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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매뉴얼(연재중)/커플생활매뉴얼

연하 남자친구와 연애 중인 여자들의 고민 세 가지

by 무한 2017. 8. 3.

연애란 물론 케바케지만, 그래도 비슷한 상황에 놓인 열 커플의 사연을 받으면, 그 중 예닐곱 개의 사연에선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문제들이 있다. 여행 간 커플이 전부 싸우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여행 간 커플들이 싸우게 되는 계기나 여행지에서 싸우며 하는 말과 행동이 비슷비슷한 경우가 많은 것처럼 말이다.

 

오늘은 그 중에서, ‘연하 남자친구와 연애 중’인 여성대원들이 빈번하게 호소하는 지점들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해볼까 한다. 출발해 보자.

 

 

1.사랑꾼인 건 참 좋은데, 삐치면 어린애

 

연하 남친들은 78.23%의 확률로 사랑꾼인 경우가 많다. 표현 잘 하고, 뭐 같이 하자는 얘기 잘 하고, 재미있고 즐거운 분위기 만들려고 하거나 웃겨주려고 노력한다. 때문에 이쪽에선 이제 더는 없을 거라 생각했던 활활 타는 열정적인 연애가, 다시 한 번 시작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전에 만났던 삼십대 남친은 무슨 피곤에 쩔어 있는 나무늘보 같았는데, 네 살 연하의 이번 남친은 막 같이 에버랜드 가서 이것도 타고 저것도 타자고 하니, 이제야 좀 제대로 사랑 받으며 살아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되는 것이다.

 

뭐 그렇기만 하다면 참 좋겠는데, 사랑꾼일 때 저렇게 좋은 것과는 달리 상대가 삐치면 이게 남자친구인지 어린애인지 구분이 안 갈 정도로 답답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남친이 에버랜드 가자고 했을 땐 이 나이에 무슨 에버랜드냐 하면서도 속으론 분명 내심 좋았는데, 에버랜드 갔더니 더워 죽겠는데 얘가 쉴 생각도 하지 않고 움직이며 무서운 놀이기구 같이 타자고 조르는 것이다.

 

그건 무서워서 못 타겠으니 혼자라도 타고 오라고 말하니, 남친은 또 같이 안 탄다고 삐쳐서는 폰만 들여다보며 화난 티를 낸다. 그러다 보니

 

얘는 나랑 같이 놀이동산에 오고 싶어서 오자고 한 건야, 아니면 여자친구와 놀이동산에 가서 노는 판타지가 있어서 지금 날 데리고 와 이러는 거야?

 

하는 생각까지를 하게 되는데, 그런 상황에서도 장난감 안 사준다고 백화점에 누워서 꼼짝도 하지 않는 어린아이 같은 모습만 보이는 남친 때문에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되고 만다. 이 와중에 먼저 손 내밀지 않으면 또 남친의 이상한 고집 같은 게 시작되어 더 복잡해지니, 결국 한 발 물러나 화해를 시도한 뒤 남친이 원하는 놀이기구를 같이 타주는 걸로 타협하곤 한다.

 

이렇게만 적어두면 남친이 어리고 철이 없어서 그러는 것처럼 여겨질 수 있는데, 물론 그런 이유로 저런 상황이 벌어지기도 하지만, 연상인 여자 쪽에서 ‘과외 선생님이 학생에게 허튼 소리 말고 공부부터 하라고 말하듯 하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그렇기도 하다고 적어두도록 하겠다. 내가 이러이러해서 그건 좀 어렵다.라고 말하기 보다는, 뭐 그런 걸 해. 그냥 너 혼자 해.라고 통보하듯 말하는 경우도 있고 말이다. 일부러 더 ‘누나스러워야 한다’는 생각에 남친에게 무뚝뚝하고 차갑게 말하는 경우도 있으니, 혹 그래서 그런 건 아닌지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겠다.

 

 

2.남친과 남친 친구들이 선물하는 현자타임

 

남친과 딱 단 둘이만 만날 때에는 남친이 참 나이에 비해 어른스러운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는데, 어느 순간엔 문득문득

 

아 맞아. 얘 나보다 세 살 어리지.

 

하는 생각이 들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건 ‘남친의 친구들’의 이야기를 듣거나 그들을 만났을 때로, 그들이 하는 얘기가 좀 유치하게 들리거나 철없이 허세를 부리는 듯한 모습을 보게 될 경우 ‘나는 누구? 여긴 어디?’하며 혼란을 겪을 수 있다.

 

왜 그렇게 자꾸 남친 폰을 보는 사람들이 많은지 모르겠지만, 여하튼 연하 남친이 친구들과 카톡한 걸 몰래 보고 난 후 회복이 불가능할 정도의 내상을 입는 경우도 종종 있다. 거기서 꼬꼬마들이 야한 얘기나 저질스러운 농담을 하고 있는 걸 보게 되거나, 분명 어른스럽다고 생각했던 남친이 자신에 대한 불평과 불만을 친구들에게 쏟아내고 있는 걸 목격하는 일이 벌어지는 것이다. 이건 뭐 굳이 연하남친을 둔 상황에서만 벌어지는 일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목격하게 되는 대화들의 적나라함이 좀 더 강했다고 적어두도록 하겠다.

