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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생활과여행/물고기가좋다

CRS, 노랭이새우, 생이새우 투입 및 체리새우 포란

by 무한 2015. 6. 7.

지난 글을 올린 이후 어항 바닥재를 교체했다. 이전까지는 금사흑사, 화산사를 사용했는데, 수초에 공급되는 영양분과 알맞은 pH를 위해서는 소일이 좋다고 하길래 소일로 전부 바꿨다. 내가 이틀 내내 허리 아파가며 한 일이 저 한 문장으로 축약된다니, 참을 수 없는 허무함이 밀려온다.

 

블로거라면 응당 어항청소, 바닥재 세팅, 물잡이, 수초 식재 등의 모습을 차례차례 사진과 설명을 곁들여 올려야 하는 거 아니냐고 하는 분이 있을지 모르겠는데, 그런 거 없다. 사진 안 찍고도 충분히 힘들었다.

 

 

 

어항을 새로 꾸미는 건 정말 힘들었는데, 이렇게 또 꾸며놓고 나니 윤기가 흐르는 듯한 체리새우 등짝만 봐도 흐뭇하다. 시간만 나면 어항 앞에 가서 앉아 있다.

 

 

 

시험삼아 자와모스월로모스를 혼합해 대충 감아 놓은 화산석이다. 어떻게 되나 보려고 대충 감아 놓은 거라 이전 글에는 올리지 않았다. 그런데 기대보다 풍성하게 자란 까닭에 전후 비교사진을 올려둔다. 난 저 화산석을 볼 때마다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 거외다."

 

라는 동주의 시가 생각난다. 얼핏 보면 무덤 같은 느낌인데, 앞으로 모스들이 더 자라면 보기 괜찮아 질 것 같다.

 

 

 

저 화산석 위에서 노는 체리새우들의 모습이다. 나중에 치새우들이 생기면, 그 작은 녀석들이 저 모스 틈에 숨어서 자란다고 한다. 모스와 함께 자라나고 있는 실이끼 등을 체리새우들이 매일 열심히 청소하고 있다.

 

 

 

이것 역시 시험삼아 묶어 놓은 거라 이전 글에는 올리지 않았다. 이전 글에는 피시덴모스물미역모스를 올렸는데, 그 둘은 상태가 좋지 않다. 오히려 기대하지 않고 대충 묶어 던져 놓았던 녀석들이 잘 자라고 있다.

 

 

 

바로 위에 있는 돌 위에 올라가 쉬고 있는 체리새우다. 이럴 줄 알았으면 현무암 타일 위에다가 정성들여 묶어줄 걸 그랬다. 현무암 타일 공장까지는 연락이 닿았는데, 거기선 대단위로만 구입할 수 있다고 해서 일단 보류 중이다. 예전에 가물치를 키우려 양식장에 전화했을 때에도 치어를 사려면 천 마리 정도 사야 한다고 해서 좌절했던 기억이 난다. 사슴벌레 유충을 담는 통도 백 개 단위로 샀는데, 그거 다 어디갔지?

 

 

 

체리새우 암컷 두 마리가 포란을 했다. 이제 곧 저 노란 알들에 눈이 생길 것이고, 얼마 지나지 않아 어미 새우가 새끼들을 털면, 치새우들이 모스들 틈에 숨어 자라기 시작할 것이다.

 

 

 

어미 새우는 저렇게 부지런히 알을 굴리며 산소를 공급한다.

 

 

 

아직 알에 큰 변화가 없어 접사링을 끼워 찍진 않았는데, 이후 알에 변화가 생기면 좀 더 당겨 크게 찍어 볼 예정이다.

 

 

 

미크로소리움은 녹는 것처럼 점점 시들더니, 어떤 잎에는 구멍이 뚫리기도 했다. 물생활 선배님들 말로는 만만하고 쉬운 수초라던데, 난 운이 없는지 재주가 없는지 쉽지 않다. 그래서 저걸 다 잘라 내거나 뽑아내려던 찰나, 좀 더 들여다보니….

 

 

 

응? 잎에서 뭔가가 나오고 있다. 느낌 상 저걸 '생장점' 같은 말로 불러야 할 것 같은데, 여하튼 생과 사가 교차하는 중인 것처럼 보인다. 근데 저기서 잎이나 뿌리가 나오면 옆으로 자라게 되는 건데…. 뭔가가 나오면 수직으로 자랄 수 있도록 다른 곳에 묶어 줘야겠다.

 

 

 

좋은 소식만 있는 건 아니다. 물생활 하는 사람들에겐 하데스 또는 볼드모트와 같은 존재인 붓이끼가 찾아왔다. 생겨도 하필이면 심혈을 기울여 묶어 둔 피시덴모스 활착판에 생겨서, 사기가 30% 정도 감소하고 말았다. 가장 아끼는 구두를 열심히 닦아 비싼 구두약 바른 뒤 신발장에 잘 모셔두었는데, 나중에 꺼내보니 곰팡이가 피어있는 느낌이랄까.

