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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매뉴얼(연재완료)/솔로부대탈출매뉴얼(시즌2)

호감 가는 사람을 사로잡는 연애 3축 이론 1부

by 무한 2011. 3. 22.
이번 주말에도 어김없이 호감 가는 상대에게 "좋은 오빠"선서를 한 남성대원들과 관심남에게 '좋은 동생'으로 편입한 여성대원들의 사연이 줄을 이었다. 그냥 딱 봐도 잘못된 접근 때문인데,

"강하게 보이고 싶은 그녀의 자존심 때문일까요?"
"저 혼자 오해나 착각하는 게 아니고 정말 엄청 많이 느꼈었거든요."


이런 얘기들만 하고 있으니, 하는 사람은 입 아프고 듣는 사람은 지겨운 것 아니겠는가. 화이트 데이에 사탕을 주며 고백했는데, 상대가 거절했다는 사연. 그렇게 엉망으로 만들고 나서 "다시 한 번 고백하려고 하는데, 어떤 방법을 사용하면 좋을까요?"라고 물으니 또 답답한 거다.

이 가슴 아픈 얘기들을 부킹대학 매사추세츠 연구소에 보냈더니, '연애 3축 이론'을 공개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답장이 왔다. '불나방 이론'과 쌍축을 이루는 이 '연애 3축 이론'은, 매사추세츠 연구소에서 근무하고 있는 John Nase(42세, 솔로경력 39년)박사님께서 집대성한 이론이다.

<연애 3축 이론>
- 축소하라
- 축적하라
- 축조하라


이 '연애 3축 이론'을 접하는 순간 그대의 연애를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질 거라 생각한다. 그간 자신이 가지고 있던 연애에 대한 시각과 비교해 보길 바라며, 이번 시간엔 '연애 3축 이론' 중 가장 첫 번째인 "축소하라"에 대해서 살펴보자.


1. 기대를 축소하라

시간당 출수량이 동일한 곳에서 물을 받을 때, 큰 물통을 들고 있는 것은 큰 기대, 작은 물통을 들고 있는 것은 작은 기대라고 얘기할 수 있다. 큰 물통으로 물을 받는 사람은 작은 물통으로 물을 받는 사람과 같은 양의 물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자신의 기다림이 더 길며, 받은 물의 양도 더 적다고 생각하게 된다.

이처럼 '기대'는 그대를 '기다림의 노예'로 만들며, 상대의 적절한 반응에도 늘 부족한 느낌을 갖도록 만든다. 내게 도착하는 사연들 중 3할 정도는 말 그대로 '멀쩡한'이야기다. 헛발질을 한 것도 아니고, 둘의 관계를 엉망으로 만든 것이 아닌 상황. 그러나 안타깝게도 사연을 보낸 대원들은 '급한마음'을 드러낸다.




▲ '특급 한마음'과 '급한마음'은 한 끗 차이. (출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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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로 물건 받을 일이 있을 때를 생각해 보자. 그 물건을 빨리 받고 싶은 마음이 들었을 때, 그대는 어떻게 변하는가? 수십 번도 더 '배송추적' 버튼을 누르게 되고, 자신이 생각한 것만큼 '배송추적'페이지의 정보가 갱신되지 않으면 택배사에 전화를 하기도 한다. 기대가 불안과 초조로 환원되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아무 죄 없는 택배기사 아저씨는 '밀당'의 혐의를 받기도 하고, 일부는 웹에 "**택배 절대 이용하지 마세요."라는 글을 남기기도 한다.



▲ 지금 가도 6빠란 얘기다. (출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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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자신이 기대했던 것만큼 빨리 물건을 받았다고 해서 기분이 좋은 것도 아니다. 물건을 전달받는 순간, 그간 기대로 인해 발생되었던 수많은 감정들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지 않는가. 분명 기쁨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자신은 불만과 실망에 대한 이야기만 하고 있진 않은지 곰곰이 생각해 보자.


2. 의미를 축소하라

내 앞에서 헛기침을 자주 하니까, 내 목소리를 기억했으니까, 자리가 많은데 굳이 내 옆자리로 와서 앉았으니까, 시험 잘 보라는 얘기를 했으니까, 내 시선을 의식하는 듯 보이니까, 무거워 보인다며 내 짐을 들어 줬으니까, 같은 버스를 자주 타게 되니까 등등 일주일간 도착한 사연에서만 대략 여든아홉 가지의 의미부여를 찾을 수 있다.

의미부여는 당신을 속 좁은 사람으로 만든다. 대상이 되는 것 하나에만 모든 신경을 집중하느라 도무지 여유를 가질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게다가 상대의 작은 행동에도 엄청난 반응을 하게 된다. 상대가 보낸 문자에 찍힌 이모티콘 하나만 가지고도 31가지 해석을 할 수 있는 창의력 대장이 되는 것이다. 이모티콘 하나에도 이 정도의 해석이 가능한데, 말 한 마디엔 어떻겠는가.



▲ 오빠 좋아한다고 말해.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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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부대원들이 궁금해 하는 '상대'에 대한 것들은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밝혀지는 것들이다. '설명'되는 것이 아니라, '증명'되는 거란 얘기다. 그대가 계속 물어오는 "가능성이 있나요?"라는 질문엔, 연애는 '절대평가'보다 '상대평가'에 가깝다는 대답을 해 주고 싶다. 그리고 '상대평가'의 기준은 그대가 아닌 다른 이성일 수도 있지만, 그 외에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대상이 아닌 상대가 가지고 있는 '이상형'일 수도 있다.

