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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매뉴얼(연재완료)/솔로부대탈출매뉴얼(시즌5)

열네 살 차이나는 커플, 그들은 괜찮을까? 외 1편

by 무한 2015. 3. 3.

꼬꼬마 시절, 가수가 될 뻔 한 적이 몇 번 있었다. 한 번은 공연을 마치고 기획사 사람들로부터 명함을 받았는데 이름을 들어본 적 없는 기획사라 패스했고, 또 한 번은 대형기획사에서 학교로 찾아왔는데 담임선생님이 돌려보냈다.

 

연이 닿은 기획사에서 불러 오디션을 보러 간 적도 있었다. 그런데 긴장한 탓에 첫 음을 무척 높게 잡고 불러 결국 떨어졌다. 에메랄드 캐슬의 <발걸음>을 불렀는데, 클라이막스로 가기 전인 "시간은 해결해 주리라~♬"부터 힘들었다. '주리라'의 '주'를 '주후~'라며 공기80, 소리20의 가성으로 불렀다. 때문에 클라이막스인 "처음부터~ 너란 존재는~♬"이란 부분을 부를 땐 노래를 하는 건지 우는 건지 모를 총체적 난국이 되고 말았다.

 

당시 함께 공연을 하던 다른 친구나 선후배들도 기획사로부터 많은 제의를 받았다. 그들 중엔 가수로 데뷔해 유명해진 사람도 있고, 이상한 기획사에 걸려 돈만 뜯긴 사람도 있다. 지금도 그런 일들이 있는지 모르겠는데, 그땐 우후죽순 생겨나던 기획사들에 걸려 사기를 당하는 경우가 많았다. 연예인이 되려다 사기꾼에게 영혼까지 털려버린 사람들의 사례가 TV 뉴스에서도 심심찮게 보도되곤 했다.

 

나와 같은 팀에 있던 H군도, 사기임이 분명해 보이는 기획사의 제안을 받은 적이 있다. 당시 H군이 내게 같이 가자고 해서 나도 따라갔었는데, 그 기획사의 사장이라는 사람은

 

"드렁큰 타이거가 원래 커다란 그룹이다.

드렁큰 타이거 영권, 드렁큰 타이거 지혜 뭐 이런 식으로 많다."

 

"우리 기획사에서 키우고 있는 애가 있는데,

걔는 영국에 랩 유학을 가있다. 영국 랩이 진짜 랩이다."

 

"부모님 무슨 일 하시나?

연예인 되려면 돈이 많이 드는데, 집에서 지원이 가능한가?"

 

등의 이야기를 했다. H군과 나는 지금도 만나면 당시를 떠올리며 '영국 랩유학'이야기로 키득거리곤 하는데, 저런 웃기지도 않은 이야기에 넘어가 그 기획사에 연습생으로 들어가는 사람들이 있다는 게 충격과 공포의 일이다. TV데뷔를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모자이크와 음성변조를 한 채 하고 싶은 게 아니라면 어서 거기서 나와야 할 텐데….

 

 

1. 열네 살 차이나는 커플, 그들은 괜찮을까?

 

앞서 한 이야기에 비유하자면, 난 C양이 '연예인 지망생' C양의 남친이 '사기꾼'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C양이 아직 세상 물정에 어두운 까닭에, 남친이 그 부분을 교묘하게 이용해 C양을 세뇌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C양에게 뭘 어디서부터 어떻게 말해줘야 할지, 솔직히 모르겠다. 다시 한 번 앞서 한 이야기에 비유하자면, 이건

 

"드렁큰 타이거를 내가 키워냈다. 드렁큰 타이거는 원래 커다란 그룹이다.

우리 기획사에서 키우고 있는 애가 있는데, 걔는 영국에 랩 유학을 가있다."

 

라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고 있는, 어느 연예인 지망생의 사연을 읽고 있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그런 와중에 연예인 지망생이

 

"그 사람 작업실이 따로 있던데요? 작업실 있는 사람이 사기꾼일리 없잖아요?"

 

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과 같은 느낌이다.

