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연애매뉴얼(연재완료)/솔로부대탈출매뉴얼(시즌4)

그녀는 정말 그를 어장관리 했던 걸까? 외 2편

by 무한 2014. 6. 27.

그녀는 정말 그를 어장관리 했던 걸까? 외 2편

현석씨, 내가 현석씨한테 질책을 왜 해? 사연에서 가해자와 피해자를 나누면 피해자는 현석씨인데, 내가 현석씨를 질책할 이유가 없잖아. 왜 현석씨가 실수를 한 거라고 생각해? 지금 상황에서 더는 만나지 말자는 얘기를 썸녀가 했으니까, 이게 현석씨 잘못 때문일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제 지인들이 저보고 호구 짓 하는 것 같다,

그녀에게 저는 그저 보험인 것 같다고 하는 말을 듣고는,

제가 참 멍청하게도 그 얘기를 그녀에게 흘려서…."

 

그걸 대놓고 말한 게 바보 같은 짓인 건 맞아. 뭘 기대하고 그런 얘기를 꺼낸 거야? 설마 그녀가

 

"아냐. 난 너 보험이라고 생각 안 해. 널 좋아하는 거야."

 

등의 이야기라도 할 거라고 생각한 거야? 현석씨가 한 말을 해석하면 "네가 나 이용하고 있다고 사람들이 그러더라."라는 건데, 그 이야기를 듣고 기분 좋아 할 사람 아무도 없잖아.

 

그런데 이거 어장관리 맞고, 현석씨가 호구 짓 한 것도 사실이거든. 그녀가 현석씨를 보험처럼 생각하며 다리 하나 걸쳐두고 있었던 거고 말이야. 그래서 난, 정곡을 찔린 그녀가 더는 현석씨에게 맹목적인 헌신을 기대할 수 없는 까닭에 어장에서 퇴출시킨 거라고 생각해. 내가 왜 이렇게 생각하는지는, 아래에서 자세히 이야기 해보자.

 

 

1. 그녀에게 그는 그저 보험이었을까?

 

현석씨의 사연을 받기 전까지 2014년 대한민국 대표 호구는 M씨였어. 그는 연극인인 여자를 마음에 두고 있었는데, 그녀에게 영혼까지 깨끗하게 발라지고 말았지. 전국 어디든 공연이 있으면 꽃 들고 찾아가는 건 기본이고,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은 그녀가 조금이라도 엄살을 피우면 알아서 다 해결해 줬어. 그러는 동안 그녀는 M씨가 사준 옷과 구두, 가방을 매고 소개팅에 나가기도 하고, 다른 극단의 남자와 사귀기도 했지.

 

그녀의 어장관리 스킬은 기가 막혔어. 툭하면 "이제 꿈을 접어야 할 것 같다. 너무 어렵다."라고 말을 흘렸는데, 그 얘기를 들으면 M씨는 "내가 어떻게 도와주면 되겠냐?"라고 물었지. 그렇게 해서 그녀가 M씨에게 받아낸 것만 해도 중형차 한 대 값은 될 거야. 그걸 M씨는 눈치 못 챘냐고? 챘지. 근데 그녀가 가끔 먼저 팔짱도 끼고, 기대서 사진도 찍고, "정말 오빠 밖에 없다."라는 이야기를 하니까, 자신은 컵라면 먹으면서도 그녀에겐 고기 썰게 한 거지.

 

한 번은 M씨가, 그녀가 다른 남자와 사귀는 걸 그녀의 SNS를 통해 알게 되었어. 그래서 따졌지. 연기에 올인 하고 싶어서 나와의 연애도 곤란하다고 하면서 남자친구 생긴 거냐고. 그러자 그녀는 오히려 화를 냈어. 자신을 스토킹 하고 있는 줄 몰랐다며, 무서우니 앞으로 연락하지 말라고 말이야. 보통 사람이면 그녀의 말을 듣고는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말고 꺼지라고 했을 텐데, M씨가 누구야? 2014년 대한민국 대표 호구잖아. 그녀가 좋아하는 초밥 도시락 사들고 그녀의 화 풀어 주려 또 달려갔지.

