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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매뉴얼(연재중)/커플생활매뉴얼

여친의 말을 흘려듣고 점점 무관심해지는 남자들, 이유는?

by 무한 2017. 12. 19.

갈수록 연애에 짜증만 늘고 답답함만 더해 가는가? 이건 뭐 연애가 나무늘보를 어르고 달래 절 한 번 받는 느낌이라면 그럴 수 있긴 한데, 그렇다고 해서 상대를 개조할 생각만 할 게 아니라

 

-상대에겐 이 연애가 무슨 의미일까? 즐겁고 재미있고 행복할까?

 

에 대해서도 한 번 생각해 봤으면 한다. 답답함에 사리가 생길 것 같은 이쪽의 기분을 모르는 건 아니지만, 그런 경우 대개 이쪽뿐만 아니라 상대에게도 그 연애가 짐처럼 느껴지며 재미없을 것 같은 사례가 대부분이니 말이다.

 

이쪽이 늘 재촉하고 잔소리해야 하는 입장인지라 문제는 전부 상대에게 있는 거라 착각하기 쉬운데, 객관적으로 놓고 보면 그 기반엔 이쪽의 불만족이 더 크게 자리하고 있다거나, 잘못된 지적방법과 불공평한 연애관 때문에 엉망이 된 경우가 많다. 너무 많은 얘기를 하거나, 반대로 정확히 짚어서 말도 안 한 까닭에 늘 삐걱거리게 된 의사소통이 둘을 그렇게 만든 것일 수 있다. 바로 요 지점들, 오늘 함께 살펴보자.

 

 

1.칭찬 한 번 한 적 없이 채찍질만 하진 않았는가?

 

남친을 나무늘보로 만든 여성대원들의 카톡대화를 보면, 잔소리는 곳곳에 산재해 있는데 칭찬은 그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는 걸 발견할 수 있다.

 

“칭찬할 일이 있어야 칭찬을 하죠.”

 

라며 언제나처럼 부정적이고 냉소적인 반응을 보일 대원이 있을지도 모르겠는데, 어쨌든 그녀들이 남친에게 한 말들을 보면

 

“오빤 자기 하고 싶은 것만 하려 들며, 내 얘기에는 귀을 안 기울이고, 게으르며, 잠도 많고, 약속도 안 지키고, 노력도 안 하며, 나만 떠들게 만들고, 나한테 할 얘기도 없는 것 같으며, 날 지치고 힘들게 만들기만 한다.”

 

라는 얘길 몇 달에 걸쳐 지속적으로 해온 경우가 대부분이다. 남친과 만나 밥 잘 먹고, 영화 잘 보고, 커피까지 한 잔 마시고 들어왔는데도 우린 맨날 이런 단조로운 데이트만 하냐고 불평을 하거나, 어제는 잘 만나고 들어왔지만 오늘은 왜 내가 밥은 먹었는지, 뭐하고 있었는지, 뭐 할 건지를 안 물어보냐며 서운하다고 말하는 사례도 있고 말이다.

 

전화통화를 한 시간 하며 57분 동안 여친이 하는 말을 잘 들어주며 리액션도 충실히 했는데, 나머지 3분 동안

 

“근데 오빠는 나한테 할 말 없어? 맨날 나만 떠드는 것 같네. 우리 무슨 결혼한 지 몇 십 년 된 사람들 같다. 나랑 통화하기 싫어? 전화하지 말까?”

 

하며 세상 그 무엇보다 무서운

 

“끊어. 나 잘게.”

 

라는 멘트가 등장하니, 다음번에 여친에게 전화 오면 영어 듣기평가 할 때처럼 가슴이 두근거리며 손발이 떨려오는 것이고 말이다.

 

의무와 책임만 가득하며, 자신은 늘 고치고 노력하고 개조되어야 하는 사람으로 여겨지는 연애. 그런 일들이 지속되면, 상대는 필연적으로 이별을 생각할 수밖에 없다. 그 관계에선 영영 “오빤 대단해.”, “오빠가 있어서 든든해.”같은 얘기는 들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며, 5-0으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 만회골을 넣어야 하는 것처럼 느껴져 의욕이 사라질 수 있고 말이다. 연인에게 당근 한 번 준 적 없이, 몇 달간 채찍질만 하진 않았는지 차분히 한 번 살펴봤으면 한다.

 

 

2.전부 남친 잘못인 건, 불공평한 것 아닐까?

 

여행 가자는 얘기를 몇 번 꺼냈는데도 상대가 별 관심을 안 보이며 늘 나중으로 미룬다면, 그건 상대 잘못인 게 맞다. 그런데 얘기를 꺼낸 적도 없이 가만히 있다가, 어느 날

 

“근데 우리는 맨날 집 영화 식당이야? 남들은 여기저기 다니던데 우린 안 가? 오빤 나랑 여행 안 가고 싶어?”

 

라는 이야기를 하는 건 이쪽 잘못이라고 할 수 있다. 연애는 둘이 하는 것이며 이쪽이 혼자일 때 못했던 것들을 연애한다고 연인이 다 알아서 해줘야 하는 것도 아닌데, 그게 안 된다고 전부 상대 탓을 하며 상대의 마음이 부족해서 그런 것처럼 말하는 건 잘못 아닌가.

 

가끔 저런 얘기를 연인에게 하고도 내게

 

“저게 여행가자는 얘기를 한 건데요?”

 

라며 ‘저게 왜 잘못이며 무슨 문제가 있다는 거냐?’며 의아해하는 대원들 때문에 깜짝깜짝 놀라는데, 저건 상대를 탓하는 것이며 남들의 연애와 우리 연애를 비교해가며 까는 것에 가깝다. 많지는 않지만 화법 자체가 저렇게 시비조라거나, 무슨 얘기를 하든 불만과 불평을 꼭 포함시켜 ‘못되게 말하는’ 습관이 있는 대원들이 있다. 내 의견을 말하고 싶을 땐 ‘나는’으로 시작해야지, ‘너는’으로 시작하면 의도치 않은 오해나 갈등이 반드시 생긴다는 걸 잊지 말자.