 

검색해 보니, 붓이끼는 억센 까닭에 새우들도 먹지 못 한다고 한다. 어떤 이는 락스 희석한 물에 담그라고 하고, 또 어떤 이는 물리적으로 제거해 버리라고 하고, 또 어떤 이는 약품을 쓰라고 하던데, 일단은 붓이끼도 그냥 두고 관찰해 볼 예정이다.

 

 

 

체리새우 얘기는 여기까지 하고, 이번에는 체리새우와 함꼐 살고 있는 EMB(일렉트릭 모스코 블루) 구피 근황을 전할까 한다.

 

 

 

EMB 치어들을 분양 받아와 막 투입했을 당시와 현재의 비교사진이다. 색이 서서히 올라오자 전혀 다른 물고기처럼 보인다. 이제 점점 꼬리도 펄럭거릴 정도로 커 질 것이고, 지금은 살짝만 보이는 파란 빛이 몸을 장식할 것이다. 다른 사육자가 올린 사진과 영상을 보면, 왜 저 녀석들의 이름에 '일렉트릭'이 붙었는지를 알 수 있다. 어서 나도 그걸 소개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한다.

 

 

 

먹이를 주자 둘이 경쟁하며 먹이를 향해 달려가는 모습이다. 많이 먹고 무럭무럭 자라다오.

 

 

 

가장 작았던 녀석마저도 이 정도로 발색이 돌고 있다. 아, 그리고 이전 글에서 암컷인지 수컷인지 혼란을 줬던 녀석은 수컷으로 밝혀졌다. 하여, 현재 EMB 어항에는 수컷 4, 암컷 1의 상황이 되었고, 난 어항 이름을 'EMB 공대'라고 지어줬다. 이런 성비로는 수컷들이 계속해서 구애하는 까닭에 암컷이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하던데, 수컷 두 마리를 분양 하든지 암컷 한 마리를 더 들이든지 해야겠다.

 

자, 다음 어항으로 넘어가자.

 

 

 

노랭이! 노란 까닭에 '노랭이새우', '노랑이새우' 등으로 불리는 녀석이다. 어항 속 이끼 제거를 위해 어항마다 생이새우과 녀석들을 넣어줘야 하는데, 체리로 전부 채울 수는 없기에 노랭이새우를 영입했다. 노랭이새우 말고 주황빛이 강한 '선키스트새우(또는 썬키스트새우)'도 있는데, 그건 주변에 분양자가 없어서 노랭이를 들였다.

 

 

 

새우답게, 저런 식으로 몸을 말아가며 단장을 한다. 등 부분을 열심히 닦다가, 으뢋촤, 하는 느낌으로 몸을 말아 꼬리까지 닦는다.

 

 

 

치새우 포함 열 마리 정도를 입양했다. 윗 사진의 제목은 <아빠 어디가>로 정했다. 사진만 보면 치새우가 수컷 새우를 따라가는 것 같지만, 우연히 같은 곳에 있다가 찍힌 사진일 뿐이다. 새우들은 어미 배에서 떨어지는 순간 세상을 혼자 힘으로 살아간다.

 

 

 

저 현무암 타일 사이는 기껏해야 4~5mm 정도 밖에 되지 않는데, 치새우는 물고기가 입도 집어넣을 수 없는 저런 틈에 들어가 숨어 있다. 돌에 보이는 밧줄 같은 건 집에서 쓰는 평범한 검은 실이다.

 

 

 

CRS! 크리스탈 레드 쉬림프다. 같은 새우지만 체리나 노랭이는 생이새우과고, CRS는 벌새우과라고 한다. 이게 정확한 정보인지는, 사실 잘 모르겠다. 물생활 커뮤니티를 하다보면 다들 그렇게 말하기에 따라 말하게 되는 이론들이 있는데, 나중에 찾아보면 학술적인 근거가 없거나 사실과 다른 경우가 종종 있다. 여하튼 다들 레드비, CRS로 부르는 녀석이다.

 

 

 

CRS는 발색과 무늬에 따라 등급을 나눈다. 표를 찾아보니 SSS, SS, S+, S, A, B, C급으로 나뉘는 것 같던데, 벌새우과 녀석들은 처음이라 솔직히 난 잘 모르겠다. 등급 보다는 일단 위 사진의 녀석이 가장 뚜렷한 색을 지니고 있어 '1순위'로 이름 지었다. 다른 녀석들의 흰색은 아이보리색에 가까운데, 위의 녀석은 흰색과 빨간색이 뚜렷하다.

