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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매뉴얼(연재중)/연애오답노트

잘못된 첫 연애로 인해 고통 받는 여자들, 대표적 유형

by 무한 2017. 8. 22.

군대를 전역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난 집에서 9시 뉴스를 보다가 군대 고참의 인터뷰를 목격한 적 있다. 웃으며 날씨에 대한 멘트나 하는 인터뷰였다면 좋았겠지만, 안타깝게도 사기사건의 피해자 겸 가해자가 되어 한 인터뷰였다.

 

그 고참이 입사한 곳은 소규모 회사였다. 그곳은 근로 조건이 다른 곳보다 좋았으며, 같이 일하는 사람들도 다정하게 대해줬다고 한다. 일한 지 얼마쯤 되었을까, 사장은 고참을 불러선, 회사에서 돈을 받을 게 있는데 고참 통장으로 좀 받자고 말했다.

 

일은 일대로 분명 하고 있는데다 사장도 좋은 얘기 많이 해주는 좋은 사람이었으니, 고참은 ‘회사생활이라는 게 원래 이런 건가 보다’하며 별 생각 없이 그러겠다고 대답했다. 처음엔 들어온 돈을 찾아주기만 했는데, 그러다 나중엔 사장이 아예 통장을 좀 자기가 갖고 쓰자고 한 것 같다. 그동안 별 문제가 없었으니 고참은 역시나 알겠다고 했는데, 이후 회사는 증발했고 고참을 찾아온 건 빚쟁이들이었다. 그 사건 이후 그 고참과는 연락이 닿질 않아 자세한 뒷얘기는 모르겠는데, 여하튼 고참의 부모님이 집을 팔아 일을 해결해 주신 걸로 알고 있다.

 

내 고참이 저렇게 첫 직장에서 ‘사회라는 게 원래 이런 건가보다’하며 눈 뜨고 코 베였던 것처럼, 첫 연애를 하는 대원들 중엔 ‘연애라는 게 원래 이런 건가보다.’하며 죽음의 골짜기로 걸어 들어가는 경우가 있다. 성추행과 다를 바 없는 행동을 하는 남친이 “날 만족시키려 노력해라.”라는 말을 하는 사연, 남친을 믿고 털어 놓은 이야기들이 가장 아픈 무기가 되어 돌아온 사연, 수 년 간 남친과 남친 가족에게 착취당한 사연 등.

 

오늘 매뉴얼은, 바로 그런 죽음의 골짜기로 걸어 들어가는 길 위에서, 누구에게도 묻지 못한 채 ‘이 연애가 올바른 연애인가?’를 홀로 고민하고 있는 대원들을 위해 준비했다. 출발해 보자.

 

 

1.스킨십

 

너무 빠른 스킨십을 거절했을 때, 상대가 차게 식는 게 그대로 느껴지거나 이후 연락이 뜸해진다면, 그건 상대가 그 연애를 하는 목적이 ‘스킨십’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이런 경우 대부분의 대화가 전부 ‘기-승-전-스킨십’으로 이어지거나 상대가 계속해서 야한 얘기들을 꺼내는 특징이 있는데, 이런 경우 ‘연애를 시작했으니 맞춰가며 노력해야 한다’는 생각만 할 게 아니라 ‘이 연애를 왜 이어가야 하는가?’에 대해서도 곰곰이 생각해 봤으면 한다.

 

뭘 먹으러 가잔 얘기를 해도 먹고 쉬러 가자는 얘기, 여행 가자는 얘기를 해도 꼭 1박으로 가자는 얘기, 옷 얘기를 해도 지인들 얘기를 해도 대부분 야한 얘기나 음담패설이 대부분이라면, 상대에겐 그것 말고는 이 관계에 더 기대하는 게 없다고 할 수 있다.