"미안해. 하지만 너에겐 확신이 서질 않아."

라는 이야기를 상대에게 들었다는 사연이 있었다. 그 사람은 바람둥이도 아니고, 어장관리를 하는 것도 아닌데 왜 저런 이야기를 하는지 모르겠다고 적어 주셨는데, 그건 지금 그대의 '경쟁상대'가 상대의 '이상형'이기 때문이다. 이걸 놔두고 상대의 콤플렉스나 가정사에서만 이유를 찾고 있으니 답이 안 나오는 거라 생각한다.

"정말 그런 거라면, 그 사람은 왜 저에게 가끔 연락을 해 오는 거죠?"

그 부분에 대해서는 나중에 관련 매뉴얼을 통해서 세밀하게 살펴볼 예정인데, 간략히 얘기하자면 그건 그대가 익숙하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난 집에서 소매가 다 낡은 후드티를 입고 있는데, 다른 옷도 있지만 이걸 입는 이유는 이게 제일 편하기 때문이다.

"편하다는 거, 그게 사랑이고 연애 아닌가요?"

음, 사랑하는 사람에게 서로 길들여져 가다보면 편해지는 건 사실이지만 사랑이나 연애가 편안함만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이 옷이 참 편하지만, 밖에 나갈 땐 이 옷을 벗고 다른 옷을 입는 것처럼 말이다.

상대에게 부여하는 의미는 되도록 작게 만들자. 줄이고, 줄이고, 줄여서 별 생각 없이 늘 가지고 다니는 핸드폰 정도의 의미만 두자. 핸드폰 때문에 해야 할 일이나 하고 싶은 일을 못 하는 사람은 없지 않은가. 대신 상대가 가지는 그대의 의미는 좀 더 크게 만들자. 그대가 소매 낡은 티셔츠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에 더 힘쓰잔 얘기다.


3. 욕심을 축소하라

받으려 하기 보다는 주자. 주면 언젠가는 받겠지, 하는 생각도 말고 그냥 주자. 선물을 주거나 이벤트를 하라는 얘기가 아니다. 상대가 줄 것을 기다리지 말고 다가가잔 얘기다. 안도현 시인은 그의 시 <연애편지> 끝부분에 이렇게 적지 않았는가.

사랑은 기다리는 게 아니라
한 발자국씩 찾으러 떠나는 거라고
그 뜨거운 연애 편지에는 지금도 쓰여 있다네

- 안도현, <연애편지> 중에서


단, '바치는 것'이 아니라 '주는 것'이라는 걸 잊지 말자. 당신이 가지고 있는 더 크고 많은 것들을 상대에게 나눠주면 되는 거다. 당신에게도 없는 것을 어렵게 구해 조공하듯 바치는 것이 절대 아니다. 라면으로 끼니를 해결할 각오하곤 선물을 마련한다거나, 짝사랑할 때 찾아오는 이상한 의무감에 시달리며 이벤트 따위를 하진 말자. 당신이 많이 가지고 있는 건 무엇인가? 이 부분에 대한 답은 다음 시간 '축적하라'에서 자세히 살펴보기로 하고, 이번 매뉴얼에선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이라는 범주를 넘지 말아야 한다는 걸 꼭 기억해두자.

욕심은 가시다. 그래서 당신이 욕심을 가지고 상대에게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상대는 뒷걸음질 치는 것이다. 상대를 소유하지 못해 집착을 앓고 있는 대원들을 보자. 제발 더 가까이 오라고 눈물을 흘리며 쫓아가지만, 그 가시 때문에 계속 달아나는 상대. 상대와 좀 더 가까이서 마주보고 싶다면 그 가시부터 떼자. 그럼 어느새 상대는 당신이 떼어낸 가시길이 만큼 가까이 와 있을 테니 말이다. 


오늘 살펴본 '연애 3축 이론'중 이 '축소하라'는 연애를 시작한 후에도 끊임없이 되새겨야 할 부분이다. 연애가 '노래'라면, 위의 이야기들은 '발성'에 해당된다. 많은 대원들이 기교(연애의 기술)를 묻지만, 발성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부르는 사람은 어렵고, 듣는 사람은 괴로운 법이다. 

기대와 의미 그리고 욕심은 그대가 노력하지 않아도 알아서 잘 자라는 녀석들이기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난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매력적인 모습과 포근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앞서 이야기 한 것들을 관리하지 않는다면 녀석들은 무럭무럭 자라 당신의 매력적인 모습과 포근한 마음을 모두 가릴 것이다. 그대가 키를 넘기는 풀숲에 들어가 있다면, 누가 그대를 발견할 수 있겠는가.

그 풀들을 먼저 자르자. 상대를 향해 손을 흔들거나, 소리를 지르거나, 발을 동동 구르는 것은 그 다음에 해도 좋다. 내가 잘못 생각한 것이 아니라면, 당신은 분명 따뜻한 영혼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손잡아 주고 싶은 마음, 보듬어 주고 싶은 마음, 함께하고 싶은 마음, 그런 당신의 진짜 모습을 보여주자. 욕심에 휘둘리고, 기대에 짓눌리고, 의미부여 하느라 손바닥만한 여유도 갖지 못하는 그 갑갑한 모습을 벗어 던져버리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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