 

C양 또래의 남자들이야 부모님께 받는 용돈으로, 또는 아르바이트를 해서 받은 얼마 안 되는 돈으로 생활을 하니 그 스케일이 필연적으로 작을 수밖에 없다. 반면 C양의 남친은 그들보다 10년 이상이나 더 살았고, 그러다 보니 당연히 가지고 있는 돈이 많으며 소비의 스케일이 크다. 그런데 이걸, C양이나 C양의 친구들은 이십대 초반인 또래들과 삼십대 중반인 C양의 남친을 단순비교 하고 있다. '능력 있다'는 평가를 하면서 말이다.

 

정말 뭘 어떻게 말해야 좋을지 모르겠는데, 난 이걸 '연애'라고 보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생각한다는 얘기를 해주고 싶다. 내가 본 C양의 사연은 아래와 같다.

 

a. 여자가 만남어플에서 열네 살 차이나는 남자를 만나게 됨.

b. 남자가 줄 선물이 있다며 계속 만나자고 졸라 만나게 됨.

c. 남자는 비싸고 근사한 곳에 데리고 다니며 여자의 환심을 삼.

d. 남자가 "나 만나도 괜찮겠어?"라며 여자의 의사를 물어 연인이 됨.

e. 남자가 "네가 어리니까 내가 참아야지." 등의 말로 여자를 자극함.

f. 그 가벼운 수에 넘어간 여자는 자신이 알아서 진도를 리드함.

g. 그렇게 몇 번 더 만나다가 남자는 흥미를 잃고 다리만 걸쳐둠.

h. 진지한 여자는 남자의 그런 태도에 항의하고 따짐.

i. 남자는 얄팍한 수들로 그 상황을 모면함.  

j. 더불어 남자는 여자의 연애관에 문제를 줄 수 있는 말들을 함.

k. 이 만남을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는 여자는 속앓이를 하다가 사연을 보냄.

 

그냥 둬도 결국 알아서 와해될 관계라는 게 보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C양의 사연을 다루는 건,

 

j. 더불어 남자는 여자의 연애관에 문제가 줄 수 있는 말들을 함.

 

이라는 부분 때문이다. 그는 C양에게

 

"성격도 더럽고 살림도 못 하고

뭐 하나 제대로 하는 것도 없는 널 나 아니면 누가 데려가냐."

"네가 다른 남자를 만나도 다 나보다 못한 남자들일 것이 뻔하다."

"남자랑 놀아도 된다. 나한테 걸리지만 않는다면 놀아도 된다."

 

따위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제 갓 스무 살이 된 C양에게 말이다. 게다가 이 관계를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는 C양은 그의 저 따위 이야기들에도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데, 난 그게 자칫하면 C양의 이십대를 통째로 망가뜨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저런 말들에 세뇌되어 그에게 계속 휘둘릴 수 있고, 그를 벗어나더라도 이번 연애에서 형성된 나쁜 습관들로 인해 다음 연애에서 고생하게 될 수 있다.

 

C양의 남자친구가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한 연기'에 재능이 뛰어나다는 것도 걱정이 되는 부분이다. C양의 신청서에는

 

"(실수에 대해)아저씨가 진심으로 사과하길래 제가 화를 풀었거든요."

"(잘못한 걸 들킨 후에도)아저씨가 전혀 당황한 기색 없이 말하더라고요."

 

등의 부분이 등장한다. 하아, 격차가 너무 크다. C양이 이 글을 보고 그와 헤어질 마음을 먹은 뒤 모든 걸 이야기하고 이별을 고해도, 그가

 

"네 옆에 있는 사람의 말은 안 듣고,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의 조언을 듣는 거야?

그걸 듣고 나와 헤어지겠다고?

그래. 헤어지자.

네가 날 그 정도로밖에 생각 안 한다면, 헤어지는 게 맞는 것 같다."

 

라는 이야기를 하면, C양은 다시 눈물을 흘리며 그에게 가서 잘못했다고 빌 것 같다. 어쩌면 좋을까? 관계를 방치해두는 그의 태도에 질려 C양이 이별을 말하더라도, 그가 "사실 너 주려고 이걸 사기 위해 돈을 모으느라 연락 못 했던 거다."라는 이야기를 하며 선물을 하나 내밀면, C양은 그저 감동의 눈물만을 쏟아낼 것 같은데….