 

심한 경우, 데이트를 할 때에도 공공장소에서 시도 때도 없이 옷 속으로 손을 넣거나, “그럼 내가 안 할 테니, 네가 해줘.”라며 이것저것 시키기도 한다. 이럴 때 등장하는 패턴은 대개 비슷한데,

 

-난 스킨십을 좋아한다. 스킨십에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허용선이 어디까지냐. 급한 진도가 싫다면, 지금의 허용선을 말해 달라.

-서로 좋아하니까 이래야 하는 거 아니냐. 난 너니까 이러는 거다.

 

정도로 포석을 깔아 두고는 집요하게 요구하며, 늘 진도 나갈 기회를 엿본다. 이런 상황에 놓인 대원이 있다면, 상대의 말에만 넘어가 ‘어디까지 허용해야 하나?’만을 고민하기보다 ‘우리가 나눌 수 있는 얘기는 스킨십 진도 얘기뿐인가?’라는 점도 생각해 보길 권한다. 이쪽에서 스킨십에 대한 부담스러움과 불쾌함에 대한 이야기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에 대해 상대는 ‘네가 보수적이며 이상한 것’이라는 이야기만 한다면, 그는 연애를 하고 싶은 게 아니라 스킨십을 하고 싶은 거라고 봐도 무방하다.

 

나아가 여기에 적기엔 아무래도 수위가 높은, 일반적이지 않은 요구들을 상대가 하는 사례도 있다. 그들이 사용하는 패턴으로는

 

-이렇게 하는 사람들 많다.

-난 이렇게 해야만 느낄 수 있다.

-이렇게 할 때 난 더 사랑하는 마음이 든다.

 

라는 게 있는데, 뭐 둘이 좋아 그러는 거라면 참견하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그 요구에 대해선 ‘그 요구를 내 여동생 남친이 내 여동생에게 한 거라면?’이라는 생각을 한번쯤 해보길 권하고 싶다. 그리고 ‘이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다면 우린 헤어지는 것인가? 난 더 사랑받을 수 없는 거고?’라는 지점도 돌아보길 권한다. 상대는 자신의 요구가 받아들여지기 전까지 간 쓸개 다 빼줄 것처럼 대해주기에 ‘이건 이 사람의 특이한 부분’이라고만 생각하며 이해하려 노력할 수 있는데, 대개의 경우 그 요구가 관철되면 ‘더 큰 요구’가 이어지다가, 나중엔 비참한 마지막을 맞게 된다는 것도 잊지 말길 바란다.

 

 

2.돈과 동거

 

돈이 이상하게 얽히면, 그 나중 일 역시 100% 이상하게 꼬이거나 막장을 경험하게 될 수 있다. 우선,

 

-지금은 내가 어려우니 네가 좀 도와줘라. 나중에 보답하겠다.

 

라는 이야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이쪽이 부담할 경우, 돈은 돈대로 쓰고 상대는 실망은 실망대로 얻게 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얘기를 해주고 싶다. 두 사람 몫을 혼자 버티며 연애하는 건 결코 쉬운 게 아니다. 게다가 받는 쪽에선, 훗날 그 대가로 자격지심이나 피해의식이 섞인 불만만 커지게 될 수 있다. 그 끝이 좋은 걸 난 단 한 번도 본 적 없으니, 일방적인 경제적 부담은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피하길 권한다.

 

저렇게 대놓고 말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돈이 없어서 데이트를 못 하겠다. 만나는 횟수를 줄이자’라는 식으로 돌려 말하는 사람도 있다. 이게 두 사람의 공통된 목적을 위해 돈을 모으느라 그런 것이라면 몰라도, 그렇게 돌려 말해놓고는 이쪽이 ‘내가 살 게 만나자’는 대답을 하길 기다리고 있던 것처럼 보인다면, 상대는 ‘내 돈은 아까운 줄은 알겠지만, 네 돈 아까운 줄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이런 경우 실제로는 돈이 없어서라기보다는 마음이 없어서 그런 경우가 많으니, 저런 돌려 말하기에 넘어가 일방적인 관계를 만들진 말았으면 한다.

