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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매뉴얼(연재중)/천오백자연애상담

이별 직후 알게 된 임신, 남친과 다시 만났지만 헤어졌어요.

by 무한 2018. 1. 18.

두정씨의 남친이 두정씨를 못 믿겠다고 하는 게, 꼭 ‘임신’ 한 가지만을 놓고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것 말고도 두정씨는 재회 후 다른 남자와 만나기로 했던 걸 들키기도 했고, 두정씨에게 번호를 물어간 남자와 연락도 주고받지 않았습니까? 연애 중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고 말입니다. 그런 걸 다 경험한 남친은 두진씨를 믿기 어려울 수밖에 없으며, 사실 임신과 관련해서도 두정씨의 말 말고는 다른 어떤 것으로도 증명되지 않으니 거짓말로 몰아갈 수 있습니다.

 

두정씨는 제게

 

“임신은 진짜 사실이었는데, 테스트기도 버렸고 내역도 사정이 있어서 뗄 수 없는 상황이었어요. 아무튼 그건 둘째 치고, 그 이전에 ‘증거있냐?’라고 묻는 게 저에겐 정말 상처였어요.”

 

라고 하셨는데, 그게 임신 소식을 알린 뒤 다시 사귀던 중 벌어진 일이지 않습니까? 저 말이 나오기 전 상대가 두정씨의 계정을 보게 되었을 때, 그 계정엔 두정씨가 다른 남자와 만나기로 한 약속이 적혀있었고 말입니다.

 

 

 

다른 남자와 만날 약속을 잡은 것에 대해 두정씨는

 

“다른 사람이랑 만나기로 한 건 사실이에요. 그런데 썸 탄 적은 결코 없어요. 그 사람에게 마음이 생긴 것도 아니었고요.”

 

라고 하셨는데, 이 부분이 좀 많이 이상합니다. 남친 몰래 다른 남자와 연락하며 만날 약속까지 잡은 걸 들킨 상황에서, 그것에 대해 ‘그 사람에게 마음이 생긴 건 아니다’라는 이야기를 한다고 “아 그래? 난 또 마음 생긴 줄 알고 걱정했잖아 ㅋㅋ”하며 대수롭지 않게 넘어갈 사람은 없을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정씨는 계속

 

-내가 분명 ‘마음이 생긴 게 아니다’라고 했지만 남친은 믿지 않았다.

 

라는 것만 이야기하고 있지 않습니까? 지나가는 사람 열 명을 잡고 물어봐도, 그게 ‘믿지 못한 남친의 잘못’이라고 말할 사람은 결코 없을 겁니다. 마음이 있었든 없었든 저건 두정씨의 잘못으로 벌어진 일이며, 두정씨가 남친에게 불신을 심은 거라 할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이 두정씨의 번호를 따간 일도 그렇습니다. 두정씨가 말한

 

“그 이야기를 남친에게 한 건, ‘나 이렇게 잘나가니까 나한테 잘해’라는 의미였습니다.”

 

라는 것까지는 ‘그래도 되는 일’입니다. 그런 건 누가 번호를 물어보는 일을 겪고는 바로 남친에게 실시간으로 말해도 괜찮습니다. 그냥 마트에 우유랑 시리얼 사러 갔을 뿐인데 이성이 번호를 묻는 건, 자신감 뿜뿜 되는 일일 테니 말입니다.

 

그런데 일반적인 경우와 달리 두정씨는 좀 더 나아가기에 문제가 됩니다. 두정씨는 진짜 번호를 주고, 그 번호를 받은 사람과 연락을 하지 않습니까? 바로 이 지점부터가 상식을 벗어나는 일이며, 거기서부터 불신과 여러 문제들이 뿌리를 내리기 시작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전 정말 떳떳해요. 다른 남자를 만나본 건 사실이지만, 진짜 그냥 말 그대로 만나기만 한 거지 아무 일도 없었다고요.”

 

두정씨가 떳떳한 거랑 상대가 의심과 불신을 하는 거랑은 사실 큰 관련이 없습니다. 상대가 그런 감정들을 갖는 건 ‘거짓말’과 ‘배신’ 때문인데, 그 부분에서 두정씨는 떳떳하기 어렵지 않습니까?

