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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매뉴얼(연재중)/커플생활매뉴얼

연애 시 이성친구와의 연락, 판결해달라는 커플

by 무한 2013. 8. 1.
연애 시 이성친구와의 연락, 판결해달라는 커플
한 커플이 반반씩 사연을 작성해 보냈다. 두 사람 모두의 의견을 들어본 뒤 판결해 달라는 이야기와 함께. 각각의 주장을 적자면 아래와 같다.

남자 - 여자친구가 데이트 할 때에도 다른 남자와 연락해서 화가 난다.
여자 - 학과 특성상 동기가 다 이성이다. 인맥을 위해 연락하는 거지 다른 뜻은 없다.



오늘은 이 커플의 이야기를 함께 살펴보자.


1. 이성이고 동성이고를 떠나 우선 예의의 문제 아닌가!


아래는 여자친구의 말이다.

"저는 남친에게 숨길 것 없는 이성친구인 까닭에
오히려 남친 앞에서 당당하게 전화 받고 카톡 하고 했거든요."



괜히 전화를 안 받거나 답장을 하지 않으면 남자친구가 오해할 것 같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통화하고 카톡을 했다는 건데, 그건 하나만 생각하고 둘은 생각하지 않은 거다. 남자친구도 이성에게 연락이 올 수 있다는 부분은 인정한다. 다만 그 횟수가 잦고, 한 번 연락을 하면 남자친구는 안중에도 없는 듯 폰에만 매달려 있기에 화가 난 거다.

"기분이 좋지는 않았지만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여자친구가 통화하는 동안 멍하니 있다가,
자리를 잠시 떠서 화장실에 다녀왔습니다.
화장실 다녀올 시간 정도라면 전화를 끊을 거라 생각했죠.
그런데 다시 자리로 돌아왔는데도
여전히 여자친구는 통화를 계속 하고 있더군요."



예의의 문제다. 남자친구와의 데이트에서 벌어진 일이 아니라, 소개팅남과 앉아 있다가 전화가 온 것이라고 해보자. 그런 상황에서라면 다른 이성과 통화하느라 소개팅남을 계속 방치해 두진 않을 것 아닌가. 일반적인 여자라면 남자친구와 있을 때 걸려 온 이성의 전화에, 형식적인 안부 주고 받은 후 끊거나, 용건을 확인 한 후 대화를 마무리 했으리라 생각한다.


2. 남자친구는 질투하는 게 아니라 화가 난 거다.
 

난 여자친구가 적은 글에

"이해는 가요. 그래요 질투 날 수도 있어요."


라는 문장을 보고 놀랐다. 그게 다 남자친구가 질투해서 생긴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인가?

여자친구와 함께 도서관에 갔는데, 여자친구가 스마트폰으로 다른 이성 초대해 게임하고, 거기다가 초대 거절을 하는 이성이 "너 게임 중독이야."라고 한 말에,

"이거 재미있어. 너도 해봐."


라는 대답을 하고 있으면, 화가 나는 게 당연하다. 함께 있는 공간에서, 남자친구가 다른 여자를 게임에 초대하고, 거기다 채팅까지 하고 있으면 그대는 짜증나지 않겠는가?

솔직히 난 여자친구가 이 연애를 왜 하고 있는지가 궁금하다. 남자친구와 있는 것보다 폰으로 게임하는 게 좋고, 데이트를 할 때에도 남자친구를 방치한 채 '대인관계'를 위해 긴 통화를 할 거라면, 차라리 연애를 안 하는 게 부담스러울 일도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내 말에 여자친구가

"그거랑 그건 다르죠. 이건 연애고, 다른 건 대인관계잖아요."


라고 말할지도 모르겠는데, 남자친구는 사람 아닌가? 전에 소개했듯 연애는 대인관계의 일부다. 남녀 사이에 친구가 될 수 있고 없고를 떠나서, 그대가 타인에게 집중하는 동안엔 남자친구는 방치된단 얘기다. 만약 그대가 남자친구의 자취방에 놀러갔는데, 남자친구가 온라인 게임만 하고 있으면, 그대는 화가 날 것 같지 않은가? 분명히 해두자. 남자친구는 질투하는 게 아니라 눈앞에서 무시당하고 있는 분위기에 화가 난 거다.


3. 수위조절이 안 되면 불안한 게 당연하다.


저녁 같이 먹자는 남자의 연락이 왔을 때, 그것에 대해

"그냥 밥만 먹는 건데 뭐. 술 마시는 건 아니잖아."


라고 대답한 여자친구의 말은, 남자친구를 더욱 불안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여자친구가 현재 연애 중임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보자거나 술을 마시자는 남자의 연락에 미지근하게 대처하는데, 안심할 수 있는 남자가 있을까?

여자친구는 그것에 대해서도 역시 '대인관계'라든가 '우정'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일반적인 시각에서 보자면 그건 계속 '여지'를 두는 것으로 해석되기 쉽다. '대인관계' 타령 그만하고 아주 객관적으로 생각해보자. 남자친구가 연애 중임을 아는 여자가 남자친구에게 둘이 영화 보자는 톡을 보냈다. 이렇게 입장을 바꿔서 보면 이상한 부분이 명확하게 보이지 않는가? 그걸 두고 남자친구는 또

"그냥 영화 한 편 보는 건데 뭐. 단 둘이 술을 먹는 것도 아니고."