 

 

 

뚜렷한 색 구분이 예뻐서 위의 녀석만 자꾸 찍게 된다. 내게 CRS를 분양해 주신 분은 가격으로 따지자면 천만 원이 넘는 물량의 CRS를 키웠다고 하시는데, 집단 폐사로 인해 충격과 공포에 빠지셨다고 한다. 그 분 댁의 어항이 어림잡아 오십 개 정도 되는 것 같은데, 다른 어항엔 물고기가 가득 차 있던 반면 새우들이 있었다는 어항에는 여과기만 돌아가고 있었다. 충격에서 어서 헤어나오시길….

 

 

 

꼬꼬마 CRS도 한 마리 있다. 아직 작은 까닭에 숨어 있는 시간이 많아 얼굴 보기가 어렵다.

 

 

 

꼬꼬마 CRS와 노랭이새우들이 한 자리에 있을 때 찍은 사진이다. 아, 그리고 위에서 이야기를 안 했는데, 노랭이와 CRS 어항의 현무암 타일은 바닥재 교체 후 새로 세팅한 것들이다. 현무암 타일 일곱 개와 미니삼각모스를 분양 받아 활착해두었다. 그래서 갈색으로 변한 부분이 좀 많이 보이는데, 6월 중순쯤 되면 초록빛으로 물들 거라 기대하는 중이다.

 

 

 

화이트비. 벌새우과(비쉬림프) 계열의 흰 새우다. 아직 꼬꼬마라 그런지 아니면 발색이 원래 좀 떨어지는 녀석인지, 흰색이 몸을 뒤덮지 못 하고 있다. 크기는 꼬꼬마 CRS보다 아주 살짝 더 크다.

 

 

 

꼬꼬마 CRS와 꼬꼬마 화이트비가 마주쳤을 때의 사진이다. 뽕잎을 먹이면 발색이 좋아진다는 소문이 있던데, 이번 주엔 꼭 뽕잎을 좀 따러 가봐야겠다. 전에 알던 뽕나무 서식지를 찾아가 봤는데, 나무들이 싹 밀리고 건물이 들어서 있었다. 뽕나무 서식지를 수소문해봐야겠다.

 

 

 

세 번째 어항이다. 남는 모스들을 원형 루바망에 활착해 두었다. 실로 감는 게 너무 힘들고 지겨워서, 루바망 두 개 사이에 모스를 넣고 포갰다. 햄버거 형태로 만든 뒤 케이블타이를 네 개로 귀퉁이를 묶었다. 그런데 가라앉지 않길래, 자동차 와이퍼에서 분리해 낸 스텐봉을 잘라 아래에 순간접착제로 붙였다. 아직 모스들이 자라지 않아 하수구 마개 같은 느낌이지만, 역시나 몇 주 지나면 풍성해 지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새우 중 가장 노멀한, 생이새우다. 체리나 노랭이와 같은 녀석들이지만, 이 녀석들은 밝은 곳으로 잘 나오질 않는다. 먹이반응 역시 체리나 노랭이는 사료에 즉각 반응하는데, 생이들은 소 닭 보듯 사료를 바라본다. 시간이 지나 사료가 사라지긴 한 걸 보면, 먹긴 먹는 모양이다. 야생 개채들은 밤색이나 녹색이 나는 것 같던데, 우리 집 생이들은 사육 중 태어난 녀석들이라 그런지 투명에 가까운 색을 하고 있다.

 

 

내가 키우는 새우들 외에 CBS라는 검은 띄를 두른 새우, 그리고 파란색의 블루벨벳새우도 있는데, 기회가 되면 녀석들도 입양을 해 올 생각이다. 어항을 하나 더 들여 블루벨벳 새우를 투입하고, CBS는 체리 항에 넣으면 딱 맞을 것 같다.

 

이전 글에 고압이탄세트 분양하신다는 독자 분께서 댓글을 달아 주셨던데, 이 글을 보시면 연락처 좀 비밀댓글로 알려주시길 부탁드린다. 고압이탄까지는 안 가리라 마음을 먹었었는데, 아무래도 그 길을 걸어야 할 것 같다. 이탄이 없이 수초어항을 하는 건, 중국집 가서 탕수육을 안 시키고 짜장 짬뽕만 먹는 느낌이 든다.

 

여기까지 글을 쓰고 마무리 하던 중 지인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아는 사람이 이사를 가며 어항을 없애려고 하는데 가져가겠냐는 연락이었다. 콜. 글보다 어항이 급한 관계로 일단 어항부터 가져왔다. 새로 세팅해야 하니 오늘 글은 여기서 마무리 하자.(응?) 다들 즐거운 일요일 저녁 보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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