 

여기까지 읽고 뭐 느껴지는 거 없어? 신데렐라랑 콩쥐팥쥐 이야기가 비슷한 것처럼, 저 M씨의 이야기와 현석씨의 이야기가 비슷하지 않아? 그래서 난 오늘부로 M씨와 현석씨 둘을, 2014년 국가대표 호구 투톱으로 선정하려고 해. 물론 M씨가 좀 더 뛰어나긴 해. 아직 학생인 현석씨보다 회사원인 M씨가 경제력 측면에서 여유로웠기에, 좀 더 다양하고 변화무쌍한 호구 짓을 구사할 수 있었거든. 하지만 현석씨의 경우는 '상대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내가 알아서 갖다 바치는 선천적 재능'을 가지고 있는 까닭에, 재능 면에서는 M씨보다 뛰어나다고 해둘게.

 

내가 현석씨의 썸녀를 괘씸하게 생각하는 이유 중 하나는, 동창인 현석씨가 이번에 그녀를 만나기 전까지 미니홈피나 SNS를 통해 그녀가 몇 번의 연애를 했었다는 걸 알고 있었는데, 그녀는 현석씨가 그걸 모르는 줄 알고 자신을 '남자와 거리가 먼 철벽녀'라고 말했다는 거야. 뭐, 이건 백 번 양보해 그냥 이미지 관리 차원에서 그랬다고 치자.

 

그 다음으로 내가 그녀를 괘씸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우리가 결혼하게 되면…."

 

이라는 '결혼 떡밥'을 풀었다는 거야. 현석씨는, 저건 떡밥이 아니라 정말 가능성이 있는 얘기라 그녀가 한 게 아니냐고 물을 수도 있는데, 좋게만 보자면 그럴 수 있지. 그런데 그녀는 그녀에게서 번호를 따갔다는 다른 남자와도 연락하고 있잖아. 그와 만나고도 있고 말이야. 그 '가능성'이라는 게, 그녀에겐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도 전부 열려 있는 거거든. 

 

내가 그녀를 괘씸하게 생각하는 여러 이유가 아직 더 남아 있는데, 오늘 다뤄야 할 사연이 많으니 하나만 더 얘기를 할게. 그건 바로 만나는 중에 쇼핑하며 그녀가 "다음에 와서 사야겠다."라는 떡밥을 던졌다는 거야. 현석씨는 여기에 대해

 

"그녀는 정말 고마워했고, 저에 대한 호감이 올라갔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라고 적었는데, 착각하지 마. 그 호감은 현석씨를 향한 게 아니라 현석씨가 사준 선물을 향한 거야. 백화점에 갔을 때 점원의 친절이, 나라는 사람 자체에 대한 친절이라기보다는 내 주머니 속 돈에 대한 친절이라는 걸 설마 아직도 모르는 거야? 어느 매장이든 가서 주머니에 삼천 원 밖에 없는데 그 돈으로 뭐 살 수 있냐고 물어봐봐. 그 말을 꺼내기 전까지는 점원이 웃으며 맞이하겠지만, 말을 꺼내는 순간부터 구매력이 없음을 확인하고 파리 내 쫓듯 손만 저을 테니까.

 

일이 그렇게만 진행된 것일 수도 있는데, 그녀는 절대 손해를 보지 않아. 현석씨가 20만 원을 쓰면, 다음번엔 그녀가 자신이 너무 받기만 한 것 같아서 미안하다며 2만 원을 쓰거든, 그런데 그녀가 2만 원을 쓸 때의 표정은 좋지 않지. 피곤해 하고, 의욕도 없어 하고 말이야. 그런데 또 그러면서 그렇게 2만 원만 쓰고 그냥 들어가는 게 아니라, 들어가면서 뭔가 하나를 또 받아내. 밥 한 끼 사고는 같이 걷다가 액세서리 보러 가고 뭐 그런 식이야. 그러면 현석씨는 또 그 자리에서 액세서리를 사서 선물하지. 내가 너무 나쁘게만 보는 건가? 그런데 정말 어쩌다 일이 그렇게 되었다고 보기엔 어려울 정도로 이런 진행이 많고, 보통 사람 같으면 양심이 있어서 그렇게 선물을 받기만 하진 못 할 텐데 그녀는 절대 사양하는 법 없이 다 받거든. 오히려 "저거 나중에 사야겠다."라면서 일부러 말을 흘리기도 하고 말이야.