 

또, 연애관 자체가

 

-남친이 내게 구애하며 달달함을 만들어 주던 초반처럼, 계속 쭉 이어지는 것.

 

정도로 그저 단순해서 문제가 생기는 경우도 있다. 상대가 그런 모습을 보이며 구애했던 건 그렇게 해서 이쪽도 자신과 같은 호감과 애정을 갖길 바라며 그랬던 건데, 이쪽은 그냥 ‘상대와 사귀어 준 것’으로 할 몫은 다 했다고 생각하며 상대의 접대만 기다리는 것이다. 상대가 베푸는 호의와 헌신에 대해서는 ‘남자친구니까 당연히 그래야 하는 것’이라 생각하며 말이다.

 

이 부분에서도 역시나 정말 자신만 편하게, ‘상대는 월 300 버니까 100만 원쯤 연애에 쓸 수 있는 거고, 난 현재 월 50만원 용돈 받으니 20만원만 써도 비율로는 내가 더 많이 연애에 할애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례도 있다. 그런 합리화가 기반에 있으니 상대에게 고마움을 느끼고 표현하는 일이 거의 없으며, 역시나 그걸 당연한 일로 여기기도 한다. 이런 불공평하고 일방적인 관계가 지속될 경우, 늘 부담을 떠안고 있는 쪽은 지칠 수밖에 없음을 잊지 말자.

 

 

3.연애가, 연인이 없는 그대의 삶은 어떤가?

 

늘 내 차를 얻어 타야만 어딜 갈 수 있는 것처럼 행동하는 사람은, 부담스럽다. 그와 차타고 가며 대화하는 게 즐겁고 나 또한 그에게 호감이 있다고 해도, 그렇다고 해서 늘 내 볼 일도 제쳐둔 채 그의 의사를 따라야 하며 전화해선 “저녁에 나 좀 태워다 줄 수 있어?”라고 물을 뿐인 그를 상대하는 건 피곤함이 축적되는 일 아니겠는가.

 

이렇듯 연애에서도 연애 말고는 자신의 삶에 다른 건 아무 것도 없는 듯 연애만 바라보고 있거나, 둘이 같이 하지 않으면 혼자선 아무 것도 못하는 것처럼 행동하는 건, 상대에게 부담이 되는 건 물론이고 자신에게도 고문이 될 수 있다. 상대와 닿아있지 않은 시간은 기다리는 시간으로, 내 스스로 감당하고 책임져야 할 외로움과 심심함도 전부 상대 탓인 것으로 여겨질 테니 말이다.

 

그래서 시작된 이쪽의 서운함의 표현과 잔소리에 상대는 점점 면역이 될 수 있고, 모든 걸 다 공유하며 확인받거나 공감 받으려는 태도에 숨이 막힐 수 있으며, 결국 ‘기-승-전-고쳐라’가 되어버리는 이야기에 대꾸하기를 체념할 수도 있다. 그걸 꽤 오래 경험하다 보면 상대는

 

‘얘는 그냥 나라는 사람 자체로는 아무 만족도 못하는 구나. 그리고 왜 전부 나만 노력하고 고쳐야 하는 것들 투성인 거지?’

 

라는 생각을 하게 될 수 있고 말이다.

 

게다가 진짜 홀로서기를 준비하는 듯한 ‘행동으로의 실천’이 아닌, ‘이별을 인질 삼아 말로만 위협’을 하는 까닭에, 이렇다 할 긴장감이 형성되지 못한다는 문제도 생긴다. 이건 우리끼리니까 하는 얘긴데, 상대를 자극하려 ‘헤어지자’는 말을 열 번 꺼내는 것보다, 한 번 뭐든 홀로 해버리는 게 더 큰 파급력을 지닌다.

 

못 믿겠다면, ‘나랑 영화 보고 싶지 않은 거냐’고 답정너의 질문을 하다가 또 말뿐인 상대의 대답에 화가 나 헤어지자는 이야기만 하지 말고, 그냥 혼자 가서 영화를 한 번 보고 오길 권한다. 다만, ‘네가 같이 안 봐서 나 혼자 보고 온 거다’를 너무 드러내지 말고, ‘같이 하기 어려운 것 중 혼자서도 할 수 있는 건 혼자서 해보는 연습을 하는 중’ 정도로 이야기를 하자. 늘 의존하려 하던 모습에서 뭔가 확 바뀐 듯한 그런 독립적인 모습이, 상대의 추격본능을 자극할 것이며 둘의 분위기도 환기시킬 것이다.

 

“만약 그랬다가, 진짜 다 혼자 하라고 내버려두면요?”

 

그런 연애 하고 있다고 어머니께 말씀드리면 등짝 스매싱을 맞게 될 것 같지 않은가? 엄마에게 등짝 맞을 것 같은 연애는 붙잡고 있는 거 아니니, 그 방목 벌판에서 어서 탈출하길 바란다.

 

 

오늘 준비한 얘기는 여기까지다. 이렇게만 적어 놓으면 또 ‘왜 전부 여자 잘못인 것처럼 말하냐. 여자만 노력해야 하냐.’는 이야기가 나올 수 있는데, 이건 좀 잘해보고 싶지만 갈수록 꼬이며 숨이 멎어가는 연애를 살리고자 하는 대원들을 위한,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해주셨으면 한다. 자 그럼, 오늘 일 할 만큼 했으니(응?) 다들 서둘러 퇴근준비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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