 

이것 외에 여자 쪽에서 자기 또래 커플들을 보며 기대했던 데이트와 연하남친과의 실제 데이트의 격차가 너무 커서 마음 앓이를 한다든지, 아니면 직장인인 여자 쪽에선 기념일 선물로 옷과 운동화 선물했는데 학생인 남자친구는 다이소에서 화분을 사줘서 하늘 한 번 올려다보게 된다든지 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는, 보통의 연애에서보다 더 큰 이해와 상대에게 기대하기보다는 가르쳐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적어두도록 하겠다. 연하남과의 연애에선 좋을 때 좋아하는 게 두 배 정도 쉽게 되지만, 그렇지 않을 때엔 참을 인 자를 두 개씩 새겨가며 그 순간을 극복해야 한다는 걸 기억해두자. 무엇보다 중요한 건, 그 상황을 두고 상대와 똑같이 싸우려고 드는 게 아니라 어떻게든 여유를 마련한 채 ‘타이름’의 방법을 혼용해야 한다는 것도 잊지 말길 바란다.

 

 

3.결혼, 장기연애에 대한 걱정과 불안

 

연하남과 연애 중인 이십대 중후반 여성대원들은, 마음 속 저 깊은 곳에 ‘결혼’, ‘장기연애’에 대한 불안을 간직할 수밖에 없다. 세 살 연하인 26세 남자친구와 사귀는 29세인 여성대원의 경우를 보자. 그녀의 연하 남친은 이제 갓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그녀는 집에서 ‘결혼’에 대한 압박을 받는 중인데, 남친에게 은근슬쩍 그런 어려움에 대한 호소를 했더니 남친은

 

어렵네. 그렇다고 내가 자리를 잡을 때까지 기다려 달라며 잡고 있는 건 내 욕심일 수 있는 거고.

 

라는 대답을 했다. 그녀가 바랐던 것은 결코 저런 이야기가 아니었는데, 남친은 아직 어려서 그런 건지 아니면 그 관계에 대한 확신이 없어서 그런 건지 저런 대답을 해 그녀를 더욱 불안하게 만들고 만 것이다.

 

연상인 여자 쪽에서는 이 남자를 믿고 관계를 지속해도 되는지, 이렇게 그냥 사귀다가 나중에 남자친구가 헤어지자고 하면 그땐 어떻게 되는 건지 등을 고민하고 있는데, 그런 마음도 모르는 연하 남자친구는

 

나도 인맥 관리를 해야 하잖아. 친구들을 만나는 것도 그것 때문인데, 내가 친구 만나는 걸 싫어하니 그게 좀 그래. 연락 못했던 건 어제 좀 취해서 그런 거고, 대신 아침에 일어나서 연락했잖아.

 

라는 이야기를 하며 친구 찾고 있으니, 여친으로서는 설상가상의 심정이 되고 만다.

 

이걸 두고 자꾸 내게 ‘더 사귀어도 되는지, 아니면 정리해야 하는지’를 묻는 대원들이 많은데, 둘이서만 소고기 먹고 놀러 다녀놓고는 자꾸 내게 그런 어려운 것만 물으면 난 곤란해진다. 전에 한 번 진짜 사연만을 두고 객관적으로 매뉴얼을 발행했더니

 

어제 남친이 찾아왔어요. 울면서 말하더군요. 무한님은 부정적인 결론을 말했지만, 전 더 만나보려고 합니다. 누구보다 절 사랑해주고 있는 사람이 남친이라는 걸 어제 느꼈어요. 무한님도 앞으로 글을 쓰실 때, 기계적으로만 보지 마시고 이런 마음까지를 봐가며 글을 쓰시기 바랍니다. 무한님 말을 들었다면 전 소중한 사람 놓칠 뻔 했네요.

 

라고 하던데, 나도 진짜 하고 싶은 말이 없는 건 아니지만 일단 더 만나보기로 했다고 하니, 그 상황에서 굳이 더 얘기를 해봐야 좋을 게 없을 것 같아 그냥 넘어갔다.

 

여하튼 난 저런 험한 꼴을 또 당하고 싶지 않기에 어떤 사연에 대해 디테일하게 어떻게 하는 게 좋겠다는 결론을 내고 싶진 않고, 그럴 땐

 

-두 사람이 단기계획을 세우곤 지켜갈 수 있는지 확인하기.

-막연히 언제 결혼하자, 가 아니라 그러려면 둘이 지금 뭘 해야 할지 대화하기.

-결정도 못하고, 책임도 못 지고, 노력도 안 하는 상대에게선 로그아웃하기.

 

가 필요할 수 있다고만 적어두도록 하겠다. 특히 맨 마지막에 말한 것과 관련해선 분명 저런 모습이 있지만 또 감성적인 모습이 있기에 헤어지자고 하면 찾아와 우는 걸 보며 어찌어찌 계속 사귀게 될 수 있는데, 운다고 다 그게 다 진심이며 무책임한 부분들이 해결된 건 아니니, 그것만 보고 관성처럼 일단 더 사귀어 보는 선택을 하진 말았으면 한다.

 

 

끝으로 하나만 더 얘기하자면, 시간이 갈수록 상대와의 관계에 헛헛함이 느껴지고 ‘웅웅, 자기, 쪽쪽’하는 것에도 지루함이 느껴지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냥 안 싸우고 같이 놀러 다니면 되는 거라 생각하며 그런 연애만 지속하진 말았으면 한다. 내게 도착하는 관련 사연 중 절반 정도가, 사랑꾼인 연하남친의 애정표현에 그저 리액션만 잘해주다가, 나중엔 그 관계에 알맹이가 없는 것 같다며 표류하는 사연이니 말이다. 마주보며 애정표현만 하는 것에 함몰되지 말고, 두 사람이 앞으로 뭘 어떻게 한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도 나눠가며 함께 바라봐야 할 것들도 꼭 챙기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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