 

그녀는 현석씨랑 만나면서 "다른 여자에게 해 달라고 해라."라는 이야기를 한 적도 있고, 더 이상 만나지 말자는 얘기를 하면서도 "다른 여자 만나라."라는 이야기를 했잖아. 난 그게 그녀가 애초부터 현석씨에 대해 가지고 있던 본심이라 생각해.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석씨와 만나왔던 건, 현석씨가 맹목적인 헌신을 하며 기쁨을 느끼는 타입이거든. 아마 다름 심녀가 나타나면, 현석씨는 또 똑같이 화장품, 액세서리 등을 선물하고, 그녀가 좋아할 만한 가수의 공연 티켓을 예매하겠지. 그러면서 내게 "그녀는 정말 고마워했고, 저에 대한 호감이 올라갔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하는 사연을 보낼 수도 있고 말이야.

 

현재 현석씨는 매몰차게 밀어내는 그녀에게 사과하겠다며 소포도 보내고 그러던데, 그렇게 어장에 다시 편입시켜 달라고 조공을 바치는 건 그만하고 어장에서 졸업하자. 다시 어장에 편입해 봐야,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것처럼 열심히 선물하고 헌신하다 나중에 낙동강 오리알 될 뿐이야. 마지막에 그녀가 현석씨의 말을 듣고는 화내다 울며 떠나간 까닭에 '내가 그녀를 오해했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그녀가 화를 내는 지점은 '나에 대한 얘기를 남들과 했다'는 거잖아. 호의를 그간 계속 공짜로 받아 온 지점에 대해서는 그녀도 할 말이 없으니, 그저 뒷담화에 초점을 맞춰서 용서 할 수 없다고 하는 것 같아. 현석씨가 다시 편입 되어 열심히 헌신해도, 나중에 뭐 하나 꼬투리 잡혀서 이렇게 내쳐질 거야. 고양이에 대한 농담을 하면, 고양이에 대해 그렇게 말하는 사람과는 만나지 않겠다고 하거나 뭐 그런 식으로 말이야. 그때도 사과하며 소포 보낼래? 여기서 그만 두길 내가 이렇게 부탁할게.

 

 

2. 고백하면 승낙할 거냐고 묻더니 연락두절 된 남자.

 

정인씨, 내가 생각하기에 이거 사귀는 건 문제가 아니야. 지금이라도 정인씨가 연락해서

 

"오빠가 고백한 거 받아들이고 싶다.

나도 사귀면서 알아가는 게 좋겠다고 생각한다."

 

라고 얘기하면 둘은 오늘부터 커플이 되는 거고, 휴가계획도 함께 세우겠지.

 

그런데 말이야. 둘이 사귀어도 금방 헤어질 것 같아. 남자가 정인씨에게 고백한 건, 정인씨가 좋아서가 아니라 연애가 하고 싶기 때문이거든. 그 자리에 정인씨가 아니라 정혜씨나 정은씨가 나왔어도 그는 고백을 했을 거야. 상대가 '연애를 할 수 있는 이성'이었으면 그는 고백했을 테니까.

 

그가 하는 말을 봐봐.

 

"네가 오빠(자신) 눈을 바라보기에 관심이 있는 거라 생각했다."

"너도 날 좋아하는 것 같고, 나도 널 좋아하는데 뭐가 문제냐."

"지금 네가 거절하면 고백 할 타이밍을 다시 잡기 어려울 것 같다."

"일단 난 내일 고백할 거다."