라고 대답한다고 해보자. 거기다 대고 그대는

"아 그래? 술을 마시는 것도 아니니까 뭐. 둘이 영화 재미있게 보고 와."


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이것에 대한 변명으로 

- 내가 먼저 술 먹자거나 영화 보자고 연락한 거 아니다. 
- 그럼 그렇게 연락 오는 거 다 끊고 차단해야 하는가.  
- 나는 그 사람들에게 이성으로의 관심도 없고 진짜 그냥 친구다.



따위의 이야기를 해봐야 남자친구에게 1g의 안심도 줄 수 없으며, 소모적인 싸움만 계속하게 될 뿐이다.


4. '인맥 관리'라는 말의 허술함.


무슨 인맥 병에 걸린 것도 아닌데, 여자친구가 왜 이렇게 '인맥'을 강조하는지 모르겠다. 게다가 그녀가 주장하는 '인맥관리'는 아무리 봐도 근거가 빈약하고 방법이 허술하다.

카톡 게임 초대하거나 아이템 보내는 걸로 관리 되는 게 인맥이라면, 세상사람 중 '인맥' 걱정을 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

"남자친구 때문에 스트레스 받아서 지인들 연락을 씹게 되는 거,
그거 제 인간관계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얕지만 넓은 인간관계를 구축하겠다는 그대의 신념을 두고 내가 가타부타 할 수는 없지만, 사람들이 그걸 눈치 채지 못할 만큼 바보가 아님을 기억해 뒀음 좋겠다. 훗날 부탁할 일 있을 때를 대비해 인연의 끊을 묶어두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정말 인간적인 관심이 있어서 연락하는 것인지는 남들도 다 안다.

지금처럼 가능한 만큼만 상대의 요구를 들어주거나 리액션 해 주며 지내는 관계는, 결국 그 마음의 밑천이 드러날 수밖에 없다. 내게도 몇 달 전부터, 그닥 친하지 않은데 뜬금없이 연락을 해오다가, 갑자기 뭔가를 부탁한 지인이 있는데, 부탁을 들어주기 곤란한 상황이라 거절했다. 사람들은 바보가 아닌 까닭에, 대부분 딱 자신이 받은 만큼만 돌려준다는 걸 기억해 두길 바란다. 그리고 지금은 그들이 솔로부대원으로 지내고 있으니 그대에게 호의적인 것이지, 그들이 다른 이성과 연애를 시작하면 밥을 사겠다거나 영화 보여주겠다는 얘기는 쏙 들어갈 것이라는 것도 말해주고 싶다.

난 개인적으로 인맥이 팔이나 다리라면, 연인이나 가족은 심장과 같은 존재라고 생각한다. 사연 속 여자친구가 '인맥관리'를 부르짖으며 관계의 경중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 인맥관리를 잘 해 결혼식에 와 줄 사람은 많은데, 결혼할 남자가 옆에 없다면 어떨지, 곰곰이 생각해 보길 권한다. 


다른 커플의 경우 친구들과의 약속을 어기면서까지 연인과 함께 시간을 보내려고 하는 게 일반적인 모습인데, 이 사연에선 그런 모습을 찾아보기가 어렵다. 남자친구는 계속해서 '여자친구의 아는 남자'로 인한 갈등이 벌어지자 이제 여자친구의 폰이 울리기만 해도 신경을 곤두세우고, 그런 남자친구에 대해 그녀는

"제가 폰에 손만 대도 남자친구가 쳐다보는 것 같고, 의식하게 돼요.
같이 있을 때 이성이 친구들의 전화만 와도 스트레스가 되고요.
전 그냥 주변 사람들과 무난하게 지내려는 것뿐인데….
오직 남친이랑만 연락하고 살 수는 없지 않나요?"


라는 하소연을 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정리하자면, 다른 사람과 대화하느라 상대를 방치해두는 '예의 없는 행동'을 바로잡고, 연락하고 지내는 이성친구들과의 명확한 선을 긋는다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로 보인다.


아는남자 - 잘 지내? 우리 영화나 한 편 볼까?
여자 - 영화? 무슨 영화?
아는남자 - <설국열차> 괜찮을 것 같던데, 같이 볼래? 
여자 - 아 그거. 알아. 얼마 전에 TV 영화예고 프로그램에서 소개하던데.



아는남자 - 잘 지내? 우리 영화나 한 편 볼까?
여자 - 영화를 왜 나랑 봐~ 여자친구랑 봐야지!
아는남자 - 내가 여자친구가 어디 있어? ㅋㅋㅋ
여자 -
http://normalog.com 가서 정주행 해봐. 널 위한 블로그야.


여자친구가 다른 남자와 ⓐ의 방식으로 대화하는 걸 보면, 당연히 남자친구는 화가 난다. '인맥'을 핑계로 모두에게 사랑받기 위해 다 받아주지 말고, 앞으로는 아는 남자들과 ⓑ의 방식으로 대화하길 권한다. 노멀로그를 소개해 주는 부분이 포인트다.(응?) 농담이고. 안방은 서로에게만 허락하는 연애를 하며 알콩달콩 지내길 바란다. 손님에겐 사랑방 정도만 내주고 말이다.



"이 글 보니까 하나쯤은 안심이 되네요. 전 아예 이성친구가 없거든요." 토닥토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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