 

 

2. 자존심 어마무시한 어느 커플의 연애.

 

은채씨, 비온 뒤 땅이 굳는 거고 애들은 싸우면서 크는 거라지만, 어쩜 이래? 둘의 대화를 압축해볼게.

 

여자 - 내가 그렇게 말해서 화났어? 기분 안 좋아?

남자 - 화난 건 아니야. 기분이 좋은 건 아니고.

여자 - 그럼 내가 사과할게. 미안해.

남자 - 아냐. 나도 잘한 거 없는데, 뭐.

여자 - 기분 좀 풀렸어?

남자 - 어떻게 기분이 벌써 풀려? 내 맘대로 되는 게 아니잖아.

여자 - 내가 이렇게까지 사과하고 자기 기분 맞춰주는데

여자 - 자기가 기분 안 풀고 계속 그러니까 내가 화가 나네.

남자 - 미안해. 화났어?

여자 - 기분이 좋지는 않지만 이해해보려 노력할게.

남자 - 미안해. 나도 기분이 좋지는 않지만 이해하려 노력할게.

 

대화를 읽기만 했는데도 내 기가 다 빨리는 느낌이야. 그런데 은채씨 커플은 저런 감정 소모전을 5일장 서듯이 하거든. 19일에 싸우고, 24일에 싸우고, 28일에 싸우고 막 그러면서.

 

둘의 문제는, 큰 것만 보자면 세 가지가 있어.

 

ⓐ 평소 '연인놀이'를 하느라 정상적인 대화가 불가능한 문제.

ⓑ 1절에서 끝나지 않고 2절까지 해버려 감정이 커지는 문제.

ⓒ 연애에만 관심이 있을 뿐 서로에게 관심이 없는 문제.

 

ⓐ에 대해선, '싸울 때' 말고 평소 둘이 어떤 대화를 하는지 봐봐. 뭉뚱그려진 애정표현 말고는 대화랄 게 없잖아? "쟈철(지하철)탔어요.", "고생해쪄 ㅠ3ㅠ", "찾아가께용♥" 등의 말로 서로의 일상보고를 하고, 밥 먹는다고 하면 잘 먹어라, 씻는다고 하면 얼른 씻고 와라, 잔다고 하면 잘 자라, 뭐 그런 대화를 하는 게 전부야. 사람의 하루하루가 똑같을 수 없고 다른 여러 감정들도 있을 텐데, 둘이 하는 대화는 딱 정해져 있지.

 

자세히 보면, 다양한 감정들을 꺼내놓는 건 싸울 때뿐이야. 둘은 그때만 '솔직한 심정'이 어땠는지를 다 털어 놓거든. 그 외에는 전부 좋다거나 사랑한다거나 보고 싶다거나 하는 이야기를 할 뿐이고 말이야. 이건 '연인놀이'를 하는 사람들에게서 발견되는 공통적 특징이야. 그들은 예쁜 사랑 운운하면서 서로를 접대하는 듯한 대화만을 하고, 맹목적으로 서로를 토닥이거나 무조건 다 좋다는 식의 태도만을 보여. 이러니 무슨 서로에 대한 발견이 있겠어. 그냥 계속 저렇게 놀듯이 연애하다가, 둘 중 하나가 그 놀이에 지쳐 의식적으로 짓고 있던 미소를 지우고 본래의 표정을 드러내면, '변했다'고 추궁하다 헤어지는 수순을 밟지.

 

ⓑ는 내가 '미운털 박히는 대화법'이라고 매뉴얼을 통해 이야기 한 적 있는 부분이야. "기분이 좋지는 않지만 이해해보려 노력할게."라고 말하는 대신, 그냥 "이해하려 노력할게."정도만 말해봐. 은채씨나 은채씨 남친 둘 다 자존심이 어마무시한 사람들이라 2절까지 꼭 붙이거든. "미안해."라고 말하면 될 걸, "사실 내가 그렇게까지 잘못한 일인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미안해."라는 식으로 말을 한단 말야. 누가 더 하고 덜 하고 없이 정말 둘이 똑같이 그래. 남친도 은채씨에게 사과를 할 때 보면 "나만 자길 이해했다는 식으로 말해서 미안해. 그래…. 내가 또 잘못했나보다."라는 식으로 결국 2절까지 해서 비꼬아 버리거든. 잘못한 거 인정하거나 미안한 거 미안하다고 사과하면 어디 잡혀가나? 그런 거 아닌데 본인들의 자존심 안 다치려고 저렇게 완충제를 깔아버리니, 그 모습을 보는 상대 입장에서는 사과를 받으면서도 오히려 더 짜증나고 마는 거지.