 

버는 돈의 대부분을 상대에게 송금한다든지,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도 모르면서 투자나 차용의 형태로 상대에게 돈을 주지도 말길 권한다. 이건, 자신이 돈과 관련해선 피도 눈물도 없을 정도로 철저하다고 자부하던 대원들도 결국은 당하고 만 사례가 많다. 얼음 같던 사람도 상대의 달콤함 섞인 유혹이나 궤변에 녹아 넘어간다.

 

번 돈이든 모은 돈이든 그게 한 쪽으로 흘러들어간다는 건 분명 정상적인 일이 아니니, 그게 신뢰나 믿음을 보여주는 거라고는 절대 착각하지 말고, 돈 거래는 하지 말길 권한다. 보증은 말할 것도 없고 말이다. 필요하면 상대가 알아서 빌려다 쓰는 게 맞는 거고, 돈 빌릴 수도 없을 정도로 신용이 안 된다면 그게 훗날의 일이 어떻게 될지를 암시하는 거라 할 수 있다. 그리고 꼭 상대가 나쁜 마음을 먹은 게 아니라 하더라도, 사업 시작한다는 상대에게 능동적으로 돈을 빌려줬다가 나중에 ‘지분이 있다고 착각하는 거냐’라는 소리를 듣거나, ‘돈 다시 줄 테니까 간섭하지 마라’라는 이야기만 들을 수 있으니, 그냥 스스로 알아서 하도록 내버려 두길 권한다. 사업할 때 말 안 해도 알아서 돈 안 빌려줬다고 이를 갈 사람은, 나중에 잘 되어도 ‘내가 잘 해서 잘 된 거다’라고 생각할 가능성이 높다.

 

동거와 관련해서도, 둘 중 하나라도 경제적 자립이 안 되는 상황이라면, 동거는 하지 말길 권하고 싶다. 신혼부부놀이 하면서 즐거운 거 평균적으로 딱 두 달이고, 세 달째부터는 돈 안 내고 얹혀사는 사람이 기생충 취급을 받는 일이 허다하다. 먹는 거나 청소하는 것 등으로 불만이 터져 나오며, ‘보탬이 되어야 하는 거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심한 경우 ‘먹여주고 재워준 것’에 대한 은혜를 갚으라는 식으로 나오는 경우도 있다. 특별한 사정이 있어서 그런다 하더라도 ‘그럼 알바라도 해라’라는 이야기가 반드시 나오기 마련이니, 그런 마지막을 경험하고 싶은 게 아니라면 동거를 하더라도 경제적인 부분에서 셈은 철저히 하길 권한다.

 

하나 더. 괴상하게 꼬여 있는 동거 역시도 최대한 피하길 권하고 싶다. 상대가 친구와 사는데 그 집에 들어간다든지, 아니면 가족과 살고 있는데 그 집에 들어가진 말자. 그렇게 들어갈 경우 제3자와 엮인 문제가 새롭게 발생할 수 있고, 생활비와 관련해서도 셈이 제대로 되지 않아 역시나 갈등을 겪을 수 있다. 가족과 사는 상대의 집에 들어가 버는 돈을 전부 쏟아 부으며 몇 년 산 대원도 있는데, 나올 땐 몸 하나만 겨우 건져 나왔다. ‘먹여주고 재워준 걸 감사하게 생각해라’라는 말과 함께 말이다. 정말 당장 그렇게밖에 살 수 없는 형편인 게 아니라면, 그렇게 살진 말도록 하자. 무엇을 상상하든 그것보다 더 최악인 마지막이 기다리고 있을 수 있으니 말이다.