 

오로지 '사귈 수 있는 가능성'만 보고 하는 말이거든. 솔직히 난 그가 금사빠도 아니라고 생각해. 금방 사랑에 빠진 것도 아니야. 같은 동네에 사는, 사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여자가 나타나니까 일단 고백부터 하는 거지. 그가 정말 정인씨에게 반한 거라면 반 협박 투로 저런 얘기 못하겠지. 더불어

 

"그럼 고백하지 말아야겠다. 말해봤자 까일 거 뻔한데 뭐."

"넌 그럼 지금 사귀긴 싫고, 만나보며 결정하겠다는 거지?"

 

라는 얘기를 한 후 김빠진 표정으로 카톡도 단답만 보내지 않을 거고. 저건 정인씨에 대한 호감이 아니야. 자신이 당장 연애를 시작할 수 있냐, 없냐에 대한 관심일 뿐이지.

 

저 사람이 정인씨에게 관심이 없다는 건, 정인씨가 "우리 만난 지 삼일 밖에 안 되었으니, 좀 더 만나며 알아가다가 결정했으면 좋겠다."라고 대답한 이후 바로 연락두절 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거든. 애초에 그의 마음가짐이 '되면 좋고, 아니면 말고.'였던 거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인씨는,

 

"저렇게 계속 대쉬하는 남자, 고등학교 이후 처음이었거든요.

그래서 저도 어느 정도는 신뢰가 가고 놓치고 싶지 않기도 한데…."

 

라는 얘기를 하는데, 저런 남자는 당장 오늘 밤 채팅사이트에만 들어가도 만날 수 있어.

 

"지금 웨돔에서 술 한 잔 하실 여자 분만. (일산, 27남)"

 

이라는 제목의 방에 들어가봐. 그런 뒤 그에게 "오늘은 좀 피곤해서 어렵고, 다음 주는 어떠신가요?"라고 말하면, 그는

 

- 꼭 오늘이어야 한다. 술 마시면 피로가 풀린다.

- 츄리닝 입고 나와도 상관없다.

- 차편이 없으면 내가 그 동네로 가겠다.

 

라며 정인씨의 발목을 잡고 매달릴 거야. 그 남자가 그러는 거랑, 정인씨 썸남이 고백한 거랑 난 별 차이가 없다고 보거든. 저 남자도 정인씨가 계속 거절하면, 강퇴하고 다른 여자랑 대화를 하겠지. 지금 당장 나올 수 있는 사람과 말이야. 정인씨의 썸남도 역시 '지금 당장 사귈 수 있는 분'을 찾아 또 열심히 대시를 할 거고.

 

여하튼 정인씨가 내 여동생이라면, 난 그에게 연락하는 것에 결사반대 할 거야. 고백하기 전에도 그는 계속 "나올 수 있어?", "나 보고 싶으면 나와도 되고." 따위의 이야기만 했거든. 그는 아무 여자나 그냥 연락만 닿으면 저럴 사람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그처럼 격하게 대시하는 사람을 오랜 만에 만난 까닭에 정인씨가 미련을 갖고 있는 것 같은데, 빨리 달아오른 건 그만큼 빨리 식는다는 것도 잊지 마. 따지고 보면 그 사람 3일 만에 식은 거잖아.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진행되지 않으면 그냥 관계를 버려 버리는 남자. 그런 남자와의 연애가 과연 행복할까? 사귀는 게 문제가 아니라, 그런 사람과 안정적인 연애가 가능한지를 먼저 생각해 보길 바랄게.

 

 

3. 시내버스 로맨스.

 

안녕하세요. 매번 보내주시는 사연 잘 읽고 있습니다. J씨가 애독자라는 걸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매뉴얼로 소개하지 않았던 건 사연을 신청서에 적어 보내주시지 않아서고요, 예전 매뉴얼에서 제가 J씨의 외모를 칭찬한 이후 계속 메일마다 셀카를 첨부하시는데 그러시지 않아도 됩니다.(남자끼리 셀카 사진 보내는 거,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하루 이틀 사연 받은 사이도 아니니 바로 갈게요.