 

ⓒ는 두 사람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라고 할 수 있을 거야. 두 사람 다 자기 얘기를 하고 싶어 하지 상대의 얘기를 들으려고는 안 하거든. 아래의 대화를 봐봐.

 

남자 - 지금 TV에서 뭐뭐가 하고 있는데 어쩌고저쩌고.

여자 - TV 재밌나?

남자 - 그게 지금 어쩌고 저쩌고 해서 어쩌고저쩌고 하는 건데.

여자 - 그렇구나.

남자 - 별 관심 없구만.

여자 - 아닌데? 난 지금 어쩌고저쩌고 하고 있어.

남자 - 웅웅!

여자 - 내가 저 얘기 했는데 좀 장단 좀 맞춰주지.

(중략)

남자 - 나도 장난으로 그렇게 말한 건데 그렇게 나오니 할 말이 없네.

여자 - 알겠어.

남자 - 왜 그러는데?

여자 - 아니야.

여자 - 내가 카톡 보내도 자기가 빨리 확인 안 하고 그래서 그랬나봐.

여자 - 괜찮아. 이해할게.

남자 - 난 자기 어제 카톡확인 안 하고 잔 것 가지고 뭐라고 안 했잖아?

남자 - 난 자기가 뭘 하든 거의 다 이해하는데, 자기도 좀 이해해 주면 안돼?

 

둘은 정말 지겹도록 모든 갈등의 순간에 '이해하도록 노력하겠다'는 말을 하는데, 그건 사건이 이미 벌어졌을 때 할 노력이야. 그 전에 관심을 가져.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먼저 노력해. 나도 공쥬님(여자친구)이 보고 싶다는 영화가 있으면 내 취향이 아니어도 보거든. 내가 빈둥대더라도 흘러갈 120분이야. 가서 보다 보면 나 역시 흥미를 느낄 떄가 있고 말야. 또, 공쥬님은 별 보러 다니는 나를 위해서 별자리 이름을 기억하려 애써. 이런 노력이 선행되어야해.

 

은채씨는 축구 싫어하는데 남친은 축구 마니아라서 취향이 안 맞는다? 그럼 평생 축구에 대해선 나 따로 너 따로잖아. 정말 죽기보다 싫은 일인데 상대가 함께 하자고 하면 거절할 수도 있어야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상대가 그걸 왜 좋아하나 관심을 가지려고 노력해봐. 상대가 좋아하고 잘 하는 것에 관심을 가지고 물으면 신나서 알려주기까지 하잖아. 이걸 그냥 "어 그래. 축구 봐. 나랑 대화하는 것보다 축구 보는 게 더 좋다니, 내가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해 봐야지."하고 있으면 매번 갈등을 겪을 수밖에 없어.

 

이건 은채씨가 보낸 사연이니까, 은채씨가 알아둬야 할 것 하나만 더 얘기할게. 은채씨는 연애와 생활을 좀 분리할 필요가 있어. 지금은 은채씨가 연애에 함몰되어 있는 느낌이거든. 나도 연애하고 있지만 살며 심심할 때 있고, 짜증날 때 있고, 화가 날 때 있고, 무료할 때 있어. 그럼 내가 이런 감정들을 느끼는 게 전부 연인이 뭔갈 잘못한 탓일까? 아니거든. 그런데 연애에 함몰된 상태에서는 저걸 전부 연인의 탓으로 돌리는 오류를 범하게 돼. 내게 찾아오는 모든 감정의 원인을 연인에게서 찾으려 하는 거지.