 

 

3. 생활과 정신

 

상대가 날 알아봐 주고, 내 가능성을 일깨워주고, 날 바른 길로 인도해줬다는 생각 같은 건 일종의 판타지다. 설령 상대가 내게 끼친 영향이 9할 이상이라고 해도 그건 길이 끊겨 못 건너고 있을 때 징검다리가 되어준 것이지, 앞으로의 살아갈 방향까지를 모두 상대의 지시대로 따라야 온전한 삶을 살 수 있는 건 아니다.

 

연애를 하며 상대에게 의존하고, 그러면 상대는 그 부분에서 도움을 주다가 점점 더 과한 자신감을 갖게 되고, 그러다 다른 부분들까지를 점점 잠식해버리는 경우가 있다. 일반적인 연애에서 보이는 약간의 의존 정도가 아니라, 궤변으로 세뇌하고 정신적으로 조종하기 시작한 상황이 되고 마는 것이다.

 

그렇게 인생의 핸들을 상대에게 맡긴 사람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빨리 수렁으로 빠져든다. 사이비 종교에 빠진 광신도가 그 종교를 위해 모든 걸 바칠 수 있는 마음이 되듯, 상대를 구원이자 메시아라 생각한 사람은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빠져버리고 만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그 상황에 놓인 사람에게는 상대와 함께하는 것이 삶의 목적이자 상대가 하는 말이 자신이 걸어가야 할 길이기 때문이다.

 

상대는 대개, 철학에 대해 이야기 하지만 직업이 없거나, 스스로를 예술가라 말하지만 경제적으론 신용불량자거나, 진정한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폰에 노래방 도우미의 번호가 저장되어 있거나, 외국에 가서 자유롭게 살자고 말하지만 실질적으로는 부모님 돈으로 살고 있거나 한 경우가 많다. 때문에 밖에서 보면 ‘여친이 의사인데 백수 남친이 여친에게 의학을 가르치려하네?’라는 의아한 상황이 벌어지곤 하는데, 자신의 모든 것을 상대에게 다 위임해버린 당사자는 그 말을 들으며 끄덕끄덕 하고 있을 뿐이다.

 

저런 사람에게 대체 왜, 어떻게 빠지게 되는 건지 궁금해 할 수 있는데, 그건 마치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감기나 다른 병에 걸리기 쉬운 것처럼, 자존감이나 자신감이 낮아지거나 외로움에 질식할 것 같을 때 누군가를 구원이라 여기면 걸려들 수 있다. 그들은 행동보다 말을 통해 살아온 까닭에 그 부분이 발달했는데, 때문에 듣다 보면 재미있으며 매력적으로 느껴지기도 하고, 때로는 그들이 걸어주는 ‘특별함’이라는 최면 때문에 정신줄을 놓게 되기도 한다.

 

그런 연애를 할 경우 대부분의 대화에서 상대는 상담자, 이쪽은 내담자의 입장이 되고 만다. 말로는 의논이라고 하지만 대부분 설교를 듣듯 상대의 이야기를 들으며, 상대가 무슨 이야기를 하든 ‘저 사람은 다 알고 있을 거야’라는 생각으로 점점 세뇌 당한다. 이건 상대가 세상으로부터 이쪽을 고립시킨 채 자신의 사상을 주입하고 있는 건데, 안타깝게도 눈치 채지 못하며 그걸 상대의 보살핌으로 생각하고 만다. 종종 친구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 놓고 친구로부터 조언을 듣기도 하지만, 그 얘기를 상대에게 할 경우 상대는 말 몇 마디로 친구를 ‘악의 축’으로 만드는 까닭에 친구와도 멀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일종의 정신적 노예생활이라 할 수 있는 이 연애가 위험한 건, 헤어진 후에도 상대의 저주 같은 예언에 노심초사하는 경우가 많으며, 자신의 두 다리로 서지 못한 채 다시 자존감이 바닥을 치거나 외로움의 늪에 빠질 경우 상대에게로 회귀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보통 길어야 3~4년 정도 만나면 막장까지를 수차례 경험한 까닭에 물리적으로 더 버틸 수 없어 헤어지게 되는데, 그런 후에도 5~6년씩 이쪽을 자신의 냉장고로 생각하는 상대에게 쉽게 열리는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너는 아직 멀었다’같은 상대의 저주에 걸려 여전히 고통 받고 있거나, 아니면 ‘3년 후에는 너에게 가겠다’같은 보험용 약속에 여전히 기대를 걸고 있는 대원들. 그 대원들에게 난,