 

복근에 힘주고 들어보세요. J씨가 연애에 임하는 태도는, 보통 사람의 그것과 많은 차이가 있어요. 이상해요. J씨는 사연에

 

"변태로 오해를 받지 않을까 심히 걱정이 됩니다."

 

라고 적어주셨는데, 충분히 그렇게 보일 수 있어요. J씨는 마음의 용기보다 몸의 용기가 먼저 따르는 타입이거든요. 그 둘의 밸런스가 안 맞아요. 각색을 요청하셔서 이야기를 그대로 가져다 사용할 수는 없는데, 이게 만약 회사원의 이야기라면 J씨는 호감 가는 상대에게 "오늘 제가 집까지 차로 데려다 드릴게요."라고 말 할 거예요. 그런데 그렇게 기회를 만들고는 함께 가는 차 안에서 아무 말도 안 하고 그녀만 관찰하고 있겠죠. 뭐 입었나, 뭐 신었나, 무엇을 보고 있나 등등.

 

그래놓고는 그녀가 고맙다고 인사하고 차에서 내리면, J씨는 어딘가에 숨어 그녀가 집에 들어가는 걸 지켜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어디가 그녀 집인지를 살펴보고, 불이 켜지고 꺼지는 걸 보며 집에서의 그녀의 동선을 파악하기도 하고, 그녀가 다시 집 밖으로 나와 슈퍼를 가면 그것도 관찰하겠죠. 그러다 갑자기 또 용기를 내서는

 

"지금 슈퍼 가시죠? 뭐 사러 가시는 거예요?"

 

라고 톡을 보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이런 J씨의 행동들이, 보통 사람에게는 엄청 무섭게 느껴지는 행동들이에요. J씨는 이걸 그저

 

"제가 미친 척 철판을 깔고…."

 

라고 말하는데, 그걸 다른 사람은 진짜 미친 걸로 볼 수도 있어요. 이런 일이 왜 벌어지냐면, J씨가 행동은 보통 사람이 용기 내기 어려울 정도로 과감하게 하면서, 마음으로는

 

'사귀지 않아도 괜찮으니까…. 그녀가 날 몰라도 괜찮으니까….'

 

하고 있기 때문이거든요.

 

"제가 워낙 말주변도 없고 숫기도 없는 소심남이라…."

 

알아요. 아는데, 말주변 없다고 말은 안 하면서 행동으로만 그러면 곤란해요. 상대가 내리는 정류장 파악한 뒤 벨 대신 눌러주고 그러는 거, 이번엔 진짜 운이 좋아서 넘어갈 수 있었지만 그래서는 안 되는 거라고요. 그러지 말고 말을 거세요. 진부해도 괜찮아요. 날씨얘기 해도 되고, 회사얘기 해도 되고, 축구얘기 해도 되는 거잖아요.

 

말주변이 없어서 쪽지로 대신 한다며 쪽지를 주신 건 잘 하신 거예요. 그게 오해로 이어질 수 있는 행동들을 피하게 해 준 신의 한 수 였다고 저는 생각해요. 다만 제가 걱정이 되는 건, 이제 잘 되었다고 생각한 J씨가 행동으로 들이대다 그녀에게 부담을 주거나 망쳐버릴 수 있다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오늘부터는 상대에 대해 탐구하려 하지 마시고, J씨에 대해 알려주세요. J씨가 말주변 없고 소심하다는 이유로 상대를 관찰만 하던 습관을 버리고 자신의 이야기를 하기 시작한다면, 이건 잘 될 것 같아요.

 

이름에 대한 부분이라고 하면, 그녀를 쫓아가 이름을 묻는 것에만 집중하지 말고, J씨 이름을 먼저 알리고 소개하며 이름을 물으면 되는 거예요. 어디 사냐고 묻는 것 역시, 그녀에게 물어 정보만 얻으려 하지 말고 먼저 J씨가 어디에 사는지를 얘기해 주세요. 그러면 됩니다. 이거, 그 어느 때보다 예감이 좋은 상황이에요. 호구조사와 관찰에만 열을 올리며

 

'아싸, 알아냈어! 다음번엔 다른 걸 물어봐야지.'