 

극단적인 예를 들어볼게. 취준생과 직장인이 연애를 해. 그러면 대개 취준생이 직장인인 연인에게 집착하게 되는 경우가 많거든. 취준생이 공부를 하다가 공부도 잘 안 되고 해서 직장에 있는 연인에게 메시지를 보냈는데, 상대는 일을 하고 있으니까 바로 답장을 해줄 수 없잖아. 그러면 취준생 쪽에서는 본인 심심함에 대한 책임까지도 은근슬쩍 연인에게 전가해 버리는 일을 벌이기도 해. 나는 널 생각하고 너랑 더 대화를 하고 싶은데 왜 넌 바로바로 응답을 안 하고 나 같은 마음을 안 갖고 있는 것처럼 보이냐고 묻는 거지. 이러면 답이 없어져. 왜? 상대가 하루에 스물세 번 연락을 하더라도 이쪽에선 '왜 스물네 번 연락하지 않느냐?'라는 이야기를 꺼내 불만을 표시하고 마니까.

 

대학시절이라고 생각해 봐. 시험기간이야. 그런데 은채씨의 남친은 시험을 좀 일찍 봤어. 때문에 은채씨가 시험공부 하고 있는데 계속 말을 걸어. 물론 남친 딴에는 은채씨가 밥을 안 챙겨먹을까봐 밥을 먹고 하라느니, 졸리지 않냐느니, 얼마나 공부했냐느니, 시험범위가 얼마냐느니, 내가 도와줄 일 없냐느니, 도서관 쪽으로 잠깐 갈 테니 밥을 같이 먹겠냐느니, 커피 마시겠냐느니, 도서관 분위기는 어떠냐느니 하는 걸 묻는 거야.(이걸 여기선 그가 심심해서, 연인이랑 수다 떨고 싶은데 은채씨 시험기간이라 만날 수 없기에 더 빈번하게 연락하는 거라고 가정할게.) 근데 저게 은채씨 입장에선 진득하게 30분도 집중할 수 없게 만드는 일이라 짜증이 날 수 있거든. 그래서 은채씨가 폰을 잠시 넣어두고 한 시간 후에 확인했는데, 거기엔 남친이 "서운하다. 왜 내 카톡을 안 보냐. 내가 너라면 아무리 시험기간이라도 폰을 안 보는 일은 하지 않을 거다."라며 보낸 메시지가 가득해. 그럴때 은채씨의 기분은 어떨까? "내가 너라면…."이라는 남친의 말에 반성하며 더 잘해야겠다고 생각할까? 아니면 저 말까지도 은채씨를 압박하는 거라고 생각해 더 싫어질까? 이 부분을 곰곰이 생각해 보길 바라.

 

 

나도 치과 얘기 매뉴얼에서 그만 하고 싶은데, 뭔가 잘못되었는지 치료 받은 치아가 계속 아프다. 그래서 어제도 위의 글을 쓰다가 마무리를 짓지 못 하고 저장만 해두었다. 전엔 그저 '욱신욱신'하는 수준의 통증이었는데, 치료를 받고 난 후엔 치아에 전류를 흘려보내는 듯한 통증이 새로 생겼다. 병원에 전화해보니 예민한 사람들은 그럴 수 있다며 진통제를 먹으라고 해서 열심히 진통제를 먹고 있다. 그런데 치아 밑에서 맥박 뛰는 속도에 맞춰 전기를 흘려보내는 듯한 엄청난 통증은 가시질 않는다.

 

때문에 주말동안 카톡으로 닉네임을 받아 변경하기로 한 건 손도 못 대고 있다. 뭔가를 씹다가 치아가 잘못 맞물리면 천국의 문 앞까지 다녀온 듯한 느낌이 들어 죽과 국만 먹고 있는데, 그 와중에 진통제만 계속 먹으니 이젠 속까지 쓰려 고생 중이다. 그냥 사랑니만 빼고 말 걸 '겸사겸사' 치료하려고 한 게 실수였다는 생각이 든다. 병원을 잘못 골랐나 하는 생각도 들고, 다른 이 하나도 치료하기로 했는데 그것도 이것처럼 되면 어떻게 하나 하는 생각도 들고…. 독자 분들께서는 치과치료 때문에 고통 받는 일 없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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