 

“상대도 코 질질 흘리던 시절 있었고 급똥이 찾아올 때면 난감해하는 ‘사람’이거든요. 엄청 대단해 보여도 그 역시 세상 처음 살아보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그의 말을 맹목적으로 받아들이며 따르면, 상대는 이쪽의 자존감까지를 우걱우걱 먹으며 점점 더 커질 수밖에 없어요.

언젠가 철학자라는 사람이 강연에서 한 수강생에게 ‘운동 하죠? 운동 뭐하러 해요? 쇳덩이 들었다 놨다 하는 거, 그거 마음에 그 부분에 대한 치유를 위해서 하게 되는 거지 진짜 몸 때문에 하는 거 아니거든요. 마음 치유가 먼저예요.’라고 하던데, 거기 있는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였지만 전 속으로 생각했어요. ‘그러는 넌 그럼 등산 왜 하냐? 너부터 마음 치유나 하지’라고.

‘내가 먹고 사는 것’에 다리 하나를 두고, ‘내가 어떻게 살지’에 또 다리 하나를 두자구요. 그게 잘 되면, 남들이 가타부타 하는 얘기 전부 다 필요 없어요. 이 연애 매뉴얼 역시 그쪽이 두 다리로 서서 사랑하는 사람과 햄볶으며 살게 될 때엔, 이런 연애매뉴얼 따위는 필요 없거든요. 그런 날은 기대하고 기대는 삶을 떨쳐 낸 후엔 금방 오니까, 몽상가인 척 하는 사기꾼에게 휘둘렸던 건 흑역사로 정리해두고 넘어 갑시다.”

 

라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

 

 

지금까지 이야기 한 유형의 연애를 ‘첫 연애’로 경험한 대원들은, 저 지점들에 대해 엄청나게 민감해져 어려움을 겪거나, 저렇게 볼 것 못 볼 것 다 보며 막장까지 경험하는 게 진짜 사랑이라 생각해 다음에도 비슷한 사람을 만나거나, 다른 사람들은 만나고 헤어지고 또 만나기도 하는데 내겐 연애라는 게 왜 이렇게 어렵고 힘든가 하며 침전하곤 한다. 그럴 수밖에 없는 건, 요리하다가 냄비 하나 태워먹은 것과 집을 완전 전소시킨 건 분명 다르기에, 그 충격이 오래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자.

 

아직 끝난 것보다 남은 게 훨씬 많고, 어딘가가 망가지거나 잘못된 것도 아니며, 지금을 살아가기에 너무 과도한 오점을 과거에 남긴 것도 아니라는 얘기 역시 해주고 싶다. ‘가해자’라고 할 수 있는 상대는 오늘도 자신이 로맨티스트인양, 철학자인양, 구원자인양 또 어딘가에서 썰을 풀고 포석을 놓고 있을 텐데, 왜 ‘피해자’인 이쪽이 그 연애의 모든 폐기물을 다 짊어진 채 폐허에 머물고 있어야 하는가. 그거 거기다 다 놓고 걸어 나간다 해도 아무도 뭐라고 할 사람 없으며, 거기서 나와야 상쾌하고 유쾌한 인생의 1막이 새로 시작되는 법이니, 내게 구구절절 적어 보낸 신청서를 마지막으로 그 관계에선 완전히 탈출하길 바란다. 시원한 바람이 몸을 훅 스치고 지나갈 때 느껴지는 그 마음, 그 마음으로 오늘 새 날을 맞이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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