 

하고 있지만 않으면, 분명 잘 될 겁니다. 그리고 J씨는 습관적으로 '어차피 안 될 거….'라고 생각하는 버릇이 있는데, 스스로를 믿고 자신을 응원하세요. 안 그러면 잘 되어 가다가도 상대의 작은 거절에도 큰 실망을 해 망치게 될 수 있습니다. 이번엔 좀 잘 되게 만들어 보자구요. 급격한 실망이 찾아오면 이 글을 떠올리며 어떻게든 다시 희망의 불씨를 스스로 살리시길!

 

 

요즘은 매뉴얼을 쓰는 것보다 배웅글을 쓰는 게 더 어렵다. 아마, 6월의 날씨가 좋지 않아 그런 것 같다. 라이딩을 좋아하는 사람이 장마철에 자전거를 탈 수 없어 시무룩해지는 것처럼, 나도 밤하늘 볼 준비를 다 해놨는데 매일 박무에 구름이 끼어서 시무룩해지는 것 같다. 7월에는 제발 맑은 날이 많기를 홀로 빌어본다. 태양필터도 다 만들어 놨는데….

 

블링블리한 후라이데이다. 불금인데, 난 어제 불타는 목요일을 보낸 까닭에 오늘은 조용히 밀린 사연들을 읽어야 할 것 같다. 사연이 너무 많이 밀렸다. 아 그리고, PC 카톡과 모바일 카톡의 싱크가 맞지 않는 문제가 발생했다. 혹 내게 말을 걸었는데 일주일이 넘도록 답이 없으면, 다시 한 번 보내주시길 바란다. 4월에 카톡을 보낸 분께서 왜 답을 하지 않냐고 어제 항의 카톡을 보내셨는데, 내게는 어제 온 카톡이 전부였다. 그것 때문에 내가

 

'뭐지? 이상한 사람인가?'

 

하는 오해를 잠깐 하기도 했는데, 그 분이 캡쳐해서 보내주신 화면에는 분명 4월에 내게 말을 건 흔적이 있었다. 혹 이런 일로 인해 오해를 하고 계신 분이 있을 지도 몰라 이렇게 적어둔다. PC카톡에는 있는데 폰에는 알림이 안 뜨는 문제, 또는 그 반대의 문제가 벌어질 때도 있으니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마시고 다시 한 번 메시지를 주시길 부탁드린다. 또, 내가 얼마 전 폰을 바꿨는데, 이전 폰을 사용할 때 답을 못 한 카톡들이 전부 사라져 버렸다. 공기계로 와이파이로 연결해서 답을 하겠다고 생각했는데, 새 기계에서 로그인을 하니 이전 카톡에 로그인을 할 수 없게 되었다. 이런 내 멍청함을 너그러이 용서해 주시고, 역시 다시 한 번 카톡 보내주시길 부탁드린다. 자 그럼, 불금 보내시길!

 

 

 

 

 




<연관글>

연애할 때 꺼내면 헤어지기 쉬운 말들
바람기 있는 남자들이 사용하는 접근루트
친해지고 싶은 여자에게 하지 말아야 할 것들
찔러보는 남자와 호감 있는 남자 뭐가 다를까?
앓게되면 괴로운 병, 연애 조급증


<추천글>

★필독★ 연애사연을 보내는 방법
유부남과 '진짜사랑'한다던 동네 누나
엄마가 신뢰하는 박사님과 냉장고 이야기
공원에서 돈 뺏긴 동생을 위한 형의 복수
새벽 5시, 여자에게 "나야..."라는 전화를 받다

 

 

공감과 추천 버튼 클릭은 제게 큰 힘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카카오뷰에서 받아보는 노멀로그 새 글과 연관 글! "여기"를 눌러주세요.

 새 글과 연관 글을 편하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