양이 먼저 말을 걸었을 때에야 자신도 그립고 보고 싶다는 얘기를 할 뿐이다.

 

게다가 그의 말을 종합해보면

 

-지금은 바빠서 너에게 원하는 것만큼 연락도 할 수 없다. 휴가를 받게 되면 나 어디어디 갈 건데, 그때 우린 거기서 볼 수 있다. 네가 그립고, 보고 싶다.

 

라는 건데, 저 말만 필터링 없이 믿고 휴가 때 다른 나라에 가서 상대를 만난다고 해도, 이후 휴가 끝나면 다시 바빠져서, 지금처럼 일주일간 연락 한 통 없는 관계로 다시 돌아갈 가능성이 큰 것 아닐까?

 

더불어 어찌어찌 연이 닿아 알게 된 ‘외국 여성’에게 베풀 수 있는 ‘친절’에 대해서도 생각해봤으면 한다. 내 경우 외국인과 연이 닿을 경우, 핫팩을 주거나 새콤달콤을 주거나 마스크팩을 선물하는 등의 호의를 베푼다. 이건 호감보다는 “두유노김치?”의 베풂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데, G양의 상대가 자기 나라에서 유명한 거라며 초콜릿을 선물한 것 역시 이런 의미가 더 강하지 않을까 싶다. 그곳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았던 G양을 상대가 챙겨준 것도, 사실 그게 그의 일이니 그랬을 확률이 더 높고 말이다.

 

정리하자면 이건 상대와 업무로 인해 마주친 후 동석자도 있는 식사 몇 번 한 것에 가까우니, 거기서 보인 상대의 호의와 친절을 이성으로서의 관심으로 오해하진 말았으면 한다. 진짜 관심이 있었으면 G양이 한국에 돌아왔을 때에도 계속 연락이 이어졌을 것이며, 그립고 보고 싶다는 그의 말이 사실이라면 한국에 와서 G양을 볼 생각을 손톱만큼이라도 했을 테니 말이다. 현재 상대에게선 그런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으니, 자꾸 먼저 연락해서 그가 떡밥 뿌리고 여지 남기게 두지 말고, 더는 연락 없는 상대에게선 로그아웃 하길 권한다. 자,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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