 

상대가 불시에 두정씨의 폰이나 계정을 확인했는데, 그럴 때마다 뭔가가 나오면, 그게 바로 돌리기 힘든 불신을 만드는 법입니다. 두정씨가 어디에 간다고 한 것에 몇 시간 시차가 나서 남친이 알아보니 다른 이성을 몰래 만나서 그렇게 된 것일 때, 남친은 오만 가지 생각을 다 하게 되는 법 아니겠습니까? 그것도 한 번이 아니라 여러 번 그랬으며, 몇 시간씩 연락이 안 되어 남친이 기다리는 일이 많았다면 더더욱 그럴 것이고 말입니다.

 

두정씨는 제게

 

“그래도 제가 그 남자의 아이를 가진 적 있는 여자인데, 아무리 날 못 믿더라도, 그래도 사람이라면 한 번쯤 나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고, 조금이라도 미안한 마음을 갖지 않을까요?”

 

라고 하셨는데, 솔직히 전 그런 일이 일어나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상대가 ‘증거 있냐?’고 말하게 된 것이 ‘두정씨가 재회 후에도 다른 남자들과 연락하고 만날 약속을 잡았다는 걸 확인하고 난 후’인 까닭에, 두정씨에 대한 그의 애정은 전부 소멸되었으며 의심과 불신만이 그 자리에 남았을 거라 저는 생각합니다.

 

제가 이렇게 말해도 두정씨는

 

“그래도 정말 저를 사랑했던 거라면…. 아무리 그래도 사람이라면….”

 

라는 얘기만 반복하실 것 같은데, 이 와중에도 계속 ‘상대의 불신’, ‘상대의 냉혹한 이별통보’, ‘나에게 상처를 준 상대의 말들’만을 탓하고만 있으면 곤란합니다. 그래버리면 상대는 두정씨의 거짓말에 한 번 실망하고, 그게 드러나고 난 후에도 왜 믿지 못하냐고 말하기만 하는 태도에 두 번 실망하게 됩니다. 그게 반복되면 필연적으로 관계회복은 불가능하게 되는 것이고 말입니다.

 

더불어 두정씨는 ‘내가 진짜 임신했었다는 걸 상대도 인정하게 만들기’를 목표로도 두고 계신 것 같은데, 그걸 상대가 인정해도 두 사람의 관계엔 아무 변화가 없을 것입니다. 거짓말쟁이로 몰리는 게 싫어 그 부분에 대한 인정만이라도 받고 싶겠지만, 사실 난감할 정도로 상황이 꼬여 증거를 보여줄 수 없는 상황이지 않습니까? 때문에 그냥 ‘말’로 설명해서 상대의 인정을 받아내야 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는데, 그러겠다고 다른 사람의 협조를 얻어서까지 상대에게 확인시켜봐야, 상대는 1mm도 돌아서지 않을 것입니다.

 

현 상황에선, 이 관계를 더 건드리지 않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 전 생각합니다. 사과도 해봤고, 애원도 해봤고, 체념하는 듯 제스쳐도 취해봤고, ‘마지막’이란 말로도 잡아보지 않았습니까? 그렇게 만든 기회들도 결국 다 의미 없어진 채 이젠 둘 사이에 불신과 증오만 남았는데, 여기서 더 나가면 그건 막장까지를 들춰보는 거지 그 이외의 의미는 없다고 봅니다. 그랬던 선배대원들의 경우 결국 경찰 출동하거나 병원 가게 되는 일로 이어졌을 뿐이니, 뭐라도 더 저질러 상대를 자극해보겠다는 생각은 접으셨으면 합니다. 두정씨가 원하는 그 ‘상대의 인정’이, 상대가 조소 띄며 “그랬던 걸로 해줄게. 됐지?”라면 더 약오르거나 무너지지 않겠습니까? 그런 상황이 찾아왔을 때 더욱 자극적이고 극단적인 방법을 택해 공방을 주고받다가 상처만 남을 수 있으니, 그 강을 건너진 마셨으면 합니다.

 

자 그럼, 상대의 마음 까지 내가 원하는 대로 정리해두려 하는 욕심을 부리시기보단, 아무도 돌보고 있지 않은 내 마음을 먼저 돌보시길 바라며,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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